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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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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大運)이 충돌하다(2) >

도착한 차지열 상무 방 앞에는 이윤지와 몇몇 얼굴만 아는 신입사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아저씨!”

윤지가 반가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영훈도 반가워 손을 흔드는데 차지열 상무 비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오셨으니까 들어가실까요? 오신 순서대로 안쪽으로 들어가셔서 앉으시면 됩니다·”

“네·”

신입사원들이 하나 둘 들어갔다·

연희와 영훈도 들어가니 머리를 깔끔하게 7:3 가르마로 타고 회색 정장을 입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어서 오게·”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네· 앉아 앉아·”

신입사원들과 한명씩 악수를 나누고는 주르르 앉자 차지열 상무가 흐믓한 아빠 미소를 지으며 사원들을 찬찬히 살폈다·

그리고 연희와 영훈을 볼 때는 아주 잠깐 눈꼬리가 떨리는 게 보였다·

무슨 생각일까?

관상으로 보면 차지열 상무의 상은 눈이 가늘고 길어 지혜가 엿보였고 하관이 발달했으며 턱이 두툼해 말년에 고생없이 장수할 상이었다·

다만 하관이 너무 발달해서 욕심이 과하달까?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고 생각한 건 절대 뺏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툭 튀어나온 사각형의 뾰족한 턱에서 보인다고 할 수 있었다·

“이번 인재들은 다른 때보다 더 기대가 크네· 신입 오리엔테이션 때 느꼈겠지만 우리 현진물산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회사로 그대들이 충분히 꿈을 펼칠만한 회사가 될 거야· 재작년에 인수한 몽골의 구리광산이나 호주의 석탄 광산은 회사에 큰 이익을 내주는건 물론이고 국가에 큰 보탬이 되고 있어· 이런 사업을 그대들의 손으로 직접 일구어 낸다고 생각해 보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지 않나?”

“맞습니다·”

“그래· 그게 상사인이지·”

이후 차지열 상무는 자신이 회사에 입사해서 이뤄냈던 여러 가지 사업을들 열거하며 자기 자랑(?)을 신나게 1시간 가량 했다·

허리를 꽂꽂히 펴고 듣고 있던 신입사원들도 점차 허리가 굽어갈 때쯤에 상무는 허허 웃으며 이야기를 끝냈고 그 질식하듯 잠이 쏟아지는 공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

“으후~ 너무 지루해· 졸려서 혼났어요·”

이윤지는 팔을 축 늘어뜨리며 우는 소리를 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영훈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졸려 혼났어요· 우리 식사하러 갈건데 팀이랑 같이 먹어야 해요?”

“어? 그런 얘기 없으니까 동기랑 먹었다고 하면 괜찮을 거예요· 아직 우리팀 너무 어려워서 불편해요· 같이 먹어요·”

“그래요 그러면···”

영훈이 슬쩍 연희의 눈치를 보았는데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셋이 회사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난 후 회사로 복귀하는데 영훈이 근처 커피숍을 보고는 말했다·

“전 커피 한잔 사서 들어갈게요·”

“다 같이 먹어요·”

연희가 그렇게 말하자 윤지도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영훈은 혼자 따로 마시고 싶었지만 따라온다는데 거부하기 그래서 승낙했다·

“전 여기서 마시고 가겠습니다·”

“회사에 안 들어가시구요?”

“점심시간에는 여기서 좀 여유를 가져보려구요·”

영훈은 회사에 다니면 꼭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말끔한 정장에 넥타이는 살짝 풀고 사원증을 내놓은 채로 커피숍에 앉아 알 수 없는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회사원·

이 얼마나 평범하면서도 멋있는 장면인가?

“그럼 쉬다 와요· 난 먼저 들어갈게요·”

“저도 일이 있어서 먼저 들어갈게요·”

두 미녀가 들어간다는 말에 서운하기는커녕 오히려 반가웠다·

“먼저 들어가세요·”

쏟아지는 햇빛 때문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니는 학생들과 직장인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이렇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부러움 없이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훈은 즐거웠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영업 2팀의 팀원들을 떠올렸다·

사실 영훈은 어떻게 하면 이 회사 생활을 오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사람을 잘 보는 것으로 사장에게 어필한다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중요한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고 나면 자신의 쓸모가 사라질 것이 아닌가?

그게 마음에 안 들어 회사를 나가면 어떻게 될까?

보험이나 부동산 영업을 하면 전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결론은 ‘아니다’였다·

만나는 고객마다 설득하고 계약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테니 결국 어딜가나 똑같을 거다·

그렇다면 결국 일회용 인간이 아닌 지속 가능한 능력있는 사원이 돼야 한다는 것인데 사주나 관상 보는 것 말고 아무 능력도 없는 자신이 그럴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물론 밤잠을 줄여가며 영어를 비롯한 무역실무 공부에 매진하고 있지만 그렇게 공부를 한들 동기들과의 차이는 좁힐 수 없을 거다·

그런데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이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그저 조용히 묻혀 살아가려하는 자신에게 힘껏 기지개를 피고 살아가라는 듯 말이다·

*

“무역관련 법규로는 3대 무역 관련 기본법이라고 하는 대외무역법 외환거래법 관세법이 있습니다· 그 외에 무역거래에 관련하는 법규로 ‘기타 무역관련 법규’와 개별품목별로 수출입거래를 제한하는 50여 개의 ‘개별법’이 있죠· 사실 대외무역법이나 외환거래법 관세법은 거래를 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확인하면 되지만 이 ‘개별법’ 만큼은 무역거래를 시작하기 전부터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유는···”

점심시간이 끝나고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무역거래 실무 교육은 영훈에게 있어서 정말 황금같은 시간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영훈은 그 시간을 통해 이 회사에서 쓰는 언어를 조금씩 이해해 가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교육에 참석할지 안 할지는 신입사원의 재량에 맡겼기에 연희를 비롯해서 신입사원 중 1/4 정도는 참여하지 않았다·

“완전 어렵죠? 저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어렵긴 하네요·”

이윤지가 교육에 참석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그나마 윤지가 옆에서 같이 교육을 듣고 있기에 모르는 게 있으면 대답도 해주고 쉬는 시간에는 잡담도 해가며 교육시간을 너무 힘들게만 보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교육이 끝나갈 무렵 교육장에 연희가 찾아왔다·

“교육 잘 받고 있어요?”

