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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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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튼 해변에서(4) >

“당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꿈이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그렇습니다· 어쩌면 우린 좋은 파트너가 될지 모릅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게 말하고 나서 맥스는 앨리를 옆에 앉혀 놓고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울의 무게가 동일하다고 주장하니 그래 그 주장 받아주지· 아직 누가 더 이익일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누가 더 이익이냐고 주장하는 순간 서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일 테니까·”

“맞습니다·”

“크루즈선을 잘 모르지?”

“아직 한번도 건조해보지 않았습니다·”

“크루즈선은 몇가지 등급이 있네· 그중에 가장 낮은 등급을 콘템포러리라고 하는데 선박의 크기는 콘템포러리가 가장 크네· 대략 7만 톤 급부터 크게는 22만 톤에 이르는 초대형 선박도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이해하겠나?”

“낮은 등급의 선박이라고 막 발주할 순 없다는 말이군요·”

“그렇네· 높은 등급인 디럭스나 럭셔리급 선박은 3만 톤에서 7만 톤 정도야· 어떤게 만들기 쉬울까?”

“낮은 등급이겠죠?”

“그렇네· 등급이 올라가면 크기는 작아지지만 신경써야 할 부분은 더 많아· 그래서 작은 크루즈선이라고 해도 고작 앞바다를 왔다갔다 하는 수준의 배가 아니라면 상당한 모험을 해야 한다네·”

“그렇군요·”

영훈이 별다른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참 속을 모르겠군· 결국 급한 건 나라는 건가?”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당신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택을 재촉하려는 마음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당신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까 그렇게 말해놓고? 내가 말을 되돌리는 순간 앨리 앞에서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인데도?”

“모든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거짓말을 하고 살아갑니다· 항상 진실을 말하며 살 수 있을 정도로 인생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도 선박 한두 번 발주하고 말 거라면 좋은 거래는 아닙니다·”

“그렇겠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크루즈선을 수주했다가 망했다지 아마?”

“꾸준히 발주를 받을 수만 있다면 손해 조금 보는 건 괜찮습니다· 우리 회사는 납기는 지연시킬지 몰라도 원하는 수준의 배를 건조할 겁니다· 그게 몇 번 반복되면 납기 지연 없이 원하는 수준의 배를 인도할 수 있을 겁니다만··· 이것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군산조선소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당신과 당신 회사에게 큰 고마움을 느낄 거라는 겁니다·”

“···”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십니까? 그렇다면 시간을 드릴 수 있습니다·”

“자네는 참 말을 잘 하는군·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입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선박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야 문제될 건 없네· 인도 시기가 늦어지면 그게 골치 아프지만 조금 일찍 주문하면 되는 일이지· 금융 부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건 장기적인 파트너 관점에서 서로 조금씩 양

보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거야·”

“훌륭한 생각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무척 까다롭네· 자네 회사 직원들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들 거야· 처음에는 상당한 손실을 볼 거네· 말했듯이 대충 적당히 작은 선박을 발주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거든·”

“알고 있습니다·”

맥스는 영훈의 눈을 빤히 보다가 말했다·

“예전에는 크루즈선의 주요 고객들이 유럽과 미국의 부자들이었네· 하지만 근래 들어 그 중심축이 아시아 쪽으로 변화하고 있어· 아마도 중국 때문이겠지· 그 때문에 3년 전에 싱가포르에 새로운 법인을 세우고 운행을 시작했어· 결과는··· 나쁘지 않더군·”

“축하드립니다·”

“올해 말에 약 12만 톤 규모의 프리미엄급 선박을 발주할 생각이었네· 가능하겠나?”

“준비해보겠습니다·”

그는 씨익 미소짓더니 말했다·

“직원들을 보내게· 회사에서 최대한 협조해줄 테니까·”

협상은 끝났다·

영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직 우리 거래는 끝난 게 아닌 거 알지?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나?”

“일단 한 가지를 반드시 지켜주셔야 합니다·”

“또 뭔가?”

