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39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 새 인연들(3) >

“미안하네·”

조재민 시장의 미안한 얼굴·

하지만 이상하게 강윤기는 조 시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난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먼저 떠난 HS물산의 최영훈 상무가 한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

“괜찮을 리가···· 그래도 날 위해 좋은 일을 해줬으니 그냥 보낼 수는 없고 시가 가지고 있는 조촌동 큰 필지를 매각할 계획이야· 자네가 받아서 아파트 하나 지어 보는 게 어떤가?”

강윤기는 깜짝 놀랐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어떤 건설사든 가져야 하는 땅이야· 그 주변 땅에 삼전이니 우명이니 무진이니 대기업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올리고 있잖나· 자네처럼 중소건설사 한 곳쯤은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감사합니다·”

“섭섭하지?”

“뭐····”

“원래 인생이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나? 나 말고도 크게 될 정치인들은 많을 테니 금방 기회가 올 거야· 내 멀리서 응원하고 있지·”

“감사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시장실을 나왔다·

시장실에 있을 때는 그저 많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던 그의 얼굴은 시청의 주차장에 주차된 차에 올라타자마자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씨발··· 씨발! 씨발!”

그는 분에 못 이겨 미친 듯이 운전대를 후려쳤다·

벌겋게 달아오른 손바닥으로 몇 번이나 내려치던 그는 한번 크게 괴성을 지르고 나서야 화를 가라앉혔다·

“그 새끼····”

평생 누구에게 주눅이 들어본 적 없었는데 이상하게 그와 마주쳤을 때 주눅이 들었었다는 걸 깨달았다·

기이할 정도로 여유로운 표정과 눈빛에 그만 압도당했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임복희도 자신도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조재민 시장의 심복 따위가 아니라는 걸·

조재민 의원조차도 그 앞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HS물산이 그 정도로 힘이 있었던가?

아니다·

아무리 재벌이 권력 위에 있다고는 하지만 기껏해야 시가총액 1조도 안 되는 회사의 임원이 국회의원이나 시장 위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이건 그룹의 능력을 넘어서 개인의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분통이 터졌다·

완벽히 졌으니까·

이성을 찾은 강윤기는 바로 차를 출발시켰다·

군산에서 공주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약 1시간 운전한 그의 차가 도착한 곳은 무령왕릉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주택·

겉으로 봐서는 그냥 일반적인 가정집같이 생겼지만 입구에 ‘화옥당’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바로 화옥신녀인 임복희가 있는 곳이다·

본래 최소 한두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지만 만날 수 있었음에도 그는 거침없이 발길을 옮겼다·

“신녀님 뵈러 왔습니다·”

미리 예약한 손님이 한쪽 소파에 주르륵 앉아 대기하고 있음에도 당당히 말하는 강윤기를 보고 접수를 받는 직원이 어쩔 줄 몰라 하다 결국 안으로 들어가서 보고했다·

잠시 후 나온 직원은 잠시 기다리라 말했고 30여 분이 지나 안에서 상담을 받던 손님이 나오자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접수를 받던 직원이 미리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에게 연신 사과해야 했음은 당연했다·

“예약도 안 하고 갑자기 왜 왔어?”

윤기는 자신을 보자 대뜸 소리를 지르는 임복희에게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신녀님이 잘못 보신 게 아니오?”

“내가 잘못 봤다고?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그 순간 임복희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찰나의 순간이 지난 후 그녀가 말했다·

“소박맞은 여편네처럼 쫓겨나고 말았구나!”

“조재민 시장의 곁에 있던 자가 조 시장의 장자방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장자방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조재민 시장이 장자방으로 거느릴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아니었다고?”

“이제 저는 어떡해야 합니까?”

임복희는 딱하다는 듯 혀를 찾다·

“쯧쯧쯧···· 또 애처럼 구는구나· 뭘 어떻게 해? 사내새끼가 한번 들이댔다가 물 먹었다고 포기할 거야?”

“포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럼?”

“조재민 시장은 이제 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HS물산 임원에게 끌려다니는 사람이라면 그 끝이 커봤자 얼마나 크겠습니까?”

윤기는 영훈의 말을 떠올렸다·

그가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도 선택하는 사람이 되리라·

“호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연결해주십시오· 더 야망 있고 더 큰 정치인으로 클 수 있는 분· 그런 분들을 골라주시면 제가 선택하겠습니다·”

“네가 선택을 하겠다고?”

