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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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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이 끝나고···(2) >

다음날 현진물산의 핵심 임원진은 회사가 아닌 강남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모였다·

“오늘 우리는 현진물산에서 HS물산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HS물산은 그룹의 중심이 될 것이며 HS관광 HS건설 그리고 앞으로 인수하게 될 해주조선해양은 HS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HS물산의 지원 아래 더 큰 도전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우리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으며 곧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영훈은 ‘HS그룹 창립일’ 행사장 단상 위에서 조근조근 연설을 이어가는 송은채 사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룹 핵심 사장단과 임원들 그리고 외부에서 기념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송은채 사장을 향하고 있었다·

송 사장도 이 자리가 뜻깊겠지만 영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멋들어진 수트를 입고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그리고 옆에 여배우 뺨치게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을 향해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연희가 얼굴을 가까이 대며 속삭이듯 물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요·”

“칫··· 또 말 돌리기는···”

영훈은 웃으며 물었다·

“왜요? 심심합니까?”

“아니요 난 좋아요· 우리 회사가 이렇게 커지는구나 싶기도 하고···”

“사장님 보니까 어때요?”

연희는 미리 준비한 종이를 들고 차분히 읽어 내려가는 송은채 사장을 보며 말했다·

“난 우리 엄마가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실 아빠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우리 엄마 참 멋있다·”

“당신도 저 자리에 있으면 똑같이 멋있을 겁니다·”

“하긴 내가 또 비주얼 하면 어디가서 꿀리지 않으니까· 그래서 말 돌리지 말고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요?”

“진짜 이런저런 생각 했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어머니가 있었다면 열심히 자랑했을 텐데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아···”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전에 만났던 주인도 대사 사모님이 데리고 왔던 며느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도 들고·”

“솔직히 나도 그게 궁금해 죽겠어요·”

연희는 아는 사람을 통해 문숙에게서 받은 정보를 가지고 범죄이력조회를 요청했는데 그게 바로 1시간 전이었다·

오전도 되기 전에 문자로 보내준 걸 보면 그녀도 꽤나 마음이 급했나보다·

“잘 아는 형사한테 요청한 거예요?”

“몰라요· 예전부터 저랑 같이 일해온 사람인데 그 사람이 믿고 맏길 만한 사람이라고 말해서 그런 줄 아는 거지· 전 누구한테 시켰는지 몰라요·”

“으음··· 그 심부름 센터 같은 곳은 어떻게 아는 겁니까?”

연희는 슬쩍 주변을 둘러본 후 목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사실 심부름 센터가 맞긴 해요· 제가 예전에 아예 한국에 눌러 살겠다고 마음먹고 주저앉았을 때 그때 알아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뭔데요?”

“어린 마음에 내가 여기서 눌러 앉아서 할아버지한테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결혼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어떤 남자든 꼬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난 남자만 잘 고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웃기죠?”

“솔직히 웃기긴 합니다· 아··· 이거 뭐 거의 중학교 때나···”

“그 정도는 아니죠· 어쨌든 말했잖아요· 어린 마음이었다고· 그리고 자꾸 내 입으로 내 자랑하게 되는데 아마 대한민국에서 나보다 더 대시 많이 받은 여자는 없을걸요? 아 연예인 빼고·”

“연예인 안 빼고 말했으면 너무 양심 없었던 거 알죠?”

“칫··· 어쨌든 내가 딱 찍은 남자가 아무 문제가 없기만 하면 난 그 남자에게 여지를 주고 자연스럽게 결혼을 진행한다는 게 내 계획이었죠·”

대시를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여지만 주면 된단다·

듣다 보니 재미있다·

“하하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연희는 갑자기 화가 나는지 한숨을 푹 쉬고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하··· 지금 생각해도 열받네· 그냥 아무 남자나 막 찍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누구나 들으면 아는 재벌이나 정치인 아들을 찍어서 내가 찾은 그 심부름 센터에게 가져다 주고 뒤를 캐보라고 했단 말이죠·”

“그런데요?”

