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48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 저격수(6) >

[억울한 영민주택 사장의 항변 “봉선동 사업 문제 있다” 주장·]

조재민 시장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김시원 보좌관에게 물었다·

“이게 뭐야?”

“아무래도 이 모든 게 다 이 새끼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 보좌관의 입에서 새끼라는 단어가 나올 만했다·

고작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간이며 쓸개며 다 빼줄 것 같았던 강윤기 영민주택 사장이 갑자기 뜬금없이 봉선동 사업권 의혹 제기를 자신이 했다고 양심선언(?)을 한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그냥 물먹인 것도 아니고 꽤 큰 공사까지 물어줬는데 내 뒤통수를 친 거야? 그런데 갑자기 자수는 왜 해?”

진짜 자수를 했다는 게 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걸 스스로 밝혔다는 말이었다·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김시원 보좌관도 영문을 몰랐다·

“그럼 이거 어떻게 되는 거야? 당에서는 뭐래?”

“위에서도 당황스러운지 아직 별말이 없습니다· 조만간 지시가 내려올 것 같습니다·”

“통일평화당은?”

“거기도 당황스러운지 별말이 없고요·”

강윤기의 기사는 봉선동 사업 의혹을 여전히 문제 삼고 있었지만 그 의혹에서 객관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국민들의 이목을 주우진 의원에서 강윤기 사장에게로 옮겨온 것일 뿐이라고 할까?

말 그대로 객관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그 주장에는 허점이 가득했다·

HS건설의 호텔식 조식은 현실성이 없다거나 영민주택보다 도급순위도 높은 HS건설의 시공능력은 형편없다는 등의 일반인이 봐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주장이었던 거다·

당연히 기사를 본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의혹이 드는 게 아니라 강윤기 사장이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문만 남는 기묘한 기사였다·

자살골도 이런 자살골이 없다·

“뒤집어쓰긴? 이 정도면 같이 맞은 수준 아니야?”

아무리 강윤기 사장의 주장이 터무니없다 하더라도 그에 동조해서 일을 키운 주우진 의원의 어리석음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 정도면 주우진 의원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게 위해 강윤기가 몸을 날렸는데 그를 안고 절벽에 떨어진 수준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그렇긴 합니다만····”

“왜 이렇게 하지? 우리가 뭘 놓치고 있는 건 아니야?”

“이런 헛발질로 도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모르니까 묻는 거 아니야? 뭐가 있으니까 저러겠지· 바보도 아니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이러겠어?”

“아무래도 최영훈 상무에게 연락을 해보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최 상무가 움직인 거다? 으음····”

일리가 있었다·

송은채 회장의 기다리라는 말 때문에 당시 군말 없이 서울에서 내려왔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좋은 소식만 들려오길 기대했는데 어쩌면 이 황당한 기사가 그 좋은 소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재민 시장은 바로 최 상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님·]

“그래· 잘 지냈나? 내가 서울에서 송 회장한테 제대로 혼나고 왔어· 들었지?”

[네· 많이 곤혹스러우셨겠습니다·]

“곤혹스러운 건 둘째 치고 송 회장한테 많이 놀랐어· 솔직히 송 회장이 여자라서 무시했던 것 같아· 전문경영인도 아니었고 그저 결혼 잘해서 그 자리에 앉은 여자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 내 실수지·”

[강단 있는 분이십니다· 쓰러진 남편 대신 회사를 이끈다는 게 보통 뱃심으로는 안 되는 것이니까요·]

“송 회장이 나더러 진득하게 엉덩이 붙이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혹시 방금 뜬 기사가 엉덩이 붙이고 기다린 보답인가?”

[강윤기 기사 말이죠?]

“맞네·”

[맞습니다· 며칠 말들이 오가겠지만 앞으로 언론이나 검찰이 시장님을 향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강윤기는 왜 저러는 거고?”

[일을 그냥 덮을 수는 없으니 자살골이라도 넣으면서 본인이 전면에 나선 것 같습니다· 바보 같아도 이미 언론과 입을 맞춘 상태일 거라서 자연스럽게 묻히게 될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언제 시간 내서 서울에 올라온 다음에 들으시죠· 회장님께서 너무 모질게 대한 것 같다고 살짝 후회하고 계십니다·]

“하하하! 솔직히 조금 꽁하긴 했네·”

[언제 시간 내서 연락 주십시오· 그리고 더 이상 주우진 의원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마워· 이번에도 신세 졌네·”

[그 신세 꼭 갚으시길 바랍니다·]

“자네는 빈말을 하지 않아 좋아· 내 꼭 기억하지·”

조재민 시장은 전화를 끊었다·

조 시장의 안색이 밝아진 걸 보며 김 보좌관이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에서 해결한 모양이군요·”

“그래 자세한 이야기는 전화로 말하기 곤란한 모양이야· 그럴 만하지· 어쨌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까 우리도 강윤기에 대한 논의는 접자고·”

“그냥 둬도 되겠습니까?”

