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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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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으로 수심을 재다(2) >

[전 기회주의자도 철새도 아닙니다· 정의를 추구하고 공정함을 추구합니다· 자유행복당에 입당함은 제 정치적 신념에 따른 것이며 일평생 정의로움을 추구했던 삶의 연장 선상에 있습니다· 저를 비난하고 헐뜯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한때는 동지였고 같

이 웃고 울었던 그들이기에 지금 느끼는 배신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전 사사로움에 붙잡혀 멈춰 있지 않겠습니다· 나아가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정의로운 사회로····]

영훈은 TV를 통해 도수연 의원의 자유행복당 입당 입장문 발표를 지켜보고 있었다·

옆에서 같이 보고 있던 천보윤 의원이 입을 열었다·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아·”

“다행이군요·”

“나조차 의외일 정도야· 당내 의원이나 권리당원들은 물론이고 무당층들도 도수연의 입당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도수연이가 통일평화당을 탈당하는 순간부터 통일평화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고·”

“그리고 그 도수연이 천 의원님과 손을 잡았다는 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겠죠·”

“맞네· 참으로 적절해· 난 지금까지 도수연이를 날 위협하는 적으로만 생각했어· 언제고 그녀가 가진 무기가 날 찌르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이제 그녀가 내 밑으로 들어왔으니 걱정할 게 없어져 버린 거야· 일거양득이라는 게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굳이 제가 공치사를 하지 않아도 알아주시니까 적잖이 마음이 놓입니다·”

“난 바보가 아니라네· 자네의 그 통찰력과 깊은 심기를 날이 갈수록 절절히 느끼고 있지· 걱정하지 말게·”

“제가 걱정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걱정하는 게 아니었나?”

영훈이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자 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성에서 사람이 찾아왔더군· 민구상 대표를 밀어주는구나 싶었는데 날 찾아와서 강재식 부회장과의 만남을 청하는 거야· 대번에 직감했지· 자네 오성그룹과 뭔 일 있었던 게 아닌가?”

“그렇습니다·”

“오성이 나와 민구상 대표 이렇게 양다리를 걸치겠다고 나올 게 뻔한데 자네가 날 찾아왔으니 걱정되어서 온 게 아닐까 했는데 말이야·”

“의원님은 어떠십니까? 양다리를 걸치겠다고 하면 그 양다리 중에 한 자리 차지하고 싶으십니까?”

영훈의 눈을 마주한 천 의원은 이마를 문지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넨 가끔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군· 나 정도 되면 질문을 건네는 쪽이지 받는 쪽은 아닌데 이상하게 자네에겐 어려운 질문을 자주 받게 돼·”

“대답이 어렵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걸 물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렇겠지· 오성그룹이라···· 어려워· 어려운 질문이야· 대한민국 국회의원 그 누구도 오성그룹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난 이는 드물 테고 그들의 지원을 받는다는 건 못해도 대권을 노려 볼 수 있는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겠지·”

“정말 대답이 쉽지 않은가 보군요· 서론이 긴 걸 보면·”

툭 치고 나온 영훈의 말에 천 의원이 멈칫했다·

건방지지도 않고 무례하지도 않으면서 영훈은 언제나 핵심을 비켜 가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상대하기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었다·

“후···· 그렇네· 쉽지 않지· 그래도 결국 난 자네를 선택할 거야· 그건 걱정하지 말게·”

“오호···· HS와 오성 중에 우리를 선택할 거라는 확답을 주시는 겁니까?”

“그래· 나도 신의가 있고 정도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야· 이제 와서 자네를 곤란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해·”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뭐라고?”

영훈은 앞에 놓인 식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가 내려놓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양다리 걸치셔도 된다고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비밀로 하려고 했으면 강재식 부회장에게 의원님의 이름을 꺼내지도 않았을 겁니다·”

“강재식 부회장을 만났어? 왜? 어째서?”

“의원님하고 관련된 일 때문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관련이 생겼습니다· 그분이 저에게서 아주 중요한 걸 가져가려고 해서요· 그래서 의원님을 좀 팔았습니다·”

“날 팔아? 허··· 허허····”

천보윤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대선후보 그것도 대통령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으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팔았다?

천 의원은 그 의도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어차피 의원님에게도 도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그렇다만····”

“오성이 민구상 대표를 밀어준다고는 하지만 지금 머리 꽤나 굴리고 있을 겁니다· 제가 천 의원님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했거든요·”

“무슨 자신감으로?”

