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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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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티 플레이(3) >

창훈은 일단 정신을 가다듬었다·

현진중공업을 인수한다는 건 현진중공업이 가진 상당한 부채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말과 동일했다·

지금 그 부채 때문에 회사가 휘청거리는데 그걸 떠안아야 한다니····

하지만 그가 봤을 때 최영훈 상무는 그다지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저런 조건을 달지 않겠는가?

재벌로 태어난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조건이었다·

비자금을 만들어 전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망할지 모르는 회사 인수해달라는 게 그의 조건이니 이마저도 거절하면 그의 도움은 받기 어렵다는 게 판단이 들었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정도는 받아들일 만했다·

문제는 도대체 최영훈 상무가 왜 식당을 알아보라고 했는지였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며 식당으로 돌아오는데 윤희찬 부장이 허겁지겁 달려오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

“나 밀어준단다·”

“와··· 오케이·”

윤 부장은 좋아하려다가 급히 주변을 둘러보고는 표정을 관리하고 나서 물었다·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식당을 한번 알아보라는데?”

“뭔 소리야 그게?”

“아니··· 날 밀어주겠다고 하면서 힌트를 줬거든· 식당 주인아주머니를 알아보라는 거야?”

윤 부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심했다·

그리곤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아까 최영훈 상무가 그랬어· 회장님한테 이 자리가 꽤 의미있을 거라고 말이야· 뭔가 알아낸 것 같은데 그냥 전화해보면 안 돼?”

“전화해 봐?”

“어 빨리 해 봐· 회장님 아직 식사하고 계실 테니까·”

괜히 머리 나쁜 티날까 봐 억지로 뭔가 찾아보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최영훈 상무한테는 체면 차릴 필요가 없었다·

바로 전화를 거니 최영훈 상무가 운전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 우명건설 김창훈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내용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지 불분명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아까 음식 맛이 영 별로더라고요·]

“네? 음식 맛이 별로라구요?”

[네 식당의 가장 기본인 제육덮밥을 먹어봤는데 영 별로였습니다·]

“그래서···요?”

[그래서긴요? 생각해보세요· 회장님씩이나 되시는 분이 그 식당을 찾는 이유가 꼭 분위기 때문이겠습니까? 무슨 추억이라도 있으려면 적어도 일정 이상의 맛은 있어야 하잖아요?]

“그렇긴 하죠·”

[그럼 맛에 관한 추억이 아니라는 건데··· 매년 꼭 이 식당을 찾는다면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절 위로 올려줄 수 있다는 겁니까?”

[김창훈 상문님·]

“네?”

[왜 그렇게 급하세요? 제가 그냥 상무님 똥개훈련 시키려고 그러겠습니까?]

“그건 아니지만····”

[그냥 한번 알아보세요· 당장 반란이라도 일으킬 생각은 아니지 않습니까? 당장 김도훈 사장 치지 않으면 상무님한테 크게 문제 생기는 상황 아니잖아요? 그럼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아버지에 대해 알아가면 뭐 하나라도 나오지 않겠어요?]

김창훈 상무는 최 상무의 말에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걸 깨달았다·

후계자를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형이 아니라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신은 아버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학을 다녀온 거야 형이나 자신이나 마찬가지지만 형은 자신보다 훨씬 빨리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가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아버지와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안 것이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듣고 보니 제가 너무 성급했네요· 감사합니다·”

[감사는 뭐가 나오면 그때 해주세요·]

“네 저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못 하셨는데 나중에 거하게 한 턱 쏘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창훈이 말했다·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아버지가 저 식당에 어떤 중요한 추억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야겠어·”

“뭐 그거야 좋은 생각이긴 한데··· 뭐가 나올까?”

“보면 알겠지·”

창훈은 마치 탐정이라도 된 것처럼 반드시 뭐라도 찾겠다는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섰다·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되지 않은 늙은 아주머니와 워낙 오래돼 반질반질 윤기가 날 것 같은 테이블만이 창훈의 눈에 들어왔다·

아직 한창 식사를 하고 있는 아버지 뒤에서 언뜻 보이는 부엌도 찬찬히 살폈지만 부엌이 부엌이지 뭐가 있겠는가·

할머니는 멀뚱히 TV를 보고 있는데 단 한 번도 아버지를 힐끔거리지 않는 걸 봐서 그냥 손님 보듯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식사를 다 해가고 점점 그냥 최영훈 상무가 뭐가 있는 척 헛소리를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때 딸랑거리는 문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이제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가방을 메고 쫄래쫄래 들어오더니 할머니를 향해 말했다·

“할머니 나 왔어”

“아이고 내 강아지 왔누· 학교에서는 마이 배웠고?”

