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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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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의 기술(5) >

영훈이 고개를 돌려 카트리나에게 말했다·

“우리는 당신을 성심성의껏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도대체 날 어떻게 지원해준다는 거죠?”

“그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말해줘야죠·”

“네?”

뭐든 다 알고 모든 걸 다 해줄 것처럼 밑밥을 깔아놓고는 갑자기 원하는 걸 말해보라니 카트리나는 당황했다·

“돈이 필요한 일 거대 기업의 힘이 필요한 일 그러면서 남들에게 드러내놓고 도와달라고 할 수 없는 일· 사람을 죽여달라는 식의 도의에 어긋나고 위법적인 문제라면 도와드릴 수 없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우리는 당신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영훈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카트리나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이야기가 빙빙 도는 것 같은데 이유는 서로 핵심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당신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어요· 그냥 일어설까요?”

“·······”

바로 이야기를 꺼내도 되지만 영훈의 입에서 그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 주도권을 카트리나가 쥐게 된다·

그녀는 HS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되니까·

그녀의 입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오면 그녀가 도움을 요청한 게 된다·

상황이 아주 많이 다른 것이다·

“어쩔 수 없군요·”

영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더는 할 이야기가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카트리나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솔직히 조금 황당해요· 도대체 나에 대해 뭘 알고 이렇게까지 압박하는 거죠? 내가 당신들에게 빚이라도 졌나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그 점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별로 없네요· 라마누잔 차관은 내일 떠날 것이고 당신은 그 비행기에 동행하게 될 겁니다· 여유롭게 서로의 지난날을 꺼내볼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서요·”

카트리나는 입을 오물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난 빈민가 출신이에요· 그러다 좋은 머리로 유력 가문 눈에 띄었고 그들의 지원을 받아 유학까지 다녀왔어요· 마치 서커스단에게 잡힌 코끼리처럼요·”

“그 서커스단 단장이 누굽니까?”

“에두아르 간디· 코임바토르 시장이자 인도 정치계를 주름잡는 사람이에요·”

순간 영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예상했던 그림과 그녀의 말이 달라서였다·

그녀의 사주를 봤을 때 못해도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의 사람이거나 현재 총리의 애첩일 거라 생각했는데 고작 일개 시장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연희가 통역을 끝내고 말을 보탰다·

“네루-간디 가문은 인도 정치권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진 가문이에요· 미국의 케네디 가문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아····”

영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카트리나가 말을 이었다·

“그럼 지금 당신이 가진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

“모르고 있는 건가요?”

“짐작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카트리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완전히 바보 되는 기분인데··· 혹시 날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라면 그만두세요·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당신들을 상당히 곤란하게 할 수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후··· 마호디 총리가 내 뒤를 봐주고 있어요·”

역시나 총리였다·

그런데 총리가 뒤를 봐주는데 아무리 힘이 있는 가문이라고 해도 총리를 이겨 먹을 수가 있을까?

“에두아르 간디라는 사람이 마호디 총리가 가진 힘을 넘어섭니까?”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인도의 정치 상황까지 다 알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뻔뻔하다고도 볼 수 있는 영훈의 대답에 그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요· 몇 년 전에 선거에 참패하면서 네루-간디 가문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줄어들었어요· 에두아르 간디는 반전을 모색하고 있었고 저를 마호디 총리의 곁에 보내면서 점차 권력을 잡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이뤄나가고 있어요·”

“그렇군요·”

“내후년에 총리 임기가 만료돼요· 재선에 성공하려면 확실한 성과를 보이거나 간디 가문의 협력이 필요해요· 아직 그들은 정치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코포레이트 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니까요·”

연희는 추가로 설명을 덧붙였다·

“코포레이트 그룹(Corporate Group)은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는 최고 지배그룹을 말해요· 모노폴리 하우스(Monopoly House)라고도 불리는데 국내 재벌들과 아주 유사한 형태죠· 재벌인 내가 말하기는 좀 그렇긴 하지만 하여튼 그래요· 여러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고 높은 시장 점유율

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친족에 의해 경영되는 구조죠·”

영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서커스단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간디 가문의 영향력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거군요?”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난 간디 가문에게 은혜를 입었어요· 그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고 좋은 음식과 좋은 집은 생각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음··· 어쩌면 마호디 총리가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수준의 정치인

이었다면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지 몰라요·”

생각지 못한 말이었다·

“그를 사랑하는군요?”