“그 어디에도 제가 가진 상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니지 않아야 합니다· 외부에 저에 대한 이야기가 퍼진다면 모든 계약은 무효입니다·”

“나는 주변 사람에게 멍청한 놈으로 불리고 싶지 않네· 걱정하지 말게·”

“그럼 이렇게 하시죠·”

영훈이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이야 간단했다·

직접 만나는 것·

지금은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구단주와 같은 감독을 만나러 다니는 건 어려웠다·

시즌이 끝나고 5월 중순 경에 다시 영국으로 오겠다는 말로 1차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그때 다시 영국에 올 때는 영훈 혼자가 아니라 해주조선해양 기술자들이 대거 같이 움직이게 될 거다·

이후 맥스 크롤리는 영훈에게 한국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 호텔 체인은 무엇이고 건설회사는 어느 정도 규모냐 등등 많은 것을 물었다·

그는 특히 조선소에 관심이 많았는데 군산조선소가 왜 가동이 중단됐고 중단된 조선소를 왜 매입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이러지 말고 우리 집으로 가세· 내가 식사를 대접하지·”

“영국 가정식 말인가요?”

멈칫하는 영훈을 보고 그가 미간을 찌푸렸다·

“주방장은 프랑스 사람이라네·”

“아~”

*

해주조선해양 본사 대회의실·

긴급 소집된 회의에 십여 명의 임원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앉아 있던 그들을 향해 송유철 사장이 입을 열었다·

“방금 영국에서 연락이 왔어· HS물산 기조실 최영훈 상무가 업무차 영국을 갔다가 큐나드 크루즈 사장하고 우연찮게 만난 모양이야·”

“큐나드 크루즈 말입니까? 갑자기 큐나드 크루즈 사장은 왜 만난 겁니까?”

김상중 최고재무책임자이자 부사장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그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크루즈선을 수주할 생각인 것 같아·”

김상중 부사장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안 됩니다· 다 죽어가던 회사에 겨우 산소호흡기 달아놨는데 6백만 불의 사나이 만들겠다고 가슴 열겠다는 거 아닙니까? 절대 안 됩니다·”

“잘 생각해 큐나드 크루즈야· 다른 허접한 곳도 아니고 큐나드 크루즈라고· 영국 왕실 여왕의 이름을 딴 6성급 크루즈를 운영하는 회사의 수주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더욱 말이 안 됩니다· 우리가 뭐가 있습니까? 예전에 페리 몇 척 만들어 봤다고 덤벼들 수 있는 사이즈입니까? 선박에 놓을 탁자 하나 소파 하나까지 최고급이어야 합니다· 배 안에 수영장은 말할 것도 없고 연회장에 심지어 오페라 하우스까지 넣어야 한다고 할 텐데 우리 그

거 만들어 본 경험은 있습니까?”

송유철 사장은 그의 말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자네 말 틀린 거 하나 없어· 그런데 우연찮게도 HS그룹이 가진 계열사를 보면 말이야··· 참 공교롭지 않나?”

김상중 부사장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송 사장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찬찬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HS건설이 가진 설계인력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들었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도에 인천공항 급 국제공항을 수주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 게다가 HS관광은 어때? 국내외 5성급 호텔들을 가지고 있지· 그들이 가진 인프라와 경험을 바탕으로 호화 객실을 꾸미는 게 과연 불가

능한 걸까?”

“미쓰비시 중공업의 실패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알아· 안다고· 그래서 의견을 들어보자고 모인 거야· 양준영 상무는 어떻게 생각해?”

특수선사업부 양준영 상무는 김CFO의 얼굴을 힐끔 바라보다가 말했다·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이긴 한데···”

김 부사장이 버럭 소리질렀다·

“양준영이! 이거 손실규모가 조 단위로 나올 수 있어· 네가 이거 책임질 수 있어?”

“아니 그래서 말씀드린 겁니다·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이긴 한데 어렵지 않을까··· 설계도도 없고· 여간 까탈스럽게 굴지 않을 게 뻔하니까요·”

송유철 사장이 빙그레 웃었다·

“큐나드 크루즈에서 협조해주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협조해준다는 말입니까?”

“우리쪽 기술자 불러서 교육시켜줄 수 있다고 하던데?”

