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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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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독식(3) >

[한경리조트 매각 급물살 타나?]

조치연은 돋보기로 신문을 잠시 훑어보다가 영훈이 들어오는 걸 보고 안경을 내려놓았다·

“왔어?”

“네· 오후에 비행기를 타야 해서 일찍 왔습니다·”

“비행기? 출장 가나?”

“네· 태국에 좀 갈 일이 있어서요·”

“바쁘구나· 암 젊었을 적엔 바쁘게 움직여야 해· 노는 건 나이 들어 해도 늦지 않거든· 시간이 너무 많아· 꼭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아·”

“그런 말씀 마세요·”

“현실이 그렇다· 사회에 도움이 안 되니 내 자신이 쓸모없어진 기분이 든다 이 말이야· 뭐 사채업자가 사회에 무슨 도움을 줬을까 싶다만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들 아니면 중소 자영업자들 태반이 문을 닫았을 게다·”

“알고 있습니다·”

“김상철 검사에게 연락받았다· 형석이 그놈이 지 애비 죽이려고 검찰에 폭행 사건 제보를 했더구나· 그 사이에 준비를 했는지 진단서랑 폭행할 때 곁에서 봤던 경호원까지 구워삶았어· 크크크··· 지 애비 감옥에 처넣겠다고 별의별 짓을 다 하는 걸 보는데 내 가슴이 왜 이리 시원한 게냐?”

“시원하십니까?”

조치연은 너털웃음을 짓다가 이내 서글픈 얼굴로 물었다·

“넌 내가 불쌍해 보이냐?”

“솔직히 그렇습니다·”

“네가 그렇다니 그런 것이겠지· 하지만 시원한 건 사실이다· 김상철 검사의 전화를 받고 묘하게 몸에서 기력이 빠진 느낌이 들었거든· 이제 다 온 것이겠지· 네놈이 참으로 용한 게 맞아· 차명진이가 지옥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걸 내 두 눈으로 지켜본 이후에 눈을 감을 수 있게 됐으니 참

으로 용해·”

사주를 본다고 몇 날 몇 시에 죽을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이번에는 사주를 잘 봐서가 아니라 그의 염원을 거의 다 이루었기에 기운이 빠지는 것일 뿐이다·

고령에 그의 정신을 지탱하던 복수를 거의 이뤘으니 이제 그가 죽음을 준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였다·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니 너무 기운 놓지는 마세요·”

“흐흐··· 왜? 내가 일찍 죽을까 그러냐?”

“그래도 보던 영화는 끝까지 보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보던 영화는 끝까지 봐야겠지· 그런데 그 못생긴 검사의 전화를 받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맙구나·”

“·······”

“네가 고집을 부려서 한경리조트나 세영C·C를 다른 곳에 안 줘서 다행이다·”

“송 사장님께 주려고 했는데 덩치가 너무 커서 주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병창이는 저축은행 하나면 족하다· 그놈은 공짜로 얻으면 감당하지 못하고 날려 먹을 놈이야· 제 것은 지 스스로 얻어야 잘 키워 열매를 맺을 놈이거든·”

“맞습니다·”

“그래도 내 눈이 정확하긴 하지?”

“네· 여느 점쟁이 뺨치십니다·”

“흐흐흐··· 늙은이도 다 쓸모없는 건 아니긴 한가 보다· 김상철이는 어찌할 거냐? 제대로 키울 생각이야? 들어보니 꿈이 아주 크던데?”

영훈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큰일을 할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검찰에서 크게 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적당히 정치판으로 이끌어주면 자기 잘난 맛으로 살 사람이니 크게 신경 쓸 것도 없습니다·”

“그럼 비례대표를 주겠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네?”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죠· 다만 순위까지 보장해 주지는 못 합니다·”

“어? 하하핫! 이런 못된 놈이 있나? 순위가 밀리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골탕 먹이려는 게 아니라 우리 힘으로도 순위를 끌어올리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억지로 밀어붙인다면야 더 올릴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그룹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선택하게 될 겁니다· 당락이 애매한 순위를 받고 그저 기도만 할지 아니면 지역구에서 치열하게 한판 붙어서 기어올라 볼 지를요·”

“넌 그놈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 생각하냐?”

영훈은 빙그레 웃었다·

“그릇은 작지만 제법 배짱과 투지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감히 세영그룹 차명진 회장에게 그 수모를 주고 있을 테지요·”

“나도 놀랐다· 뒷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걸 보면서 ‘이놈이 겁을 상실한 건가?’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관운이 있지만 선거 때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손잡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겁니다·”

“당선될지 안 될지는 모르고?”

