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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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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에 관한 소식은 빠르게 대륙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숨기는 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장이 왕국 연합과 제국으로 쪼개어져 한순간도 그치지 않았던 전란이 일순 멎었다·

각 측의 주요 병력이 전선을 이탈함과 동시에 대규모 병력이동까지 일어났으니 숨길래야 숨길 수가 있겠나·

당연한 수순으로 대륙이 진동했다·

20년은 전쟁이 시작될 때 태어난 아이들이 가정을 이뤄 아이를 낳는 만큼의 시간이었다·

그만큼 긴 시간 동안 생자의 피를 빨아먹은 전쟁의 끝이 도래하고 있을진대 어찌 주목하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모두가 알았다·

이 전쟁에서 이기는 국가가 바로 다음 시대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 대륙의 미래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리란 것을·

그런 만큼 신문사들은 전장의 소식을 하나라도 더 얻어 팔기 위해 인쇄지를 미친 듯이 사들였다·

그것들이 팔려나가며 소문의 확산이 가속되는 순환이 이뤄졌다·

그런 와중이었다·

“마님 이건 진짜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위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티리아는 전선으로 와있었다·

후방 지휘 본부가 전방으로 위치를 옮겼기 때문이었다·

다날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그녀를 돌려보내고자 했지만 마음을 돌리기는 요원했다·

“가주가 온다면 이곳으로 올 텐데 내가 어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겠는가·”

“그 가주님이 오기 전에 마님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후방보단 여기가 낫네· 전 병력이 집중된 본부네·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이곳만큼은 뚫리지 않을 걸세· 후방에 있다간 잠입한 이들에게 포로로 잡힐지도 모르고·”

실제로 이치에 맞는 말이었다·

티리아의 전략적 가치는 생각보다 컸다·

검귀 카샤의 부인 그의 유일한 약점·

이 위치는 제국 쪽에서도 탐을 낼 만큼 독보적이고 특이한 위치였다·

병력이 빠진 후방에 남아있다가 간자들에게 잡히기라도 했다간 왕국 연합 전체에 독으로 작용 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럴 바에 차라리 전방의 정예병 사이에 몸을 숨기는 게 낫다·

···분명 낫긴 하지만 그게 최선은 아니었다·

“가주님을 찾는 것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 해도 되지 않습니까!”

최선은 위빈이다·

EW와 연합의 기사들이 지키는 위빈·

그녀는 그런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참 우스운 이유였다·

“전쟁에서 가주가 숨을 거둔다면 어찌할 건가?”

그녀를 결국 전방으로 이끈 것은 걱정이었다·

카샤가 전쟁에서 죽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다날로선 미치고 팔딱 뛸 일이었다·

전장의 모든 병사가 죽어도 끝까지 두 발로 서 있을 것이 카샤임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나 그녀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전무 했다·

강제적으로라도 그녀를 돌려보낼 권력자 크레돈 마히르는 혹시 제국이 위빈으로 가 그녀를 납치할 것을 염려하고 있었고 7강은 그녀의 의견을 들어주자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상황이 이렇게 꼬일 수가 있을까·

다날의 속은 시시각각 썩어가고 있었다·

*

병력의 집결은 빠르게 끝났다·

전선은 곧 몸을 일으킬 죽음을 고대하며 무거운 침묵을 자아내고 있었다·

메마름을 넘어 썩어들어가는 듯한 공기가 느껴지는 그 어딘가에서 티리아는 엘버스와 대면하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사실은 위빈으로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괜찮습니다· 갈 생각이 없었으니·”

“참 대쪽 같은 성격이시군·”

엘버스가 작게 웃었다·

티리아는 그런 그를 외면한 채 전선 쪽을 바라봤다·

요새의 상층부에서는 성벽 너머의 풍경이 보였다·

드넓은 평지와 그 위로 지는 노을·

분명 서정적이어야 할 것들일진대 전장의 분위기가 그 광경을 스산하게 만들었다·

티리아는 문득 생각했다·

‘이런 풍경을 봐오셨습니까·’

엘릭이 봐온 세계가 저 앞에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꼭 사람을 집어삼킬 것처럼 일렁이는 저 노을을 향해 비명 지르며 달려갔을 것이다·

대체 어떤 삶이었을까·

그 순간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어떤 감정으로 살아왔을까·

암만 생각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가슴이 미어질 뿐이다·

더불어 후회가 차올랐다·

혼인식 날 자신이 조금만 더 솔직하면 어땠을까·

설령 그가 자신을 싫어했다 한들 그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면 어땠을까·

그럼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가 떠난 것이 자신의 책임이 아님은 앎에도 그랬다·

의미 없는 가정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깊었다·

목마르던 자신의 기다림보다 그의 상처가 더 아리게 다가왔다·

그런 와중 엘버스가 물었다·

“그래서 부인·”

티리아는 그를 바라봤다·

그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친구를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습니까?”

“···글쎄요·”

사실 아직 정하지 못했다·

처음엔 책임감 없이 도망만 가는 인간이라 매도하려 했다·

그 후론 우리는 대화가 모자라다 말하며 그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다 어느 날에는 무엇도 알 수 없게 됐다·

다시 그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티리아는 무엇도 모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그저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

“때가 되면 생각하려 합니다·”

하고 나지막이 말하자 엘버스는 침묵 속에서 웃었다·

“재밌는 구경을 할 것 같구려·”

“죄송하게도 남들 앞에서 대화할 생각은 없는지라·”

“왜 그렇습니까?”

