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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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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가루(4) >

홀로 자신의 사무실에 앉은 형석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고민했다·

송지용 그 개새끼가 금고의 숨겨둔 재산을 몰래 들고 날랐는데 신고하지도 못하는 상황도 열 받는데 금쪽 같은 한경리조트까지 헐값에 넘기게 된다면 이제 아버지가 감옥에 들어가도 양손에 쥘 수 있는 건 얼마 없다·

물론 그래도 수천억이 넘는 자산을 가진 그룹이지만 형석의 마음에는 차지 않았다·

없는 걸 가져와서 합쳐도 모자랄 판에 가진 걸 헐값에 넘겨야 하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하지만 형석은 마땅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부릴 만큼 믿을 만한 사람도 없었고 인맥도 충분하지 않았다·

특히 검찰 쪽으로 어설프게 손을 뻗다가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는 날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질 거다·

그래서 그저 조용히 검찰 수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싶지만 형석은 또 그 나름대로 검찰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지금껏 아버지의 말을 잘 따르며 움직이던 모습을 보여주던 검찰이었으니 그 수사가 과연 끝까지 제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

그때 한주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안 그래도 머리가 빠질 듯 고민스러운데 쓸데없는 여자에게 전화가 걸려오니 짜증이 치밀었다·

게다가 나이도 적지 않은게 왜 그리 비싸게 구는지···

생긴 거와는 다르게 논다고 속으로 욕하는데 순간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었다·

형석은 서둘러 전화를 받고는 급하게 만나자고 한 뒤 차를 타고 강남으로 향했다·

압구정동의 럭셔리 카페에 앉아 있던 주연이 형석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여기요· 뭐 마실래요?”

“네 그럴까요?”

형석은 급해지려는 마음을 달래고 심호흡으로 숨을 조절하며 천천히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나온 커피를 들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조금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요즘 힘들죠?”

“네 뭐··· 뉴스에서 우리 이야기 많이 나오죠?”

“금방 지나갈 거예요·”

한주연이 안쓰럽다는 듯 말했다·

그녀로서도 지금 상황이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고 억울하기도 했다·

처음 김태민이라는 남자를 만났을 때 나름 괜찮은 남자를 택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인물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가 가질 현진그룹은 상당히 건실했고 유망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주력 기업인 현진중공업이 휘청거렸지만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믿었고 그동안 캐시카우인 현진관광이 부족한 걸 메워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현진관광은 같은 계열사인 현진물산에게 먹혀버렸고 계열사는 분리됐다·

한마디로 가진 재산이 반으로 나뉜 상황·

거기까지도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회사는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고 김태민은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았다·

점쟁이의 말도 있고 해서 결국 다른 남자를 찾은 게 바로 차형석·

이 남자 역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세영그룹은 가진 재산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만큼 상당한 권력을 가진 재벌 그룹이다·

그런 그룹의 외동아들인데다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젠틀한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터진 사고·

이건 사고가 맞다·

세상천지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세영그룹이 검찰의 표적이 될지 누가 알았단 말인가?

이제는 남자 복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못나서 이상한 남자를 만나는 건지 헷갈리는 그녀였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라 되돌릴 수 없었다·

“후··· 충격이에요 아버지가 그랬을 줄이야···”

형석은 아버지의 부패한 모습이 상당히 충격적인 듯 말했다·

주연은 순간 형석의 말에 의아함을 느꼈다·

몰랐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정말 몰랐었다면 그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아직 수사 결과가 다 나온 건 아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봐요·”

반은 진심이고 반은 형식적인 위로였는데 형석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알고보니 아버지가 잘못한 게 맞았어요· 세상에··· 신문과 방송을 가지고 있는 우리 회사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창석은 괴롭다는 듯 얼굴을 감쌌다·

주연은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에 안쓰럽다는 듯 그의 어깨를 쓸어내렸다·

그가 본래 젠틀한 사람임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재벌가의 자식인데 이토록 때묻지 않은 사람인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주연의 눈에는 오히려 더 특이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능력 있고 돈 많은 남자들은 많이 만나 봤지만 정의로운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완전히 이상형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처음 만나는 스타일이라 색다른 느낌을 받은 거다·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인 어린 공무원들이나 정치초년생에게 접근해서 후원한 이유야 뻔하지 않아요? 나중에 우리 말 잘 듣는 개처럼 만들려고 그랬겠죠· 난··· 정말 아버지에게 실망했어요· 어쩜 그럴 수가···”

주연은 점점 화제가 이상해진다고 느꼈지만 일단 그의 말에 공감해주었다·

“맞아요· 그러면 안 되는 일인데···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해요·”

“난 아버지를 용서할 수가 없어요·”

“네?”

