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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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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 싸움(1) >

강대성은 박치웅 과장이 가져온 사진 몇 장을 보고 눈을 끔뻑거렸다·

“이 여자야?”

“네 그렇습니다·”

전략실의 대표 브레인인 박치웅 과장은 사실 강대성보다 나이가 열 살은 더 많았지만 지금까지 그의 반말에 기분 나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신분이 다르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박 과장은 그가 전략실장으로 부임한 이후로 그의 기대에 반하지 않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왔다·

“예쁘긴 하네···· 근데 집안이 저런데 진짜로 만나는 건가? 데리고 노는 게 아니고?”

“그렇다기에는 이형준 대표가 꽤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도록 합니다· 특히 돌아가신 이경호 회장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말이 있는 거로 봐서 데리고 노는 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집안은?”

“부모가 이혼했는지 아니면 상을 당한 건지 아버지 동생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전세고 전세가는 3억 7천입니다· 그중 60%가 대출이고요·”

“좆도 없는 집안이네? 아빠는 뭐 하는데?”

“대림동에서 청국장 전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국장? 하하 씨발· 아주 난리 났네· 직장은?”

“HS물산 기획조정실 비서입니다·”

“HS물산이라···· 원래 HS그룹이랑 신영이랑 좀 가깝지?”

“원래라기보단 요 몇 년 새 갑자기 신영과 HS그룹이 가까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현진그룹 계열사 분리를 하는 과정에서 보인 신영의 서포트는 거의 인척 관계가 아닐까 싶은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눈이 맞았다? 묘하네? 자기 회사 비서도 아니고··· 그런데 하필 이 임자 있는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 이건가? 어때? 네가 봤을 때 우리 아버지가 이형준 대표를 마음에 들어 할까?”

“비서실 통해서 슬쩍 물어봤는데 이미 부회장실에서 이형준 대표에 대한 인사 자료를 작성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뭐야? 이형준 대표가 아버지 픽이라는 거야?”

“그럴 수 있습니다·”

“흐음··· 우리한테 말도 안 하고 신영금융에 침 바르고 계셨네?”

“혼인으로 인척 관계를 맺는 거라 굳이 전략실에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도 원하고 동생도 원하는데 여자가 있다? 박 과장 생각은 어때?”

“제 생각 말입니까?”

“그래· 박 과장도 지금까지 재벌들 결혼 한두 번 본 거 아니잖아·”

“조금 공교로운 상황이긴 합니다·”

“어떤 면에서?”

“실장님께서 조치연 장부 비리 사건을 천보윤 의원이 주도했다고 하셨는데 여의도에 천보윤 의원과 HS그룹이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천보윤 의원이랑 HS그룹이? 조재민 군산시장보다 더?”

“조재민 시장과 HS그룹이 사이 좋은 건 여의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다 알 정도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HS그룹이 천보윤 의원을 다음 대선 후보로 점찍은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돈다고 합니다·”

강대성 실장이 인상을 팍 일그러뜨렸다·

“이 새끼들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려고 하네?”

“아직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HS그룹이 정말 천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지도 확실하지 않고 그렇더라도 대선까지 보고 있을지는···· 아시다시피 여의도 내에 도는 소문이란 열에 아홉은 거짓이니까요·”

“문제는 그중 하나가 우리 대갈빡을 때린다는 데 있지· 일단 알았어· 천보윤 의원이랑 HS그룹 사이에 도는 소문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수고했어·”

“저기 근데····”

“응? 뭐?”

“조금 전에 사모님께서 은밀히 저를 찾으셨습니다·”

“사모님? 우리 엄마?”

“네·”

“뭐라고 하셨는데?”

“실장님이 내린 지시와 비슷하지만 조금 달랐습니다·”

“어떻게?”

“그 아가씨의 뒷조사까지 부탁하셨습니다· 치명적일 수 있는 소문이나 옛 애인과의 추억 같은····”

대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하하 뭐야 이거··· 우리 엄마 세게 나가시네?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아니면 다은이가 시킨 건가? 하여튼 아주 남자 하나에 집안 식구들이 다 달려든 꼴이네 쪽팔리게····”

“·······”

“그래서 지금까지 알아낸 내용을 알려 줬어?”

“실장님께 보고드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알려 줘· 별거 없는데 뭐·”

“알겠습니다· 그럼····”

박치웅 과장이 나가자 강대성 실장은 바로 동생을 불러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단번에 오빠가 일하는 회사 근처 카페로 달려 나온 다은을 보며 대성이 비웃었다·

“급하긴 했나 보다?”