“맞아요· 그를 사랑하고 그의 도덕성과 그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사랑해요· 그래서 난 그가 연임하고 인도를 더 좋은 나라로 이끌기를 원하고 있어요·”

전에 뉴스를 통해 얼핏 인도 총리 얼굴을 봤었는데 적게 봐도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임창호 회장님과 호형호제할 것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럼 나이 차이가····

“이거 완전 도둑놈··· 크흠··· 이건 통역하지 말아요· 어쨌든 좋은 정치인이군요·”

“솔직히 말해서 이번 대형 건설 프로젝트는 부정부패 천지예요· 인도 정치계는 곧 재계와 동일하거든요· 인도는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불쌍한 시민들은 아직도 비천한 처지를 못 벗어나고 있어요· 난 그를 도와주고 싶어요·”

말만 들어보면 스케일이 큰데 영훈은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NJS라는 회사가 있어요· 만약 당신들이 PM을 하게 되면 이 회사에게 일을 맡겨줘야만 해요·”

“정확히 어떤 일을 말하는 거죠?”

“토지매입이에요·”

영훈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토지매입을 그 회사를 통해야만 한다···· 비자금을 만들려고 그러십니까?”

“돈이 없으면 정치를 할 수 없어요·”

“적정 한도 이상의 자금을 가져가려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다른 회사를 선정한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가격으로 매입하게 될 거예요· 오히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내가 한 얘기는 막상 일이 시작되면 알게 될 거예요·”

“그렇다면 받아들이죠·”

“조용히 잘 처리해주면 다른 곳도 맡을 수 있게 도와줄게요·”

“좋은 파트너 관계란 그런 것이죠· 결과는 언제 알 수 있을까요?”

“한 달 안에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거예요·”

“추가로 더 필요한 건 없습니까?”

“신의는 중요한 거예요· 말을 바꾼다면 앞으로 우리와 같이 일할 수 없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그럼····”

그녀는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카트리나가 나가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병호 부장과 구호준 실장이 황급히 들어왔다·

그들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영훈은 대략적으로 축약해서 설명해 주었다·

박 부장은 황당하면서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어떤 건설 프로젝트든 토지매입 가격은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공항을 세운다면야 과정도 간단하고 매입가격을 협상하는 것도 간단하겠지만 만약 주거지역을 통째로 갈아엎어야 할 때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한 번의 공사로 얻을 비자금이 아니라 더 큰 걸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NJS라는 회사는 마호디와 관련된 회사일 거고 만약 우리가 PM을 하지 않는다면 어디에도 끼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호준 실장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구 실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매력적인 건 우리에게 차후 또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건설사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 시킨 경험이 필요합니다·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는 HS건설의 위상을 올려줄 겁

니다· 토지매입을 어느 정도의 적정가격으로 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공사 자체에 문제가 생길 만큼 악질적으로 가져가지는 못할 겁니다· 그들은 외부의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그건 맞는 말이야·”

박 부장이 쉽게 인정했다·

“저들이 원하는 건 합법적으로 돈을 끌어모을 기회가 필요하고 우리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마호디 총리를 움직여 딱 하나의 프로젝트만 우리가 따낼 수 있다면 HS건설은 눈으로 보이는 수익 외에 더 큰 걸 가져온 거라고 판단해도 좋을 겁니다·”

“우명건설은?”

