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Chapter 94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에드워드의 부탁이 갑작스러움은 둘째치고, 부탁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자리에 있던 이들은 그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에드워드의 기업은 비단 그 개인의 기업이 아니다· EW의 힘이 강해짐은 그만큼 대륙에서 주주들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지는 일이다·

다른 이들에겐 그런 이유였고 엘릭으로선 조금 더 개인적인 이유였다·

“다음 주주총회에서 그의 손을 들어주기로 약조한 일이 있었소·”

“위빈을 떠나던 때의 일입니까?”

“···미안하오·”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의 식사 자리였다·

엘릭은 문득 자신의 입에 ‘미안하다’라는 말이 딱 붙어버렸음을 깨달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마음을 터놓으니 지난 일을 되새기는 순간이 잦았는데 과거의 일이라면 100번 중 99번은 자신이 잘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티리아는 작게 웃었다·

엘릭은 눈치를 보다 티리아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런 순간이었다·

“2차 전면전에 관한 것은 할 말이 없으십니까?”

티리아는 조금은 슬픈 어조로 말했다·

엘릭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 또한 미안하오· 그 일에서 빠질 수 없소·”

“검제 때문이겠지요·”

“그는 내가 전장을 벗어나는 순간 움직일 것이오· 그의 목적이 내게 있기 때문이지·”

“예 압니다·”

하며 티리아는 엘릭의 손을 꼭 붙잡았다·

걱정스러운 기색은 여전했다·

다만 분노라 할 것이 조금은 어조를 흔들고 있었다·

“그자는 어찌 인간이 그리 악독할 수 있습니까·”

“같은 생각이구려·”

“저도 가주 못지않게 그가 싫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그가 제게서 가주를 떨어트린 일이·”

“음?”

“처음 산에 올라갔던 날의 그는 가주만을 데리고 떠났지요· 둘째로 그가 가르친 검술 때문에 가주가 전장으로 향할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이 세 번째입니다· 그의 횡포에 가주가 위빈을 떠났지요·”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엘릭은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진심으로 화를 내는데 그 논리가 아이 같은 면이 있어 그녀답지 않고 앙증맞았다·

“여하튼 마음에 안 드는 자입니다·”

“부인께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소·”

“···무엇이 말입니까?”

“귀엽소·”

말을 하면서도 괜히 몸이 뒤틀리는 기분이었으나 그것이 희열이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괜히 입꼬리가 솟았고 거리가 가까워졌다·

뭐든 처음이 힘든 법이라고 하던가·

쪽―

두 번째 이후로는 너무 쉬웠다·

입술이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

2차전 날의 아침 밝았다·

막사는 1차전 때와 같이 긴장감이 공기를 내리누르고 있었다·

이미 한 번의 승리를 쟁취했다곤 하나 그 양상이 언제까지 이어지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었다·

“전략적으로는 이번 2차전이 더 중요하다네· 요새 하나를 점거하는 일이 아닐세· 전선 전체를 앞으로 밀고 나가 제국의 발을 묶는 게 이번 전투의 목표라네·”

지휘 본부 엘버스는 조리 있게 말을 이어갔다·

“이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한동안 우리 진영은 수비적으로 움직일 걸세· 제국의 병력을 말려 죽여야 하거든·”

전면전의 양상에 돌입했다곤 하나 방어 태세의 전환이 불가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싸우지 않고 얻는 승리가 가장 값짐은 두 말 할 필요가 있겠는가·

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자다·

이번 전면전으로 제국의 보급로를 끊게 된다면 연합은 전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제국을 말려 죽일 수 있게 된다·

다신 오지 않을 기회였다·

에드워드가 전쟁통에 주주총회를 열고 그 시기를 2차전 이후로 잡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이겨야 하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투고·”

엘버스의 말에 엘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력상으로는 우리가 우위다·’

1차전 때와는 다르게 시작부터 7강 중 다섯이 참여한다·

그에 반해 제국 쪽은 유일한 핵심 병력인 검제가 침묵한다·

물론 제국 자체가 가진 힘과 그들의 군기를 무시할 수는 없다·

제국은 제국이다·

그것이 검제가 침묵함에도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였고 또한 왕국이 연합해야 하는 이유였다·

“상황 설명은 여기까지 하겠네·”

엘버스가 손뼉을 쳤다·

이내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나 그랬듯 이기고 오시게·”

엘릭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답했다·

“당연한 말을·”

지휘 본부를 나서 엘릭이 도착한 곳은 설영기사단이 지키고 있던 자신의 막사였다·

티리아가 나와 있었다·

“가십니까?”

