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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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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역전(2) >

김태현 회장은 창훈이 그 이야기를 꺼낸 순간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바람은 피워도 사생아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부부의 철칙이었고 이건 두 아들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두 아들이 어릴 때 여자 문제로 부부싸움을 많이 했기에 모를 수가 없었던 거다·

지금까지 아내가 찾아내서 지운 아기만 최소 둘은 넘는 걸로 알고 있을 정도로 독한 여자가 창훈의 엄마다·

당연히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어진 아들의 말은 자신의 상상을 초월했다·

“네 진심입니다·”

“호적에 올린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네가 가져야 할 재산이 그만큼 줄어드는 거야· 물론 네 엄마 때문에 3분의 1까지 나누지야 못하겠지만 나중에 네가 가질 계열사 하나 정도 뚝 떼어줄 각오는 해야 한다는 거지· 그걸 알면서도 호적에 올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거냐?”

“제 동생이잖아요·”

“허··· 네 동생이라고?”

“네·”

김태현 회장은 한동안 창훈의 눈을 뚫어지게 쏘아보았다·

만약 한 치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기세에 창훈은 속으로 무척 쫄았음에도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이미 머릿속으로 수백 번 이런 상황이 있을 거라고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지 않았던가?

그렇게 눈싸움을 하던 부자는 김태현 회장이 표정을 풀면서 마무리되었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물었다·

“그 아이가 정말 그렇게 날 닮은 것 같았냐?”

“솔직히 전 단번에 못 알아봤어요· 뒤에 있던 윤 부장이 얼굴이 하얗게 돼서 등을 쿡쿡 찌르지 않았다면 보고서도 누굴 닮았는지 모르고 그냥 나올 뻔했거든요·”

“윤 부장이 눈썰미가 괜찮구나· 네가 그렇게 끼고 다닐 만해·”

“윤 부장이 어렸을 때부터 눈치가 엄청 빨랐거든요· 똑똑한 거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전혀 그런 거 없어요· 지금까지 뒷주머니 찰 수 있는 상황도 많았는데 알아보니까 전혀 손때 묻힌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적당히 챙겨줬을 정도예요·”

“너무 깨끗하면 네가 골치 아플 수 있는데?”

“혹시라도 제 옷에 때 묻을까 봐 조심하는 거예요·”

“친구는 잘 둬서 다행이구나· 오 사장에게 듣긴 했지만 건설 현장 인력 쪽에서도 네 이야기가 상당히 좋게 들린다· 유학 다녀와서 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사람 돼서 돌아오니 애비 마음이 아주 흡족해·”

“감사합니다·”

“전에 전무 승진 안 돼서 불만이었지?”

“아직 젊은데요· 승진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좋은 자세야· 그래도 인도 신공항 PM건으로 우리 우명건설이 해외진출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어· 대내외적으로 큰일을 해낸 거야· 당시에도 칭찬하고 넘어갔지만 이 정도 일을 해냈고 차기 신공항 수주도 코앞인데 이제 전무 달아야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해놓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창훈은 미소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감사히 달겠습니다·”

물론 얼굴은 웃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아직 긴장을 놓고 있지 않았다·

그깟 전무 승진이야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건 지분이다·

“그리고 우명 지주 말이야·”

드디어 나왔다·

“네····”

“너도 이제 우명 지분을 좀 가져야 하겠지? 호적에 한 명이 더 추가되면 복잡해질 게 아니냐? 적어도 그 아이한테 우명지주 지분을 줄 수는 없으니 미리 나눠 가져야 깔끔하지·”

“정말이세요?”

“왜? 너 그거 바라고 나한테 쇼부친 거 아니었냐?”

순간 가슴이 쿵 떨어졌지만 창훈은 능청을 떨었다·

“무슨 소리세요? 아버지 마음속 1순위는 형이잖아요·”

“그랬지·”

과거형이다·

김태현 회장은 씨익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윤 부장이 짰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뭐가 됐든 머리 잘 썼다· 적어도 우명 지분은 너와 도훈이가 똑같은 수준으로 가지도록 만들어주마·”

창훈은 주먹을 쥐며 환호성을 지를 뻔한 걸 겨우 참았다·

“감사합니다·”

“대신 오늘 네가 한 이야기는 내가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갈 거다· 무슨 뜻인지 알겠냐?”

“이후에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싸울 일이 있으면 전적으로 아버지 편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시죠?”

