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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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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프로젝트(2) >

사흘 뒤 영업 2팀의 수장으로 아무도 내려보내지 않는 파격적인 인사조치가 이루어졌다·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건 전적으로 연희의 입김이 강하게 적용된 결과였다·

혹시나 고 과장 같은 사람이 와서 노 대리의 사업을 까고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으로 쥐고 흔들면 어쩌나 하는 고민 때문에 연희가 송은채 사장을 졸랐던 것이다·

결국 졸지에 영업 2팀의 사업은 다이렉트로 영업팀 윤성우 부장의 결재를 맡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윤성우 부장은 아직 배워야 할게 많은 영업 2팀에게 거의 붙어 있다시피하며 팀원들을 가르쳤다·

일종의 개인수업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걸 하겠다고?”

날카로운 눈매의 영업팀 윤성우 부장은 짐덩이를 맡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특히 연희를 바라볼 땐 혹시 연희와 무슨 인척관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굉장히 예뻐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유야 뻔했다·

오너의 딸이 입사한 후 첫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게 하고 싶은 마음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일 거다·

그래서일까?

노형석 대리는 제법 쫄지 않고 윤 부장에게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다·

“현재 오프라인 소매 매장 중에 유일하게 성장하는 산업이 명품 브랜드 사업입니다· 경기가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지라도 비교적 다른 소매업에 비해 피해가 적을 것이고 경기가 살아난다면 그 성장폭은 더 커질 겁니다· 지속 가능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자원산업도 좋지만 명품 사업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 좋은데··· 아직 영국에서만 인기라며? 가격대도 낮은게 아니잖아· 백 하나에 200만원에서 천만원 정도면 프라다··· 보단 조금 비싸고 구찌 정도라고 할 수 있나? 이 가격대면 구찌를 사겠지· 잘 모르는 Nodri Clare를 사려고 하겠어?”

“대중들이 구찌를 더 친숙하게 느끼는 건 맞습니다만 유행과 SNS에 민감한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더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고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기에 Nodri Clare는 탁월한 선택···”

윤성우 부장이 피식 웃으며 말을 잘랐다·

“야 적당히 해· 그렇게 말하면 난 못 알아들어· 데이터를 가지고 와야지·”

이때 연희가 준비했던 자료를 내밀었다·

“Nodri Clare의 매출 성장 추이입니다·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Nodri Clare가 EU지역에서 얼마나 거론되고 있는지 분석한 자료입니다·”

윤 부장은 연희가 준비한 자료를 훑어보더니 물었다·

“그래서 결론은?”

“성장률이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Nodri Clare는 젊고 독특하며 새롭다는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에 들어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됩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네?”

윤 부장은 팔짱을 끼며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로 연희를 살폈다·

이미 윤성우 부장은 연희의 사업 아이템이 참 그녀답다고 생각했다·

연희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 정말 전형적인 재벌 3세 사업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껏 누려왔던 부와 가장 가까웠던 것이 바로 명품이었을 테고 특히 여자라서 스스로 이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원재료 시세 변동에 대한 리스크도 없고 고부가가치에 남들에게 가장 그럴듯하게 내세울 수 있는 사업·

영업 2팀이 보류한 아이템 중에 가장 영리하게 골랐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윤 부장은 이걸 커트해서 차기 오너에게 밉보일 생각도 없었다·

일단 그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사업적으로 봤을 때 좋아 보이는 거야? 아니면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의 물건들이 괜찮다는 거야?”

연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개인적으로도 이 브랜드 백을 한번쯤 들고 싶기는 합니다·”

“그래? 그럼 해 봐· 사업적으로만 좋다고 평가했으면 의심스러웠을 텐데 개인적으로 들고 싶다고 하니 진짜 매력이 있기는 한 것 같네·”

“감사합니다·”

무슨 대답을 하든 대답에 맞는 이유를 들어 그녀의 자신감을 세워주었을 거다·

그저 이 질문으로 자신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며 앞으로도 일을 진행함에 있어 조금더 신중하라는 뜻이었다·

어쨌거나 윤성우 부장은 쿨하게 사업을 승낙했다·

“밀어주는거야 할 수는 있는데 거래조건을 어떻게 할거야? 수익비율 지킬 수 있겠어?”

“무조건 30% 이상은 가져올 생각입니다·”

“나쁘지 않네· 더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고 미팅은 누구랑 하기로 했어?”

“아시아 마케팅 본부장과 메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보내준 샘플 말고도 2차분 샘플 다음주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래? 1차분 샘플은 어떻게 했어?”

순간 노 대리가 연희를 슬쩍 돌아보다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브랜드 파악을 위해 각자 가지고 가서 주변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

“웃기고 있네· 너네 넷이 나눠 가졌단 말이잖아?”

