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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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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 2팀의 사람들(4) >

“나 왔어요·”

술 냄새를 진하게 풍기고 들어오는 연희를 송은채 사장이 빤히 바라본다·

“왜?”

“입사기념 회식이었니?”

“응·”

“난 너 회식 안 가고 그냥 들어올까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회사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칫 내가 그럼 보스가 회식 하자는데 첫날부터 싫다고 빼겠어?”

“너 그런 성격이잖아·”

송 사장의 말이 그녀의 아픈곳을 찔렀는지 자신의 방에 들어가려던 연희가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송 사장이 와인과 함께 먹고 있던 과자와 치즈를 집어들어 입에 가져가며 말했다·

“내 성격이 그렇게 별로야?”

“그럼 좋은줄 알았니?”

“이 성격으로 결혼하면 이혼당하고 막 그럴까?”

송 사장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농담으로도 할 말이 아닌 것이다·

“왜? 누가 너한테 이혼당할거라고 하니?”

“아니··· 그런건 아니고···”

“설마 그 신입사원이 그래?”

연희는 뜨끔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미쳤어? 지가 뭐라고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해?”

“그렇지? 말 나온김에 물어보자· 그 친구 어떻디? 진짜 사람을 좀 잘 보는 것 같아? 내일 임원 면담 있잖아·”

“아···”

연희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송 사장의 눈치를 잠깐 봤다·

엄마의 감이라는 게 있는데 딸의 표정만 보고도 뭔가 있다는 걸 짐작하지 못할리 없다·

“뭐 있니? 왜? 사기꾼 같아?”

“사기꾼은 아닌 것 같은데··· 이번 오리엔테이션에 양준기도 참여했잖아·”

“그래 준기·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정말 남자다워졌더라·”

“남자답긴 개뿔···”

“됐고 그래서?”

“그 신입한테 양준기를 보여주면서 사람이 어떨꺼 같냐고 물어봤지· 그런데 그 신입이 한 번 봐서는 잘 모르겠대· 계속 봐야 한다고·”

“그렇겠지·”

“내가 또 성격 급한 걸로는 어디 안 빠지잖아· 그래서 일단 느낌만 봐달라고 졸랐어· 그러니까 그냥 참고만 하라면서 한참 지켜보더라고·”

연희는 나름대로 영훈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양념을 살짝 가미했다·

“결론만 말해· 그래서?”

“엄마도 성격 참 급해· 어쨌든 그렇게 지켜보다가 하는 말이 눈치가 빠르고 좋은 것과 싫은 것의 구분이 명확해 보인대·”

“어머· 정말?”

송 사장이라고 양준기의 성격이 어떤지 모를까·

지금껏 연희를 통해 들어온 준기의 성격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딱 들어맞는 표현에 송 사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사람이 정이 없어 보인다는거야· 화는 같이 맞으려고 하면서 복은 혼자 누릴 성격 같다나? 나 그 얘기 듣고 완전 소름 돋았잖아·”

“뭐니? 그 사람 정말 무슨 관상이나 사주라도 보는 거니?”

연희는 찔끔했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에이~ 그런거 다 가짜잖아·”

“그게 어떻게 다 가짜니? 예전에 신입사원 면접볼 때 관상가랑 같이 보던 기업도 있었어·”

“난 그런거 다 가짜라고 생각해· 어쩌다 운 좋아서 맞는거지·”

“오래된 학문은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이것아·”

“뭐 하여간 무슨 짓을 했든 준기는 기가 막히게 보더라고· 좀 놀라긴 했어·”

“그렇네· 그럼 내일 차지열 상무도 잘 볼 수 있을까?”

송 사장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연희는 그런 그녀를 보다가 물었다·

“차지열 상무는 믿지 못하는 거야?”

“네 아빠가 끝까지 신임하지 못했던 사람이거든· 그러니 나도 믿을 수 없지·”

“할아버지 사람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빠는 어때?”

송 사장은 새삼스럽다는 눈빛으로 연희를 바라보았다·

“아빠? 네가 웬일이니? 아빠 상태를 궁금해하고?”

“그냥··· 궁금할 수도 있는 거지·”

“한번 가볼래?”

“그럴까?”

이번에는 송 사장이 정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냥 궁금해서 묻는줄 알았는데 병원에 가겠다는 말을 할 줄은 몰랐던 거다·

“정말? 그럼 좋지· 언제 갈래? 내일 퇴근하고나서 갈래?”

“그래·”

너무나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연희가 이해되지 않은 송 사장은 몇 번이고 다시 물었지만 연희의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어쨌거나 송 사장은 요 근래들어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제발 내일 돼서 딸래미의 마음이 바뀌지만 않기를 기도하며 와인을 들었다·

*

“안녕하십니까!”

자고로 회사생활의 첫 번째는 인사라고 배웠다·

신입사원답게 활기차고 당당한 목소리로 하는 인사는 팀에 활력을 주고 신입사원의 적극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나 뭐라나···

어쨌든 대기업인 현진물산의 당당한 신입사원이 된 영훈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웃으며 존재감을 내뿜었다·

고일주 과장도 아침부터 기운차게 인사하고 들어오는 신입이 밉지 않은지 웃으며 반겼다·

“이야~ 우리 신입 기운차네· 오전에 회의 있으니까 회의자료랑 간단히 마실 음료수 세팅 좀 해줘·”

“알겠습니다· 회의자료는 어디에···”

“노 대리가 어제 정리한 자료 자리에 두었을거야· ‘인도네시아 팜 오일 시세 동향’이라고 쓰여 있어· 있어?”