“둬· 우리 쪽 기자들한테도 괜히 강윤기 건드리지 말라고 해· 당에게는 내가 전달할 거고· 최 상무가 언급이 없으면 알아서 처리하고 있거나 그냥 둬야 할 이유가 있을 거야· 괜히 우리가 건드려서 서울에서 하는 일을 방해할 필요 없어·”

“알겠습니다·”

“군산조선소 상황은 어때?”

조재민 시장의 관심사는 선거 전에도 선거 후에도 군산조선소에 쏠려 있었다·

“좋습니다· 며칠 전에 해주조선해양이 수주한 기사 때문인지 근로자들도 불안해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고 조선소 근방에 비어있던 상가들이 속속 장사를 시작하는 모양새입니다·”

“부동산은?”

“임대업자들은 이제 한숨 돌렸다고 말합니다· 가격대가 있는 오피스텔들도 빈방이 몇 없을 정도로 계약이 됐다고 합니다· 집값이야 당연히 오르고 있는데 아직 조선소 가동 중단 이전의 가격까지는 회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차차 오르겠지·”

조재민 시장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김시원 보좌관이 슬쩍 건의한다·

“제가 아는 피디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다큐멘터리 하나 찍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귀뜸을 주었습니다· 시장님이 꼭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변화된 군산을 가지고 공중파에 다큐 하나 내보내면 시장님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긍정적으로 변할 겁니다·”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야· 정치인들이 아무리 뉴스에서 좋은 이야기 떠들어 봐야 사람들 귀에 안 들어가· 그 다큐에 내 얼굴 딱 한 장면 스치듯이 나가도 좋지 않겠어?”

“맞습니다·”

“추진해봐· 우리 시에서 적극 홍보해준다고 하면서·”

“알겠습니다·”

조재민 시장은 한결 편안해진 안색으로 창밖의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

공주시 무령왕릉 인근의 화옥당·

화옥신녀라고 불리는 임복희가 점을 봐주는 곳에 또다시 강윤기가 나타났다·

시커멓게 죽은 안색의 그를 본 임복희는 혀부터 찼다·

“쯧쯧쯧··· 아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왜 가서 일부터 키워?”

“그러지 않으면요? 옆에서 돈 찔러주는 사람이 어디 한둘입니까? 옆에서 살살거리면서 입안의 혀처럼 구는 자가 한둘일 거 같냐고요· 내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절 왜 곁에 두겠습니까?”

“주우진 의원 이제 앞길이 경부고속도로처럼 쫙 펼쳐진 사람이야· 옆에 기대서 부비고 있다 보면 기회가 올 텐데 왜 일을 망쳐?”

“·······”

강윤기는 입술을 깨물었다·

임복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접근했다면 그 전의 조재민 시장에게서도 당근을 받으면서 나중에 큰일을 도모할 기회가 생겼을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마음이 급한데 어떻게 그때를 기다릴까?

당장 성과를 보지 않으면 애가 닳아서 손이 떨리는데 어떻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조재민 시장과 HS물산이 끝도 없이 커지는 걸 구경만 할 수 있나 말이다·

임복희는 그래도 원통함을 누르지 못하는 강윤기를 보며 또 혀를 찼다·

“쯧쯧쯧··· 넌 글러 먹었어· 과일을 따서 네 입에 넣어줘도 뱉을 놈이야·”

“이번에는 실수였습니다·”

“실수였겠지· 실수가 아니면 등신 아니야?”

“·······”

어찌 보면 과하다 싶을 만큼 비난을 쏟아내는 그녀를 보고도 윤기는 마치 부모님에게 혼나는 아이처럼 대항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가 그녀에게 보내는 신뢰가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

“가·”

“죄송합니다· 한 번만····”

“뭘 한 번만이야! 일단 가 있어· 신령님이 아직 넌 운이 다하지 않았다고 했어· 그게 무슨 말이겠어? 사업운이 다하지 않았으니 돈은 계속 벌 수 있다는 말이야· 이 사태가 진정되고 돈이 수중에 들어오면 또 언제든 기회는 올 수 있어·”

“그럴까요?”

“사람 인생 모르는 거야· 온 세상 두려울 게 없다고 떵떵거리던 대감이 하루아침에 급사를 당해서 뒤질 수도 있고 그런 대감 밑에서 개처럼 구르던 하인놈이 마님 휘어잡아 재산 틀어쥐고 살 수도 있는 게 인생이라고· 하물며 정치판이야 어떻겠어? 돈 움켜쥐고 기다리다 보면 언제고 네 손 잡겠다고 벌떼처럼 몰

려들 수 있는 것들이 정치하는 인간들이야·”

“알겠습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점쟁이인 나도 알아·”

급기야 강윤기는 억울함에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알겠습니다·”

그는 임복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치고 신당을 나갔다·

그가 나가는 걸 보고 임복희는 분통을 터뜨렸다·

“아우 씨발! 어떤 새끼가 자꾸 일을 방해해? 아우 열불 나! 아우!”

