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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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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4) >

“말만 잘하면이라····”

뒤에 서 있는 대성은 허리를 곧추세운 아버지가 천보윤 의원이 아닌 다른 지점에 포인트를 두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

어째서 그 많은 선수들 중에 하필 천보윤 의원인지 그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훈이 천 의원을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지 등등 물어볼 것은 많았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포인트에 핀트를 맞추고 있었다·

반면 영훈은 내심 감탄했다·

말만 잘하면····

이게 영훈이 제안한 딜의 핵심이었으니까·

“네·”

“말을 잘해야 한다는 거지?”

“맞습니다·”

“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가요? 자신 있으신가 봅니다?”

강재식 부회장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도대체 저놈은 무슨 확신이 있어서 천보윤이 대선 후보가 될 거라고 자신한단 말인가?

초상집이나 다름없는 야당의 상황으로 봤을 때 여당의 대선 경선은 곧 미리 보는 대선이나 마찬가지였다·

오성그룹이 밀어주는 민구상 의원을 썩은 동아줄 취급하는 저놈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강재식 부회장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자네 도박해 봤나?”

“아니요·”

“원래 인생은 도박이지· 태어난 부모를 선택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어떤 여자를 만나는지 어떤 학교를 가는지· 우리는 평생 도박을 하고 살아· 그 와중에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확률을 찾을 뿐인 거지·”

“저도 동의합니다·”

“인생이 도박과 똑같은 건 확률뿐만이 아니야· 사람마다 각기 판돈의 차이가 있다는 것도 같지· 판돈이 없는 사람들은 판돈을 적게 먹을지라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패가 오기를 기다리네· 판돈이 많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레이스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판돈을 생각하며 주저

하다가 기회를 보내 버리지·”

“·······”

“그런데 나 정도로 판돈이 많으면 어찌 되는 줄 아나? 모든 판에 전부 레이스를 할 수 있게 되네· 그때쯤 되면 도박이 아니야· 강원랜드가 손님들을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지· 그들은 그저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인 거네· 모든 확률을 스스로 통제하거든· 내가 그래· 못 이길

작자? 내가 이기게 만들어· 그게 오성의 힘이고 내 힘이지·”

맞은 편에 앉아 있는 형준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었다·

강재식 부회장의 카리스마에 위축된 것이다·

하지만 영훈의 심드렁한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말이 길었지만 간단히 축약하면 너무 비싸서 안 사겠다고 튕긴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부회장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이적 명단에 올라간 선수를 구매할 때는 협상만 잘하면 적당한 금액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NFS인 선수를 구매할 때는 부회장님이 평가하신 금액보다 훨씬 비싸게 구매하셔야죠· 제가 심통 나서 NFS를 때리면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구단에서 아무리 팔기 싫어도 선수는 큰 구단을 원할 수 있지· 선수가 나가기를 원하면 팔기 싫어도 팔아야 할걸?”

“괜찮은 생각이긴 하지만 제가 선수 관리를 제법 야무지게 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참고로 이적 시한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적 시한이 끝나면 Not For Sale입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대선 경선에 들어간다는 걸 암시하는 말이었다·

강재식 부회장은 곧추세웠던 허리를 등받이에 기댔다·

그리고 물었다·

“갑자기 출출해지는군· 여기는 뭘 잘하나? 내가 우리 계열사가 아닌 호텔은 잘 몰라서 말이야·”

“이곳 중식당 셰프가 끝내줍니다· 특히 여기 짬뽕은 한번 맛보면 밖에 나가서 짬뽕 못 먹겠다고 하는 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소문이 자자하죠·”

“얼큰하니 맛있겠군· 짬뽕 한 그릇씩 하지·”

“알겠습니다·”

영훈은 직원을 불러 짬뽕 네 그릇을 가져다 달라고 지시했다·

지금 대화를 나누는 곳이 중식당이 아니었음에도 밖에서 바짝 긴장한 채 기다리고 있던 조현민 과장은 부리나케 중식당 주방으로 뛰어가 외쳤다·

“짬뽕 네 그릇 준비해 주세요· 오성그룹 부회장님이 드실 겁니다· 호텔 자존심이 걸려 있으니까 최선을 다하세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성그룹 넘버원의 방문에 전 호텔 직원이 비상근무 중인 상황에서 난데없는 짬뽕 주문이라니····

