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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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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아들(2) >

신영금융그룹 이경호 회장의 돌연한 죽음·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금융재벌 수장의 죽음은 당연하게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외부적으로도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더했다·

직원들은 몰랐지만 몇몇 핵심 임원들은 부회장과 이형준 상무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알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보이지 않는 숨막힐 듯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는 걸 그 몇몇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영훈만큼 이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소주 한병을 깐 형준이 영훈의 잔에 술을 따랐다·

영훈이 일부러 자정을 넘겨 찾아왔기에 남아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둘의 주변에는 엿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모르겠어· 아버지가 양양에 다녀오셨고 어디서 맞았는지 머리에 상처를 입고 여기로 오셨대·”

“머리에 상처를 입고요? 아까 이마에 붕대가 그겁니까?”

상주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였지만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기에 감히 그 상처를 가지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다·

“맞아· 그리고 나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참··· 노환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셨다는데··· 시팔 이게 말이야?”

“흐음···”

수명을 정확하게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략 언제가 고비인지는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경호 회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알았어도 이렇게 빨리 죽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 세상 모든 걸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영훈은 소주잔을 입에 털어넣었다·

“할아버지가 자신의 모든 재산을 아버지에게 남겼어· 장남한테 싹 몰아준 거야· 뭔가 이상해·”

“이상하다구요?”

“그래 이상해· 정상적이라면 나한테 신영투증이나 신영생명 뭐 하나라도 왔어야 해·”

“어차피 이세준 부회장에게 가도 전부 상무님 것이 되는 거 아닙니까? 원칙대로라면요·”

“할아버지의 지분을 아버지에게 물려주고 나중에 아버지가 나에게 또 물려주면 상속세를 두 번 내야 하잖아· 그래서 몇 개는 나에게 직접 물려주는 게 나아·”

“아··· 상속세···”

이제는 재벌의 일원이 되었는데도 아직 재벌의 속성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한테 하나도 오지 않았어·”

영훈의 빈 잔에 술을 따르는 형준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이제 다 이긴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경호 회장이 죽으면서 판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다음 주총까지만 아무 일 없으면 되는데 그 다음 주총까지를 버티기 힘들다·

제발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제 어렴풋이 자신의 운명이 짐작되기 시작한 형준이었다·

“불안하시군요·”

“불안하냐고? 장난하냐? 나 손떠는 거 안 보여?”

“상무님은 흥분을 잘하고 결정이 빠릅니다· 그래서 실수가 많죠·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씨발 말은 쉬운데 그게 말처럼 되냐?”

“그래도 본인의 단점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항상 염두에 두고 계세요·”

“예~ 알겠습니다· 명심하고 있습죠· 씨발··· 나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

답답한 형준이 소주를 들이켰고 영훈도 그 모습을 보며 같이 마셨다·

빈소에서 이미 이세준 부회장과 만났었기에 영훈은 형준의 운명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못 본 사이에 상이 바뀌어 있었다·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그 정도란 말이지?”

“그냥 예상이 그렇습니다·”

시기도 좋지 않았다·

올해 형준의 대운은 인성이 과해 어머니로 인한 어려움이 있으며 문서나 부동산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었다·

반대로 괴강살을 타고 난 이세준 부회장은 지금껏 이경호 회장 때문에 그 성정을 죽이고 살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 포악한 성정이 모습을 드러낼 거다·

아마도 칼춤을 추는 망나니처럼 손 대는 족족 피를 뿌리고 다닐 수 있다·

피해야 할 상대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격이랄까?

“언제 네 예상 빗나간 적 있었냐? 후··· 너 나 도와줄 거지?”

“그럼요· 우린 한 팀이니까요· 그런데 혹시 게임 좋아하십니까?”

“게임? 무슨 게임?”

“풋볼 매니지먼트라고 제가 예전에 한창 하던 게임이 있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었죠· 그 게임은 어느 축구단의 감독이 돼서 선수도 사고 코치도 갈고 전략을 짜서 자신만의 강팀을 만드는 겁니다·”

갑자기 뜬금없는 게임 이야기·

하지만 형준은 끊지 않고 들었다·

“그런데?”

“이게 게임을 하다보면요· 가장 짜증나는 게 이기고 지는 게 아닙니다·”

“축구단을 운영하면서 지는 것보다 더 짜증나는 게 있어?”