김태현 회장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지· 난 네 엄마랑 이혼하기 싫다· 이 나이에 이혼해서 뉴스에 나고 남들 입방아에 오르는 거 딱 질색이야· 게다가 이 나이에 이혼하면 재산분할이고 뭐고 아주 골치 아파· 그리고 이게 다 누가 모은 재산이냐? 우리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줬고 내가 키운 내 재산이야· 그런데 이혼한다

고 그 재산 왜 나눠줘야 해?”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렇죠·”

“흥! 그래도 엄마라고 생각해주는구나·”

“솔직히 엄마가 불쌍하긴 하잖아요· 아버지가 바람을 한두 번 핀 것도 아니고····”

“너 조금 전에 내 편 든다며?”

“당연히 엄마랑 호적 문제로 싸울 때는 아버지 편 들 거예요· 애가 무슨 잘못이 있어요· 지난 일이고 애 엄마도 사망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제 동생이기도 하니까 호적에 올려놓고 제가 잘 보살피고 싶어요·”

“어쭈? 말 잘한다?”

“그렇잖아요?”

“크흠··· 그래· 난 너만 믿는다· 알겠지?”

“네 걱정하지 마세요· 아 인도 신공항 추가 수주 관련 보고드릴게요·”

창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결재판을 열고 보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가가 슬슬 벌어지는 걸 그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자원개발팀 오지환 부장이 오랜만에 기획조정실을 찾았다·

그의 뿌듯한 얼굴을 보면 누가 봐도 한건 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달에 선박 인도하면서 인수 절차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사장단 회의에서 사명 변경을 할 예정이라고 하셔서 일단 사명은 변경될 수 있고 지분 양도는 인도하는 날에 이루어질 겁니다· 그런데 전문경영인은 누구로 하실 생각이신지···?”

니폰유센 인수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그룹 내의 임원들은 내심 가슴에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HS그룹 계열사가 하나 늘어나면서 더는 자리가 없어 승진을 못 하던 임직원들에게 또 한 번의 승진 찬스가 온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아 그걸 생각 못 해봤는데··· 회장님께서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미리 생각했었어야 하는 문제였는데 송병창 사장을 따라나섰다가 조치연을 만나는 바람에 일이 꼬여 버렸다·

회사 일이 먼저인데 너무 무신경했다며 속으로 자책했지만 일단 직원 앞에서 티낼 수 없으니 모른 척하는데 오지환 부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전에 들어보니까 회장님께서는····”

아무래도 회장님이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은 기조실장에게 맡긴다는 말을 했었나 보다·

“아 그래요? 알겠어요· 생각해보기로 할게요·”

“그룹 외 전문경영인 리스트를 뽑아 올릴까요?”

그룹 내의 임원 리스트야 기조실에서 가지고 있을 테니 혹시나 외부 인력으로 채용하려고 하느냐고 물은 거였다·

“일단 생각해볼게요·”

“알겠습니다·”

“혹시 니폰유센으로 가고 싶어하는 직원이 있나요?”

“승진을 전제로 말씀하시는 겁니까?”

“당연하죠·”

“꽤 될 겁니다·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배우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럼 인사과랑 협의해서 니폰유센에서 필요한 인력과 지원자 추려서 올려주세요· 임원들도 포함해서·”

“알겠습니다·”

오지환 부장이 자원개발팀에 내려가니 석유화학팀 최동출 부장이 슬쩍 다가온다·

전 석유화학팀 고승현 부장이 승진하며 남은 공석을 오지환 부장의 동기인 최동출이 덥썩 맡게 된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승진에 최동출 부장이 얼마나 기뻐했던지 그 날 최 부장 와이프가 집에서 엉엉 울었다고 들었다·

“우리 오 부장 요즘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갔어?”

“아니 그게 보여? 난 또 안 보이는 줄 알고 하나 넣으려고 했다니까·”

“키야~ 오 부장 여유가 뱃살만큼이나 늘어지는데?”

“크크크··· 이래서 사람은 줄을 잘 타야 돼·”

“됐고 얼른 썰이나 풀어· 어떻게 됐어?”

“놀랍게도····”

“놀랍게도?”

“생각해둔 사람이 없단다·”

“없다고?”

“어· 표정 보니까 최 부장이 출근해서 핸드폰 놓고 왔을 때 딱 그 표정이던데? 깜빡한 것 같더라니까?”

“그걸 깜빡한다고?”

“어· 뭐 들리는 말로는 기조실에 거의 붙어있는 적이 없대·”

“뭐가 그렇게 바빠?”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놀러 다니는 건 아니야·”

“진짜로?”

“응· 스타일이 우리랑 달라· 일본에서도 일과 관련된 이야기 외에는 거의 한 적이 없고 사적인 통화도 와이프 말고는 없었어· 심지어 골프도 칠 줄 몰라·”

최동출 부장이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재벌까지 가지 않고서라도 사업 좀 한다는 사람치고 골프 못 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필수 덕목 중 하나가 골프일 만큼 중요한 스포츠인데 그냥 사업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려 재벌 외동딸과 결혼한 사람인데 골프를 못 친다니····

“골프를 못 친다고? 그럼 뭐해?”

