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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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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1) >

[HS물산과 한국석유공사 컨소시엄 태국 가스전 사업 수주 쾌거]

인천공항에 도착한 영훈 일행이 회사에 도착하자 만나는 사람마다 박수를 치며 반겼다·

고승현 상무는 양손을 들며 직원들의 박수를 만끽했지만 영훈은 그런 번잡스러운 상황을 피해 얼른 기조실로 올라갔다·

특수사업부에 보고서 작성을 맡기고 출장갔다 올 때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보고를 받는데 민희가 보고를 끝내고 나서도 나가지 않고 애매한 표정을 한 채 서 있었다·

“왜 그래요?”

“실은··· 상무님이 오시기 몇 시간 전에 오성그룹 막내딸이 절 찾아왔었습니다·”

“막내딸? 이형준 대표랑 맞선 보려고 했다는 그 막내딸이요?”

“네·”

“허··· 그 아가씨 성격 참 급하네? 그래서요? 너무 강하게 한 건 아니죠?”

“그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저도 좀 감정이 격해져서···”

“울렸어요?”

“제 앞에서 울지는 않았는데 아마 울었을지도 모르곘어요·”

영훈은 슬그머니 시선을 돌리고 있는 민희를 보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직 대학생 꼬리표도 떼지 못한 꼬맹이가 민희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수백 수천억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기칠 수 있는 배짱과 말빨을 타고난 이가 민희인데 재벌이라고는 하나 고작 대학생 따위가 엉겨붙었으니 그 결과야 안 봐도 뻔했다·

문제는 그 애송이 여대생의 백그라운드가 하필 오성그룹이라는 데 있었다·

“뭐라고 했어요?”

“그냥···”

“그냥?”

“머리가 나빠서 넌 안 된다고···”

“하하하하···”

영훈은 허탈하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어차피 사이가 좋을 수 없긴 하죠· 잘했어요·”

생각해보면 오성그룹이 신영금융을 쉽게 포기할 리가 없다·

예쁘고 어딜 내놔도 번듯한 딸자식이 있고 국내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금융재벌이 하필 총각인 상황이다·

탐내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상황·

민희도 그걸 알고 있기에 저렇게 대응했던 것이 분명했다·

앞뒤 분간 못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게다가 자기 남자를 빼앗으려고 드는 어린 여자에게 한방 먹여주고 싶지 않으면 그게 어디 사람인가·

“그래도 너무 나가긴 한 것 같아요·”

괜히 미안한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거다·

“아니에요· 그것보다 그 막내딸 어때 보였어요?”

“으음··· 적당히 약고 꽤 예뻤어요·”

“약았다··· 그럼 화 좀 났겠네· 잘했어요·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네? 만나시려구요?”

“만나기 싫어도 만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민희는 이형준 대표와의 결혼이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만약 둘의 결혼에 오성그룹이 끼어들어 문제가 생긴다면 HS그룹이 끼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된 거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해할 것 없어요· 어차피 우리 입장에선 이형준 대표가 누구랑 결혼하든 끼어들 생각은 없었으니까· 다만 신영그룹을 노리기 위해 이형준 대표에게 접근하는 건 다른 문제죠· 그건 우릴 무시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후에 오성그룹측에서 연락이 오면 실장님께 보고드릴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옛말에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고 1차전을 화끈하게 치렀으니 2차전이 시작될 거 아닙니까· 그럼 체급에 맞게 상대해줘야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민희가 실장실을 나가자 영훈은 형준에게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다·

좋은 일은 한순간이고 머리 아픈 일은 계속되고 있었다·

*

“그래서 그걸 가만 뒀어!”

재숙이 빽 소리를 지르자 다은이 퉁퉁 부은 눈으로 맞고함을 쳤다·

“그럼 어떡해! 남의 회사에서 머리끄덩이라도 잡아? 아니면 물이라도 뿌려?”

“귀싸대기를 후려 쳤어야지!”

“연희 언니가 자리를 만들어준 거였어· 그리고 경고했단 말이야· 자기 회사 직원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그냥 아무 직원 중 하나로 보는 것 같지 않았어·”

“하아··· 그렇다고 그냥··· 아이고 머리야···”

재숙은 머리를 부여잡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가 곧바로 냉수를 들이키고 기운을 차렸다·

그리고 송은채 회장의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귀싸대기라도 후려 갈기고 싶지만 실제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할지라도 손을 댈 수는 없었다는 걸·

오성그룹 직원이면 귀싸대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지만 남의 회사 직원이라 남의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의 물건에 손대는 건 최소한 아이 아빠의 허락이 필요했다·

“이제 어떡해? 엄마 송은채 회장 만났다며? 뭐라고 해?”