“난 많은 거 안 바랬어요· 솔직히 젊은 남자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여자 만날 수 있지· 그런데 룸싸롱을 밥 먹듯이 가고 동거는 기본에 낙태도 몇 번씩 시키면 그건 쓰레기잖아요? 그런데 다 그런거예요! 많이도 아니야· 딱 다섯 명을 봐달라고 했는데 하나같이 쓰레기인 거 있죠? 미친거 아니에요?”

영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그랬어요?”

“내가 그때 열 받아서 한동안 남자를 안 만났다니까요? 그러다 계속 이렇게 있으면 한국에서 또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한참 뒤에 만난 게 이형준 본부장이었어요· 왠지 그 인간도 그럴 것 같긴 했는데 계속 뒷조사를 하다간 결혼 못 하겠다는 생각에 뒷조사를 안 시켰거든요? 그런데 나한테 딱 걸린

거죠·”

“으흠~ 그렇게 같이 일하게 된 거였군요· 그런데 일을 잘하긴 하네요? 뒷조사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걸 다 알아내오다니?”

“저도 처음엔 조금 놀랐어요· 흘려 듣기로는 예전에 형사를 하셨다는데 정보력이 대단했어요· 조금 시간이 걸릴지언정 원하는 정보는 끝까지 캐주더라구요· 하여튼 그런 사람이니까 적어도 어설프게 알아내오지는 않을 거예요· 그나저나 난 그게 아쉬워요· 적어도 사주 정도는 알아내면 좋을 텐데·”

“저도 궁금하긴 한데··· 일단 기다려 봅시다·”

영훈은 입을 다물고 단상에 시선을 고정했다·

송은채 사장의 긴 연설이 끝나고 난 뒤 이번에 승진한 강노식 부사장이 미래 그룹 비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현진관광은 기존에 해왔던 해외호텔의 공격적인 인수을 중단하고 기존 호텔의 내실을 다져 실적개선을 이루어 가겠다는 단기계획을 발표했다·

현진건설은 반대로 국내 공기업 위주 발주된 공사에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나 해외 건설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세계적인 건설회사를 목표로 한다는 아주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미래 비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와중 연희가 영훈의 팔을 확 잡았다·

고개를 돌리니 연희가 다가와 속삭였다·

“연락 왔어요·”

“뭐랍니까?”

“여기 봐봐요·”

연희는 대답 대신 핸드폰을 내밀었다·

[홍대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확인 폭력전과 1건 확인 추가로 2017년 합정동 반지하 화재사건 용의자였던 이력 확인· 자세한 기록 메일로 전송·]

“어?”

“대박··· 이거 알려주면 문숙 아주머니 우리한테 절해야 하는거 맞죠?”

“아마도?”

연희는 이제는 아예 단상을 향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발을 동동 굴렀다·

너무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

당장이라도 주인도 대사 사모에게 달려가 미주알고주알 얘기하고 싶어 미치겠다는 눈빛이다·

그렇게 1시간이나 더 지나서야 영훈과 연희는 호텔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송은채 사장은 조금 더 머무르며 사람들과 만나고 인맥을 넓혔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연희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영훈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송 사장에게 쏠린 이목을 굳이 자신에게로 가지고 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호텔을 빠져나온 둘은 회사에 들러 메일로 온 전과기록을 출력해서 이태원으로 향했다·

이태원 뒤쪽 언덕을 한참 오르면 고급 빌라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그 가운데쯤에 손을 흔드는 중년 여인을 보고는 차를 세웠다·

“여기!”

“타세요·”

전에 백화점에서 봤을 때는 ‘나 오늘 외출해요’라는 듯 고급스러운 코트와 백을 걸치고 있었지만 지금은 집에서 바로 나온 듯 편한 옷차림이었다·

“어떻게 됐어요?”

다급하게 묻는 문숙에게 연희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아주머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뭔데? 뭐가 있기는 있는 거야?”

“글세 그 여자 폭력전과가 있더라구요·”

“폭력전과?”

문숙의 눈이 휘둥그레하게 떠졌다·

“사실 폭력전과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몰라요· 2017년에 합정동 반지하에 화재사건이 있었대요· 저도 오면서 인터넷으로 기사를 확인해봤는데 그때 여대생 한 명이 화재로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때 며느리 될 분이···”

“며느리 될 여자라고 하지마· 아직 모르는 거잖아·”

“아 그렇죠· 그 여자가 용의선상에 있었대요·”

문숙은 떨리는 손을 억지로 부여잡고는 물었다·

“그게 정말이야?”