중식당 셰프는 혼신의 힘을 다해 네 그릇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보냈다·

국물 한 방울이라도 튈까 종업원들이 극도로 조심하며 긴 거리를 이동해 짬뽕 네 그릇을 식탁에 올려놓자 강재식 부회장이 말했다·

“앉아라· 먹자·”

“알겠습니다·”

계속 뒤에 서 있기만 하던 대성도 의자에 앉아 같이 짬뽕을 먹었다·

그렇게 네 명의 남자가 아무 말도 없이 짬뽕만 먹었다·

음식 먹는 소리만 울려 퍼지는 이 방 안에 펼쳐진 팽팽한 긴장감 때문인지 서버를 자처한 조현민 과장의 와이셔츠 뒤쪽이 땀으로 다 젖어 버릴 정도였다·

국물까지 깔끔히 다 비워 버린 강재식 부회장은 냅킨으로 입을 닦으며 말했다·

“먹을 만하군·”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양이 꽤 많은데도 다 드셨네요·”

“주인이 내준 음식은 손님이 다 비워 주는 게 예의니까·”

어찌 들으면 맛이 없는데도 억지로 먹었다는 말로 들렸지만 영훈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식사하시면서 생각은 좀 해 보셨습니까?”

“응? 무슨 생각?”

“하하하! 아닙니다· 후식으로 커피라도 드릴까요?”

“아니야· 커피는 됐네·”

“그럼 이만 일어나실까요?”

강재식 부회장은 미련 없이 자리를 파할지 물어보는 영훈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물었다·

“나이가 이제 삼십 대 초반?”

“맞습니다·”

“대학은 어디 나왔고?”

“안 나왔습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입니다·”

형준도 알고 지낸 지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영훈이 고졸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당시 얼마나 놀랐었는지····

오히려 그렇기에 그 이후로 영훈을 더 무서워(?)하게 되었다·

배경이 확실하다면 그 배경만 조심하면 될 테지만 영훈에게는 그런 것 따위가 없으니까·

“고졸 검정고시 출신이라··· 대단하군·”

“대단할 건 없습니다· 상황이 그랬던 것뿐이죠·”

영훈은 이 이상의 대화는 쓸데없다는 듯 더 이어가지 않으려는 티를 냈다·

너무도 확실한 태도에 지켜보던 대성도 어이가 없을 정도였지만 영훈은 마치 물건을 안 살 거면 얼른 나가라는 장사치의 태도처럼 보였다·

강재식 부회장은 손끝으로 탁자를 톡톡 두들기며 영훈의 얼굴을 살피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 잘 했네·”

그런데 영훈은 그대로 자리에 앉은 상태로 말했다·

“아 그런데 혹시 오해하실까 봐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뭔가?”

“이적 시장이 닫힐 때까지 문을 열어 놓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제 선수에게 흠집을 내거나 사전 접촉을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 순간부터 협상은 없습니다·”

강재식 부회장은 영훈을 빤히 바라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 버렸다·

그 살벌한 기세에 영훈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조 과장이 강 부회장 일행을 배웅하러 나가자 진땀을 흘리며 그대로 축 늘어진 형준이 물었다·

“야 미친 거 아니냐?”

“그래 보였습니까?”

“어· 넌 정도를 모르는 거냐? 아니면 장기 하나쯤 빠진 상태로 사는 거냐?”

“제 간 멀쩡합니다·”

“그건 그렇고 저 인간은 왜 대답도 하지 않고 가? 아니 그것보다 천보윤이면 네가 밀고 있는 대선 주자잖아· 왜 거부하는 거야?”

“아까 들었잖아요?”

“뭘?”

“나한테 말을 잘해야 한다고·”

“너한테 말을 잘해야 해서 이 딜을 깨고 나간 거라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딜을 깨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겁니다·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 딜이 깨지는 거니까· 다만 저한테 말을 잘해야 한다는 조건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일 겁니다· 어쨌든 전 일이 있어서 이만 일어날게요·”

영훈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형준을 남겨 두고 호텔을 나왔다·

*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조수석에 앉아 있던 강대성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눈을 감고 있는 아버지를 슬쩍 살폈다·

물어보고 싶은 게 태산인데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집에 거의 도착할 때쯤 강대식 부회장의 입이 열렸다·

“회사로 가자·”

“알겠습니다·”

수행기사는 집이 코앞임에도 망설임 하나 없이 차를 돌렸다·

대성이 이때다 싶어 물으려는 찰나 강 부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대성아·”

“네·”

“무엇을 느꼈냐?”

