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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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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프로젝트(2) >

특수사업부 고승현 상무는 영훈이 찾아오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겼다·

그룹 내에서 가장 큰 실권자지만 가장 종잡을 수 없는 행태로 일을 하기에 느긋하게 만나서 일 이야기를 하기도 힘든 사람이 최영훈 상무였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특수사업부에 찾아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그는 비서에게 차를 내오라고 시켜놓고는 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있어?”

“네?”

“뭐 있으니까 온 거 아니냐구· 최 상무 스타일이 은근 냉정해·”

“제가요?”

“그래· 남들은 그냥 별일 없어도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그러는데 최 상무는 그런 게 전혀 없잖아· 이제는 회사 내에서 유명해· 일만 열심히 한다고·”

“정말요?”

영훈은 별다른 생각 없이 회사 생활을 해왔는지 직원들 사이에 그런 소문이 퍼져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분명 민희도 알고 있었을 텐데 들으면 자신이 기분 나빠할 거라 생각해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몰랐어? 난 알면서도 그러는 줄 알았지·”

“전 일 끝나면 연희 씨랑 같이 퇴근하거나 미팅으로 외부 나가고 회사 내에서는 식사할 때 거의 연희 씨랑 먹었으니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자주 오도록 하겠습니다·”

“전에도 아마 그런 말 했을걸?”

“하하 그랬나요?”

“농담이야· 그래 무슨 일로 왔어?”

“이거 그냥 놀러왔다고 하고 싶은데 정말 물어볼 게 있어서 오니까 민망하네요·”

“민망해 할 것 없어· 많은 임직원 중에 그래도 나한테 물어봐준다니까 기분 좋은데 뭐·”

영훈은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비서가 차를 내오자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다름 아니라 자원개발팀 오지환 부장이 보고서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무슨 보고서?”

“일단 한번 보시겠어요?”

영훈은 오 부장이 가지고 온 보고서를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서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오지환이 그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야심이 대단한 걸?”

“그렇죠?”

“배짱 있네· 그런데 그냥 한번 만들어 본 거 아니야? 야심은 잘 보여줬는데 그렇다고 이걸 진짜 하겠다고 달려들지는··· 이런 거 흔해· 어차피 위에서 깔 거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덩치를 키우는 거지· 나중에 까여도 배짱 있고 비전이 큰 놈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거든·”

“그래도 부장급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낸 건 흔하지 않은 거 아닙니까?”

“그렇기는 한데··· 뭐야? 나한테 말 안한 뭔가가 더 있는 거야?”

고승현 상무가 눈을 빛낸다·

보고서 이면에 무언가가 더 있음을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영훈은 이 프로젝트가 윤정환 상무의 승진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아무리 고승현 상무를 믿는다곤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고 상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가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그 파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있기는 한데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냥 사업만 보고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뭐가 있기는 하다··· 음··· 나도 보면 볼수록 욕심나기는 하네· 아마 최 상무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나도 이 사업이 안 될 사업이라고 보자마자 엎었을 것 같은데 어차피 이것도 로비의 힘이 크거든· 태국에서 어떻게 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기는 해·”

“실력으로는 많이 힘든가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명성에서 차이가 나지· 우리가 인도에서 왜 그렇게 PM 사업을 따내려고 노력했겠어? PM을 주도적으로 해본 건설업체와 아닌 업체가 이후에 사업을 따내는 데에 있어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잖아· 에너지 사업에서 쉐브론과 토탈이 가진 명성은 쉽사리 넘기

힘들지· 다만 이번 같은 경우는 이미 채취하는 광구에서 사업자를 다시 뽑는 거니까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

“그럼 해보는 게 어때요?”

고승현 상무는 헛웃음을 쳤다·

“허··· 이걸 진짜 해보자고? 솔직히 우리끼리만 한다고 하면야 실패한다고 해도 조금 쪽팔리고 마는 건데 석유공사에서 비웃지 않을까?”

“반대로 더 불타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가 담당자가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어떻게 생각하면 정치권에서 더 좋아할 수도 있고·”

순간 영훈은 천보윤 의원이 떠올랐다·

굳이 밀어주지 않더라도 잘 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현재 여당 의원인 그를 도와준다고 가정할 때 만약 이번 가스전 사업에 입찰해서 따낸다면 여당에 굉장한 호재임은 분명했다·

“그거 괜찮네요·”

“괜찮다고?”

