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14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 명예의 대가(3) >

김상철 검사는 그제 HS그룹 최영훈 상무를 만나고 와서 한동안 부푼 가슴 억누르지 못했다·

검사 조직 내에 절친한 친구가 몇 없었고 라인을 잘 타지도 못해 어차피 승진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험성이 높은 지역구 출마도 아니고 안정빵이나 다름없는 비례대표로 시작이라니····

일단 비례대표라도 정치인으로 발을 떼서 국민들에게 얼굴만 잘 인식시키면 다음 총선에선 지역구 출마도 자신 있었다·

이러다 큰 정치인으로 올라서고 마침내 대통령까지 된다면····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떠올린 이후부터 김상철 검사는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러다 찾아온 조치연·

그는 장부를 놓고 가며 단 한 마디만을 남겼다·

“자네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하고 뒤는 걱정하지 말게·”

장부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한 게 바로 자신의 직속 상관인 이한율 부장검사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는지였다·

직속 상관이 장부에 들어있다면 초장부터 거대한 벽에 막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인데 다행스럽게도 장부에는 직속 상관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았다·

주먹을 불끈 쥐고 남몰래 환호하던 그가 막 장부를 서랍에 넣어놓고 자물쇠로 잠갔을 때 전화가 울렸다·

“김상철입니다·”

[너 검사장실로 올라와·]

부장검사의 목소리·

“검사장님이요?”

김상철 검사는 가슴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 부장검사를 찾아가려 했는데 먼저 전화가 와서 검사장님이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직감적으로 조치연 관련 건으로 불러올리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너 뭐하고 다녔어? 왜 갑자기 검사장님이 널 보자고 하시는 거냐고?]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모르는 척 잡아뗐다·

[근데 왜 널 부르시냐고? 진짜 뭐 아는 거 없어? 나중에 나오면 죽는다·]

“저기····”

[뭔데?]

“수사 의뢰를 하나 받기는 했는데····”

[하··· 너 혹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건드리는 거냐?]

“아직 말씀드리기가····”

[일단 올라와·]

굳어진 이한율 부장검사의 목소리에 상철은 잔뜩 얼어붙었다·

하지만 일단 전화를 끊자마자 상철은 다시 허리를 펴고 마음을 다지고는 문을 열고 나가며 수사관에게 호기롭게 외쳤다·

“저 검사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검사장실에는 왜···?”

“다녀올게요·”

얼떨떨해하는 장성규 수사관을 보며 상철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지금까지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검사장님이 따로 불러낸 적도 없었던 그였기에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임에도 이상하게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가슴이 펴졌다·

평소 다른 검사의 능력을 칭찬하며 자신에게 그리 존경심을 표하지 않았던 장 수사관의 황당해하는 눈빛을 보며 절로 주먹에 힘이 팍 들어갔다·

그는 보무도 당당하게 검사장실로 향했다·

똑똑·

예전이었다면 검사장을 만난다는 생각에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고 표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같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을 텐데 이제는 달라졌음을 느꼈다·

이번 수사를 끝내고 정치인이 된다고 생각하니 결국 검사장이라는 존재도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거다·

“들어와·”

상철은 의식적으로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 정확히 30도 정도만 고개를 숙였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앉아 봐·”

상철이 자리에 앉자 상석에 앉아 있던 박노훈 검사장이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옆에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이한율 부장검사가 나섰다·

“너 무슨 사고 치고 다닌 거야?”

“예?”

“무슨 사고를 치고 다녔기에 총장님이 널 지목하셨어?”

“총장님이요?”

“뭐 건드린 거야?”

상철은 아직도 빤히 바라보는 검사장의 얼굴을 흘깃 보고 대답했다·

“재벌그룹이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에 로비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한율 부장검사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인마 네가 특수부야? 그런 걸 왜 네가 수사하려고 해? 그리고 로비한 정황? 말 같은 소리를 해라· 누가 전화로 제보라도 했어?”

“장부를 확보했습니다·”

이한율 부장검사가 흠칫 놀라며 바로 박노훈 검사장에게 고개를 돌린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증거도 없이 괜히 대기업을 쑤시는 줄 알았는데 장부가 발견됐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노훈 검사장은 여전히 똑같은 표정으로 상철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 그거 계속 팔 거야?”