“말씀드렸듯이 관운이 있지만 그렇다고 앞날이 사통팔달처럼 열려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조치연은 조금은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김상철 검사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까?”

“솔직히 그래· 내가 검찰 놈들을 평생 못 믿고 미워했지만 그래도 죽기 전에 도움 한번 제대로 받고 가니 그놈이 어깨에 힘 좀 넣고 다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제가 멀리서 지켜보겠습니다·”

조치연은 그 정도만으로도 만족하는지 그제야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영훈이 멀리서 지켜본다고 했으니 아마 크게 성공은 못 하더라도 망가지지는 않을 터였다·

영훈은 그의 그런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영감님은 왜 자식들 문제는 묻지 않으십니까?”

“물어보면? 대답은 해줄 거고?”

“건강 문제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 그래· 그게 있었구나· 내가 참 어리석다· 자식 새끼들에게 재산을 풍족하게 물려줬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던 게야· 내가 이리 멍청하다·”

조치연은 즉시 자식들의 생년월일을 불러주었다·

그리고 영훈은 조심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적어주었고 그는 그 종이를 조심스럽게 접어 보관했다·

그리고는 슬쩍 물었다·

“건강 말고 다른 건 없냐?”

“다른 건 굳이 알아봐야 좋을 게 없습니다· 재물복을 타고난 데다가 가진 재산을 지키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으니 영감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래 그래··· 그 정도면 됐지·”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영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조치연이 가만히 다가와 영훈을 안았다·

“고맙구나· 고마워····”

“아닙니다·”

조치연은 그렇게 한동안 영훈의 등을 쓸어 내렸다·

*

도수연은 손톱을 물어뜯었다·

그녀는 검찰 수사가 진척될수록 언제 법조인 장부가 터지나 속을 끓이고 있었다·

아직 말단 공무원과 정계의 몇몇 정치인 이름만 나온 상황이지만 법조인에 관한 장부 이야기까지 터져 나온다면 파장을 막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미 여야를 가리지 않고 터진 이번 스캔들에 국민이 굉장한 실망을 표출하고 있었고 남편의 이름이 뉴스에 오르게 된다면····

정치인 도수연의 인생은 여기서 막을 내리게 될 게 확실했다·

다른 사안이라면 검찰 수사를 막는다거나 적어도 어떻게 수사가 진척되고 있는지 확인이라도 할 수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수사팀에 조금이라도 선을 대려고 하면 당장 수사 개입이라도 하려는 거냐고 도발적으로 대드는 통에 쉽사리 물을 수도 없었다·

“많이 기다리셨죠?”

도수연이 천근 같은 고민을 머리에 이고 고심하고 있을 때 천보윤 의원이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섰다·

“아니에요·”

“고민이 많으신가 봅니다·”

천 의원의 웃는 표정이 꼴사나운지 도 의원이 미간을 찡그렸다·

“의원님은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지금 여의도가 폭격이라도 맞은 것 같은데 어째 의원님은 표정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어? 그런가요? 저야 도 의원님을 뵈니까 좋아서 그런 겁니다·”

천 의원은 속으로 뜨끔함을 감추지 못했다·

솔직히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자다가도 절로 웃음이 나와 잠이 깰 만한 상황이었다·

물론 같은 당의 의원이 그 장부 스캔들에 휘말린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야당도 그 스캔들에 같이 휘말렸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었다·

국민들에게야 전부 똑같은 정치인으로 매도당하겠지만 어차피 선거는 치러야 하고 국민은 투표지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장부에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정치인은 그나마 쓸 만한 사람으로 남을 것이니 이번 사태가 꼭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두 손 들고 투항하는 적군도 있으니 절로 미소가 그려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도 의원의 일침에 실책을 인지하곤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표정을 바로 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뭘 말인가요?”

“이번 사태 어떻게 처리하실 거냐고요· 이건 여야가 서로 손잡고 헤쳐가야 할 문제예요· 그렇게 강 건너 불구경할 사태가 아니에요·”

“글쎄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잘못한 사람은 처벌을 받고 그렇지 않은 우리는 어떻게 하면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지 고민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능청스럽게 말을 돌리는 걸 보면서 도수연 의원은 입술을 깨물었다·

돌려 말해서는 이빨도 들어가지 않을 상황이라는 걸 절감한 그녀는 주먹을 꼭 쥐고 입을 열었다·

“여당에서 이번 수사에 그나마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봤어요·”

“그게 저였습니까?”

