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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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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독식(1) >

며칠간 오지환 부장을 불러놓고 태국 상황을 조사하던 고승현 상무는 사흘 뒤 영훈에게 정리한 내용을 설명했다·

“현재 태국 우따마 에너지부 장관이 에라완과 본코트 가스전 수주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있어· 군부 출신은 아니고 몇 안 되는 엘리트 지식인 출신인데 사교성이 좋아서 태국 내 재벌들과 자주 만난다고 해·”

“그래요?”

“당연히 우리가 타겟으로 잡아야 할 건 우따마 에너지부 장관인데··· 문제는 우따마 장관이 전적으로 우리 편을 들어준다고 해도 백 프로 믿을 수 없다는 데 있어· 알다시피 태국은 부정부패가 심하고 이 가스전 사업을 일으킬 때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이권에 얽혀 있는지 우

리는 아무것도 모르거든·”

“생각보다 복잡한 상황이네요·”

“그렇지· 우리가 태국에 깊게 들어간 라인이 있다면 조금 더 알아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는 태국 쪽이랑 거래가 많지 않아· 차라리 인도네시아면 모르겠는데 태국은 우리보단 포스원 인터내셔널이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프라도 상당하지·”

“그럼 직접 몸으로 부딪쳐야 한다는 거네요?”

“맞아· 어쩔 수 없이 최 상무가 직접 태국에 들어가서 일을 만들어야 해· 지원이야 당연히 해줄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어· 게다가 한국석유공사 쪽도 태국엔 인프라가 없어서 그쪽에서도 도움받는 건 어려울 테고·”

“한국석유공사 쪽은 반응이 어때요?”

“일단 공식적으로 제안하지는 않고 유명국 아시아사업처장이라고 있는데 그 사람하고 만나서 슬쩍 흘려봤어·”

“어땠는데요?”

고승현 상무는 찝찝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영 걸쩍지근해· 되겠냐는 거지· 알다시피 공기업이라 실적에 대한 압박은 사기업에 비해 많이 낮아· 괜히 힘은 힘대로 빼고 일은 일대로 안 되면 꼬락서니만 우스워진다는 거야· 맞는 말이긴 한데 답답할 노릇이지·”

“성과급이 없다면 열심히 할 이유가 없는 거네요·”

“공기업이라고 성과급이 없는 건 아니야· 다만 사기업처럼 많지 않을 뿐이지· 게다가 사내 정치 권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어떤 부서를 밀어주고 말고가 결정되니까 이게 또 쉽지 않아·”

“어쨌든 석유공사 쪽은 뜨뜻미지근하다는 결론이네요?”

“맞아· 영~ 미지근해· 우리가 가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보여줘야 적극적으로 나설 거야·”

“그런데 석유공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도움이 되기는 하나요?”

“아무리 로비를 통해 우리를 밀어준다고는 해도 결국 딱 한 번 실력을 보여줘야 할 순간이 올 거야· 프레젠테이션을 통한 것이든 뭐든··· 동해만에서 채취한 가스를 관리한 경험이 있으니까 그걸 토대로 우리가 입만 산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지·”

“음··· 일단 알았어요· 언제 출발할까요?”

“다음 주에 마침 방콕에서 재생에너지 포럼이 열리는데 거기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확인됐어· 행사가 끝나고 분명 참석자들과 파티가 이어질 텐데 그 파티에 우리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사들 관계자도 빠지지 않을 것 같아·”

“그건 어쩔 수 없겠죠· 알겠어요· 준비하도록 해요·”

고 상무는 영훈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런데 요즘 무슨 고민 있어?”

“네? 그래 보입니까?”

“어 잠을 통 못 잔 것처럼 보이네?”

“아····”

사실 요즘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잠을 잘 못 이루고 있긴 했다·

조치연 때문에 벌인 일이 현재 가장 중요한 시점에 와 있었고 신영금융그룹과 우명그룹 등 갖가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탓에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니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피곤함에도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며 날을 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었다·

“왜? 무슨 고민인데?”

“제 고민은 아니에요· 그냥 여러 가지로 신경 쓸 게 있어서 그래요·”

“뭐?”