“예·”

“그래 확실한 증거도 있고··· 검사라면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그런데 넌 특수부 아니잖아? 중앙지검 특수부에 증거 넘기고 넌 다른 사건 맡아·”

수사를 방해할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막상 검사장님이 저렇게 단호하게 나오니 상철도 뭐라고 반박을 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입을 열지 못했다·

“아니····”

“그렇게 하고 마무리 짓지·”

“알겠습니다·”

상철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검사장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남들이 그렇게 바라는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검사가 됐을 때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지만 이후 검사들 사이에서도 엘리트가 있고 서로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면서 얼마나 비통해했던가·

당시 느꼈던 무력감 이후 언제고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고자 뭐 하나라도 실수하지 않고 승소확률을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쟁쟁한 법무법인 앞에서 몇 번이나 패배했다·

이번만큼은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검사장이라는 권위 앞에서 또다시 입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너 나 따라와라·”

이한율 부장검사가 그를 이끌었다·

부장검사실로 들어선 그는 억지로 자리에 앉힌 이한율 부장검사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건 수사 덮겠다는 거 아니냐고요·”

“후··· 장부에 뭐 있는데?”

“예?”

“장부에 뭐가 있길래 총장실에 전화가 걸려와?”

상철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장부에 이한율 부장검사의 이름이 있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결정을 못 내린 거였다·

상철의 고민을 알아챈 그가 말했다·

“어디서 전화가 걸려왔는지 짐작은 할 거 아니야? 그래야 내가 커버를 쳐주든지 하지·”

“세영그룹이요·”

커버를 쳐줄 수 있다는 말에 상철이 숨도 쉬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확실히 장부에 그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

“세영? 세영이 거기에 들어있다고?”

“네·”

“아··· 시발···· 그래서 총장실에서 바로 전화가 걸려왔구나? 얽혀 있는 사람은?”

“여야 가릴 거 없이 정치인 상당수와 공직에 있는 인물들에게 지속적으로 스폰을 해준 내역입니다·”

“스폰이라고?”

“네 현금을 지급한 게 아니라 자동차나 그림이나 명품같은 고가의 선물을 젊었을 때부터 후원했습니다·”

“젊었을 때면 언제부터?”

“어떤 사람은 대학생때부터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시험에 합격한 이후부터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시험? 공무원 시험 말하는 거야? 외무고시나 행정고시 같은 거?”

상철이 그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네····”

그의 말투가 그의 촉을 자극했는지 이한율 부장검사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린다·

“혹시 그 시험에 사법고시도 들어가 있냐?”

“맞습니다·”

이한율 부장검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는 한동안 머리에 손을 얹고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이거 너 혼자 못한다·”

“혼자 하기 버겁다는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다른 검사들은 믿을 수 없습니다·”

“뭐 인마?”

“장부에 이름이 올라간 검사 제가 대충 살펴본 것만 다섯 명이 넘습니다· 그중 부장검사만 둘에 검사장도 한 명 있습니다·”

“이런 씨····”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럼 넌 나는 믿냐?”

“솔직히 완벽하게 믿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장부에 이름이 안 올라가 있으셨으니까요·”

“고맙다고 해야 하냐?”

“아닙니다· 제가 감사하죠·”

“부장검사로서 할 말은 아닌데 이거 손대면 너 옷 벗어야 한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각오하고 있어?”

“네·”

상철의 굳은 결의를 본 이한율 부장검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좋아·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너 혼자서 이거 수사 못 한다· 인력은 지원해주지 않더라도 옆에서 방해 못 하게 막아줄 만한 방패가 있어야 영장이라도 칠 수 있을 거 아니야?”

“그렇긴 하지만 누가 저를 도와주겠습니까?”

“신동호 고검장님 라인이 혹시 그 장부에 들어있냐?”

신동호 고검장은 현 검찰총장의 한 기수 아래에 있는 인물로 주로 비서울대 출신들과 친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웃긴 건 상철 역시 비서울대 출신인데도 신동호 고검장 라인 중 어느 누구도 다가온 적이 없었다는 점이랄까?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어· 내가 상황 만들어 볼 테니까 장부 꼭 쥐고 이틀만 잠수 타고 있어·”

“알겠습니다· 그런데 가능하시겠습니까?”