“오면서 다시 확인했어요· 용의선상에 있었던 게 맞는데 증거가 없어서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대요· 물론 이 여자가 진짜 무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폭력전과가 있다며· 알겠어 고마워· 그런데 상무님은 우리··· 아니 그 애를 어디서 봤던 거예요?”

영훈은 오면서 알아낸 폭력전과 기록을 토대로 말했다·

“제작년에 친구들과 간단히 술을 마시고 나오는데 길거리에서 엄청 크게 싸움이 났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싸우는 거라 당연히 남자가 여자를 때릴 거라 생각해 말리려는데 오히려 여자가 남자를 폭행하고 있었죠· 그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 눈에 익었나봅니다· 그리고 평소에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이기도 하구

요·”

“고마워요·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일단 일이 처리되면 내가 어떡해서든 답례를 할게요·”

그녀는 정신이 없는지 서류를 받아들고 황급히 차에서 내렸다·

영훈은 그녀의 뒷모습을 백미러로 보다가 말했다·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놀라셨겠죠· 나 같아도 놀라 자빠졌을 거예요· 아들이 결혼할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세상에··· 그런데 정말 다행이에요· 난 얼굴 보고 세상 착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보통 살집이 좀 있으면서 눈이 크고 처진 눈썹을 가지고 있으면 착하다고들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맞는 경우도 많구요· 그런데 상을 잘 보면 너무 평범하고 오히려 그럴 것 같지 않게 생긴 사람이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나 관상을 오래 보신 분들은 알아차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은 어쩔 수 없이 항상 조심해야 하죠·”

“무섭다···”

“갑시다·”

이제는 제법 운전을 하는 영훈이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이렇게 도움을 줬는데 뭐 도움 받을게 있을까요?”

“글쎄요· 그건 내 전문이 아니니 한번 찾아보시든가요· 전 인도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래요· 이러라고 직원들 쓰는 거니까· 내가 부장님이랑 한번 상의해볼게요·”

그런데 한참 운전하는 와중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라 안 받을까 하다가 핸드폰 번호라서 차량 블루투스로 연결해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최영훈 상무님 전화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누구시죠?”

[반가워요· 나 해주조선해양 강일후라고 합니다·]

강일후 사장·

지금까지 계속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훈은 산업은행장만을 만나왔을 뿐 그와 대면한 적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거 섭섭합니다· 언제고 한번 만나자고 연락올 줄 알았는데 인수가 코앞까지 왔는데도 조용하시니 말이에요·]

“그런가요? 저는 괜히 인수 전부터 사장님을 부담스럽게 하는게 아닌가 해서 그랬습니다·”

[그래도 이제 한번 만나야 하지 않겠어요?]

“알겠습니다· 언제 뵐까요?”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가 느긋하게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에요· 오늘 봅시다·]

“그러시죠· 거제에 계시죠?”

[아니에요· 마침 서울에 올라와있습니다·]

거제까지 내려가려니 부담됐는데 잘 됐다·

“좋네요· 제가 저녁에 괜찮은 식당 예약해놓겠습니다·”

[그래요· 그때 봅시다·]

영훈이 전화를 끊자마자 말했다·

“왜 보자고 하는 걸까요?”

“음··· 아무래도 인수가 확정되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서 아닐까요?”

“그건 너무 뻔하긴 한데 그럴거면 진즉 보자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건 또 그렇네·”

“으음···”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생각에 잠겨 운전하는데 연희가 기사를 검색하고는 말했다·

“어? 방금 속보가 떴는데··· 카타르 쪽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아요·”

“뭔데요?”

“대규모 발주를 예고했던 카타르페트롤리엄에서 가스전 확장 산업을 연기했대요· 아무래도 대규모 LNG선박 발주 릴레이가 끊어질 모양새예요·”

연희는 불안한 표정이었다·

무려 3조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인수하는 회사인데···

“일단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영훈은 불안한 마음을 애써 거두었다·

조재민 의원의 운을 믿기 때문이다·

< 총선이 끝나고···(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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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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