“그냥 제 의견이죠·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민구상 대표를 밀어줘서 이기게 만들면 되는데?”

“솔직히 전 정치를 모릅니다· 정책도 잘 모르고 정치인들이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살아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데 모르는 와중에도 몇 가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게 뭔가?”

“국민들을 자신의 부와 권력을 키워 주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재벌이나 정치인들이 선거 때면 눈치를 본다는 겁니다·”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매우 당연한 거지만 그로써 하나는 알 수 있죠· 재벌도 선거 국면에서만큼은 국민들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겁니다· 철저히 약자가 된다는 거죠·”

천 의원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약자가 된다?”

“그러니 흔들리는 겁니다· 서민들은 어릴 때부터 수없이 눈치를 보며 살아갑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 싸움 잘하는 친구 반장을 좋아하는 선생님 내가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등등···· 그런데 어려서부터 커다란 권력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은 눈치를 보지 않아요·”

“볼 필요가 없지·”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눈치를 봐야 할 때 주로 쉬운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그게 양다리라는 말인가?”

영훈은 다시 시선을 TV로 돌렸다·

도수연 의원이 입장문을 읽던 화면에서 이제 스튜디오로 화면이 넘어와 있었다·

패널들은 여당과 야당의 시선에서 이번 도수연 의원의 입당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보세요· 도수연 의원이 입당한 것 하나의 현상만으로도 저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권력자는 복잡한 걸 싫어하죠·”

“민 대표가 만약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야·”

“강재식 부회장이 인생을 도박에 빗대어 말했습니다· 없는 사람들은 판돈이 적어서 확실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만 자신 정도로 돈이 많으면 모든 판에 판돈을 걸 수 있다고요· 그럼 의원님에게도 보험 하나 걸어 놓는 게 당연할 것 아닌가요?”

“그건 이해했네· 그런데 이해하지 못한 건 바로 자네가 나더러 오성과 손을 잡아도 된다고 말한다는 거야· 그래도 괜찮나?”

“됩니다· 적당한 이익이 생긴다면요·”

“그렇다면 그 이익은 나와 이야기할 게 아니라 오성과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전 오성과 대화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째서?”

“오성에서 저에게 적당한 금액을 제시할 생각이 없거든요·”

천 의원은 복잡해진 머리를 부여잡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에 말했다·

“나더러 중재하라는 말이군·”

영훈이 미소지었다·

“탁월하십니다·”

“이유가 뭔가?”

“그 강재식 부회장이라는 분이 여간 눈이 높은 게 아니라서 말이죠· 저랑 얼굴 맞대고 거래하다간 울화통 터져서 판을 엎을지도 모릅니다· 서로 좋을 수 있는데 굳이 그렇게 되면 의원님도 피곤해지지 않겠습니까·”

오성의 지원을 받게 되는 것과 아니게 되는 것·

당연히 전자가 대선을 준비함에 있어 훨씬 수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혹시 대선 경선에서 민구상 대표를 도와주면서 자신도 도와주게 된다면 극단적인 흑색선전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방비할 수도 있을 터였다·

“알겠네· 그렇게 하지·”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애간장 좀 태워 줘야 의원님의 몸값이 올라가죠· 만나자고 한다고 엉덩이 가볍게 만나 주면 얼굴 보고서 가슴이 떨리겠습니까?”

“그럼 언제?”

“대선 경선 일주일 정도 앞두고 약속 잡아 주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늦은 것 아니야?”

천보윤 의원은 불안한 시선으로 영훈을 바라보았지만 영훈은 태연히 어깨를 으쓱였다·

“전혀요·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애가 닳을 겁니다·”

“자넨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가 있나?”

“뻔하잖아요·”

“뻔하다고?”

“네· 그만큼 의원님이 매력적이거든요· 그리고 강재식 부회장은 몇 번 튕겼다고 주눅 들어서 포기할 남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력적인 상대가 도도하기까지 하니 더 환장할걸요?”

“자네는 참····”

영훈은 황당해하는 천 의원을 두고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넌 회사에 안 있냐?”

