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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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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다(3) >

자신이 사주를 볼 줄 안다는 사실은 영훈이 쭉 거주했었던 절의 불자들 그 중에서도 아주 소수 밖에 몰랐다·

한 마디로 주지 스님 외에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던 거다·

사주를 봐주면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게 된 것 역시 그 다섯 손가락에 꼽는 사람들로 인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본래 한 명 밖에 모르다가 다섯이 된 것이었으니까·

이후 단단히 주의를 주었기에 그 누구도 사주를 봐달라고 찾아온 사람이 없었는데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삼촌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알게 되신 분이냐고· 경남에 큰 손으로 유명하신 분이 소개해주셨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직접 찾아갔죠· 당신이 거주했던 암자까지·”

그게 뭐라고 거기까지 찾아갔을까?

“고작 신입사원 정체를 알기 위해 경남 고성까지 가셨다구요?”

“전 미신 따위를 믿지 않거든요· 엄마한테 이상한 사람이 달라붙어서 안그래도 힘든 엄마를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단호한 그녀의 눈빛은 이미 영훈을 사기꾼으로 단정짓고 있는 것 같았다·

영훈은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점심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가장 마지막 조인 영훈의 조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목소리를 죽이며 물었다·

“엄마는 또 누굽니까?”

“이 회사 사장되시는 분이 우리 엄마예요·”

갈수록 예상을 뛰어넘는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말했습니까?”

“어떤 거요? 당신이 사주를 본다는거?”

“네·”

“그게 중요한가요?”

“중요합니다·”

“왜죠? 들킬까봐 두려운가요?”

드디어 그녀의 얼굴에 비웃음이라는 표정이 담겼다·

“맞아요· 두렵습니다·”

“그러게 이런 식으로 사람을 속일려고···”

“그런게 아니라 나중에 저에게 사주를 봐달라고 할까봐 두렵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사주를 봐달라고 사람들이 찾아올까봐 두렵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제가 사주를 본다는 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렵습니다·”

임연희는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아니 그녀의 눈빛에 담긴 의아함·

“자신감이 과하시네요·”

“특정 부분에서는 그런 편입니다·”

“그럼 증명해보세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왜 용한 점쟁이들이 그렇다면서요? 무슨 고민이 있는지 척척 알아맞히는 그런거· 당신도 그런가요?”

“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

“해야 할 걸요? 오리엔테이션을 무사하게 끝마치고 우리회사 직원이 되고 싶다면요·”

어찌해야 할까?

그냥 안 해주겠다고 하는 순간 돌팔이 사기꾼이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여기서 신입 오리엔테이션을 못 받겠다고 뛰쳐 나가면 그건 그것대로 레전드다·

한숨을 푹 쉰 영훈이 입을 열었다·

“본인 생년월일은 아까 들었고 태어난 시각까지 말해보세요·”

임연희는 다시 비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훗 태어난 시각을 어떻게 기억해요· 아 엄마는 알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난 몰라요· 그런데 웃기네· 사람 잘 본다면서요? 만나는 사람마다 태어난 시각을 물어볼 거예요?”

“후··· 그럼 됐고 우리 악수 한번 해봅시다·”

“네?”

그녀의 쌍심지가 위로 치켜 올라갔다·

딱 봐도 불쾌한 표정·

하지만 영훈은 신경쓰지 않고 말했다·

“태어난 시각은 못 물어도 악수 정도는 할 수 있겠죠·”

“지금 수작 부리는 건가요?”

“전 절에서 지내기는 했지만 스님처럼 수양을 쌓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충분히 짜증스러운 상황이니까 긁지 마시고 악수 한번 하시죠·”

영훈의 착 가라앉은 말투에는 왠지 모를 위압감이 담겨 있었다·

신을 받는 사람들은 대개 예민하고 기가 약하다고 평가받지만 실제 기가 약하다고 다 그런게 아니라 귀접 환청 빙의 등 신(神)에 밀접하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 신을 약하게 느끼는 사람이면 ‘나 어제 가위눌렸잖아’라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고 신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신통이 시작되며 신내림을 받는 수순을 밟는다·

무당 그것도 세상을 어지럽힐만큼 영험한 무당이 될 팔자였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을까·