“그러게 내가 말했지? 가만히 있으라고·”

“어떻게 가만히 있어! 그냥 포기하라고 다른 남자 만나라고 했으면 모를까 남자에 목매는 등신이 되게 생겼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이 바닥에 남자에 목매지 않는 여자가 어디 있어? TV 틀면 나오는 9시 뉴스 윤나정 아나운서 알지? 걔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결국 만나는 게 수연이 아들이야· 학교 다닐 때 온갖 사고 다 치고 다니다가 미국 보내놨더니 마약까지 했잖아· 돈 주고 학위 사와서 겉으로는 멀쩡한 척 꾸며

놨는데 본성이 어디 가? 그런데도 수연이 아들이랑 결혼한다더라· 윤나정이가 바보도 아니고 그걸 모르고 결혼했겠니? 남자에 목매는 여자가 등신이면 너 빼고 다 등신이야·”

“지금 엄마는 날 그런 척박한 여자랑 비교하는 거야?”

“다 똑같다는 거야! 너도 나도 결국 돈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그게 싫으면 싫다고 해· 연애 결혼하고 싶어? 해· 대신 앞으로 엄마처럼 못 살아·”

“누가 포기한대? 적어도 병신 만들지는 말란 말이야· 엄마가 먼저 처리해주든가· 그 정도도 못해?”

“이게 진짜···”

재숙은 욱하는 마음에 다은의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으려다가 참았다·

속상해서 눈이 퉁퉁 부어있는 딸래미의 마음이 어떠한지 알기 때문이다·

“형준 오빠 엄마는? 형준 오빠 엄마도 그 여자 싫어할 거 아니야?”

“흥! 내가 왜 그 여자 가만 두나 했네· 네 이야기 들으니까 형준이 엄마도 어쩌지 못했나보네· 보통 애 아니다·”

“형준 오빠 엄마도 못 이겼다는 거야?”

“그렇겠지· 그러니 옆에서 날 살살 부추겼겠지· 내가 네 아빠가 이야기한 것도 있고 신영금융이 탐나서 알면서도 넘어가주긴 했는데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

“어쩌게?”

“어쩌긴? 네가 누구야? 강씨 집안 막내딸이야· 감히 누구 눈에 눈물 흘리게 해? 어디서 근본도 모르는 천한 게···”

“아니 그래서 어쩔 건데?”

재숙은 말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지만 막내딸의 재촉에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진 못했다·

송은채 회장의 경고(?)도 있었고 그 외동딸까지 다은에게 주의를 주었을 정도면 보통 아끼는 직원이 아니라는 건 너무도 확실했다·

게다가 그냥 아끼는 직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송은채 회장 사위와 이형준 대표가 절친이라면 오성그룹이 접근하는 걸 두고 보지 않을 게 확실했다·

이건 자신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 그 전에 회사에서 관계를 다시 정리해야 하는 게 맞다·

포기할 건지 들이박을 건지···

그 결정은 집안의 가장이자 오성그룹의 대표가 결정해야 한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일단 엄마가 아빠랑 이야기를 해볼게· 아빠랑 이야기해서 이형준 대표 우리 집으로 불러 앉히게 할 테니까 넌 걱정하지 마·”

재숙은 자신 있었다·

적어도 대한민국 내에서는 자신들의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없었으니까·

*

[도수연 의원 자유행복당 입당 신청· 요동치는 정계]

[무엇을 위해? 도수연 의원의 의중은?]

[말을 아끼는 자유행복당 표정관리?]

도수연 의원이 여당에 입당신청을 한 뒤로 정계에는 온갖 추측이 나오고 이후 판도 변화를 분석하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특히 도수연 의원이 탈당하며 졸지에 비리를 감싸주는 야당 이미지가 씌워진 야당의원들은 그녀를 향해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여당만 좋은 상황인 듯 보였으나 단 한 명 여당의 당대표인 민구상 의원만은 기분이 좋지 못했다·

“이게 다 자네 작품인가?”

민구상 대표의 물음에 천보윤 의원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 작품이라니요? 그냥 앞이 꽉 막힌 것 같기에 길을 열어줬을 뿐입니다·”

“길을 열어줬다? 길을 안내해준 건 아니고?”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십니까? 통일평화당은 지금 도수연 의원이 탈당하면서 패닉에 빠졌습니다· 초선 의원들은 믿고 따르던 도 의원이 탈당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지도부들은 자중자란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 아닙니까?”