“네 정치권에 잘 보이면 좋잖아요·”

“따지고 보면 우리 회사가 정치권이랑 아주 먼 사이는 아니라서 이해는 되는데··· 누구랑 연관된 거야?”

“아직은 좀···”

“하여간 비밀 많기는··· 그럼 어떻게 할까?”

“상무님이 진지하게 검토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그럼 우리 사업부가 이거 잡아볼게· 오지환이 붙여줘·”

“알겠습니다·”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 특수사업부를 나왔다·

고승현 상무가 오 부장을 붙잡고 비밀을 캐려고 할 거라는 걸 알지만 이후 문제는 오 부장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

동부지검을 중심으로 수사팀이 꾸려졌고 김상철 검사는 조치연을 소환했다·

조치연이 동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명동 사채왕의 얼굴이 공중파에 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 광경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던 세영 차명진 회장이 들고 있던 유리잔을 집어던졌다·

곧바로 일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유리잔을 치우기 시작했고 송지용 비서실장이 황급히 들어왔다·

차명진 회장은 그가 들어오길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어떻게 됐어?”

“지금 검찰 내부가 두 쪽으로 갈린 것 같습니다· 검찰총장이 속한 서울대 라인을 신동호 고검장을 위시한 비서울대 라인이 견제하는 모양새입니다·”

“이 새끼들이 지금 서로 편갈라 싸우는데 날 이용해먹는 거야?”

“비서울대 출신들은 이번 기회에 아예 검찰총장의 핵심 라인들을 전부 쳐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장부를 다 까겠다는 거네?”

“하필 수사팀을 꾸린 신동호 고검장 라인에 우리 쪽 의견이 강하게 반영 되기에는 지금 사태가···”

“그래서 결론이 뭐야?”

송지용 비서실장은 잠깐 미간을 찌푸리다가 그의 눈치를 보며 슬쩍 말했다·

“확실한 건 아닌데 말입니다· 조치연의 사설경호원 쪽을 은밀히 접촉했는데 그쪽에서 조치연이 누구와 많이 동행하고 누구와 많이 만났는지를 알려줬습니다·”

“그래? 처음으로 일 좀 했네· 그래서?”

“조치연이 이동할 때마다 항상 차를 가져와서 동행하는 사람이 조치연이 가지고 있던 저축은행을 인수한 송병창 사장이라고 합니다·”

“송병창? 그거 조치연이 밑에서 심부름하던 그놈 아니야?”

“맞습니다· 그리고 송병창 사장은 HS그룹 송은채 회장 동생이라고 합니다·”

“송은채 회장 동생이라고? 내가 왜 몰랐지?”

“외부에 송은채 회장과 인척관계라고 알리고 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명동에 자리를 잡은 것도 누나인 송은채 회장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전적으로 송 회장의 돈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하긴 송병창이가 조치연이 밑에 있을 때는 송은채 회장은 부엌데기 아니었나?”

“맞습니다· 송은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건 고작 2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당시 주부였던 송은채 회장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명진 회장은 마치 그림을 그리듯 팔걸이에 검지를 꼬물거리며 무언가를 그려댔다·

중요한 결심을 할 때 항상 보이는 그의 습관임을 알기에 송지용은 그의 생각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고민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송은채 회장 약속 잡아·”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그리고 나한테 돈 먹은 정치인들 리스트 다 꺼내와· 어디 언제까지 입 꾹 쳐 다물고 계신지 봐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

송은채 회장은 세영그룹 차명진 회장이 만남을 청한다는 소리를 듣고 조금 당혹스러웠다·

지금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검찰의 칼 끝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 자신과 만남을 청하는 이유가 동생 때문이라는 건 그녀도 짐작이 가는 바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곤란한 건 그냥 무시하기에는 세영그룹의 차명진 회장 이름값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구해준 건 이번에도 사위였다·

“그럼 저랑 같이 가시죠·”

별일 아닌 듯한 영훈의 말에 송 회장은 한결 가뿐한 마음으로 호텔로 향했다·

“차명진 회장이 날 만나서 어쩌려고 그러는 걸까?”

사실 영훈은 차 회장이 장모님과 만남을 청했다는 말에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병창 사장님이 조치연의 수발을 들고 있는 이상 HS그룹과 조치연의 연관성은 언제고 드러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훈은 곤란하단 생각보다는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장모님과 동행했다·

약속장소는 언제나 그랬듯 HS관광이 소유한 호텔이었는데 의외인 건 약속장소를 정한 사람이 차 회장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호텔에 먼저 도착해 와 있는 사람은 차 회장 쪽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임 회장님 장례식 때 보고 처음인가요?”