산에 어둠이 내리고 홀로 잠을 청할 때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지 말도 못한다·

열 살 무렵부터 사타구니에 거뭇하게 털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매일 밤 자다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러 주지 스님을 깨웠다·

그 비명 소리에 산 인근에서 지내던 주민들이 무서워 이사를 갔을 정도였다·

청소년기에는 자신도 모르게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고 귀신에 빙의돼 불상을 깨뜨리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런 고난을 견디고 산에서 내려온 영훈이었기에 그 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네 뭐···”

영훈은 슥 그녀의 손을 잡았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그녀의 손 감촉 때문에 아주 잠깐 움찔했지만 이내 그녀의 손을 놔주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탁탁 두드리며 계산하곤 말했다·

“당신의 사주를 논하기 전에 먼저 아까 내가 물어본 거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걸요?”

“다른 사람이 알고 있냐는 물음·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도 모르고 삼촌도 몰라요· 내가 비서랑 같이 가서 알아온 거니까·”

“비서도 있습니까?”

“비서라기보단 친구같은 사이예요· 그리고 그 친구도 자세한 건 몰라요· 직접 대화한 사람은 나 혼자예요·”

“그럼 이제 약속하세요· 절대 그 누구에게도 내가 사주를 본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내가 왜요?”

“두 번 말하게 할 겁니까?”

그녀는 영훈과 한참 동안 눈싸움을 한 뒤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요· 말 안할게요·”

“약속하시는 겁니까?”

“네· 전 약속을 안하면 안 했지 했으면 반드시 지켜요· 단 당신이 범죄를 저질러서 내가 경찰이나 검찰에 조사를 받게 될 때는 말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그건 괜찮습니다· 그럼 약속한 걸로 알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다·

회사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 회사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거다·

“이제 사람들 몰려올 거예요· 빨리 말해봐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영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우선 재복과 인복을 타고 났습니다· 어려서부터 돈 걱정 한 번 없었을 테고 총명해서 뭘 배우든 잘했을 겁니다· 음악을 해도 잘했을 거고 공부를 해도 잘했을 겁니다· 도화살이 적당하니 미인으로 타고나 어딜가나 주목받고 인기도 많았겠죠· 능력이 출중해 사업을 하면 명예를 얻고 직장인이라면 승진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라도 부러워할 사주입니다·”

“내가 누구 딸인지 아니 그 정도는 다 이야기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외모야 지금 보고 있는대로고·”

“좋은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안 좋은 이야기 해드려도 됩니까?”

임연희는 순간 움찔했지만 턱짓하며 대답했다·

“계속 해봐요·”

“타고 나기를 오만하게 타고나서 자기보다 못하다 싶은 인물은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고 사람을 가려 사귑니다· 모든 걸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공과 사의 구별이 심해 때로는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또 자기가 정한 기준이 철저해 그 틀을 깨는 사람을 무척 싫어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멍하니 듣고 있던 연희는 영훈이 말을 이어가지 않자 재촉했다·

“그리고요?”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종합하면 당신은 부귀를 타고났지만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남들을 힘들게 하는 팔자를 타고 났습니다· 맞습니까?”

연희는 이를 악물고 영훈을 노려보다가 재차 말했다·

“아까 하다 못한 말 계속 해봐요·”

“별거 아닙니다· 사주풀이는 다 끝났습니다·”

“다 못했잖아요· 계속 해봐요·”

계속된 추궁에 영훈이 한숨을 쉬었다·

“후··· 굳이 들어서 좋을 게 없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계속 해보라구요·”

영훈은 고민했지만 결국 말할 때까지 연희가 그만두지 않을 성격임을 알기에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인정했다·

“편관이 과다하니 본인보다 못하면 무시하기 일쑤라 친구 선후배 형제자매를 지배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 좋은 인연을 만나기 어렵고 특히 결혼하더라도 그 생활을 지속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라는 말이 나오자 연희의 주름이 더욱 깊게 패였다·

“그리고요?”

“비견이 공망이라 서른 이전에 부모 중 한 명을 잃을 수가 있고 월주도 공망이니 초년에 형제를 잃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연희는 주먹을 움켜쥔 채로 부르르 떨었다·

< 신입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다(3)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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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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