“그럼 내가 너 앉혀놓고 헛소리나 하고 앉아 있겠냐? 대신 너 잘해라· 진짜 잘해야 해· 여기에 많은 사람 목숨이 달렸을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그럼 부장검사님만 믿겠습니다·”

김상철 검사는 얼른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와 서랍에 감춰둔 장부를 꺼내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방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말했다·

“저 몸이 아파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혹시 저 찾으면 병가 냈다고 말해주세요·”

상철은 그렇게 장부를 들고 동부지검을 빠져나갔다·

*

이형준 상무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약속 시각 5분 전·

“올 때 됐어요·”

“으음····”

이세명 사장은 대답 없이 침음성만 흘렸다·

지금 그의 마음은 그렇게 여유롭지 못했다·

별장 관리인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되었고 형을 향한 수사도 지지부진하기 그지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향한 검찰의 칼이 날카롭게 접근하고 있어 요즘 침대에 누워도 잠이 도통 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 검찰 쪽 사람도 아니고 한가하게 다른 기업 사람과의 미팅이라니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다·

반대로 형준은 두 형제간의 법정 다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법정 다툼으로 인해 흔들리는 그룹 임직원들이며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검찰이 어떤 혐의를 가지고 압박하는 게 아니니 형준의 마음은 이세명 사장과는 달리 한결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문이 열리며 영훈이 들어섰다·

“오래 기다리셨나요?”

“많이 안 기다렸어·”

“괜찮네· 약속을 잘 지키는군·”

영훈은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 악수를 청했고 그가 명함을 잘 살펴보며 손을 잡았다·

“요즘 이 명함의 값어치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말이 있던데 만나서 영광이야·”

“영광은요· 앉으시죠·”

영훈은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말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에 뵀으면 술이라도 하는 건데 아쉽네요·”

“아니야· 형준이 친구라니 내가 말 편하게 할게· 그래도 되지?”

“그럼요·”

“형준이가 우리를 꼭 도와줄 사람이라면서 자네를 만나야 한다고 하기에 나왔는데 인상이 참 좋구만· 일단 식사부터 하지·”

그렇게 셋은 그리 무겁지 않은 대화로 식사를 이어나갔고 식사가 얼추 마무리되었을 때 이세명 사장이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고는 말했다·

“내 사정 이미 들었으니 알 거야·”

“네 들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지· 혹시 날 도와줄 수 있나?”

영훈은 웃으며 쿨하게 대답했다·

“하하 그럼요· 제가 손이 닿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형준은 조금 놀랐다·

이세명 사장이 도와달라는 이야기는 분명 검찰을 움직여달라는 말이었는데 영훈이 너무도 쉽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자네 화끈하군· 하하하! 그럼 내 자네만 믿겠네·”

“저희 둘은 따로 이야기 좀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들어가시죠·”

영훈이 그렇게 말하자 형준은 마치 미리 약속이 있었던 것처럼 바로 말을 이었다·

“네 이 친구랑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작은아버지 먼저 들어가세요·”

“그래·”

이세명 사장이 나가고 영훈은 형준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다시 상을 차리게 한 다음 회를 추가로 시켰다·

“뭐야? 부족했어?”

“상무님 원래 대식가 아닙니까? 뚝배기 하나로 부족하신 거 아니에요?”

“부족한 정도는 아니지만 더 먹을 수는 있지· 술은?”

“술 말고 음료수 시키시죠?”

“음료수는 됐어· 입맛만 버리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갑자기 불러 앉혀서 놀랐잖아·”

“일단 회 나오면 이야기하죠· 급할 거 없으니까·”

“그러자·”

뭔가 중요한 이야기일 것 같아 형준은 잠자코 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 뒤 회가 나오고 나서 영훈은 회 한 조각을 음미한 다음 잔뜩 궁금한 표정을 하고 있는 형준에게 말했다·

“작은아버지 믿으시면 안 됩니다·”

“어? 뭐야? 아까는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겠다며?”

“있는 자리에서 안 된다고 할 수 없잖습니까· 검찰에 끌려가기 전에 일 마무리하세요· 만약 이세명 사장님이 상무님 아버지를 이기면 그 칼날이 상무님에게 돌아갈 겁니다·”

형준은 입으로 가져가려던 회 한 조각을 들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 명예의 대가(3) > 끝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