“네 그러네요·”

차명진 회장은 들었던대로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었다·

사십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라고 할까?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 몸에 근육도 제법 붙어 있었고 덩치도 재벌 회장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건장했다·

“요즘 송 회장님에 대한 칭찬이 자자합니다· 우리도 몇 번이나 회장님에 대한 특집기사를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거부하셨다면서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어서요· 그리고 여기는 제 사위이자 보물인 최영훈 상무예요·”

“오호··· 보물씩이나?”

“반갑습니다· 기획조정실 최영훈이라고 합니다·”

영훈은 바로 손을 내밀었다·

차명진 회장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영훈을 바라보았다·

대개 자신에게 인사하는 젊은 사람들은 감히 악수를 청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는데 그는 당연하다는 듯 손을 내미는 것이 특이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버르장머리 없이 보였음이리라·

만약 영훈 혼자 였다면 받아주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청한 자리였고 송은채 회장도 같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반갑네·”

“점심 시간인데 식사는 하셨습니까?”

“식사는 나중에 하기로 하지· 한가하게 식사를 하려고 바쁜 사람 부른 건 아니니까·”

보통 이렇게 말하면 바로 수긍하는데 영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어쩌죠? 장모님께서 식사를 거르시면 안 되셔서 저희는 식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저희 호텔 주방장 실력 괜찮습니다· 저희만 먹으면 이상하니 같이 드시죠?”

“여기 호텔 주방장 실력이야 나도 잘 알지· 아마 자네보다 이 호텔에 더 많이 왔을 거네·”

“그럼 입맛에는 맞을 테니 다행입니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직원을 불러 룸서비스를 시켰다·

그 모습에 차명진 회장은 순간 화를 참기 어려워 욱하고 올라올 뻔했지만 송 회장의 얼굴을 봐서 다시 가라앉혔다·

게다가 오늘 자리에서 아쉬운 사람은 송 회장 쪽이 아니라 자신이니까·

그렇게 룸서비스가 올라오고 차명진 회장은 입맛도 없음에도 억지로 식사를 맞춰주었다·

송은채 회장이야 영훈이 이러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웃으며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많이 남기셨네요· 입맛에 안 맞으신 건 아닙니까?”

“아니네· 오늘 점심 생각이 없었을 뿐이야· 그건 그렇고 회장님·”

“네?”

“회장님 동생분이 저를 아주 곤란하게 하고 있는 걸 알고 계십니까?”

“제 동생이요?”

“혹시 모르고 계셨나요?”

송 회장은 인상을 찌푸리다가 말했다·

“지금 날 취조하는 건가요?”

순간 차명진 회장은 자신이 송 회장을 아직도 가볍게 여기고 있었음을 자각했다·

생각보다 싸늘한 반응에 차 회장이 조금 당황하며 말했다·

“취조라니요? 오해하지 말아요· 다른 뜻은 없으니까·”

송 회장은 팔짱을 끼고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동생이 예전에 명동에서 사채업을 할 때 동생에게 일을 가르쳐준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 이러저러한 통로로 일을 가르쳐주었다던 사람이 그 장부라는 걸 검찰에 보냈다는 것도 알게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게 차 회장님과 무슨 관계가 있죠?”

“관계가 있습니다· 그 장부가 절 노리고 만들어진 물건이니까요·”

뻔히 그의 비리가 들어 있음을 눈치챌 수 있지만 굳이 자신이 피해자인 척 표현한다·

“아··· 그렇군요· 그래서요?”

“동생분이 이 일에 말려들어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라는 말인가요? 아니면 지금 나한테 경고하는 건가요?”

“회장님 우리 서로 날 세우지 맙시다· 서로 명확한 각자의 영역이 있고 난 회장님과 HS그룹의 영역을 넘볼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 회장님도 제 영역은 지켜주셔야 합니다·”

송은채 회장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때 가만히 듣고 있던 영훈이 묘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참 이상하네요·”

“응? 무슨 말인가?”

“식당에 가면 가끔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곤란하게 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 구걸을 하는 사람들도 최소한 껌 하나는 내밀고 돈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회장님은 그냥 달라고만 하십니까?”

“지금 날 거지 취급하는 건가?”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차명진 회장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욕도 나오지 않았다·

< 새 프로젝트(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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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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