형준은 정말 그 게임이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었다·

영훈이 하는 말에는 항상 의도가 있기에 그 의도를 알기 위해 묻는 거였다·

“선수는 성장을 합니다· 좋은 포텐셜을 가졌지만 경험이 부족한 녀석을 감독이 훈련도 시키고 경기도 뛰게 하면서 좋은 선수로 키워 놓았다 싶으면 꼭 큰 구단에서 채가려고 해요· 돈 많이 주면 말도 안 합니다· 돈도 적게 주면서 선수를 가져가려고 한단 말이죠·”

“거절하면 되잖아?”

“제일 짜증나는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선수가 자길 팔아달라고 땡깡을 부린다는 거요· 이런 코딱지만 한 구단에 있기 싫으니까 얼른 자신을 팔아달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박살 내놓습니다· 감독과 구단이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말이죠· 천억도 넘는 가치가 있는 선순데 고작 몇백억에 팔

아야 하는 심정을 생각해보세요· 팔 때 팔더라도 제값 받고 팔겠다는데 그걸 못 견디고 깽판을 치니 화가 안 나겠습니까·”

영훈은 형준이 따라주어 가득 찬 술잔을 입으로 털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상무님이 지금 치러야 할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거··· 솔직히 말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 회사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좋은 팀이었고 덕분에 우리 HS그룹은 많은 성장을 했으니까· 그럼에도 상무님과 좋은 팀을 유지하려는 건 앞으로도 상무님과 더 좋은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준은 영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차렸다·

“날 믿지 못하는구나?”

“이제 상무님을 도와드려 이 거대한 게임을 이기게 해주면 상무님은 신영금융그룹을 한 손에 틀어쥐게 될 겁니다· 좋습니다· 우리는 좋은 팀웍을 자랑하는 한 팀이니까요· 그런데 본인의 주가가 올라가면 팀웍을 해치는 짓을 서슴치 않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니라고는 하지 마세요· 저 사람 잘 보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 짓는 영훈을 보며 형준은 오싹해짐을 느꼈다·

이 모든 사태가 정리되면 이형준 상무에게 가장 껄끄러운 사람은 영훈이 될 거라는 건 그도 알고 영훈도 알고 있었다·

그의 가장 치명적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영훈이니까·

자고로 두려움이 많은 자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하지 말아야 할 실수도 하는 법·

영훈은 그걸 꿰뚫어보고 있었다·

“이러지 마· 우리 원래 쿨한 사이 아니었어? 내가 신영 가질 때까지는 시원하게 서로 밀어주는 관계였잖아?”

“상무님 말이 맞습니다· 그런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변했습니다·”

“무슨 상황이 변했지? 난 너와 함께 하려는 마음 변하지 않았어·”

“상무님이 아니라 제 상황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신영금융그룹이 HS그룹 옆에 있기를 바랍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 모른다·

그렇기에 은행 증권 보험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신영금융그룹은 어떤 흔들림도 없이 옆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럼~ 당연한 거 아니야?”

“그렇죠· 당연한 겁니다· 그 당연한 일에 반전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반전이 없을 거라는 전제로 상무님을 도와드릴 겁니다· 이건 부탁이기도 하고 경고이기도 합니다·”

“야··· 우리 사이에 경고는 너무 앞서간 단어 아니냐?”

“그래서 상무님 앞에서 마지막으로 쓰는 단어였으면 합니다·”

“크흠··· 조금 섭섭하긴 한데· 이해해·”

조금 많이 섭섭한 표정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잘할 거라고 믿고 풀어줄 만한 사람이 아니니까·

“오늘 힘든 날일 텐데 저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듣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알면서 그래?”

“장례 잘 치르시고 난 뒤에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이때 멀리서 이세준 부회장이 천천히 걸어왔다·

영훈은 형준의 당황하는 눈빛을 보고 뒤를 돌아본 후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찾아와줘서 고맙네· 형준이 친구라고?”

푸석푸석한 얼굴에 눈이 퉁퉁 부은 걸 보면 온종일 울었음이 틀림없었다·

“네·”

“앉지·”

이세준 부회장은 털썩 앉으며 새 소주를 까서 영훈의 잔에 따랐다·

영훈이 얼른 잔을 올리자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작전 회의는 잘 돼가나?”