“착각하지 마· 친구랑 약속 있어서 나오다가 오빠한테 연락받은 거니까· 알아본 건?”

대성이 가지고 있던 사진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예쁘던데? 너 힘들겠더라?”

다은은 사진을 몇 장 훑어보더니 툭 내려놓았다·

“집안은?”

“별거 없어·”

“별거 없다고?”

“어· 전세 살고 있고 그것도 대출이 절반 이상· 그냥 좆도 없는 집이야·”

“그럼 진짜 별거 없구나·”

다은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그려진다·

“별거 없기는··· 엄청 바라고 있네?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그건 오빠가 신경 쓸 거 없고· 평소 내 일에 관심도 없었잖아? 큰오빠처럼 굴지 마·”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그런데 꽤 진지한 사이 같던데 가능하겠어?”

“진지해 봤자지·”

가볍게 생각하는 그녀의 모습에 대성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건방 떨지 마· 자기 아버지 몰아내고 대표이사 차지한 놈이야· 쉬웠을 것 같아? 그런 놈이 선택한 여자야·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테고 어쩌면 쉽게 몰아내지 못할 수도 있어·”

“오빠 새삼스럽게 왜 내 걱정?”

“내가 왜 네 걱정 하냐? 엄마 걱정하는 거고 회사 걱정이지·”

“엄마 걱정? 엄마는 그렇다 치고 회사 걱정은 뭐야?”

“회사 일은 네가 알 거 없어· 엄마가 그 여자 알아본다고 우리 회사 직원한테 뒷조사까지 시켰으니까 넌 잠자코 가만히 있어·”

“엄마가? 헐····”

“왜? 엄마 성격이면 당연한 거지·”

“오빠도 그랬어?”

“그럼? 네 새언니가 나랑 그냥 결혼한 줄 알았냐? 엄마가 사돈의 팔촌까지 뒷조사 다 해서 문제없는 거 확인하고 결혼시킨 거야·”

“하긴··· 그럴 만하지· 새언니가 좀 유명하긴 했잖아·”

“시끄러워·”

“칫··· 어쨌든 땡큐· 이건 내가 가지고 갈게·”

다은은 탁자 위의 사진을 휙 낚아채고는 카페를 떠났다·

그녀가 나가자 대성은 미간을 찌푸리다 전화를 걸었다·

“응 난데· 신영금융 이형준 대표 약속 좀 잡아 봐· 만나서 이야기 좀 나눠 보게· 여자 이야기는 무슨··· 그렇게 한가할 때야?”

여동생의 연애사는 전혀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다만 이상하게 HS그룹이 계속 신경에 거슬렸다·

*

도수연 의원의 탈당 후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무수한 시나리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신당을 창당한다는 이야기부터 빅텐트를 구성한다는 이야기 여당에 입당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그중 여당에 입당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워낙 야당에 깊게 뿌리내렸던 입지 때문인지 현실성이 크지 않다고 여겨졌다·

오히려 그렇기에 천보윤 의원으로서는 자신을 따르는 젊은 의원들을 설득시키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의도 쪽이 쉽게 풀리니 영훈으로서는 한결 일이 가벼워진 상황이었고 태국 쪽 가스전 사업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었다·

우따마 장관 측으로부터 직접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뒤로 고승현 상무는 박수를 치며 한국석유공사 해외사업팀 관계자와 미팅을 잡았다·

태국 에너지부 장관과의 단독 미팅까지 잡았으니 이제는 석유공사와 진지한 컨소시엄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됐다·

“몇 시 비행기예요?”

“9시 20분 비행기입니다· 고승현 상무님과 한국석유공사 임원 자리까지 해서 일등석으로 세 좌석 예약했습니다·”

영훈은 민희의 빠릿빠릿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요· 사흘 정도 있을 예정이고 더 늦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아세요· 아 회식은····”

“실장님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잘했어요· 어차피 나 있으면 부담스러워할 거죠?”

“저는 괜찮지만 기조실 식구들은 아무래도 불편하긴 할 겁니다·”

“그래요·”

“그리고 회장님께서 찾으셨습니다·”

영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회장님이요?”

민희가 머뭇거리다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무래도 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이유를 물어보려다가 괜히 그녀가 더 난처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흠··· 알겠어요· 그리고 요즘 기조실 분위기 어때요?”

민희는 잠깐 눈을 굴리다 대답했다·

“으음~ 사모님이 굉장히 열정적이십니다·”

“그래요?”