“신영 쪽 일도 있고····”

“혹시 요즘 나오는 것도 우리가 손댄 거야?”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세영그룹· 거기 차 회장이 공무원들 스폰해줬다가 딱 걸린 거 말이야·”

눈치가 빠른 건지 아니면 소문이 빠른 건지····

“어떻게 아셨어요?”

“세영에서 우리 호텔 애들한테 리조트 넘길 거라는 소문이 돌던데? 세영에서 가진 리조트면 한경리조트고 그건 덩치가 상당하잖아? 갑자기 이 상황에 리조트를 넘긴다는 건 둘 사이에 뭔가 있었다는 말 아니야?”

눈치도 빠르고 소문도 빠른 거였다·

“맞아요· 세영이랑 우리랑 뭐가 있긴 해요·”

고승현 상무는 순식간에 자신의 방 블라인드를 내리곤 말했다·

“뭔데 그래? 말해봐·”

“음··· 어디 가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당연하지· 나 그렇게 입 가벼운 사람이 아니야·”

고승현 상무도 그룹 임원인 데다가 어디 가서 떠벌릴 사람도 아니었기에 입을 열었다·

“지금 검찰에 들어가서 차명진 회장의 장부를 까발린 조치연이라는 사람이 실은 회장님 동생분과 무척 가까운 사이에요·”

“그 사채업자?”

“네·”

“으음··· 그럴 수 있겠네· 회장님 동생분이 명동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는 이야기는 소문으로 들었거든· 그런데 조치연과 가까운 사이라면 이번 차 회장 저격 사건에 우리 회장님의 의중이 들어가 있다는 거야?”

“그렇지는 않아요· 회장님은 동생분 일에 끼어드는 걸 원치 않으시고 동생분인 송병창 사장님도 회장님이 자신 때문에 송사에 말려드는 걸 원치 않으시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건 송병창 사장님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니에요·”

“그럼?”

“오히려 저와 관련이 있어요·”

“최 상무랑 관련이 있다고? 최 상무가 세영그룹하고 무슨 악연이 있어서?”

“그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 조치연을 도와주게 됐어요·”

고 상무는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어··· 그럼 지금 차 회장이 검찰에 들어가 있는 게 최 상무 작품이란 말이야?”

“전적으로 제 작품은 아니지만 책임이 없는 건 아니에요·”

고승현 상무는 최영훈 상무의 화법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었다·

영훈의 겸손한 말에 숨겨진 놀라운 일 처리를 이미 많이 겪어왔기에 책임이 없는 건 아니라는 말만으로도 영훈이 이 일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했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그럼 뭐야? 세영개발에서 보면 우리는 적이나 마찬가진데 왜 우리한테 한경리조트를 넘겨?”

“그들은 우리가 유일하게 도와줄 수 있는 우군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고 상무는 침을 꿀꺽 삼켰다·

“무서운 놈··· 세영그룹 차 회장을 지금 손에 쥐고 농락하고 있는 거구나?”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요· 어쨌든 세영은 한경리조트와 세영 CC를 들고 도와달라고 할 거예요·”

“그럼 우리는 도와주는 척만 하고?”

“네·”

“쉽게 속을까?”

“상황이 복잡해요· 세영그룹 전체가 차 회장님을 도우려는 상황은 아니니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차명진 회장 아들이 경영권에 욕심을 내고 있거든요·”

“아들이 아빠 뒤통수를 치려고 한다고?”

“네·”

“콩가루구만 콩가루야·”

영훈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걸 보고 고 상무가 슬쩍 눈치를 보며 물었다·

“왜?”

“기분이 좋지 않아서요· 우리에게 득이 되고 말고를 떠나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게 그냥 불편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요· 왜 저렇게 사는지 왜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잘 아는데··· 알아도 그냥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아요·”

“그럴 수 있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니까·”

“가끔은 내가 생각한 게 틀렸으면 하는 생각도 해요·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질 않네요·”

“인생이 뭐 다 그렇지···· 아 그리고 해외자원사업부 윤정환 상무 있잖아·”

“네·”

“영 소식이 없어· 오지환이가 이미 윤정환 상무한테 가스전 사업을 보고했다고 하는데 이게 따지고 들면 해외자원사업부 사업이잖아? 그럼 나한테 올라와서 이 사업을 뺏어가는 게 말이 되는 거거든? 적어도 항의 정도는 할 수 있지· 근데 조용해·”

“오지환 부장은 뭐라고 하고요?”