“네· 그제 수사팀장과 긴밀하게 술을 했다면서요?”

정치인이 이번과 같은 예민한 사안을 맡은 수사팀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

절대 외부에 좋게 보일 수 없었다·

천보윤 의원은 한 방 맞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 술집이 아무리 보안에 철저하다고는 하지만 천 의원님의 얼굴은 너무 유명하죠· 더 조심했어야 했어요·”

천 의원은 속으로 자신을 질책했다·

진즉 최영훈 상무가 비밀을 필요로 하는 미팅이 있을 땐 자신의 호텔을 이용하라고 했는데 자꾸 기업인에게 의지하는 게 좋지 않아 청담동의 VIP 술집을 이용했던 게 화근이었다·

술집 직원들은 철저하게 비밀유지가 될지 모르지만 몇 안 되게 마주친 손님 중에 도 의원과 가까운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증거가 없기에 잡아떼면 더 밀어붙이는 데 한계가 있겠지만 일단 이런 뉴스가 오르내리게 되면 절대 다음 대선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허 이거 참··· 그래서 원하는 게 뭡니까?”

“이만큼 잡았으면 됐잖아요· 여기서 멈춰주세요·”

천 의원은 피식 웃었다·

“더 이상은 안 된다? 친히 가이드 라인까지 정했으면 이유를 말씀해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저 스스로 의원님께 저의 목줄을 쥐여주라는 말인가요?”

“그건 조금 심한 과장이지만 이유도 모르고 수사를 마무리해달라는 게 말이 됩니까?”

“여기서 더 나가면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만 더해질 뿐이에요·”

“·······”

천보윤 의원은 그저 빤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마음이 답답해진 그녀가 못 참겠다는 듯 말했다·

“천 의원님 다음 대선에 나가실 거죠? 저랑 거래해요·”

“들어봅시다·”

천 의원은 팔짱을 꼈다·

어디 말해보라는 태도였지만 내심 그 역시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녀가 쥔 카드가 대선을 노리는 자신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이었으니까·

“정치권 인사가 올라간 장부· 거기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게 해주면 전 이번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게요·”

“하··· 지금 내 경쟁상대를 포기했단 걸 대단한 카드라고 제안하시는 건 아니시죠?”

“끝까지 들어요· 난 이번 대선 포기해요· 대신 대선이 끝나고 전 당 대표가 될 거예요· 내가 당 대표가 될 수 있게 해주면 이번 수사팀장과 음주했다는 사실은 죽을 때까지 묻고 갈게요·”

천보윤 의원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당신은?”

“전 당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게 도울게요· 어때요? 이 정도면 내밀어 볼 만한 카드 아니에요?”

“거래가 안 되는 건 아니군요·”

야당 중진의원이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그는 대통령을 만들어준다는 말에 좋아하기보다 의심부터 먼저 했다·

물론 말했듯이 거래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어렵지 않아요· 어차피 검찰은 지금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고 있는 중이고 여기까지만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검찰 내부 수사팀은 적당히 마무리 하고 싶을걸요?”

“확신합니까?”

“네 확신해요· 그들은 일을 크게 벌리지 않고 조용히 사태를 마무리하고 싶을 거예요·”

“그 말이 뭘 뜻하는지 알고 하는 말입니까?”

“알아요· 아마 의원님이 내 말대로만 해주시면 검찰총장과 그 라인들은 순차적으로 옷을 벗을 거예요· 그건 내가 처리해요· 만약 그렇게만 끝낼 수 있게 만들어주시면 지금 수사팀은 의원님에게 무척 감사할 거예요·”

천보윤 의원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녀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생각해보겠다니요?”

“지금 이 자리에서 정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무거워서요·”

도 의원은 치미는 짜증을 겨우 참아내며 물었다·

“언제까지 고민하실 건가요?”

“내일 이 시간까지 결론 내서 알려드리지요·”

사실 하루 동안이나 시간을 끌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도수연 의원의 말처럼 수사를 중지해도 될지는 자신이 결정할 수 없었다·

적어도 최영훈 상무에게 의논해야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천보윤은 자칫 섣부르게 행동해서 HS그룹과 사이가 멀어지는 건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 승자독식(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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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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