“왜 이렇게 생각이 짧아! 그래서 지금 특검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특검은 혼자서 하나요? 양당에서 당연히 협조 안 해줄 테고 그렇게 되면 적당히 특검 주장하다가 슬그머니 특검 대신 챙길 건 챙기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걱정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천 의원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말했지만 당연히 그의 속내를 짐작하고 있었다·

도수연은 민구상이 움직일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대선 경선에 들어가면 당연히 자신의 편에 설 테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흥행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갈 게 분명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도수연 의원의 입당이 못마땅한 거다·

하지만 여기서 도수연 입당 신청을 거부하려면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명분이 있을 리 만무한 상황이었다·

“난 역풍이 두려워· 만약 도수연이가 탈당한 게 자네가 알지 못하는 비리혐의 때문이라면 어쩔 건가?”

“그게 밝혀지면 미련 없이 내쳐야죠·”

“그럼 우리 당은 어쩌고?”

“알았으면 문제가 될 테지만 몰랐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 사람 순진하기는··· 국민들이 그렇게 쉽게 넘어가겠어?”

“넘어가도록 설득하겠습니다·”

단호한 천 의원의 대답에 민구상 대표의 답변이 궁색해졌다·

여기서 더 나갔다가는 오히려 자신의 처지가 곤란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민 대표도 압박을 거두었다·

“그럼 이후 책임은 자네가 지는 거야·”

무슨 일이 생기면 오롯이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말은 그의 남은 자존심이었다·

“그럼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천 의원은 그 경고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책임지겠다고 말했으니 이제 당 대표에게 도수연이 자신의 사람이 되었다는 걸 인정받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천보윤 의원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나가자 민구상 의원은 잠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10여 분을 그렇게 서성이다가 손목시계를 확인하고는 의원 사무실을 나와 경기도 파주로 향했다·

넓디 넓은 지역 한가운데에 올라가는 거대한 공사 현장·

수많은 공사인부들이 오가는 길을 지나 한 컨테이너 앞에 도착한 차의 문이 열리고 민구상 대표가 내렸다·

같은 공사현장이지만 이쪽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 곳이었는데 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컨테이너 안에서 사람이 나와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기다리고 계십니다·”

살짝 고개를 숙이는 이는 바로 오성그룹의 둘째 아들인 강대성이었다·

“그래· 들어가지·”

민구상 대표가 안에 들어가자 컨테이너 안 가운데에 짜장면을 먹고 있는 장년의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볼품없는 체격에 생김새도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남자는 민 대표를 보고 씨익 웃으며 짜장이 묻은 젓가락을 들어 앞자리를 가리켰다·

“앉으세요· 짜장면 드시겠어요?”

“아닙니다· 드세요·”

“내가 배가 고프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흐흐··· 잠깐만 기다리세요·”

강재식 부회장은 비릿하게 웃더니 묵묵히 짜장면을 흡입했다·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마치 앞에 아무도 없는 양 짜장면을 먹던 그는 양념까지 싹 긁어먹고 나서야 휴지로 대충 입을 닦으며 말했다·

“야야 커피 좀 내온나·”

“알겠습니다·”

대성은 컨테이너 안에 비치된 믹스커피 두 잔을 정성스럽게 탔다·

강 부회장은 믹스커피를 후후 불어 한 모금 마시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난 이게 좋아· 대표님도 입에 맞으십니까?”

“괜찮습니다·”

“여까지 오는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래 걸리죠?”

“차가 안 막혀서 금방 왔습니다·”

“바쁘신 대표님을 오라가라해서 참 민망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도수연 의원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실 텐데· 그렇죠?”

“뭐···”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게···”

민구상 대표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을 망설이자 강 부회장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체격도 작고 여느 동네 아저씨처럼 보이던 인상이었는데 한순간에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이거 뭐 자식새끼들도 그렇고 정치인들도 그렇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 없네· 니미··· 야 담배 하나 줘 봐라·”

대성에게 받은 담배에 불을 붙여 한모금 깊게 빨아들인 그는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뭐합니까?”

“예?”

“나한테 뭐 할 이야기 있어요? 할 이야기 다 끝난 거 아니야?”

“크흠··· 그럼 일어나겠습니다·”

그렇게 쫓겨나듯이 민 대표가 나가자 강재식 부회장은 대성에게 말했다·

“사람새끼가 없어 사람새끼가··· 자고로 생각이 없으면 짐승이랑 다를 바가 없다· 알겠어?”

“명심하겠습니다·”

“신영금융 대표는?”

“만나는 여자가 있는데 그냥 노리개로 데리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새끼 내가 좀 보잔다고 해라· 집에 데리고 와·”

“알겠습니다·”

대성은 아버지의 눈빛에서 탐욕을 보았다·

금산분리가 원칙인 대한민국에서 거대 금융그룹을 가진 대표이사를 사위로 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버지는 놓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 충돌(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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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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