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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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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다(5) >

이쯤되니 사주를 본 사람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누굽니까? 저 사람·”

연희는 허리를 꽂꽂이 세운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정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양철기 전무 아들인 양준기예요· 어릴적부터 알고 지냈어요·”

“아··· 그래서 사주도 알고 있었던 거군요·”

“준기네 엄마가 점쟁이를 잘 믿거든요· 새해가 될 때는 물론이고 준기가 고등학교나 대학 들어갈 때 준기 누나 시집갈 때 인사이동 시즌 등· 뭐 하여튼 점 없으면 못 사는 분이라 자주 가는 점집에 슬쩍 가서 알아오라고 했어요·”

“그걸 알려줍니까?”

“돈만 많이 주면 준기네 망하는 부적도 써줄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니까요· 아 이게 당신한테 실례인 말인가요?”

“사이비가 문제인 건 알고 있습니다· 괜찮아요·”

“다행이군요· 어쨌든 저 인간이 올해 갑자기 우리 회사에 입사하겠다면서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왔어요·”

“그게 뭐 문제가 됩니까?”

연희는 가만히 영훈을 돌아보았다·

“아까 내 사주를 말해주면서 돈 문제랑 재산 문제로 골치를 썩을거라고 했죠? 아무래도 내 느낌에 저 인간이 내 재산에 흠집을 낼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거든요·”

“그 정도 감이면 저 대신 돗자리를 펴도 되겠는데요?”

영훈이 웃으며 말하자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어려서부터 봐와서 하도 많이 싸웠던지라 나나 저 인간이나 서로 성격 안 좋은 거 알고 있고 서로 호감 없는 거 뻔히 아는데 갑자기 얼마 전부터 들이대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이상했는데 딱 그것 때문이었던 거죠·”

“그냥 당신이 예뻐서 들이대는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머 지금 꼬리치는 건가요?”

저런 말을 무표정하게 눈하나 깜빡 안하고 한다·

“미안하지만 전 얼굴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아님 말구요· 어쨌든 나하고 결혼해서 현진물산을 갖겠다는 수작이겠죠· 난 그게 궁금했어요· 저 인간이 정말 괜찮은 사람일지 아니면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본심은 따뜻한 사람일지·”

“아~ 그런데 이런 거 저한테 다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원래 사주나 점보러 가면 속에 있는 말 없는 말 다 꺼낸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어제까지만 해도 절 사기꾼처럼 봤던 거 기억하시죠?”

“상황은 항상 변하는 거니까요·”

“으흠~ 그러니까 지금 저한테 상담 요청하는 겁니까?”

무표정하던 연희의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든 것 같다·

아무래도 어제까지만 해도 비난을 퍼붓던 자신이 부끄러웠던 것이리라·

“뭐 그렇다고 해두죠·”

“미안하지만 전 상담 안 받습니다· 더 이상 요구하지 마세요·”

연희는 뭐라 말하려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싫어해요? 남들은 다들 자기 재주 뽐내지 못해서 안달하는데· 자기 PR시대가 언제부터였는데 왜 시대 역행을 하려고 해요?”

“두 번 말하게 하는 재주가 있네요?”

“그러니까··· 왜 두렵냐구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 더 유명해질테고 이정도 실력이면 부르는 게 값이지 않아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말하기는 싫구요· 말해줘야 할 의무도 없지 않습니까?”

“···”

“남이 싫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세요· 그렇게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캐묻는거 좋은 버릇 아닙니다·”

“와···”

연희는 황당한 표정으로 영훈을 돌아보았지만 영훈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정면에 시선을 두었다·

“이제 귀찮게하지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좋아요·”

연희는 입을 앙다물며 고개를 돌렸지만 영훈은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억지로 참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사기꾼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하는 말을 그저 개소리라고 치부했다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겠지만 이제 자신의 말을 믿기 시작했으니 어제 했던 사주풀이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거다·

부모 중 한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해 결혼생활도 행복하지 못할 거라 했으니 그 속이 어떨지···

이래서 흉살은 풀어주는 게 아닌데 괜히 입을 잘못 놀려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게 왜 그렇게 사람을 압박해서는···

“오늘도 두 분만 여기 남아 계시네요·”

이윤지가 웃으며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

언제나처럼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분위기로·

손에 커피를 들고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아 영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소가 그려졌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괜히 미리부터 앉아서 강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렇게 안 보이는데 은근 간이 작으시네· 그래가지고 배짱 있는 상사인이 될 수 있겠어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그런데 심리학을 전공하셨으면 협상은 엄청 잘하시겠다· 원래 우리 일이 서로 간에 밀고 당기기가 엄청 중요하다고 선배님들이 그랬잖아요· 막상 일 시작하면 날아다니는 거 아니에요?”

