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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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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2) >

도수연 의원은 최영훈 상무가 나가 텅 비어버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혼자 남았다·

최 상무가 나간 직후 그녀는 흥분을 가라 앉히기 힘들었는지 그 자리에서 와인잔에 가득 와인을 따르고 그 중 절반을 단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 계속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와인을 들이켰다·

대략 5분 정도가 흘렀을 때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도수연은 벌써 조금 취했는지 일어나서 잠깐 주춤거렸다가 이내 와인잔을 들고 문을 열어주었다·

“부르셨습니까·”

모습을 드러낸 이는 보좌관 비서관들 모두 통틀어 유일하게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강형수 보좌관이었다·

“잠깐 들어와·”

“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르다 도 의원이 앉은 자리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이야기는 잘 끝내셨습니까?”

도수연 의원은 괴로운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 하하··· 미치겠네· 형수야·”

“네·”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 거니?”

“HS의 데릴사위가 또 이상한 이야기를 했습니까?”

“맞아· 아주 골치아픈 미션을 던졌거든· 재수없게··· 그런데 그 자리에서 확 욕을 지껄이지도 못했어·”

“확실히 이번 수사를 막을 힘은 있어 보였습니까?”

그녀는 피식 웃었다·

“후후··· 형수야 그건 내가 너에게 물어야 하는 거 아니니?”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궁금해서 그만···”

강형수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사실 그라고 최영훈 상무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보좌관이 국정원 직원도 아니고 알아보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특히 일반인도 아니고 재벌 사위 뒤를 캐본다는 건 여러모로 위험한 측면도 있었다·

“거짓말을 할 인간은 아니야·”

도수연은 단정적으로 말했고 강형수 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받아들였다·

오랜 세월 범죄자들과 경찰 등을 상대하던 그녀였다·

그런 만큼 그녀의 사람 보는 눈은 상당히 정확했고 그녀가 그런 인간이라고 일단 정의를 내리면 강 보좌관은 거기에 맞춰서 판단해야 했다·

“그렇군요· 뭐라고 하던가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어· 아니다· 잘못 말했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제안을 했어· 당적을 옮겨야만 할 것 같아·”

강형수 보좌관은 깜짝 놀랐다·

“예? 지금 통일평화당에서 자유행복당으로 말입니까? 그게 무슨···”

“훗··· 그래 말이 안 되지?”

“안되고 말구요· 당장 의원님을 따르던 초선 의원들은 어떡합니까· 배신자 타이틀을 다는 건 물론이고 지역구 주민들도 당장 난리를 칠 게 분명합니다·”

“알지 그렇게 되겠지·”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탈당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부터 의원님을 향한 온갖 음해가 시작될 테고 과거 의원님이 선거를 치르면서 실수했던 일들이나···”

“안다고 알아· 그런데 옮겨야 할 것 같아·”

강형수 보좌관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그건 네가 알 것 없고 어쨌든 상황이 이래·”

“네·”

“네가 머리를 좀 굴려봐· 어떻게 하면 내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탈당을 할 수 있을까?”

“흐음···”

강 보좌관은 입술을 깨물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도수연 의원은 와인을 마시며 눈을 감았다·

취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압박감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하다못해 이사를 하는 것도 수십 번의 고민을 거쳐 해야 할 일인데 자신이 신념을 바쳐온 통일평화당을 탈당하는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그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강 보좌관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이 탈당을 해야 한다면 명분이 중요합니다· 그냥 탈당을 할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일단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네· 첫 번째는 마침 지금 조치연 장부 비리를 엮어서 통일평화당 내 대처를 비난하면서 수뇌부들과 척을 지는 겁니다·”

“수사 대처를 비난한다?”

“현재 당내 수뇌부들은 수사결과를 지켜보면서 누구에게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그런데 그건 여당도 마찬가지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의원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오히려 특검을 통해 더 깨끗하고 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특검?”