“설계 부분은 협력하고 시공도 절반 나누어 가지면 됩니다· 만약 차후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설계 부분만 참여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PM의 핵심역량은 설계와 관리니까요·”

결론은 내려졌다·

“알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정리합시다· 우명건설이 어떤 소식을 들고 올지 지켜보고요·”

이때 박병호 부장에게 우명건설 김창훈 상무의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 통화를 나눈 박 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명에서 라마누잔 차관 일행과 지금 묵고 있는 호텔에서 미팅을 가졌다고 합니다· 우명에서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뭐예요? 다 끝난 거예요?”

연희의 실망스러운 말에 박 부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르기는 합니다· 일단 카트리나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 될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영훈이 말을 보탰다·

“조급해하지 말자고요· 구 실장님은 학교 동창들을 중심으로 스카웃 해올 수 있는 인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주세요·”

“연봉을 상당히 요구할 텐데요?”

“원래 세계적인 스포츠 구단들은 연봉을 많이 준다고 하던데요? 회사에 돈 부족한가요?”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혜성기업에서 HS건설로 바뀐 지 1년도 안 됐다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아··· 그렇지·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잘 풀릴 테니까·”

다른 누구 때문도 아닌 현재 HS건설 사장의 운 덕분에 돈이 물밀 듯이 들어올 거다·

그렇기에 이번 프로젝트가 잘 될 거라는 것에 한톨의 의심조차 하지 않는 거였다·

*

김창훈 상무는 윤희찬 부장에게 희희낙락한 얼굴로 말했다·

“야 아까 라마누잔 차관 표정 봤냐? 시발 남자들은 다 똑같아· 여자면 다 뻑이 가거든·”

“그래 너도 똑같지·”

“인마 난 로맨티시스트야· 그 사이에 만난 여자들은 내 사랑을 갈구한 게 아니었다고· 일종의··· 윈윈이라고 할까?”

“윈윈?”

“그렇지· 난 그 여자들에게 완벽한 배경이 되어준 거고 그녀들은 나에게 즐거움을 준 거지· 서로 윈윈이었어· 그 여자 중에 나를 원망하거나 억울하다고 한 여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는 줄 알아?”

“잘나셨다· 밖에 최 사장 기다리고 있으니까 칭찬 한마디 하고 빨리 보내· 다리 아프겠다·”

“아 맞다·”

창훈은 얼른 방문을 열고 나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 있는 장년의 남자에게 다가섰다·

“오늘 고생했어요· 뵐 때마다 감탄하는데 정말 일 잘하시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제가 드릴 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찾아주십시오·”

“아 골프 좀 쳐요?”

“그냥 흉내만 냅니다·”

“에이··· 이런 사람들이 꼭 돈 털어먹더라· 주말에 라운드나 돕시다·”

“저녁에 애들 준비해 놓을까요?”

“그럼 좋고··· 오늘 일은 말 새 나가지 않게 단단히 주의 주는 거 잊지 마시고·”

“야무진 애들입니다·”

창훈은 최 사장의 어깨를 두드렸다·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엔터 업계의 사장이지만 고작 재벌 3세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굴었다·

“나 최 사장 믿어요·”

“네·”

“그럼 주말에 봅시다·”

최 사장이 나가고 윤 부장이 가방을 챙겨 나오며 말했다·

“HS물산 최영훈 상무 앞에서 잘 참았어· 난 너 사고 칠 줄 알고 졸라 쫄아 있었잖아·”

“나 이제 애 아니다· 확실한 약점을 보일 때까지 가드를 단단히 하고 노리고 있는 거지·”

창훈이 가드를 잡고는 상체를 슉슉 움직이며 쉐도우 복싱을 한다·

윤 부장은 폼 잡고 있는 그를 보고는 혀를 찼다·

“쯧쯧··· 이미 끝났어· 결혼한다잖아·”

“인마 원래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신혼여행 가서도 깨지는 커플이 한둘이야? 나 아직 포기 안 했다·”

창훈은 쉐도우 복싱을 하며 날카롭게 잽을 날려댔다·

물론 윤 부장의 눈에는 더없이 어설퍼 보였지만 적어도 눈빛만은 어설퍼 보이지 않았다·

< 유혹의 기술(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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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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