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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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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이 끝나고···(6) >

영훈은 놀라 당황하는 호노다를 보고 말을 이었다·

“본사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구요? 우리가 순진하게 그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강일후 사장을 쥐고 흔드니까 우리가 만만해 보이나 보죠?”

당연히 만나기 전에 호노다 세쿠에 대해 미리 파악해두었다·

그중 생년월일을 파악하는 건 기본이었고·

악수를 하고 나서 사주를 계산해보니 느낌이 왔다·

이 호노다 세쿠라는 자는 학문에 대한 재주가 있어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을 사주다·

하지만 처복도 없고 자식복도 없는데다 무엇보다도 인복이 좋지 않았다·

장사를 하면 도와주는 사람은 없는데 사기만 치려는 사람이 꼬이고 직장을 다니면 온갖 트러블 때문에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그가 본사에서 나와 한국에서 근무하는 이유가 그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강일후 사장과 모의한 걸 의심한 이유는 마침 작년부터 그에게 재물이 빠져나가는 운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지금 몹시도 궁핍할 것이며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마른 연못에서 탈출하려는 물고기처럼 필사적으로 움직이려고 할게 뻔했다·

특히 작은 눈에 광대와 턱이 약한 이런 쥐상을 가진 남자는 우직한 소 같으면서도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있는 남자와 쿵짝이 절묘하게 맞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림이 맞춰지니 떡밥을 던져본 것인데 과연 단번에 들어맞았다·

“오· 오해입니다·”

“으음~ 표정 보니까 그것보다 못해 보이네? 멍청하게 한 척에 삼십억도 못 받으면서 그런 구라를 쳤대요?”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영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지워졌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풍기는 기묘한 카리스마가 호노다의 가슴을 틀어쥐듯 조여갔다·

“당신 내가 웃으면서 말하니까 지금 상황이 장난 같습니까?”

“그런 뜻이 아니라···”

“카타르 쪽에서 가스사업이 늦춰진다니까 옳다구나 진행했겠지· 당장 군산조선소를 돌려야 하는데 거제에 잡혀있는 물량을 군산으로 돌린다고 치면 버틸 수 있는 기간이래봤자 기껏해야 1년 가격에서 손해를 본다고 해도 무조건 받을 수밖에 없는 발주라고 봤을 거고· 거짓말하지 말아요· 지금 이 상황에서도

거짓말하면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거지·”

“···”

“아직 정신 못 차리셨네요? 좋습니다· 그럼 당신네 회사가 어떤 짓을 했는지 국내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까요?”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그랬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

“증거가 뭐가 필요해요? 어차피 법적으로 문제삼을 것도 아닌데?”

“그럼 내가 이런 무례를 당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있어요· 국내 언론에 알려지는 순간 당신네들은 이제 앞으로 국내 조선사에서 배 발주 못 합니다· 안 그래도 전범기업인데 그런 수작을 부린 게 알려지면 국민 감정 때문이라도 국내 조선사는 발주 못 받아요· 국내 조선사 제외하고 LNG선 건조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LNG 운

반 시장엔 아예 진출 포기할 건가요? 그럼 할 수 없고·”

그제야 호노다 세쿠의 얼굴이 점차 하얗게 변해갔다·

국내 조선사의 LNG선 건조 기술력은 해외 업체와 급을 달리한다·

전 세계 LNG선 시장의 90% 이상을 한국이 차지할 정도다·

건조한지 2년도 되지 않아 해상에서 엔진고장으로 폐선처리하는 중국조선사에게 발주할까? 아니면 아직도 기술력이 부족해서 18조가 넘는 카타르 가스사업에 입찰도 하지 못한 일본 조선사에게 발주할까?

한국 조선사가 발주를 안 받아버리면 미쓰이 상선은 LNG운반 시장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럼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배로 LNG를 운반하면 그만일까?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로 인해 장기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조선사가 기술력이 따라오길 느긋하게 기다리다간 어느 순간 시장 지배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건 무리한 이야기 아닙니까?”

“어차피 LNG선 발주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럼 뭐가 문젭니까? 애초부터 당신네들은 배를 살 생각이 없었고 우리는 팔 생각이 없는데 서로 해피한 것 아닌가요?”