“검찰에 아버지와 가까운 검사들이 깔렸을 게 분명한데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요? 후··· 아버지가 대한민국의 악의 축이 된 것 같아요·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어요·”

“어···”

주연은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의 아버지인데 도대체 뭘 두고 볼 수 없다는 말인가?

게다가 지금 검찰 분위기를 보면 그냥 놔둬도 세영그룹이 굉장히 곤란한 상태인데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한다는 말인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안 된다는 말을 하기에도 애매했다·

그러기에는 막 솟구쳐오르는 욕심이 그녀의 어설픈 위로를 막고 있었다·

“우린 그냥 대기업이 아니에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사를 가진 곳이잖아요· 아마 소속 기자들과 그들의 인맥을 동원해서 국내 언론 전체를 움직이려 들거에요· 오늘도 기사 봤어요? 세영그룹에 대한 억지 수사를 비판하는 논조로 나오는 거?”

그거야 자사 경영진을 검찰이 끌고 가겠다고 하니 소속 기자들의 충성심으로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겠냐는 말이 그녀의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녀는 결국 참아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봤어요· 뻔히 증거가 나왔는데 억지 수사라니 너무하더라구요· 그걸 보고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할지··· 아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말할 거예요·”

“내 말이 그 말입니다· 전 우리 회사가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이 없어요· 바꿔야 해요·”

혹시나 해서 던져봤는데 형석의 반응이 제대로다·

주연은 갑자기 목이 말라왔다·

에어컨이 쌩쌩 나오는 커피숍 안인데도 괜스레 손부채질을 할 정도로 더워진 그녀는 목이 마르다며 음료수 한 잔을 더 시키기까지 했다·

한주연은 시원한 에이드를 쭉 들이키며 생각을 정리했다·

세영그룹의 차명진 회장이 구속돼서 이후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다면···

지금으로서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면 세영그룹은 당장 차형석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재벌그룹 외동아들과 결혼하려는 이유가 뭔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수십 년 후에 그 재산이 아들에게 내려올 거라는 믿음과 그동안 조금씩 혜택을 받으며 살 수 있을 거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오랜 시간을 공들일 필요 없이 다이렉트로 세영그룹의 모든 재산과 권력이 단번에 차형석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의 아내가 될 자신의 권력 또한 막강해질 게 틀림없다·

세영그룹의 며느리라는 입지와 안주인이라는 입지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

그렇게 된다면 GK그룹 역시 세영일보와 세영미디어라는 막강한 우군을 얻게 되면서 더 큰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입꼬리가 자꾸 하늘로 솟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연은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떡해야 하는지 집안에서 오랫동안 교육 받아왔다·

“혹시 내가 도와줄 일이라도 있을까요?”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형석의 눈이 순간적으로 빛나는 걸 그녀는 보지 못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해요·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회사를 위해서 아버지가 떳떳하게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기사 댓글 보면 온통 우리 욕이에요· 우리 그룹을 대한민국을 좀먹는 벌레처럼 묘사한다구요· 난 아버지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떳떳하게 죗값을 치른다면 국민들

도 세영일보 기자들을 다시 신뢰할 수 있을 테고 세영미디어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거예요· 난 그렇게 믿어요·”

“맞아요·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 거예요·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어떻게요? 방법이 있어요?”

형석의 또렷한 눈빛이 주연의 결심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네· 우리 회사 법무팀장님이 검사장 출신이세요· 게다가 작년에 고문으로 들어오신 분도 대법관 출신이시라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아··· 그래요?”

생각보다 막강한 법조라인에 형석이 놀랐다·

사이드에서 적당히 여론을 형성해주거나 제 3자로 검찰을 압박해주길 원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우리 회사가 다른 건 몰라도 법무팀이 꽤 좋아요· 한 10년 전인가? 면세점 부지 때문에 엄청나게 싸웠거든요· 그때 이겨보겠다고 법무팀을 빵빵하게 해놓은 게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네요· 다행이죠?”