또다시 시작된 질문·

물어보고 싶은 건 많았지만 무엇을 느꼈냐고 오히려 질문해 오니 대성은 또 당황했다·

“그게····”

“·······”

“배짱이 있는 자였습니다·”

“배짱이 있다···· 그게 끝이냐?”

“·······”

“흐음··· 아직 멀었구나· 하긴 네 형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쉽지는 않았겠지·”

대성은 그나마 안도했다·

하지만 이내 또 한 번 놀랐다·

아버지의 말인즉슨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상대할 수 없는 자였다는 말과 같으니까·

강 부회장은 입꼬리를 비틀며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야· 감히 나를 가지고····”

“민구상 대표가 만약 진짜 천보윤 의원을 이길 수 없다면 그 인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멍청한 놈 그걸 공짜로 해 주겠다고 하더냐?”

“네?”

대성은 ‘말만 잘하면’이라는 그 문장을 차마 꺼내지 못했다·

“우리가 그 자리에 뭐 하려고 갔는지 기억은 하니?”

“그거야 이형준 대표를····”

“그래 그놈을 내 사위로 들이려고 반협박을 하려고 갔는데 HS물산의 그 맹랑한 놈이 나타난 뒤로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왔다· 내가 왜 안 꺼냈을 것 같으냐?”

“최영훈의 제안이 신영금융을 넘어설 만큼 커서가 아닐까 합니다·”

“틀렸어·”

“네?”

“이놈아 넌 오백억 벌 사업과 천억을 벌 사업이 있으면 어느 하나를 포기하고 천억 벌 사업만 할 테냐?”

“둘 다 해야 합니다·”

“그렇지· 그런데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건 기세 때문이었다· 내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NFS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그리고 대신 그보다 더 큰 걸 내밀었어· 그 순간에 내가 이형준 대표의 혼사 이야기를 꺼냈으면 그 맹랑한 놈은 아예 판을 깨고 나가 버렸을 게다· 언뜻 보면 쉬워 보

이지만 내 속내를 꿰뚫고 있지 않으면 절대 쉽게 나올 수 없는 태도지·”

“·······”

“고작 배짱 하나만 가지고 할 수 있을까?”

“아닙니다· 치밀한 계산과 깊은 심기가 바탕이 되어 있을 겁니다·”

“맞다· 그놈은 이미 자리에 앉기 전부터 계산이 끝나 있었던 거다· 우리가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왜 받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그놈에게 말을 잘하면 나에게 대선 후보의 옆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이 무슨 뜻이겠냐? 그냥 웃으며 잘 부탁한다는 뜻일까?”

대성은 치열하게 머리를 굴리다 대답했다·

“아버지의 말은 곧 오성그룹의 의견이고 사업 방향일 겁니다·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말에 따라서 사업 방향이 바뀌게 되니 그 말의 값어치는 곧 수백 수천억의 무게를 지닙니다·”

“맞아· 그놈이 그랬지· 이적 명단에 올라 있는 선수는 적당한 가격에 팔 수 있다고· 그 이야기는 공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한정적인 자원의 적당한 가격은 파는 사람이 정하는 거지 살 사람이 정하는 게 아니다·”

대성은 소름이 돋았다·

자신과 비슷한 연배인 놈의 심기가 아버지의 눈높이와 비슷한 수준일 줄이야·

그런데 아버지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게 끝이 아니다·”

“네? 더 있습니까?”

“돈을 주고 벼슬을 구할 때 청탁을 받은 자보다 더 높은 벼슬을 받는 경우가 있더냐?”

대성은 그제야 깨달았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이치인 것을····

“아····”

“이제 알았어? 그놈은 대통령 옆에 딱 붙어 있을 테니 자기보다 더 낮은 자리 하나 챙겨 주겠다는 거다· 천하의 오성그룹을 자기보다 낮은 자리에 마련해 주겠다는 말이었어· 앞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HS 밑으로 내리겠다는 말이다· 그 제안을 어떻게 그 자리에서 수락

할 수 있어?”

대성은 전율이 돋았다·

“돌아가서 최영훈이라는 놈에 대해 조사해 와· 어떻게 자랐고 뭘 공부했으며 목표가 무엇인지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말고 전부 파악해· 앞으로 네놈 목을 물어뜯을 자가 있다면 아마 그놈이 될 게다·”

그렇게 말하는 강재식 부회장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감돌았다·

오랜만에····

진정 오랜만에 흥분하고 있었다·

< 충돌(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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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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