양준영 상무의 눈빛이 달라졌다·

“설계도는 아닐 테고 싹다 훑어보게 해준다는 겁니까? 어떤 선박을···”

“퀸 엘리자베스호라고 들었어· 9만 톤 급이라던가? 원한다면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다고 전했어· 하지만 그래도 품질검사는 굉장히 빡빡할 거야·”

“그건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선박에 들어가는 자재들과 인테리어만 협조해줘도 엄청난 기회가···”

양 상무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부사장이 소리쳤다·

“협조해주면 배가 뚝딱 나와? 사장님 이거 받으면 1년만 지나도 감당 못 합니다· 10만 톤 규모면 1조짜리 프로젝트인데 선수금으로 얼마나 주겠어요? 고작 2천억? 많이 받으면 3천억? 그거 가지고 인도 못 합니다· 당장 은행에서 최소 5천억 땡겨 와야 이거 마무리해요· 그것도 납기 지

연 안 됐을 때 상황입니다· 미쓰비시가···”

이번에는 송유철 사장이 그의 입을 막았다·

“알아· 안다고· 그러니까 우리 재무팀 입장은 불가하다는 거잖아·”

“그렇습니다·”

“그건 오케이· 이제 다른 부서 의견도 들어보자는 거야· 특수선사업부 입장은 한번 해볼 만하다는 거 맞지?”

양준영 상무는 부사장의 눈치를 보다가도 고개를 끄덕인다·

“네···”

물론 아주 미약한 목소리였다·

“이석진 상무 생각은 어때?”

생산지원본부의 이석진 상무는 냉큼 대답했다·

“큐나드 크루즈가 그 정도로 협조적이면 상당한 기회가 되긴 할 겁니다· 납기를 어느 정도로 잡는지가 일단 중요할 텐데 충분히 준비하고 시작한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부사장님 말씀대로 이건 배를 만들 수 있다 하는 거지 이 프로젝트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겁니까? 기조실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거구요?”

“발주는 올해 말로 생각하고 있고 만약 우리가 맡게 되면 그 전까지 최대한 협조해볼 생각이라고만 들었어·”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만약 우리가 오케이 하면 메일로 계약조건 확인하고 5월 중순에 영국으로 가는 거야· 가서 계약 확정짓고 기술자 데리고 크루즈 여행 한번 하는 거지·”

“여행을 한다구요?”

“그럼? 그 큰 배를 놀리겠어? 지중해 한바퀴 도는 동안 기술자들은 배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바닥은 뭘 깔았는지 식탁은 뭘로 했는지 벽면엔 뭘 발랐는지 엔진 소음은 어떻게 잡았는지 눈치껏 배워 오는 거야· 누가 갈지는 모르겠지만 졸라게 부럽네· 하여튼 지금까지 최 상무가 전해

온 말로는 그래· 어떻게 생각해?”

이석진 상무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 정도 조건이면 더 좋을 수 없죠· 그러고보면 최 상무가 재주는 참 좋아· 괜히 미인을 얻는 게 아니라니까·”

“쓸데없는 소리는 말고 그럼 생산지원본부도 오케이네? 배 전무 생각은 어때?”

기술연구원 배강준 전무는 빙그레 웃었다·

“뭘 물으십니까· 우리 부사장님이 걱정이지 저야 좋습니다· 그런데 그 배에 저도 가도 됩니까? 나 배울 거 무지하게 많을 것 같아·”

“시끄러· 넌 가서 포커치고 애들 시켜서 배우라고 할 거 아니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난 순수한 호기심입니다·”

“됐고 기술연구원도 오케이 했으니··· 하··· 재무적인 리스크만 해결되면 할 만하다는 말인데···”

김상중 부사장은 단호하면서도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반대입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회의 마무리하자고·”

김 부사장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그럼 이대로 드랍하는 거예요?”

“내가 힘이 있나? 기조실에다가 토스 해야지· 재무적으로 리스크 해결 안 되면 못한다고·”

“그럼···?”

“윗분들이 해결해주지 않겠어? 어른이 그런 거 해결하니까 어른이지 애한테 맡겨 놓고 해결하라고 하면 그게 어른이야?”

그렇게 회의가 마무리되자 김상중 부사장은 입술을 깨물었다·

대한민국 최초 10만 톤 급 초호화 크루즈선·

발주처인 큐나드 크루즈가 저렇게 협조적이라면 손해가 있더라도 미쓰비시 경우처럼 엄청난 손실은 없을 게 확실했다·

향후 조선업계를 이끌어갈 LNG기술에 크루즈선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지금까지 회장님에게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이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조용히 회사를 나와 무진중공업 정호균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저 해주 김상중입니다· 만나 뵙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브라이튼 해변에서(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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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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