형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지 그 한마디에 얼굴빛이 하얘진다·

“아직 별다른 진전은 없습니다·”

영훈의 대답이 의외였는지 그가 조금 놀란 얼굴로 돌아본다·

“HS그룹을 물려받을 거라고 들었는데 맞지? 결혼 잘했다고 들었네·”

“처가가 부자라서 좋기는 합니다·”

“우리 형준이 데리고 잘 써먹었다고 하던데 이번에도 잘 써먹어 볼 작정인가?”

“그래 볼 생각입니다·”

“흐음··· 궁금하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말이야·”

영훈은 소주를 마시곤 대답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내가 형준이하고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야· 멀리 안 나가네·”

“말씀 잘 나누십시오·”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형준의 얼굴을 보니 잔뜩 얼어붙어 있으면서도 눈을 부릅뜬 걸 보니 적어도 얼빠진 모습을 보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안심하고 자리를 빠져나가는 영훈을 보며 형준이 주먹을 꽉 쥐고 마음을 다질 때 이세준 부회장이 말했다·

“언제 알았냐?”

“뭘요?”

“네가 내 아들이 아닌 거·”

이세준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일생일대의 경쟁자를 바라보는 듯한 냉혹한 눈빛에 형준은 침도 못 삼킬 정도로 얼어붙었다·

하지만 영훈의 말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입을 열었다·

“고등학교 때요·”

“역시··· 알고 있었던 게 맞구나· 그런데 고등학교 때?”

“네 우연히 알게 됐어요·”

“우연히 어떻게?”

“···”

대답하지 않는 걸 보며 이세준 부회장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네 엄마 때문이겠지· 그 더러운 게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으니 너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을 거야· 그렇지?”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네 엄마라서 편드는 거냐? 남자 없이 못 사는 그 년도 네 엄마라 이거지?”

형준은 피가 나올 만큼 주먹을 틀어쥐었지만 감히 발작하지는 못했다·

이세준 부회장의 눈에서 발산하는 그 살벌한 기운이 조금만 움직이면 잡아먹으려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지금도 봐라· 낮에 잠깐 얼굴만 비추다 조금 늦었다고 또 퍼질러 자고 있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눈물 한 방울 보이지도 않아· 오히려 속으로는 좋아 죽을걸? 전부 자기 재산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설마 너도 그런 안이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어떻게 하고 싶으신대요?”

“어떻게 할까?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

“계열사 하나 주면 조용히 나갈 테냐?”

계열사 하나·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해본 형준의 대답은 ‘네’였다·

지금 ‘아니오’라는 대답을 했다간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런데 대답도 하기 전에 이세준 부회장의 살기어린 눈빛에서 어떤 대답을 하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아니요· 전 이경호 회장님의 손자입니다·”

“말은 바로 해야지· 네 할아버지는 우리 아버지가 아니야· 어디서 굴러 먹고 있는지도 모를 인간이지· 지금쯤 어디 거렁뱅이로 살고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월급 2백에 목숨 거는 파리 인생일지도 모르지·”

“···”

“조용히 네 엄마 데리고 집 나가라· 네 동생들도 같이· 장례가 끝날 때까지 집에 흔적 하나 남기지 마라·”

“걔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모르면? 모르면 내가 참고 살아야 되는 거냐? 카드는 장례식이 끝난 직후부터 정지될 거다· 그리고 이혼서류 보낼 테니 조용히 도장 찍으라고 해라· 나 때문에 잘 먹고 잘 살았으니 돈을 더 원하는 건 아닐 거라 믿는다·”

하나하나 틀린 말이 없었다·

문제는 어머니에게서 그 화가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그리고요?”

“너· 가장 중요하지· 어쩔 거냐? 사표 쓸 테냐?”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많이 힘들어질 게다· 난 이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을 거야·”

“저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내 목이라도 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다면요·”

“크크큭··· 그거 기대되는 구나·”

이세준 부회장은 음료수 잔에 소주를 가득 붓더니 그대로 단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 형준에게 말했다·

“지금 이 시간 부로 너와 난 부자지간이 아니다· 어디 대가리 깨지게 덤벼봐라· 기대하마·”

< 아버지와 아들(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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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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