“네· 기조실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으쌰으쌰 하게 만든다고 할까요? 여기 처음 오실 때까지만 해도 조금 정적이다 싶었는데 분위기가 많이 밝아진 것 같습니다·”

“많이 신났다는 말이네·”

민희가 민망한 듯 웃었다·

“그렇게 들리셨나요?”

“뭐 나쁘지는 않네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야···· 사업은 다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면서 아무래도 회장님 외동딸이 힘을 많이 실은 사업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따져볼수록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직원들도 열정적으로 만들어 보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확한 속내는 모르겠지만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민희의 직감이면 굳이 더 알아내려 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느꼈다면 백 중 구십은 그럴 테니까·

“알았어요· 수고했어요·”

그렇게 민희를 보내고 영훈은 회장실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요즘 진행되는 가스전 사업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부르셨을 거라고 짐작됐다·

그런데····

송은채 회장은 영훈을 앉혀 놓고 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 민희 있잖아·”

“네? 네·”

“잘하고 있니?”

“잘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혹시 최 서방이 연결해 준 거야? 이형준 대표랑?”

그제서야 영훈은 장모님이 자신을 왜 불렀는지 깨달았다·

“어디서 회장님께 민희 씨를 찍어서 물어왔습니까?”

“응·”

“이형준 대표 때문에요?”

“맞아·”

“이형준 대표를 사윗감으로 삼고 싶은 쪽이겠네요?”

“그것도 맞아·”

“회장님이 곤란하신 상태입니까?”

송 회장은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건 아니야· 나 누구 눈치 볼 위치 아니잖아· 우리 사위가 그렇게 만들어 줬는데 이제 와서 눈치나 보고 다니면 되겠어?”

“하하· 그럼 다행이고요·”

“오성그룹 강대식 부회장의 사모가 나한테 직접 연락을 해 왔어·”

“오성그룹이요? 오성그룹이 신영금융 대표를 찍었다는 거네요?”

“그렇겠지·”

“오성그룹 강 부회장 사모는 어떤 사람입니까?”

“나도 잘 몰라· 경영인 모임에서 간혹 만나면 나한테 별다른 말도 걸지 않았거든·”

“낯가림이 심하지는 않았을 테고····”

“그래· 나를 자신과 맞는 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지· 귀족 간에도 계급이 있잖아?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 날 어디쯤으로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꽤 낮게 봤나 봐· 그래서 나도 당황했어· 조재숙이라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이름이었거든· 훗··· 오성그룹 이야기가 나온 다음

에야 알았다니까·”

“민희 씨에 대해 뭘 물어보던가요?”

“안 물어봤어·”

“네?”

“그냥 그런 직원이 다니는지만 물어보더니 언제 나랑 차나 마시자 하더라고·”

“아····”

“전화로 물어볼 사안은 아니라는 거겠지·”

“그런데 이형준 대표에 관한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도 궁금해지잖아· 오성그룹 여편네가 갑자기 우리 직원 안부를 왜 묻는지 말이야· 그래서 직접 물어봤지· 바로 이형준 대표랑 만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 하핫! 참 보통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재벌그룹 알짜배기를 물 줄은 몰랐어·”

“대단한 사람이긴 합니다·”

“그래서 최 서방이 한눈에 알아보고 데려갔겠지· 나 솔직히 걱정한 거 알아?”

“어떤 걸 말입니까?”

“민희가 예쁘잖아· 혹시나 최 서방 마음에 있지 않은가 했었지·”

“말도 안 됩니다·”

영훈이 황급히 손을 휘젓자 송 회장이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야· 어쨌든 그 여편네 만나면 난 무슨 말을 해야 해?”

“만약 진짜로 오성그룹이 이형준 대표를 노리고 있다면 민희 씨가 눈엣가시일 겁니다·”

“그렇겠지·”

“오성그룹 부회장 딸이 누구와 결혼할지는 알 바 아니지만 적어도 우린 신영금융을 뺏기면 안 됩니다·”

“뺏긴다? 기분이 묘하네? 딸내미 시집보내고 또 하나 남은 딸내미 시집 보내는 느낌이야· 꼭 내가 점찍은 사위를 다른 재벌가에서 노리는 상황 같거든·”

“즐거워 보이시는데요?”

“그래? 솔직히 재밌긴 해·”

송은채 회장은 눈빛을 반짝이며 웃었다·

< 고래 싸움(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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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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