“네·”

굳은 얼굴의 윤기를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리던 임복희는 버럭 호통을 내질렀다·

“감히 내 말에 토를 달아! 우리 신령님께서 잘못 선택하셨다는 거야?”

윤기는 더욱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더 큰 정치인을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더 야망 있고 더 큰 정치인을 만나면? 지금처럼 또 쫓겨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있고?”

윤기는 고개를 들었다·

“다릅니다· 증명해낼 겁니다· 조재민 의원이 잘못 선택했음을 증명할 겁니다·”

“기개는 있구나·”

임복희가 새삼스럽다는 눈길로 쳐다보자 그가 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봉투를 빤히 보다가 다시 그에게 내밀었다·

“넣어 둬· 나도 제대로 알아 봐주지 못했으니까 끝까지 서비스해줘야지·”

“그럼···?”

“일주일 뒤에 다시 와·”

윤기는 처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영훈과 고승현 상무는 바로 도쿄로 향했다·

일본에 오기 전부터 바쁘게 움직인 고승현 상무는 일본 3대 해운사 중의 하나인 니폰유센과의 협상 테이블 자리를 마련했다·

다른 해운사들은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는 입장·

뒷좌석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고 상무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솔직히 3대 해운사가 다 거절해도 그러려니 생각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저도 상무님한테 말해 놓고 괜히 헛심 쓰는 게 아닌가 했어요·”

니폰유센이 어떤 말을 할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만나준다는 게 어디인가?

적어도 LNG선에 관심은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안 가봐도 되겠어?”

“취임식이요?”

“응·”

“상무님도 안 가셨잖아요· 그리고 취임식도 약식으로 간단하게 끝나는 자리인데 뭐하러 갑니까·”

해주조선해양은 어제부로 HS물산이 인수를 완료했다·

원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회사였기에 사명은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당연하게도 강일후 사장은 퇴사했고 그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은 없었다·

아니 잡음이 없었던 게 아니라 호노다 세쿠를 만나고 온 그날 강 사장이 퇴사를 요청해왔을 정도였다·

퇴직금이라도 무사히 챙기려는 의도였으리라·

당연히 회사에서는 법무팀을 가동해 퇴직처리를 막고 조사에 들어갔고 몇 개의 부정을 파헤쳐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새로 취임한 해주조선해양의 사장은 부사장직에 있었던 송유철이라는 사람으로 영훈은 아직 그와 대면해본 적이 없다·

“나보단 네가 실세 아니냐?”

“실세는요····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원래 남의 집에 인사하러 갈 때는 못해도 손에 박카스라도 한 박스 들고 가는 게 예의라고 배웠습니다·”

고 상무는 그 말에 빵 터졌다·

“하하하! 그럼 지금 우리 박카스 사러 가는 중이냐?”

“아무리 같은 식구가 될 사람이라도 좋은 인상을 남겨줘야 하잖아요· 박카스가 될지 강남에 있는 30평짜리 아파트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취임식에 빈손으로 인사만 하는 것보다는 뭐 하나라도 들고 가는 게 낫겠죠·”

“그럼 그럼· 그게 낫지· 문제는 박카스 사러 갔다가 약국 문 닫힌 거만 보고 오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게 걱정이다·”

“그럼 주변 편의점이라도 찾아봐야죠·”

“몇 군데 찾아보기는 했는데 군산조선소에서 받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작아· 자칫 잘못하면 선물 주고 욕먹을 수도 있어·”

“일단 가보자고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니폰유센 본사가 있는 건물에 도착했다·

고승현 상무는 능숙한 일본어로 도착을 알렸고 잠시 후 빠르게 내려온 직원들이 일행을 안내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살짝 미묘했다·

분명 만나자고 청한 건 우리 쪽인데 받아들인 쪽에서 은근한 기대감을 풍기고 있었다·

영훈은 영업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영업을 당하게 될 때 가장 먼저 경계심부터 갖게 된다는 건 알고 있다·

혹시나 영업사원의 말빨에 넘어가 사고 싶지 않은 물건을 사게 될까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게 될까 하면서 마음의 벽부터 세우는 게 일반적일 텐데 저 미소는 무엇인가?

“반갑습니다· 가야 오키노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HS물산 고승현 상무라고 합니다· 여기는 최영훈 상무고요·”

고 상무의 능숙인 일본어에 가야 오키노리가 영훈과 악수를 하며 놀란 눈빛을 지어 보였다·

“상당히 젊으신 분인데 상무의 직위에 있다니··· 가문의 일원인가 보군요?”