“아닙니다· 평가 끝내고 회사로 가져올 생각이라···”

“됐다· 이거 만지느라 고생했으니까 가지든지· 그래도 고가 샘플은 쟁여놨다가 필요할 때 써· 나중에 다른 사업할 때 써야할 곳이 많을거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노 대리는 이은성이나 저기··· 누구더라?”

“최영훈입니다·”

회의석 가장 마지막 자리에서 노트북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던 영훈이 재빨리 대답했다·

“어· 최영훈이나 아무나 데리고 가· 대신 수익비율 철저히 지켜· 30% 이하로 떨어지면 이 사업 할 이유가 없는 거야· 알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연희 씨는 어느 백화점 뚫을 건지 전략 세워서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다 잊고 파이팅 해·”

그렇게 툭툭 팀원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운을 북돋아준 윤 부장이 나가자 이은성 사원이 물었다·

“저 가는 겁니까?”

기대에 찬 눈빛을 보니 꼭 같이 가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당연히 노 대리도 아무것도 모르는 영훈보다는 은성이 더 친하기도 하고 아는 것도 많아서 영훈은 고려대상에 넣지도 않았다·

“어· 내일 런던행 비행기표랑 호텔 예약해· 연희 씨는 어디 생각하고 있어?”

“딱히 넣고 싶은 곳은 없습니다· 노 대리님께서 독점유통권 따오시면 세 군데 다 말해보려구요·”

“혹시 말이야···”

노 대리가 잠깐 머뭇거린다·

연희는 그 모습에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혹시 제 신분 밝히고 협상했으면 하시는 건가요?”

회사에 연희가 송은채 사장의 딸이라는 소문이 쫙 퍼진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임원들과 직원들 몇몇은 알고 있었다·

영업 2팀이야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고·

연희는 양준기를 연신 씹어댔지만 이미 퍼진 소문을 어쩔 것인가?

“어려울까?”

“네·”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칼같은 대답·

연희는 재차 말을 이었다·

“내가 하고 싫고 이런게 아니라 그렇게 해서 과연 뚫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요· 자칫 잘못하면 그냥 망신만 당하고 끝나거든요·”

“아 그런가? 미안·”

“미안해하실 건 없어요· 그냥 상황이 그렇다는 거예요· 이미 제 얼굴을 알고 있어서 어쩌면 협상하는 과정에서 알려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알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누워서 떡먹기 수준으로 쉽게 따낼 수 있는건 절대 아니에요· 어쩌면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거절할 가능성이 있구요·”

“음··· 오케이· 알겠어· 내가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가지고 올게·”

노형석 대리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다음날 노 대리와 이 사원 둘다 런던으로 떠났고 영업 2팀엔 연희와 영훈만이 남았다·

“혹시 노 대리의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죠?”

“그렇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했듯이 노 대리님만 믿고 가면 되니까요·”

“Nodri Clare가 듣보 브랜드라서 세 군데 백화점에서 다 까인 상태인 건 아직 기억하고 계시죠?”

“크흠··· 그건 일이 진행됨에 있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고난? 아니면 난관? 뭐 하여튼 그런 거죠·”

“당신은 참 태평하시네요· 좋으시겠다·”

영훈은 은근 불안해하는 연희를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신기하네· 어지간해서는 쫄릴 성격이 아닌데· 그렇게 절박해요?”

“믿지 못하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어요· 할아버지는 엄마를 못 믿고 있고 난 외동딸이거든요· 할아버지는 우리가 조금만 실수해도 전문경영인이나 고모부에게 넘길 생각일 거예요·”

“고모부라··· 그럼 할아버지에게 아들 하나와 딸 하나 입니까?”

“네·”

영훈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그러지 않을 것 같지만 혹시 또 모르는 일이니까 당신의 가정이 맞다고 치면 아마도 난 회사에서 나가지 않을까요? 아참 사장님은 별 말 없으십니까?”

“당신에 대한 칭찬을 좀 했어요· 그래서 당분간 계속 지켜보시겠대요· 한 달이라는 유예기간에 사람을 평가하기는 힘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만 열심히 하시면 될 거예요·”

“걱정은 안 합니다· 다만 어째 그 말이 이번 노 대리의 사업이 실패하면 그 책임을 저한테 돌릴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뭘 또 그렇게까지 생각해요?”

“농담입니다· 정색하긴···”

연희가 입을 삐죽이는데 갑자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등장했다·

“어이 바쁘셔?”

기획조정실로 발령받은 양준기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얼굴을 본적이 없었다·

그도 신입사원이니 업무를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이제 좀 시간이 나나보다·

그런데 항상 여유만만하던 그의 얼굴에 약간의 긴장이 어려 있었다·

< 첫 프로젝트(2)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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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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