형준은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난 영훈을 보고 툴툴거렸다·

“바빠요 바빠·”

영훈이 차가운 녹차 캔을 따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 비서실 애들이 전화만 하면 너 없대· 그러면서 은근하게 물어보더라고 우리 연락 피하는 거 아니냐고· 나도 순간 ‘너랑 싸웠던 적이 있었나?’ 생각했다니까?”

“오늘 계속 외부에서 미팅 있었어요· 그나저나 날 왜 그렇게 찾아요?”

“내가 인마 널 안 찾게 생겼냐? 오성그룹 강재식 그 인간이 자기 딸이랑 결혼 안 한다고 하면 죽일 듯 노려보던 거 기억 안 나? 지금도 계속 연락 와· 언제 식사라도 같이하자고· 무서워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그래서 저한테 물어보려고 불렀습니까? 저녁은요?”

“안 먹었어· 너 오면 시키려고·”

“그럼 식당에서 부르지 왜 술집에서 부릅니까?”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려고 불렀지· 요즘 배달 잘 와·”

“배달은 맛없는데····”

“이 새끼 이거 은근히 입맛 까다롭네· 알았어· 비싼 거 시킬게·”

형준은 직원을 시켜 음식을 시키곤 영훈의 눈치를 슬쩍 보다가 물었다·

“근데 오성에서 더 연락 없냐?”

“없어요· 명색이 부회장이 그렇게 나갔는데 어떻게 바로 연락해서 마음 바꿨다고 하겠어요? 쪽팔리게· 아마 고민깨나 할 겁니다·”

“흠···· 오성 애들이 나 계속 노리면 결혼을 일찍 준비해야 하는 걸까? 확 결혼식 올려 버리면 지들이 어쩔 거야?”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왜?”

“혹시 알아요? 제발 우리 딸이랑 결혼해 달라고 바리바리 싸 들고 올지?”

“그거 받고 쌩까라고? 그럼 나 죽는 거 아니냐?”

“옛날에도 갚을 돈 없으면 대신 쌀 주고 떡 주고 했다잖아요· 대표님이 결혼 못 해주면 대출을 좀 싸게 해 줄 수도 있고 그런 거죠·”

“야···· 너 진짜 간 크다· 오성그룹 돈을 날로 먹으려고 그러네· 그럼 이제 난 가만히 있다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거야?”

“그건 알아서 하시고 이세준 전 부회장님에 대한 소식은 있습니까?”

형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없어· 아무리 찾아봐도 연기처럼 사라졌어· 출입국 기록도 확인했는데 해외로 나가시지는 않은 것 같아· 아무래도 너희 계열사가 아닌 호텔을 돌아다니면서 생활하시는 게 아닐까 싶어·”

“지분 현황은요?”

“변동 없고 주식도 크게 변동 없어· 대주주 지분도 변동 없는 걸 보면 계속 상황을 지켜보는 걸 수도 있고 아버지가 가진 다른 지분을 청산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걸 수도 있어·”

“어쨌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네요·”

“그렇지· 내가 오성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게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치면 당장 이사회부터 흔들릴 거야· 주주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

“그럼 이세준 전 부회장이 다시 등장하겠고요·”

“내 말이····”

“그때 오성이 대표님하고 만나자고 했을 때 미국에 진출한 오성전자 직원들을 신영은행 고객으로 끌어 주겠다는 미끼를 걸었었죠?”

“맞아·”

“해 달라고 하세요· 얼굴에 철판 깔고·”

“그럼 결혼하자고 덤빌 텐데?”

“에이···· 그때 제가 강재식 부회장이랑 대화하는 거 보고 느낀 거 없어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죠· 애들도 아니고 뭘 자꾸 안 되는 거로 물고 늘어지려고 합니까· 되는 거로 맞춰 가야지·”

“말이 쉽지 인마····”

“그쪽도 생각이 있으면 무작정 거절할 수 없을 겁니다·”

“어째서?”

“눈치를 봐야 하거든요·”

“무슨 눈치?”

“내 눈치요·”

“응?”

형준이 무슨 개소리냐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영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쫄지 말고 세게 나가요· 남자가 그렇게 배짱이 없어서 쓰겠습니까? 남자답지 못하게····”

“내가? 내가 남자답지 못하다고? 네가 이상한 게 아니고? 와····”

마초 같다는 소리를 들으면 들었지 남자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 없는 형준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오늘만큼은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약해(?) 보이긴 했으니까·

< 눈으로 수심을 재다(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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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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