“부부싸움 같은 사사로운 것으로 구설수에 올라선 안 될 터입니다·”

“품위를 말하는구려· 하지만 부인께서 모르시는 게 있소·”

그는 문득 흘려내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넘치는 감정은 이성으로 수습할 수 없소· 경험담이라 아오·”

그러고 보니 혼인을 한 사람이었지·

다른 생각에 빠진 건지 엘버스는 멍한 얼굴이 되었다·

과거를 되짚는 걸까·

‘···신경 쓸 일은 아니지·’

그다지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니·

티리아는 돌아서 떠나갔다·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러시오·”

그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

뿌우우우―!

그날 새벽엔 뿔피리가 울었다·

개전식이었다·

“병사들은 들으라―!”

크레돈 마히르는 평소의 냉소적인 기색을 지운 채 결의에 찬 모습으로 쩌렁쩌렁 연설을 시작했다·

그의 말에 병사들은 그게 호응하며 소리를 내질렀고 그것이 처음으로 전장의 적막을 일깨웠다·

“지긋지긋한 전쟁의 끝이 코앞이다! 승자는 둘이 될 수 없다!”

분노인지 공포인지 그도 아니면 증오인지 그걸 하나로 정의하긴 힘들어 결국 뭉뚱그리니 악의·

악의의 기류가 연병장을 가득 메워 성벽 밖까지 흘러나갔다·

그제야 깨닫길 이제까지의 긴장과 침묵은 이 악의를 가둔 알이었다·

이만큼 뜨겁고 진득한 악의가 미리 흘러나갔다간 적절한 때 적을 향해 터뜨릴 수 없기에 애써 그것들을 가둬온 것일 터였다·

성벽 너머로 어스름이 걷어진다·

그제까지 남색이던 하늘은 악의가 짙어질수록 환한 색으로 변해간다·

하나 붉은 토양에서 휘날리는 먼지가 삭막함을 자아내 그것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든다·

티리아는 요새의 상부에서 그 모든 광경을 눈에 담았다·

직접 전장에 서지는 못한다 한들 이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새겨두기 위함이었다·

‘가주께선 이런 세상 속에 사셨습니까·’

찌푸려진 얼굴로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그리 물었다·

당연히도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또 어찌 아직도 오지 않으신 겝니까·’

전장으로 병사들이 진군하고 있는 지금조차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혹여 그에게 이미 변고가 생긴 것일까·

그런 생각이 치밀어 불안감에 몸이 떨리는 지경까지 온 순간이었다·

-와아아아아!!!

저 멀리 어느새 전장터에 선 군인들의 괴성이 공기를 찢고 달려와 요새를 두드렸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제국의 군대와 연합의 군대가 부딪쳤다·

사람이 손톱 때만 한 크기로 보일 거리일진대 그런 잔혹함만큼은 밑도 끝도 없이 선명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티리아는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몸은 절로 움츠러들었다·

그런 말이 생각났다·

전장의 민낯은 그 자리에서 서 있는 이들만이 아는 것이라는 말·

눈으로 보니 이제야 그 뜻이 조금은 이해된다·

생이 너무 허망하게 스러지고 있었다·

지금 스러지는 이들이 어쩌면 엘릭에게 일어났을지도 모를 과거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새하얘지기까지 했다·

“마님··· 지금이라도 들어····”

콰아아아앙!!!

굉음이 다날의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이 거리에서 봐도 거대한 크기의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그렛의 마법이다·

쏴아아아―

구름을 꿰뚫고 땅으로 빛줄기가 쏟아진다·

성자의 축복이다·

타아앙―

그 외에도 가늘게 찢어지는 소음이 귓가에 닿았다·

총기의 격발음이었다·

그 세 가지가 유독 강하게 꽂힌다·

그것들이 본격적으로 눈에 띄기 시작했음에도 전장이 정리되지 않는다·

다만 더 허망하게 죽어가는 사람이 늘어갈 뿐이다·

폭격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즉 참혹함이 정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티리아는 전황을 읽을 줄 모르기에 죽는 사람들을 보는 일만을 계속했다·

싸움이 빨리 끝나길 바라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꽉 쥔 주먹엔 어느새 땀이 가득 고여있었다·

눈을 돌리고 싶은 기분까지 치민다·

그럼에도 눈 돌리는 것은 안 될 일이라는 생각에 힘겹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순간이었다·

“어···?”

티리아의 입에서 멍한 소리가 삐져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쿵―!

하는 진동과 함께 전장의 모든 것이 멎었다·

이윽고 붉은 선이 이리 먼 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진하게 공간을 수놓아갔다·

찢어질 듯 크게 뜨인 티리아의 눈은 그 한가운데를 향했다·

참으로 이상했다·

“···가주·”

좁쌀만 한 인간의 형상일 뿐일진대 티리아는 저 많은 인파 속에서 단번에 그를 찾을 수 있었다·

엘릭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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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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