임복희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방바닥을 굴러다녔다·

우스꽝스러운 행태로 분을 못 이기던 그녀는 갑자기 용수철 튕기듯 몸을 세우고는 옷과 가방을 챙기고 신당을 나섰다·

기다리던 손님에게 다음에 오라는 일방적인 말을 남긴 그녀는 곧장 청계산으로 향했다·

“왜 자꾸 와?”

임복희가 찾아간 명우도사의 방 한쪽에는 수많은 부동산 팸플릿이 널브러져 있었다·

대부분 10억 중반 이상의 고가 아파트들이었다·

임복희는 팸플릿을 발로 휘휘 걷어차고는 자리에 풀썩 앉았다·

“오빠 나 죽겠어·”

“뭘 죽어?”

“오빠가 알려준 주우진 의원한테 그 인간이 들이대다가 사고를 쳤지 뭐야·”

“뭔 사고?”

“아니 오빠는 기사도 안 보고 살우? 아파트 사면 뭐해? 이렇게 상식이 부족한데?”

“왜 또 시비야? 무슨 기산데 그래?”

“여기 함 봐봐·”

임복희는 핸드폰으로 기사를 보여주며 강윤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쳤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명우도사가 갑자기 흠칫 놀라며 되물었다·

“HS건설?”

“응·”

“HS물산이 인수했다던 HS건설을 건드렸다고?”

“그렇다니까·”

“둘이 한 회사잖아·”

“인수했으니까 한 회사겠지·”

명우도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허··· 이 녀석아· 거지가 동냥을 할 때도 집주인을 봐 가면서 하는 법이다·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르고 호랑이 굴 앞에서 깝치고 있으니 물려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응? 그게 무슨 말이우?”

“됐다· 넌 몰라도 된다· 어쨌든 얘는 이제 글렀다·”

“글렀다니?”

“호랑이한테 찍혔을 게 아니야? 자고로 개새끼는 호랑이 울음소리 한 번에 오줌을 지리고 꼼짝을 못 하는데 다음에 기회를 준들 발톱 한번 내밀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마 발톱 내미는 순간 목덜미를 물려 죽을게다·”

“그러니까 HS물산이 호랑이굴이라는 말이우?”

“그래·”

“그걸 왜 말 안 해줘!”

임복희가 빽 소리 지르자 명우도사는 귀를 틀어막고는 냅다 소리 질렀다·

“물어봤어? 물어봤냐고!”

“이제 어떡해!”

“뭘 어째? 그냥 손님이나 받아서 돈 모아· 부동산 투기 그만하고· 자꾸 정치인 엮어서 땅 사서 돈 벌려고 하면 언제고 크~게 후회한다잉!”

임복희의 투자비법은 간단하면서도 확실했다·

개발이 확정된 땅에 관한 정보를 얻으면 개발 중심지가 아닌 그 근방의 땅을 사들여 이익을 보는 것·

개발 중심지역이 아니기에 주목은 덜 받지만 그래도 땅이 개발되면 그 중심으로부터 효과가 퍼지기 마련이다·

시청이 하나 들어서면 그 주변에 오피스텔과 상가가 들어서고 도로가 확충되며 또 그 주변으로 또 다른 상가와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임복희의 투자는 그런 면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하기 위해 정치인과 공무원 그리고 개발업자와 상당한 친분을 유지해야 했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그녀는 천부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주식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도대체 HS물산에 있다는 호랑이가 누군데 그래요? 응?”

“몰라도 된다·”

“말 좀 해줘~”

명우도사는 버럭 소리 질렀다·

“시끄러!”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노려보는 명우도사의 모습에 임복희가 찔끔하며 눈을 내리깐다·

그가 진심으로 화가 났을 때는 그저 ‘나 죽었소’하며 화가 진정되기를 바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명우도사는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며 경고했다·

“잘 들어라· HS물산에 관해서는 묻지도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아· 그리고 네가 보여준 걔는 그냥 사업만 하면 별다른 사고 없이 쭉쭉 클 애다· 네가 옆에서 옆구리 찔러대지 말란 말이야· 알겠어?”

“알겠어요·”

“가! 얼른·”

임복희는 입을 삐죽이다가 조심스럽게 방을 나섰다·

하지만 그녀는 명우도사의 집을 한번 바라보고는 중얼거렸다·

“나 이렇게 못 죽어요· 호랑인지 개새낀지 누가 잡아먹나 한번 해볼 테면 해보라지요·”

< 저격수(6) > 끝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