“몰라· 나 밥 줘·”

“쪼매만 기다리라·”

그 어린 남자아이가 구석진 자리에 털썩 앉아 핸드폰을 꺼낸다·

그런데 창훈의 뒤에서 윤 부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쿡쿡 찔러댔다·

창훈이 입모양으로 ‘왜?’라고 물으니 희찬이 입모양으로 계속 남자아이를 가리켰다·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으니 답답해진 희찬이 귓속말로 말했다·

“저 애 회장님 닮았잖아!”

‘무슨 개소리야’라고 하려는데 그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본 순간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랬다·

희찬이가 말한 것처럼 그 아이는 아버지를 닮아 있었다·

저 입이며 두툼한 귀며 뭉툭한 코며····

그제야 아버지가 식사를 다 한 후 한동안 물을 드시며 그 아이를 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년 꼭 이 식당에 들른 이유는 음식 맛 때문이 아니라 저 아이 때문이었던 것이다·

창훈은 복잡한 심경 때문에 잠시 가게를 나왔다·

희찬이 따라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는 속삭이며 말했다·

“넌 눈이 동태눈이냐? 한 번에 못 알아보고 자꾸 끔뻑거리고 있어?”

“원래 본인 가족 얼굴은 딱 못 알아보는 거야· 씨발··· 갑자기 나타난 중삐리가 우리 아버지 아들일 줄을 상상이나 했겠냐?”

“어쩔 거야?”

“어쩌긴? 설마 할머니랑 우리 아버지랑 무슨 관계가 있었던 건 아닐 테고 저 중삐리 엄마 한번 찾아봐· 그리고 혹시나 아버지가 그 애한테 후원하고 있는 정황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오케이 내가 알아볼게· 그런데 최영훈 상무가 혹시 이걸 알았던 걸까?”

“이걸 알았다고? 내가 가게 주소를 오늘 알려줬는데?”

윤희찬 부장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말이 되나? 아니 씨발 그렇잖아? 뭘 알았으니까 저랬겠지· 상식적으로 애도 안 왔는데 제육덮밥만 먹고 회장님··· 하여튼 그걸 눈치챘다고? 그 정도면 머리가 좋은 정도가 아니라 돗자리를 깔아야 하는 거 아니냐? 돗자리 깔면 내가 가장 먼저 손님으로 가서 백만 원 내고 볼 용의

있는데?”

“솔직히 나도 그렇긴 한데 설마 그러려고···· 그리고 툭 까놓고 어떻게 알고 있던 그게 뭐가 중요하냐? 미리 알고 있었다면 더 좋지· 이게 확실히 나한테 도움이 될 거라는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중요하게··· 엄청나게 중요한 정보인 거는 맞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지 너한테 도움이 되는 건데? 난 모르겠는걸?”

그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사실 창훈도 마찬가지이긴 했지만 그는 최영훈 상무를 믿었다·

“일단 알아봐·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 없어· 천천히 알아가다 보면 뭐가 나오겠지·”

“알았어·”

그렇게 의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태현 회장과 수행비서들이 나왔다·

김 회장은 그저 밥 한끼 잘 먹고 왔다는 듯 평안한 얼굴로 차에 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 창을 내려 창훈에게 말했다·

“너·”

“네 아버지·”

“HS물산 최영훈 상무랑 좀 친하냐?”

“친한 정도는 아니고 가끔 만난 적은 있어요·”

“왜? 인도 때문에?”

“인도 때문에 조금 가까워진 건 맞아요·”

“원래 저렇게 싸가지가 없냐?”

“저도 처음에는 싸가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선이 분명해요· 오히려 선이 너무 분명해서 탈이라고 할까? 아버지가 아니라고 해도 아마 대통령 앞에서도 저럴 인간입니다·”

“그럼 송 회장 앞에서도 저랬을 인간이라는 거야?”

“아마 처음에는 송 회장님도 아버지만큼 당황했을걸요? 사람 가리면서 저러는 인간은 아닙니다· 자기 생각이 분명한데 또 그게 소름끼치게 잘 맞아들어서 처음에는 건방지고 싸가지 없다고 생각해도 나중에는 뭐····”

“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이에요·”

“그 정도야?”

“입사한지 몇 년 안 됐는데 지금까지 이뤄놓은 게 있잖아요·”

“하긴··· 알았다· 넌 회사 들어갈 거냐?”