“네 다행이에요·”

형석은 자신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 때문에 고개를 돌려야 했다·

그는 다시 억지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어머니라도 있었다면 아버지를 말릴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주연은 눈물을 글썽이는 형석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괜찮아요· 형석 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물론 한주연 역시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그려질까봐 최대한 조심하고 있었다·

두 명의 연인이 서로 슬픔을 만들고 있는 묘한 광경이었다·

*

“하하하! 한 잔 받으세요·”

“전 괜찮습니다·”

“아이~ 그러지 마시고 한잔 받으세요· 저 팔 떨어 집니다· 하하하!”

김창훈 상무는 세상이 떠나가라 화통하게 웃었다·

그럴 수밖에·

지금 그는 그 어떤 때보다 기쁘고 행복하기 그지없었다·

집을 나올 때 보았던 형의 그 당황하고 썩은 표정이 기억날 때마다 입꼬리가 슬금슬금 춤을 추어댔다·

“받으세요 상무님· 이게 다 상무님 덕분 아닙니까·”

옆에 앉아 있던 윤희찬 부장도 거들었다·

결국 영훈이 못이기고 일단 한 잔을 입에 털어넣은 뒤 물었다·

“그래서 잘 됐습니까?”

“그럼요· 아버지는 지금 속이 무척 쓰리시겠지만 그래도 둘째 아들이 든든~히 뒷받침을 해드리니까 아주 그냥 제 어깨에 손을 올리시고 ‘너 밖에 없다’ 그러셨다니까요!”

급기야 김창훈 상무는 어설픈 연기까지 해댔다·

“그럼 거의 끝난 거네요?”

“그럼요· 형은 이제 아버지 눈 밖에 났어요·”

옆에 있던 윤 부장이 한마디 더 보탰다·

“안 그래도 우명솔라 실적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는 데다가 우명건설 실적은 매 분기마다 계속 성장하고 있으니 이거 뭐 비교가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우명솔라 실적이 그렇게 안 좋나요?”

“태양광 판넬 가격이 너무 낮은데 그게 반등하지 않고 있어서요· 게다가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이 중국인데 중국은 자국 업체를 위주로 하니까 수출도 어렵구요·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음··· 그렇군요· 그럼 현진중공업 인수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창훈 상무는 올 것이 왔다는 듯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렵긴 하겠지만 일단 아버지와 협의해서 최대한 빨리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가능하겠어요?”

“솔직히 어렵긴 합니다· 현진중공업이 가진 부채도 상당하고 이번에 카타르에서 발주하는 LNG선을 현진중공업이 수주를 얼마 못한다는 소리도 들리고 해서요· 최소 스무 척 이상 수주 못하면 버티기 어렵다는 소리까지 나오니까 아무래도 그룹 내에서 인수를 부정적으로 볼 겁니다·”

“그럼 방법은 없는 거네요?”

열심히 해보겠다·

그런데 잘 안됐다·

미안하다·

그렇게 끝낼 생각인 게 뻔해서 영훈이 물어본 거다·

현진중공업을 살려주고는 싶은데 내 돈 내서 살리다간 출혈이 너무 크니까 남의 돈으로 살리고 싶은데 역시나 쉽지 않았다·

“저 염치 없는 놈 아닙니다· 약속했으니까 무조건 해내겠습니다· 전에 물린 주식이 있으니 김태민 회장과 지분을 나눠 갖는 조건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가면 위험은 줄고 현진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패기 있는 답변이다·

영훈은 골똘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태국이 얼마 전에 전력개발 로드맵을 발표했어요· 석탄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그 로드맵의 핵심이 바로 천연가스와 태양광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리고 태양광 전력을 37년까지 전체 전력의 55%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는 관심 없나요?”

“예? 아니 뭐··· 그건 우명솔라 일인데요?”

“맞습니다· 우명솔라 실적이 늘어나면 김도훈 사장만 좋은 일이 될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실적이 개판이라면서요?”

“···”

“그런 상황에 동생이 구원투수로 나서서 우명솔라 실적을 크게 개선시켜주면 아버지가 형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김창훈 상무는 침을 꼴깍 삼켰고 대답은 윤 부장이 대신했다·

“병신 취급하겠죠·”

김창훈 상무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갈 것처럼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지금 당장 아버지와 결판내러 가겠습니다·”

< 콩가루(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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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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