“네· 잘 배우고 있습니다·”

옆에서 윤지가 거든다·

“아저씨는 센스가 있는 거 같아요· 진짜 나중에 제가 가르쳐 달라고 하는거 아닌지 몰라·”

“하하 설마 그러겠어요?”

연희는 얼마 전 영훈이 얘기한 ‘칭찬을 생활화 하는 윤지’와 자신이 다르다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아 연희 씨 우리 오늘 동기들끼리 치맥 한 잔 하기로 했는데 같이 할래요?”

인터넷에서 마치 신앙처럼 떠받들여지는 치킨과 맥주·

동기들과의 치맥으로 그날의 피로를 푸는 것 또한 영훈의 로망 중 하나였다·

“미안해요· 난 저녁에 약속이 있거든요· 잠깐 저랑 이야기 좀 할래요?”

연희의 표정에 무엇 때문에 왔는지 짐작했기에 영훈은 윤지에게 잠깐 나갔다 온다고 말하고 그녀를 따라 나섰다·

그녀를 따라 올라간 건물 옥상에는 몇몇 무리가 담배를 피우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차지열 상무 때문에 보자고 했어요?”

“네· 맞아요· 아니 그 전에 또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우리 팀이 망할거라는 말· 그거 무슨 뜻이에요?”

“그건 내가 얘기하고 싶을 때 말해주겠습니다· 그 얘긴 이 자리에서 거론하지 맙시다·”

언제나 그랬지만 영훈이 단호하게 거절할 땐 연희는 더는 채근하지 못했다·

영훈에게서 풍기는 특유의 존재감은 감히 거역하기 힘든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영훈은 손을 저으며 재차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일단 말하기 전에 한 가지 물어봅시다· 왜 궁금해하는 거예요? 임원이라고는 하지만 회사 직원이잖아요·”

연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팔짱을 꼈다·

“짐작하고 있지 않아요? 당신은 알 것 같은데·”

그녀 말대로 짐작을 못하는건 아니다·

소위 말하는 직장내 권력투쟁 때문이 아닐까 예상했으니까·

하지만 그것뿐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했다·

“짐작은 하고 있지만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서 그럽니다·”

“내 생각이요?”

“네·”

“왜 내 생각이 궁금해요?”

“그냥 궁금합니다· 속칭 남들이 말하는 금수저 중에 금수저로 태어난 당신 아닙니까? 그런 당신이 가진 생각 회사의 임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연희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영훈과 눈이 마주치자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에게 아들은 한 명이에요· 지금 병상에 누워 있는 우리 아빠· 할아버지는 본인이 일으킨 현진그룹이 능력 없는 사람이 경영하다가 망하는 걸 원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아빠가 쓰러졌고 엄마가 아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요· 할아버지는 엄마를 믿지 않고 있고 이 회사의 중역들 상당수는 할아버지와 같이 성장한 사람들이에요·”

“설마 그대의 할아버지라는 사람이 송은채 사장님을 밀어낼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요·”

“음··· 이런 말씀 드리긴 그렇지만 송은채 사장님이 경영을 잘못해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직원들의 생계도 위태로울테고·”

당연히 화를 낼거라고 생각했다·

오만한 그녀의 성격상 감히 자신의 어머니를 의심하는 말을 그냥 넘길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움찔하던 그녀는 숨을 길게 내쉬며 대답했다·

“아직··· 엄마가 능력을 발휘할 시간도 없었어요·”

놀랄만한 변화다·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고작 부족한 점을 지적 받았다고 쉽게 바뀔수 있는 것이던가?

게다가 질문을 한 인물이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임을 감안하면 진정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뭘 말이죠?”

“그대 어머니 송은채 사장님이 형편없는 경영능력으로 회사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난 사장님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겁니다·”

“와··· 당신 정말 대단한 사람이군요· 우리 엄마가 그 얘기를 듣고 당신을 해고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나요?”

연희는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 하는 표정이다·

“난 이 회사가 좋아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라는 배경도 마음에 들고 이런 사업에 내가 한 손 거들 수 있다는 것 역시 무척 기뻐요· 하지만 여기에 남고 싶다고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사람을 도와줄 생각은 없습니다· 아쉽긴 해도 포기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거든요·”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영훈을 보며 연희는 척추에 서늘한 기운이 짜르르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입사원이 회사를 관두겠다는데 이상하게 협박을 당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연희는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렇게 된다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좋습니다· 훌륭하군요·”

씨익 웃는 영훈에게 연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이제 차지열 상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세요·”

영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그는 타고난 사주에 맞지 않게 살고 있습니다· 사주로 보면 그는 회사를 이끄는 사장으로 타고난 사람입니다· 남의 밑에서 평생 2인자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에요·”

< 대운(大運)이 충돌하다(2)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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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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