“날아다니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제발 기어다니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하하! 설마 기어다니시겠어요·”

이윤지가 재밌다고 팔을 툭툭 쳤다·

이게 바로 회사생활인가?

일반인들은 중‧고등학교때 또래 여자애들과 이런 장난을 치고 놀았던 것일까?

캠퍼스 커플들은 얼마나 좋을까?

여자를 만날 생각은 안 하지만 이렇게 달달한 분위기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함을 느꼈다·

임연희가 멍청하게 헤헤 쪼개고 있는 영훈을 황당한 얼굴로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말이다·

“이거 제가 끼어도 되는 분위기입니까?”

“우리 조는 서로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다른 몇몇 조는 아직도 서먹해서 애먹고 있다는데·”

어느새 다가온 조원들이 하나 둘씩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오후 수업을 보내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은 영훈이 제일 좋아하는 제육볶음과 쌈채소·

다 먹어치우겠다는 마음으로 허겁지겁 먹는데 대각선 맞은편에 의외의 사람이 자리했다·

“안녕하세요· 5조 조장 맡고 있는 양준기입니다·”

“안녕하세요·”

갑자기 다른 조 사람이 인사를 걸어오자 조원들은 어색하게 인사를 받았다·

그런데 양준기가 인사도 안 받고 고개를 숙이며 식사하는 임연희에게 말을 건넸다·

“연희야· 인사 좀 받아줘라·”

“어?”

“아시는 분이세요?”

다들 머리에 느낌표가 뜰 정도로 놀래 양준기와 임연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어렸을 때 친구였어요· 오빠 회사니까 우리 공과 사는 구별하자·”

“이거 섭섭한데?”

“나 아직 다 안 먹었는데 일어날까?”

양준기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임연희의 맞은편에 앉은 영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아까 보니까 연희랑 많이 친해지신 거 같던데·”

“아니요· 전혀 안 친합니다·”

건조하다 못해 사하라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습기 하나 없는 영훈의 대답에 연희도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양준기도 괜히 실없는 사람이 된 상황이 당황스러워 약간의 노기를 담아 말했다·

“그런가요? 굉장히 친해보이시길래·”

“몇가지 물어본 거 대답해드린 거라서요·”

“아··· 그런데 원래 그렇게 차가운 성격이세요?”

“차갑다기 보다는 돌려말하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말나온 김에 충고 하나 해드리면 그런 식으로 친한척 나서면 오히려 연희 씨가 반발심만 더 생기지 않을까요? 여자들은 애처럼 유치한 남자 싫어한다던데·”

양준기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는다·

그런데 그때 임연희가 된장국을 먹다 ‘풉’ 소리를 내며 내뱉었고

“아이!”

하필 영훈이 그녀의 입에서 나온 된장국을 얼굴에 뒤집어 썼다·

찝찌름하게 올라오는 된장국의 냄새···

“어머 미안해요· 웃겨서··· 잠깐만요·”

임연희는 서둘러 휴지를 뽑아와 영훈의 얼굴을 찍어댔다·

영훈은 그녀에게 휴지를 뺏듯이 챙기곤 대충 닦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저도···”

임연희가 미안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가는 걸 양준기는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좀 미인 앞에서 친한 척 해보려다가 개쪽만 팔린 모습이었다·

영훈의 조원들은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버티는 상황·

막내인 이윤지는 수저를 쥔 손을 바르르 떨고 있었고 고대 경영학과 출신이자 스펙이 빵빵한 박찬기는 허벅지를 꼬집으며 시선을 허공으로 돌리고 있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전 다른 곳에서 먹어야겠네요·”

“아 네·”

“맛있게 드세욬· 흡·”

이윤지는 인사를 하다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

화장실에서 된장국의 흔적을 정리하던 영훈은 밖에서 기다리던 연희와 마주쳤다·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닐 테니까 됐습니다·”

“그런데 아까 좀 심하지 않았어요? 당신도 알겠지만 걔가 속이 넓은 편은 아닌데·”

“전 당신 믿고 그런 건데요?”

“절 믿구요?”

영훈은 황당한 얼굴로 엄지를 들어보였다·

“아니 연희 씨 어머님이 이거시잖아요· 저 인간 깽판치면 저 안 지켜 줄겁니까?”

“그렇다고··· 아니에요· 잘했어요· 못하는 게 많으시지만 그래도 주어진 배경을 잘 이용할 줄 아시네·”

영훈은 주변에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뭘 모르셔서 그러시는데 머리 나쁘면 사주 못 봅니다· 남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게 장난인줄 아시나· 크흠··· 그리고 확실히 칭찬을 생활화하시는 윤지 씨랑은 많이 다르시네요· 그러니까 친구 없으시··· 아 아닙니다·”

연희는 어깨를 으쓱이며 멀어져가는 영훈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 신입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다(5)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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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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