“오 부장도 모르겠대· 자기도 처음에 최 상무에게 이걸 보고하고 나서 윤 상무에게 보고했는데 그냥 넘어갔다는 거야· 무슨 생각이지?”

“저도 궁금하긴 하네요· 일단 지켜보시죠·”

“쩝··· 그러자고·”

고승현 상무는 뭔가 찝찝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

신영금융에서 긴급 이사회가 열렸다·

신영은행장이자 상무이사인 마석대 은행장이 긴급 이사회를 열었는데 그 소식에 잠시 머리를 식히러 별장에 내려가 있던 이세준 부회장이 단번에 달려왔다·

동생인 이세명 사장의 공격이 검찰에 막혀 거의 무의미하게 흘러가면서 이세준 부회장은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있었다·

이사들의 과반수 득표를 얻어야 대표이사 선임과 해임이 가능한데 최소 절반은 꽉 잡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정기 이사회 전까지 형준이 회유한 이사 중 하나만 다시 자신의 편으로 돌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선대 회장님이셨던 이경호 회장님께서 돌아가시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특히 신영손해보험과 신영투자증권 임직원들은 그룹에서 분리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계속 내비치고 있습니다·”

마석대 행장의 서두가 불안했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아닌 형준의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그를 보면서 애초부터 그를 데려온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깨달았지만 임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해임 시킬 명분이 없었다·

결국 마석대 행장도 다음 정기 이사회 이후 날려버리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너무 느긋하게 생각했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회사 내부 불안과 계속 널뛰는 주가의 안정을 위해 공석인 대표이사직을 빨리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봐요! 그게 무슨 말이야!”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자 투자회사인 RNI 파트너스 고문인 조기동이 고함을 질렀다·

이세준 부회장과 가까운 사이인 그는 마석대 행장의 버릇없고 황당한 말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석대 행장은 혼자가 아니었다·

“무슨 말이냐고 윽박지를 게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을 보셔야 합니다· 지금 외부에서는 신영금융그룹이 언제 쪼개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로 불안하게 보고 있습니다· 선대 회장님이 돌아가신 이후 모든 투자는 올 스톱되었습니다· 해외 투자가 왜 올 스톱되었는지 외부에 제대

로 된 해명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신영금융 사외이사 중 한 명인 한국대 김재준 교수였다·

누가 경영자가 될지에 따라 투자 방향이 달라질 게 분명했다·

누구는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누구는 투자를 보수적으로 한다면 공격적인 투자가 실패했을 때 그 책임이 강하게 들어올 것임은 분명했다·

그러니 직원들도 몸을 사리고 일단 경영이 안정화될 때까지 가급적 모든 투자는 일시적으로 보류한 것이다·

“그거야··· 지금 해외 경기도 좋지 않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해외 투자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돈 없는 집에 단수하는 것처럼 투자를 이렇게 딱 끊으면 해외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합니까?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합니다· 저더러 말 좀 해달래요·”

“당신만 애국자야?”

“말씀을 가려 하세요·”

마석대 은행장이 소리쳤다·

“그만 하세요! 자 싸우려고 모인 게 아니잖습니까· 공정하고 정당한 의사 진행을 거쳐 나온 결론을 따르면 될 일입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요?”

이세준 부회장이 살벌한 눈길로 마석대 행장을 노려보았다·

마 행장은 순간 움찔했지만 이내 가슴을 펴고 말했다·

“현재 공석인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이에 대표이사로 현재 그룹 내에서 혁혁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이형준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걸 제안하겠습니다· 찬성하시는 분은 손들어주십시오·”

이세준 부회장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 명의 이사진들을 노려보았다·

하나 둘 올라가는 손에 그의 가슴이 출렁거리다 이윽고 자신의 편이라고 굳게 믿었던 고이케 유리코의 손이 올라가는 걸 보며 못 참고 소리를 질렀다·

“당신!”

“과반수가 넘었습니다· 이것으로 이형준 상무가 대표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마석대 행장은 행여 누가 손을 내릴까 싶어 황급히 의사봉을 때렸다·

< 승자독식(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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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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