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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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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무당이 될 아이 >

1996년 경남 통영·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

끼끼끽~

요란스러운 벨소리에 영순 엄마가 밖으로 나가 녹슨 철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부처님의 길을 따르는 미천한 중입니다· 죄송하지만 시주 좀 받을 수 있겠습니까?”

영순 엄마는 평소 독실한 불자였기에 없는 살림이지만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스님을 안으로 들였다·

스님은 마당 평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낡은 집을 둘러보았다·

“식은 밥하고 나물 있는데 비빔밥이라도 자실라예?”

“아이고 그 정도면 진수성찬입니다·”

“쪼매만 기다리시소·”

영순 엄마는 부엌에 들어가 커다란 대접에 식은 밥과 나물 몇 가지를 덜어 넣고 참기름 한 숟갈과 고추장을 곁들여 비빔밥을 내왔다·

그런데 그 새 스님의 곁에 이제 대여섯살 먹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아저씨는 누구야?”

“난 스님이란다·”

“스님이 뭔데?”

“부처를 따르는 사람이지·”

“부처는 뭐야?”

“허허···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단다·”

“에이~ 엉터리·”

영순 엄마는 얼른 다가가 비빔밥이 든 쟁반을 스님의 앞에 내려놓고 남자아이의 팔을 잡아 뒤로 끌었다·

“스님한테 그카면 못 쓴다·”

“괜찮습니다·”

영순 엄마는 사내아이에게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하고는 스님에게 사과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아직 어리다 보니까예·”

“허허··· 정말 괜찮습니다”

스님은 사과하는 영순 엄마를 말리곤 맛있게 비빔밥을 먹었다·

순식간에 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해버리는 모습에 영순 엄마는 인스턴트 커피 하나를 종이컵에 타 건네주었다·

“입에 맞을지는 모르겠네예· 집에 이런 것밖에 없어서···”

“저도 커피 좋아합니다·”

스님은 웃으며 커피를 받고는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아까 남자아이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영훈이요?”

“이름이 영훈이군요·”

“영훈이가 와예?”

“본래 시주를 받으면 조용히 축원해주고 떠나는데 영훈이 관상을 보니까 조금 궁금해서 그랬습니다· 혹시 사주를 알 수 있겠습니까?”

영순 엄마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왔다·

그녀는 오래되고 정성스럽게 접혀 있는 종이를 천천히 풀어 스님에게 건넸다·

스님은 종이를 펴서 한참 동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곤 말했다·

“혹시 보살님께서 영훈이 진짜 어머니 맞습니까?”

“옴마야!”

영순 엄마는 깜짝 놀라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맞습니까?”

“그걸 어찌 아싰는데예?”

스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아이의 사주를 보니 초년에 부모가 두 번 바뀔 팔자였습니다· 그런데 보살님의 관상을 보니 중년이 어렵긴 해도 자식을 잃을 운은 없다고 봤습니다·”

영순 엄마는 영훈이가 들어간 방을 슬쩍 돌아보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유 참말로··· 스님 지는 우째야 합니까?”

스님은 그녀가 한참 울 동안 두 손을 모은 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울다가 조금 진정이 됐는지 그녀는 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스님 사실은예 지하고 엄청시리 친한 언니가 있었다아입니까· 고향에서 어릴 때부터 둘도 없을 만치··· 아이다 친자매보다 더 친하그로 지냈는데 그 언니가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지 뭡니까· 그라다 한 5년쯤 지났나? 돌이 막 지난 아를 안고 나타나대예”

“그게 영훈입니까?”

“예· 언니가 울면서 그카대예· 자기가 키우몬 영훈이는 무당이 돼야 한다꼬··· 세상만시로··· 그 언니가 그 새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돼삤다아입니까·”

참으로 기구한 사연이다·

“아무리 친해도 그렇지· 아를 키아준다는 기 어데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그래서 안 된다 캤는데 지가 아를 받지 않으몬 자기는 아를 데꼬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꼬· 둘이 죽으면 죽었지 아를 무당 만들 수는 없다꼬 함서요·”

“허허···”

스님은 안타까워했다·

“지는 언니 말이 거짓말이 아닌 줄 알았어예· 그리 철석같은 언니 얼굴은 처음 봤다니까예· 근데··· 아 하나 키운다는 기 너무 힘들대예· 바깥양반 사업은 갈수록 꼬꾸라지서 인자는 우리 식구 먹을 쌀도 떨어지뿠는데··· 흑흑···”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뜨리자 스님은 눈을 감고 그녀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는 스님의 소매자락을 붙잡고 애원했다·

“우리 집은 인자 우찌 되는 건대예? 솔직히 이런 말 꺼내기는 좀 거시기하지만 지는 참말로 나쁜 생각도 했었고예···”

그 나쁜 생각이 무엇일지는 말 안 해도 뻔했다·

스님은 눈이 퉁퉁 부은 그녀에게 말했다·

“영훈이는 굉장히 드문 팔자를··· 그러니까 망신살과 육해살 그리고 귀문관살을 타고났습니다·”

“예? 그기 뭔 말인가예?”

“하면 되는 일이 없고 가업이 몰락합니다· 되는 일이 없으니 현실도피로 종교인이 되거나 하는데 이 아이는 타고난 욕심이 과해 조용히 속세를 등지지 못합니다·”

“그라모예···?”

“세상에 원망이 많고 욕심이 과한 이런 팔자가 잘못되면 사기꾼이 되어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힘들게 할 팔자지요· 특히 귀문관살이 아주 강하니 점쟁이가 되면 그 신통함이 이루어 말할 수 없고 그것으로 세상에 큰 해를 끼칠 것입니다· 아이를 제게 주십시오·”

“스님한테예? 아를예?”

영순 엄마는 크게 놀랐다·

“중이 될 팔자는 아니니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제가 거두어서 잘 가르치겠습니다·”

“참말로 그리해도 되는 긴가···?”

영순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스님의 눈치를 보았다·

망설이는 그녀에게 스님은 결정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영훈이의 팔자는 소용돌이와 같습니다· 그릇이 너무 커 일반 사람은 감당할 수 없어요· 건강이든 재물이든 아니면 재주든지 간에 다 가지려 할 겁니다· 또한 보살님께서 지금은 조금 어렵다고 하나 콧망울이 두텁고 얼굴 빛이 곱고 윤택하니 재복이 없을 팔자는 아닙니다· 아이를 제게 주시고 나면 곧 재운이 들어올 겁니다·”

안 그래도 나쁜 생각까지 했던 그녀이기에 스님의 제안은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단박에 스님의 제안을 승낙하며 그 즉시 영훈의 옷가지를 싸고 스님의 손에 들려주었다·

세속에 대한 욕심이 많다고 했던가?

그날 온 동네방네가 떠나가라고 영훈이는 울어댔다·

심지어 동네 주민 한 명은 경찰에게 신고해야 하지 않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영훈이는 스님의 손이 마치 악마의 손이라도 되는 양 잡기를 거부했고 영순 엄마는 모진 말을 해가며 영훈이를 떼어 놓았다·

진짜 엄마가 아니라는 말이 충격이었을까?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종일 한 끝에 결국 영훈이는 스님을 따라가기로 했다·

“네가 날 만난 것도 인연인 것이다· 다 털어버려야 한다· 욕심을 버리고 나면 내 돌려 보내줄 것인즉·”

그게 내 나이 7살 때였다·

< 프롤로그 : 무당이 될 아이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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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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