처음 조치연의 장부가 세상에 드러났을 때만 해도 야당에서는 특검을 도입하자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특검을 주장하려면 야당 입장을 대변할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결국 검사 지정을 대통령이 하는지라 특검에 들어가면 오히려 여당 정치인보다 야당 정치인이 더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러니 야당측에서 특검 이야기가 쏙 들어간 거였는데 만약 여기서 통일평화당 내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도수연 의원이 특검을 주장하는 순간 당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게 분명하다·

“네· 수뇌부는 절대 특검을 받아들일 수 없을 테고 의원님은 미적거리는 움직임이 국민들로 하여금 야당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행태라고 성토하시는 겁니다·”

“으음··· 그럴 듯하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럴 듯했다·

야당에 불리할 수 있음에도 정도를 주장하며 불의에 맞서는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기억되기 좋다·

아주 자연스럽게 통일평화당과 거리감이 생기는 모양새고 만약 당 수뇌부 중 어느 하나가 자신을 향해 막말이라도 한다면···

“지금 불안하고 초조할 게 틀림없는 수뇌부는 분명 의원님을 공개 저격하면서 해당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역시 자신의 생각과 일치한다·

“그렇겠지·”

“그럼 의원님이 오히려 더 반발하면서 수뇌부들을 비난하신다면 이후 탈당의 명분은 자연스럽게 생길 겁니다·”

“만약 특검을 받으면?”

“못 받습니다·”

단호한 강 보좌관의 대답·

그녀 역시 특검을 받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부러 물어본 것이다·

자신의 생각에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총선이 끝나고 지금까지 당의 지지율은 계속 답보 상태입니다· 게다가 이번 조치연 수사 때문에 야당의 목소리는 뉴스에 그다지 노출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구요·”

“맞아·”

“이슈거리가 없는 정치인은 죽은 정치인입니다· 야당의 존재감이 이렇게 약한 데에는 수뇌부의 어정쩡한 대처가 문제라는 거죠·”

“그럼?”

“의원님을 따르는 초선 의원들을 규합해서 당 수뇌부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십시오·”

“허··· 재밌네·”

그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지만 그게 완전히 말이 안 돼서는 아니었다·

그저 그 행동이 당내에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강 보좌관의 상상력에 대한 일종의 칭찬에 가까웠다·

“의원님은 어떤 게 더 좋아 보이십니까?”

“비슷해· 전자든 후자든 통일평화당은 쑥대밭이 돼서 완전히 망한 거나 다름없게 되겠네·”

“여당은 좋아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여당내에서 의원님의 입당에 대한 여론도 좋아질 거구요·”

야당을 탈당한다고 그게 곧 여당에 입당한다는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여당 수뇌부가 그녀의 입당을 찬성하는 듯한 포지션을 정하면 분명 당내 반발여론이 일어날 것이고 그것이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통일평화당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탈당한다면 여당내에서도 그녀의 입당을 호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은 당연했다·

“흐음··· 넌 내가 어떤 걸 선택할 거라고 보니?”

“1번 같습니다·”

“왜?”

“2번은 의원님을 따르는 초선 의원들 때문에 발목 잡힐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도수연 의원은 씨익 미소지었다·

“역시 넌 내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래 고마워· 그래도 너 때문에 내가 고민을 좀 덜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남은 와인을 털어 마시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따라 일어서는 그에게 말했다·

“난 수행기사 차 타고 갈 거니까 넌 여기에 여자친구 불러서 놀아·”

“네? 여기는···”

“빈 방이라고 내줬는데 다시 나가라고 하겠어? 열 받아 죽겠는데 이 비싼 방에서 하루라도 자고 가야 속이라도 조금 풀리지·”

“그래도 될까요?”