“그렇소·”

티리아의 손이 엘릭의 손과 겹쳤다·

불안감이 그녀의 얼굴 위로 가득했다·

이상했다·

자신이 전쟁에 참여하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만 봐온 엘릭에게 걱정의 눈빛을 보내는 그녀는 너무나도 이상했다·

싫다는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가슴을 따스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걱정 마시오· 나는 죽지 않소· 검제가 전장에 없기 때문이오·”

“하나····”

“괜찮대도· 보지 않았소· 내가 싸우는 모습·”

“그래서 걱정입니다·”

티리아의 눈썹이 휘었다·

“몸을 돌보지 않고 싸우시니까요·”

엘릭은 웃음을 흘렸다·

속이 너무 간질거렸다·

“그럼 약속하지·”

“무슨 약속 말입니까·”

“생채기 하나 없이 돌아오겠소·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그 회초리로 날 때려도 좋소·”

티리아는 허탈한 듯 웃다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숨을 가다듬었다·

나름 진정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답은 그 이후에나 돌아왔다·

“약속입니다· 꼭····”

그녀는 그리 말하고 엘릭을 감싸안았다·

엘릭은 답했다·

“부인이 회초리를 쓸 일은 평생 없겠구려· 다녀오겠소·”

그렇게 전장터로 떠났다·

[진격하라―!]

전투는 이틀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전선을 밀고 들어가는 내도록 엘릭은 최전선에 있었다·

7강 중 다섯·

압도적인 전력차는 압도적인 결과를 만든다·

연합 진영은 당초 목표했던 만큼 전선을 밀고 들어가 전선을 요새화하는 데 성공했다·

엘릭의 검은 그제야 검집에 들어갔다·

‘음·’

두 다리로 멀쩡히 서서 단 한 번도 적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은 채 이어갔던 전투·

복기는 만족스러웠으나 결과물은 안타깝다·

‘손등에 생채기가 났구나·’

피부가 까실까실하게 긁혀 있었다·

회초리는 피할 수 없을 듯했다·

*

완벽한 승전이었다·

전선에는 드물게 밝은 분위기가 한껏 감돌았고 그런 중 두 사람은 막사에서 마주하고 있었다·

“···돌에 긁힌 것이오·”

“약속은 약속입니다·”

티리아는 회초리를 빼 들고 새초롬하게 엘릭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구도가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티리아의 입장에서 엘릭이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길 바란 까닭이었다·

“그리 굳게 다짐해두고도 생채기가 나서 왔습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가주의 나쁜 습관입니다·”

“그치만 정말 맞아서 다친 것은····”

“변명부터 하고 보는 것은 아이들이나 할 행동입니다· 어른이라면 말에 책임을 지셔야지요·”

“····”

암만 돌에 긁힌 것이라 한들 다친 것은 다친 것이다·

무사히 돌아와서 좋긴 하지만 이것은 말의 신뢰도에 관한 문제였다·

티리아는 엘릭이 전장에서 다쳐 돌아올까 지난 이틀 내도록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그 마음졸임의 이유는 분명 있었다·

“그리 자신감 넘치게 나섰다 무릎을 다치신 일이 있지 않습니까·”

“부인과 재회하기 전의····”

“일이라곤 하나 가주도 다칠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한 사건입니다·”

티리아의 회초리가 들렸다·

“손바닥 대십시오·”

퉁명스럽게 말하자 엘릭이 푸흡 웃었다·

“알겠소· 약속이니 지켜야지·”

그는 양손을 공손히 모아 앞으로 내밀었다·

티리아는 저 여유로운 태도가 얄미웠다·

어차피 7강이니 맞아도 안 아프다 이거지·

왜인지 걱정한 자신만 손해본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세게 때릴 겁니다·”

“부인의 어깨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이라면 얼마든지·”

“···후회하지 마십시오·”

“혀가 기시구려·”

티리아의 입술이 앙 물렸다·

눈꼬리가 삐죽 솟았다·

회초리는 이후에나 휘둘러졌다·

직후였다·

찰싹!

“억?!”

엘릭이 비명을 지르며 크게 튀어 올랐다·

그러곤 펄쩍펄쩍 뛰며 손바닥을 빠르게 비볐다·

“읏 악··· 이게 뭔···!”

그의 시선이 회초리를 향했다·

티리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어찌 내 힘으로 가주를 아프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는 두 사람이 모르는 게 있었다·

회초리의 기능에 관한 것이었다·

‘황립 아카데미의 교수들이 가장 애용하는 회초리’의 진가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보통 황립아카데미에 올 정도로 재능있는 학생들은 범상한 회초리에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고통이 없다면 체벌이 아니다·

그런 발상에서 착안해 발명된 것이 바로 이 ‘물리력을 무시하고 고통의 감각만을 일깨우는 회초리’였다·

인간의 악의는 그리도 깊은 것이다·

“금공 그 작자는 대체 뭔 물건을 준 것이오?!”

황망하게 말하는 엘릭은 몰랐다·

회초리에 숨겨진 두 번째 기능을·

‘나 나는 대체···!’

티리아는 회초리가 엘릭의 손바닥을 후려치는 순간 느낀 시원함에 당황을 느꼈다·

그렇다·

회초리에는 ‘타격감 강화’의 기능이 있는 것이다·

들뜨는 호흡을 가라앉혀야 했다·

티리아는 나쁜 일에 눈뜰 것만 같았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My Wife Waited in the Wheat Fields

Score 9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 was a hasty, arranged marriage. And on their wedding night, he ran away. He lived for ten years under a false name, becoming one of the 7 Great Masters of the Continent, but returned home when he heard news of his father’s passing. There, he found his wife, whom he thought had already left, whom he had only seen once before. She was still as beautiful as the first time he saw her.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