“···”

“잘 먹었으니 이만 일어납시다· 그리고 당신네 사장한테 똑똑히 전해요· 당분간 LNG선 발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영훈이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고 상무도 얼른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호노다 세쿠가 소리쳤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뭡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결코 그런 짓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언론에 알리시는 건 한 번만 더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하··· 이 사람 정신 못 차리시네·”

“하지만 귀사가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잘못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오해의 여지를 준 책임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래서요?”

“귀사에서 원하는 가격에 배를 발주할 수 있는지 본사에 문의를···”

영훈은 코웃음을 치며 그의 말을 끊었다·

“당신을 뭘 믿고?”

“네?”

“당신 발언권이 회사에서 어느 정도나 힘이 없는지 방금 전에 말해놓고서 기다리라? 흥 당신이 본사에 문의한다고 하면 우리는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건가?”

“그럼···?”

“당신네 사장 한국으로 불러오세요· 그리고 아주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겁니다· 아주 정중하게· 그럼 다시 생각해보죠· 고 상무님 가시죠·”

영훈은 그대로 몸을 돌려 가게를 빠져나왔다·

고승현 상무는 후다닥 영훈을 따라 나와서는 차에 타자마자 고개를 홱 돌리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던 거야? 아니 처음부터 강일후 사장이 그런 조건을 단 게 미쓰이 상선의 로비였던 걸 알아챈 거였어?”

“처음 만났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뭐가 어떻게 이상했는데?”

“그냥 느낌이 그랬어요· 직원과 회사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하는 말투가··· 하여간 뭔가 어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알아봤어요·”

이제는 이런 거짓말도 자연스럽게 튀어 나왔다·

“그랬더니?”

“강일후 사장은 생각 만큼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걸 알고 궁금한 게 생기더라구요·”

“미쓰이 상선·”

“맞습니다· 왜 하필 미쓰이 상선을 찍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니였습니다· 꼭 미쓰이 상선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것·”

“그렇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백마진이지·”

“맞아요·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호노다 세쿠를 만나기 전에는 당연히 LNG 선박에 대해 관심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천연가스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고 IMO의 규제가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적어도 선박 가격에 대해서는 궁금해하리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딴 건 내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처럼 행동하

는 걸 보고 확신했습니다·”

고승현 상무는 운전대를 치며 감탄했다·

“하하 그렇지· 관심이 없을 수가 없는 상황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그건 블러핑이지· 그럼 미쓰이 상선 사장도 이 일에 관여됐다고 생각해서 부른 건가? 몸집이 굉장히 큰 회사의 사장이 쉽게 한국에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말이야·”

여기서는 영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가격을 얼마를 불러야 할지 몰라서 그랬습니다·”

“어?”

“제가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얼마 만큼 가격을 불러야 제대로 받는 가격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사장을 오라고 한 거예요·”

“그래? 쉽게 안 올 텐데?”

“안 와도 상관없습니다·”

“어째서?”

“사장이 직접 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정중한 사과예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정중한 사과는 말로 전해지지만 설마 기업과 기업 간의 사과도 그저 말로 때우려 할까요? 만약 고 상무님이 미쓰이 상선 사장이라면 와서 그냥 고개 숙이면서 사과하고 끝이라고 생각할 겁니까?”

고 상무는 단번에 알아들었다·

“아니지· 성의를 보여야 진짜 사과지·”

“얼마 만큼 성의를 보이는지는 해주조선해양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죠·”

“그런데 정말 미쓰이 상선에게 배를 안 팔 생각이었어?”

영훈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말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수익을 적게 남겨도 일단 수주를 해서 일감을 늘려놔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는 한데 제가 아직 전문가도 아니니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건지 정확하게 계산이 되는 것도 아니고··· 회사가 어수선한 틈을 타고 최고경영자를 구슬려 덤핑가격에 사려는 짓거리를 하

는 걸 보고 있자니 진짜 안 팔고 싶기도 하고···”

“그럼 어쩌게?”