“가정 있는 내가 남편이랑 애들 불러서 여기서 잘 수는 없잖아· 총각인 네가 놀아야지· 혹시나 직원이 와서 뭐라고 하면 최영훈 상무 이름 대· 룸서비스도 최영훈 상무 이름으로 왕창 시키고·”

“알겠습니다·”

도수연 의원이 방을 나가고 혼자 남은 강현수 보좌관은 양손을 치켜 들고 소리 없이 만세를 불렀다·

*

“아니 그러니까··· 난 더이상 할 게 없어요· 이 새끼들이 아주 죽일놈들이라니까·”

박찬열 변호사는 치미는 분노를 억지로 가라앉혔다·

아들의 배신을 차마 믿을 수 없는 차명진 회장이 검찰 내에서 기어코 쓰러지고 말았다·

평소 수사를 받다가 쓰러져서 병원에 들어가는 퍼포먼스야 자주 보였던 행태고 이번에도 박 변호사는 병원에 입원하는 퍼포먼스를 최후의 수단으로 준비하고 있기는 했었다·

다른 재벌들은 쉽게도 하는 병원행 퍼포먼스를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한 이유는 차명진 회장이 평소 너무도 건강했기 때문이다·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환갑을 갓 넘은 나이임에도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그였기에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짜가 아니라 진짜로 쓰러지는 통에 박 변호사도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세영그룹의 이번 의뢰는 법무법인 태양의 자존심이 걸린 것이기도 하기에 무조건 차명진 회장을 내보내야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어야 할 아들이 저 모양이었다·

“제대로 말해보기는 한 겁니까?”

박 변호사의 물음에 차형석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럼? 내가 지금 한경리조트에 골프장까지 넘기고 하하호호 놀기만 한다는 거야 뭐야? 이 새끼가 지금 보자보자 하니까···”

급기야 본성까지 튀어 나온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프로답게 분노를 표출하지 않았다·

어차피 법무법인에 있으면서 재벌들의 비위를 맞춘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어떤 신입 여자 변호사는 재벌 4세에게 귀싸대기까지 맞았지만 감히 큰소리 한번 내지 못했다·

그러니 여기서 이 새끼 저 새끼 소리 듣는다고 차형석과 똑같이 행동한다는 건 그에게 있어 아마추어 같은 행동이었다·

“그게 아니라 HS그룹에서 아무 행동을 하지 않으니까 하는 말입니다· 송병창 사장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고 수사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그래서 욕하는 거라니까! 내가 가만히 안 둘거야·”

“하아··· 실장님·”

“왜요?”

“아버지 쓰러지셨습니다· 지금 병원에 계세요·”

“알아요·”

“안 찾아가 보십니까?”

차형석은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절대 못 나올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실 줄이야·

아마 한 달 전이었다면 허겁지겁 병원에 찾아가 봤겠지만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도 결국 쓰러지면서 검찰을 빠져나온 아버지를 생각하며 질린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지금 안 좋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실장님께서 회장님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빡!

박찬열 변호사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어차피 한 대 맞을 걸 알고 있던 그였기에 눈앞이 노래짐에도 애써 정신을 차리고 말을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찾아가서 아버지를 찾아 뵙고 대화를 나누십시오· 차명진 회장님이 쓰러지고 애닳은 아들의 모습이 비춰져야 지금 수사를 하는 검찰에서도 부담을 느낄 겁니다·”

“웃기고 있네· 요즘 검찰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하나?”

“애달픈 부자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수사팀이 세영그룹과 거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검찰 대다수는 세영의 손이 닿는 사람들입니다·”

“···”

“지금 수사팀 대부분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면서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세영그룹과 척을 지고 퇴직 이후 대형 로펌에 취직하기 힘들거라는 것 정치권으로 가면 언론에게 뼈만 남기고 발라질거라는 것 내년 대선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 등등··· 그

러니 이럴 때···”

“알았다고· 내가 무슨 고려장이라고 했어? 오바는 진짜··· 안 그래도 가려고 했어·”

형석이 기분 나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 때 박 변호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황급히 전화를 받은 그의 표정이 갑자기 환해진다·

“예? 깨어나셨어요? 네· 아드님 바로 출발하신답니다· 네네···”

전화를 끊은 박 변호사가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자 형석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뭘 그렇게 봐? 안 그래도 가려고 했다니까?”

그렇게 말한 형석은 몸을 돌려 내려갔다·

박 변호사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참혹하게 일그러진 형석의 표정은 보지 못했다·

< 전환(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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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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