“네 저는 들어가서 정리할 게 있습니다·”

“그래 내가 요즘 너한테 기대 많이 걸고 있는 거 알지? 건설 쪽 임원들이 너 칭찬 많이 한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해· 조금 칭찬해준다고 건방 떨면 안 된다· 다 네 재산 될 사람들이야· 잘 관리해야지·”

“명심하고 있어요·”

“그래·”

창은 다시 올라가고 김태현 회장이 탄 차는 미끄러지듯 자리를 벗어났다·

*

신영손해보험 사장실·

조용해야 할 사장실에 쾅! 소리가 울리며 문이 벌컥 열렸다·

홍시처럼 붉게 달아올라 씩씩 콧김을 뿜는 이세준 부회장이 잡아먹을 듯 이세명 사장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로 비서들이 어쩔 줄 몰라하며 서 있었다·

이세명 사장은 인상을 쓰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용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앉아· 죽일 거면 숨기고 있는 칼 꺼내 찌르든지·”

“미친 새끼··· 너 진짜 미쳤냐?”

“동네방네 소문내려고 그래? 앉아· 야! 여기 냉수 두 잔만 내와· 앉으라니까?”

결국 이세준 부회장이 소파에 앉자 곧이어 얼음이 가득 담긴 냉수 두 잔이 각각 앞에 놓였다·

이세준 부회장이 냉수 한 컵을 벌컥벌컥 마시고 내려놓자 이세명 사장이 입을 열었다·

“우리 딸내미가 작년인가? 갑자기 시집을 가겠다는 거야· 남자가 생겼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네? 형도 알다시피 걔가 미국 유학을 10년 넘게 다녀왔잖아? 그 많은 돈을 써놓고 갑자기 시집을 가겠다니 황당하지 않겠어?”

“그래서?”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대답이 걸작이더라고· 그냥 집이고 뭐고 짜증이 난다는 거야· 그래서 왜 짜증 나냐고 물어봤지· 거기서 딸래미가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뭐랬는데?”

“쪽팔려서 안 되겠대· 시집이나 가서 좀 펑펑 쓰고 살고 싶다는 거야· 그런데 어제 마누라랑 딸이 있는 자리에서 형을 어떻게 엿 먹일 건지 이야기를 해주는데 말이야· 딸내미가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더라고· 응? 형한테 해마다 세뱃돈 몇백만 원씩 턱턱 받아놓고는 큰아버지를 개망신을

주겠다니까 세상이 떠나가라 웃고는 잘 됐다고 손뼉을 쳐· 씨이발··· 자식새끼 잘 못 키운 거지· 안 그래?”

이세명 사장은 큭큭거리며 웃었다·

그 꼴을 보던 이세준 부회장이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형 내가 지금 이래· 자식새끼는 교육 잘못시켰고 마누라는 뭐··· 말 안 해도 알지? 그러니 형이 양보해주라· 그나마 남은 자존심 하나 꼭 세우고 싶거든·”

“나도 가진 게 없어· 마누라도 자식새끼도 있는 너와는 달리 난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러지 마· 형은 지금까지 많이 누렸잖아· 마음만 먹었으면 진즉 형수랑 헤어져서 다른 여자 만날 수 있었잖아· 그런데 지금 그 자리 때문에··· 내가 형 자리 뺏을까 봐 못 헤어진 거잖아·”

“이 새끼가····”

“형 나 한 번 봐주라· 응? 그럼 내가 여기서 멈출게· 내가 진짜 무릎 꿇을게·”

급기야 이세명 사장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에 이세준 부회장은 탄식했다·

“하··· 미친 새끼····”

“나 한 번만 봐주라· 그럼 내가 여기서 그만둘 거야·”

“네가 내 자리 뺏으면 이형준 그 새끼가 너 가만히 둘 것 같아? 결국 넌 그 자리 못 지킨다·”

“아니 그럴 수는 없지· 날 이렇게 만든 게 그놈 때문이기도 하잖아· 그럴 수는 없지·”

“그래도 안 돼· 난 너 못 믿는다·”

이세명 사장은 한숨을 푹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 그래· 어쩔 수 없지· 배웅하지는 않을게·”

“너 이거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검찰에 비자금 조성 혐의로 투서 날아간다·”

“꼴 좋게 됐다 형제끼리···· 그런데 나보다 형이 더 급할 거야· 검찰이 오늘 그 별장 압수 수색하고 별장 관리인 구속영장 칠 거거든· 이러다 사이좋게 검찰청에서 볼지도 모르겠다· 인생 참 뭐 같네· 그치?”

이세명 사장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힘차게 빨았다·

< 더티 플레이(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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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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