“어쩌긴요· 나머지는 해주조선해양 관계자들에게 맡겨야죠· 아 그리고 강일후 사장 사표 먼저 받아놓구요·”

“그거야 당연하지· 그런데··· 과연 미쓰이 상선에서 사과까지 하면서 배를 사려고 할지 모르겠어· 저들이 앞으로 LNG 운반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가 문제인데···”

“기다려보죠· 어차피 제 가격에 안 사려고 저런 꼼수를 썼으니 안 팔면 그만이니까요·”

“후··· 그건 그렇지· 기다려보자고·”

그런데 문득 영훈은 아까 호노다의 말이 떠올랐다·

한국사람들은 저돌적으로 영업한다는 말·

“저돌적이라···”

“응? 뭐라고?”

“저들이 봤을 때 우리가 저돌적으로 영업을 하는가 봐요?”

“아··· 상사인들은 그렇지· 항상 먼저 움직이고 구매자를 찾아서 그들이 원하는 걸 제공해야 하니까·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손가락 빨아야 하는 거야· 그런데 일본 상사들도 우리 못지 않아· 미쓰이 상선은 해운 회사니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 그런데 왜?”

“상무님 저랑 일본 좀 갔다 오실래요?”

*

[조재민 의원 당선 확실 떴습니다·]

“와아아!”

개표 1시간도 되지 않아 군산시 보궐선거의 승자가 결정되었다·

당직자가 조 의원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었고 조 의원을 비롯해 선거 사무소 직원들은 다같이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조재민 의원은 이후 진작부터 대기하고 있었던 방송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군산 시민들께 감사하고 이 모든 결과는 군산시민들의 승리라는 뻔한 수식어를 나열했다·

한동안 승리를 만끽하던 조재민 의원은 자정에 가까울 무렵 보좌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항상 애용하던 음식점인 벽란도로 향했다·

이 집 주인장은 입이 무겁고 항상 단골로 이용했기에 누구를 만나야 할 자리면 이곳 만큼 괜찮은 곳이 없었다·

봄이지만 아직 바닷바람이 차가웠음에도 조 의원은 방파제 앞에 서서 저 멀리 떠 있는 등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얼마나 있었을까?

어느 순간 옆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안녕하십니까· 강윤기라고 합니다·”

조 의원이 얼굴을 돌리니 이제 마흔도 채 되지 않은 젊은 남자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반갑네· 나 조재민일세·”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건설회사 한다고?”

“네·”

“임복희라는 점쟁이가 자네를 소개해주더군· 잘 알고 있는 여자인가?”

“실은 제가 한창 어려웠을 때 그 분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로 일이 잘 되고 나서 가끔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겸해서 후원을 해주었습니다·”

직설적인 말이다·

애초부터 그녀에게 로비를 했었다고 당당하게 소개할 줄이야·

“정직한 건가?”

“정직해야 할 때만 정직합니다·”

“날 만나고자 했으면 원하는 게 있나?”

“큰 기업인이 되고자 합니다·”

“야망이 대단하군·”

“대신 의원님을 큰 정치인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나를 큰 정치인으로 만들어 주겠다?”

“충청의 만신인 화옥신녀가 저를 소하라고 소개했다고 들었습니다·”

“허··· 화옥신녀라··· 무협지에 나올법한 이름이네?”

“만신은 무당을 높혀 부르는 말이니 그냥 평소 부르던 대로 점쟁이라고 일컬으셔도 됩니다·”

“어쨌거나 그리 듣기는 했어·”

“말로만 소하라고 하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 의원님께서 가장 곤란해하시는 일이 무엇입니까?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자기소개 한번 화끈하군· 좋아· 군산조선소가 이제 곧 가동에 들어갈 텐데 해주조선해양쪽에서 말하는 임금조건과 기존 노조에서 주장하는 임금 조건에 차이가 있어· 난 최대한 많은 사람이 조선소에서 일하길 바라는데 노조에서 원하는 대로 하면 원하는 만큼 고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야· 난 서로 잘 타협했

으면 좋겠는데?”

“제가 힘써보겠습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

조 의원은 마음에 들었다·

“지켜보지·”

< 총선이 끝나고···(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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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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