영훈은 노 대리의 책상을 살피다 해당 파일을 찾았다·

“네· 찾았습니다·”

“그래· 그거 5부 복사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고일주 과장은 그러고 나서 거래처와 통화하기 시작했다·

“음···”

노 대리의 책상에는 ‘인도네이사 팜 오일 시세 동향 보고서’뿐만 아니라 하나의 서류가 더 있었다·

바로 ‘Nodri Clare의 국내시장 전략’라고 쓰여 있었다·

뭔가 해서 살펴보니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핸드백 따위를 만드는 해외 브랜드인 듯 싶었다·

온갖 영어와 전문용어가 혼재된 보고서였기에 영훈은 보면서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질 못했다·

그런데 옆에서 연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보고 있어요?”

“아 노 대리님이 작성하신 보고서예요· 오늘 오전에 회의 있으니까 이거 말고 이거 복사해서 회의실 세팅하라고 하셨어요· 고 과장님께서·”

“근데 왜 이거 말고 그거를 보고 있어요?”

“이게 노 대리님께서 준비하셨던 사업 같아서요·”

연희는 영훈을 잠시 바라보다가 회의자료를 들고 말했다·

“얼른 준비해야죠· 오늘 오전에 면담 있는 거 알고 계시죠? 바빠요· 빨리 움직여야 한단 말이에요·”

“그것 말고 오늘 정해진 스케줄이 있습니까?”

“오후에 교육 있죠· 영훈 씨는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실무교육에다가 신입사원들끼리 스터디 하자는 말 나온거 아시죠? 아마 스터디를 빙자한 회식이겠지만 그래도 참여하는게 좋을 거예요· 아 이거 복사만 하면 된다고 하셨나요?”

“간단히 마실 음료수도 세팅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가요· 어제 한 번 보고 다 못 외웠죠? 이번에 다시 보여줄 테니까 완전히 배워요·”

“누가 보면 연희 씨는 신입사원이 아닌 줄 알겠습니다·”

“가르쳐드리지 말까요?”

“아니 뭐 그건 아니구요· 갑시다·”

연희를 따라 복사실로 들어가 복사하는 법을 배우고 회의자료와 탕비실에 비치된 음료수를 가지고 작은 회의실에 깔아두었다·

그리고 나가려는데 연희가 슬쩍 물었다·

“노 대리님한테 관심이 많으시네요?”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 왠지 노 대리님을 보고 있으면 직장인들의 애환을 직접 옆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라서요· 괜히 짠하고 그렇습니다·”

“뭐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건 아니구요?”

그녀가 왜 저렇게 눈을 빛내고 물어보는지 알아챘다·

“설마 노 대리님이 사주나 관상으로 보면 뭐 회사를 먹여 살릴 인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니 뭐··· 자꾸 쳐다보길래···”

“하하 사주도 안 봤는데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관상으로는 어느 일에 적합하고 잠재된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따위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그럼 아까 노 대리님이 준비하던 사업을 본 이유가 뭔데요?”

“그냥 궁금해서요· 보면서도 무슨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는데 이상하게 호기심이 생겨요· 노 대리님은 왜 이걸 하려고 하는 걸까? 왜 고 과장님은 이걸 포기하라고 하실까? 도대체 이 사업은 뭘까? 뭐 이런 것들·”

“으음~ 꽤 생산적인 고민이군요·”

연희는 영훈에게 그런 면이 있었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내가 지금껏 몰랐던 세상이라서 그런지 더 관심이 갑니다·”

“어차피 고 과장님이 보류한 아이템인데 우리가 한번 건드려 볼까요?”

“우리라··· 왠지 감동이 몰려오기 보단 걱정이 되는데요?”

연희는 의뭉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관상을 보셔서 그런가 눈치 빠르시네· 이른바 이런 거죠· 업무 분담이랄까?”

“어떻게 분담한다는 겁니까?”

“당신과 내가 같이 일하면서 실적을 나눠 갖되 나와 우리 엄마가 원하는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거죠·”

“내가 입사하면서 고려했던 건 사장님에게 정보를 주는 거였는데 제공해야 할 곳이 하나 더 늘었군요·”

“주는 김에 하나 더 준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

“네 안 됩니다·”

딱 자르는 영훈의 말에 연희가 미간을 좁혔다·

“너무 칼 대답 아닌가요?”

“일에 흥미가 생기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실적을 나눠 갖고 싶지 않습니다· 뭐 그런데 고려는 해보죠·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으니까·”

“어째 안 한다는 말보다 더 성의없어 보이는데요?”

똑똑해서 그런지 연희의 눈치도 보통이 아니다·

“연희 씨?”

“네?”

“상대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들었을 때 생각할 시간을 주는 습관을 길러보도록 하세요· 너무 급하게 상대를 재촉하고 원하는 대답을 들으려고 하는 거· 그거 문제입니다· 내가 말했죠? 세상을 너무 자기중심으로만 생각하면 나중에 결혼··· 크흠 아닙니다·”

“와··· 나 진짜 황당한거 알아요? 그리고 그렇게 말을 하다가 아니라고 하는거···”

연희가 막 따지려고 할때 문이 벌컥 열리며 고 과장이 들어왔다·

“연희 씨 여기 있었구만·”

고 과장은 마치 죽었던 조상님이 살아 돌아온 것 같은 얼굴로 연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연희나 영훈이나 고 과장이 왜 저러는지 알 것 같았다·

연희가 누구의 딸인지 알아낸 게 분명했다·

< 영업 2팀의 사람들(4)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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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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