“쉴 때는 그냥 혼자서 호텔 로비에서 커피 마시면서 경치 감상하고 사람 구경하고 그러던데? 무슨 재미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괴상해· 어쨌든 저렇게 바쁜 건 우리가 모르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겠지· 기조실 애들도 정신이 없어 뭔 프로젝트인지···· 어쨌든 우리야 뭐 나쁠 게 있겠

어?”

“넌 갈 거냐?”

“어디?”

“어디긴? 니폰유센이지· 거기 다녀오면 임원승진 확정 아니야?”

오지환 부장은 한심하다는 듯 인상을 쓰고는 혀를 찼다·

“쯧쯧쯧··· 아이고 불쌍한 우리 최 부장님·”

“왜?”

“우리 부장님 아직 많~이 배우셔야겠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거 몰라? 내시가 왜 권력이 막강했는데? 왕하고 자주 얼굴 보고 농담 따먹기도 하고··· 그러니까 권력이 센 거 아니오?”

“오호~ 그러니까 최 상무랑 요새 농담 따먹기도 하신다?”

“농담 따먹기까지는 아니고··· 조금 더 발전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말이지· 어쨌든 난 안 가· 최 부장은 가려고?”

“가야지· 나야 너처럼 든든한 동아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동출 부장이 씁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직원들이 일제히 일어나며 다가오는 누군가를 향해 인사하고 있었다·

당연히 오 부장과 최 부장도 빠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야 오지환이·”

“예 상무님·”

놀랍게도 굳은 표정으로 다가온 이는 해외자원 사업부 윤정환 상무였다·

아래에 있던 고승현을 빼앗기고 뒤통수를 맞았다며 한동안 뒷머리를 잡고 다녔던 그다·

“고승현이도 그러더니 너도 두 집 살림하냐?”

“아닙니다·”

“따라와·”

“넵·”

오 부장은 죽었다 생각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그를 따랐다·

상무실에 들어가자 윤정환 상무가 상석에 앉아 턱짓으로 그에게 앉으라고 하더니 입을 열었다·

“너 기조실 최 상무 일 하는 거 이미 내가 보고 받았고 문제 될 거 없다는 거 알아· 그런데 결과는 보고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호구야?”

“아닙니다·”

“그럼 왜 기조실 갔다가 나한테 안 들리고 최 부장이랑 노닥거리고 있어?”

“목이 말라서 잠깐 들려서 커피 좀 마시다가 바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목이 말랐다니····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변명이지만 너무 들떠서 최 부장에게 썰을 풀려고 했다가 실수했음을 알기에 그것 말고는 마땅히 생각나는 변명이 없었다·

당연히 윤정환 상무는 코웃음을 쳤다·

“흥! 침이나 바르고 그런 소리를 해라·”

“죄송합니다·”

“됐고 어떻게 됐어?”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푹 숙이고 벌서고 있던 오지환 부장이 냉큼 윤정환 상무 옆으로 다가와 앉으며 말했다·

“그게 말입니다· 최영훈 상무는 니폰유센 대표를 누구로 할지 아직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정말?”

“네·”

“외부 영입하려는 생각은 아니고?”

“아예 그쪽으로는 생각도 안 해본 표정이었고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일단 외부 전문경영인 리스트 뽑아 올린다고 했으니 그때 내·외부 인사 보고 평가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흐음··· 어떻게 생각해?”

오지환 부장은 윤정환 상무의 입이 떨어지기 무섭게 숨도 안 쉬고 대답했다·

“당연히 상무님이 적격이시죠·”

“입에 발린 말 그만하고·”

“무조건 상무님이십니다· 꼭 가셔야죠· 솔직히 고승현 상무도 그렇고 전 기조실장이셨던 강노식 전무님도 그렇고··· 전부 최영훈 상무와 밀접하지 않습니까· 방향이 거꾸로이긴 하지만 최영훈 상무 라인이라고 봐도 될 정도죠·”

“흐음····”

윤 상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오 부장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이 상황에서 상무님이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니폰유센 대표나 못해도 전무급 이상에서 경력을 쌓는다면 그룹 내에서 충분히 인정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네·”

“그럼 네가 한번 만들어 봐·”

“예?”

이게 무슨····

‘X 됐다’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너 최 상무랑 이제 제법 손뼉 좀 치는 거 아니었어? 그럼 내가 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거 아니야? 응? 나는 너만 믿는다·”

윤정환 상무는 믿음직하다는 눈빛으로 오지환 부장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 예····”

함정에 걸려들었다·

< 전세 역전(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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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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