그룹 총수의 외동딸과 결혼할 남자니 재벌가문의 일원이 맞기는 했다·

“하하 그런 셈입니다·”

가야 오키노리는 니폰유센 그룹의 후계자로 20대부터 회사에 입사해 상당히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이제 갓 마흔을 넘었는데 전무 자리에 올라가 있으니 사실상 니폰유센의 실세 중의 실세가 나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대답 대신 빙그레 웃으며 날씨가 어쩌니 교통이 어쩌니 하는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대략 인사가 마무리되자 고승현 상무는 해주조선해양 측에서 제공한 파일을 꺼냈다·

초대형 LNG선에 대해 요 며칠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한 보상을 받아보려는 찰나 가야 오키노리 전무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실은 HS물산에서 연락이 와서 조금 당황했었습니다· 아무리 해주조선해양을 인수했다고 해도 HS물산에서 해주조선해양의 선박 영업을 직접 진두지휘할 줄은 예상치 못했어요· 경계를 무너뜨리는 그런 열정적인 영업 분명 우리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하 뭐 그 정도까지야····”

“비록 양국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라를 건너오는 수고를 하셨으니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지금 우리 니폰유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5만 톤급 LNG 추진 자동차운반선입니다· 5000RT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고 연비효율이 기존 대비 40% 정도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동차 운반선 말이죠?”

“맞습니다·”

“·······”

고승현 상무는 바로 대답을 못하고 영훈에게 말했다·

“저쪽에서 LNG선이 아니라 LNG 추진 자동차 운반선을 원하고 있어·”

“자동차 운반선이요?”

“본래 자동차 운송은 일본이 업계를 거의 잡고 있다고 보면 돼· IMO 규제 때문에 친환경 선박으로 바꿔야 하는 니폰 유센 입장에서 요청할 만하지· 문제는 LNG 추진 자동차 운반선은 아직 해주조선해양이 만들어 보지 않은 선박이라는 거야·”

“그런데 어차피 다른 LNG 추진 선박을 만들 수 있으니까 그렇게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 않을까요?”

“아마 그렇기는 하겠지?”

“그럼 안 될 거 없네요·”

“그럼 해주조선해양 직원 불러서 정확한 건조 기간이랑 가격을 조정해야 할 것 같은데 부를까?”

“아직요·”

“응?”

“일단 안 된다고 하세요·”

“뭐가 안 돼?”

“만들어 줄 수는 있는데 돈이 안 돼서 요청은 거절하겠다고요·”

“5만 톤급이야· 이 정도면 박카스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섰을걸?”

“일단 반응부터 보자고요·”

고승현 상무는 어쩔 수 없이 가야 오키노리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직 기술력이 부족한가요? 해주조선해양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아니라 어차피 다른 LNG 추진 선박을 만들고 있어서 자동차운반선 기술을 확보하는 거야 문제가 아닌데 회사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결론입니다·”

가야 오키노리는 영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좋아하던 기색을 띠던 고승현 상무가 영훈과 대화 후 실망하는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

이 거래를 시작부터 거절하는 사람이 영훈임을 파악했다·

그는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아직 LNG선이 그렇게 급하지 않습니다·”

고 상무는 영훈에게 말했다·

“다른 선박은 급하지 않다는데?”

“그럼 어쩔 수 없다고 하세요·”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깜짝 놀란 고 상무가 엉거주춤하게 엉덩이를 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우린 손해 보는 거래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가격을 제시하지도 않았지 않습니까?”

고 상무가 통역하자 영훈이 말했다·

“몇 척 주문할 건지 물어보세요·”

가야 오키노리가 말했다·

“2척 주문할 생각이오·”

5만 톤급 자동차 운반선을 2척이나 주문한다는 말에 고 상무가 눈을 휘둥그레하게 떴다·

그런데 영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했다·

“2척 건조 후 LNG선 추가 주문을 약속하지 않으면 거래는 할 수 없다고 하세요· 그리고 도쿄에서 하루 더 머무를 생각이니까 정리 후 입장을 달라고 하세요·”

고승현 상무는 가야 오키노리에게 그렇게 전달하고는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영훈의 뒤를 따라나섰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영훈의 행동에 고 상무가 나직하지만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짓이야?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이건 거래를 엎자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런데 영훈은 딴소리를 했다·

“아무래도 이상해요·”

“뭐가?”

“저쪽에서 사고가 생긴 것 같아요· 한번 알아보세요·”

고 상무는 바로 알아들었다·

“기존 주문한 물건에서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니폰 유센이 기존에 발주했던 자동차운반선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 새 인연들(3) > 끝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