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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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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투(2) >

강만성이 며칠 간 천보윤 의원의 뒤를 탈탈 털어가며 알아낸 내용은 그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게 다야?”

“일단 그나마 건드려볼 만한 건 그것 밖에 없습니다·”

만성의 손에 쥐어진 내용은 천보윤 의원의 전처가 그동안 각종 부동산 투기에 가담한 정황과 몇몇 공기업 정규직 채용에 압력을 가한 등의 문제가 기록된 거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문제를 알아챈 천보윤 의원이 이미 그녀와 이혼했다는 것이었다·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은 어떻게 했어?”

직원은 입술을 꾹 깨물다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단 천보윤 의원은 이혼하면서 상당한 부동산 자산을 받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반포의 집 한 채만 남겨두고 남은 재산은 모두 기부했습니다·”

“기부해?”

“네· 그것도 누가 봐도 딱 보기 좋게 한부모가정 지원 재단에 기부하면서 전처의 투기 문제가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음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다른 건?”

“정규직 채용에 압력을 가한 정황 역시 천보윤 의원이 관여한 증거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건 부동산처럼 기부를 한다거나 하면서 정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그나마 건드려볼 수 있을 만한 문제 같습니다·”

“으음···”

만성은 턱을 쓰다듬으며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차라리 진짜 대선이라면 모르겠지만 당원들이 투표하는 당내 경선이라 무논리적인 흑색선전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천보윤 의원의 기부행위는 전처의 부정보다 오히려 그의 청렴성을 더욱 부각시킬 가능성이 컸다·

“이 정도로는 확실히 민구상 대표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

“혹시 이건 어떨까요?”

“뭐?”

“천보윤 의원의 전처가 정규직 채용을 밀어붙인 회사 중 하나가 한국원자력공사입니다· 그런데 하필 한국원자력공사에 천보윤 의원의 조카가 직원으로 있습니다·”

“그 조카가 입사한 시기는?”

“천보윤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입니다·”

“오호··· 그걸 엮어보자?”

“일단 언론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천 의원의 일가친척 모두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상관없이 하나하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제기하는 겁니다·”

“결백하다는 게 밝혀지려면 당내 경선이 끝나고도 한참 지나서겠군·”

“아마 대선 이후에나 밝혀질지도 모릅니다·”

“괜찮네· 괜찮아· 일단 그거로 밀어붙이자고·”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이거 우리만 알고 있는 건가?”

“오성전자 전략실과도 공유한 내용입니다·”

만성은 마음에 안든다는 듯 표정을 구겼지만 그걸 가지고 뭐라 하지는 않았다·

요즘 강대성의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이 신경에 거슬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룹 핵심 전략실을 떼놓고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마 오늘 알아낸 내용도 전략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게 분명했다·

공유하고 싶지 않아도 공유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까?

“문제가 있을까요?”

“아니야· 일단 민구상 대표 쪽은 모르게 우리 단독으로 움직이는 거 알지?”

“물론입니다·”

“우리쪽 사람 말고 바지 하나 내세워· 그리고 각 언론사 중에 경력 좀 있는 기자 대여섯 불러놓고 룸싸롱 가서 술 좀 먹여· 여자도 붙이고· 아 잠깐만···”

만성은 자신의 사무실 한켠에 있는 금고를 열어 거기서 USB하나를 꺼내 건냈다·

“이거 가지고 을지로에 있는 영흥저축은행에 가· 거기서 2억 인출해서 기자들한테 나눠줘·”

“알겠습니다·”

“잘해· 절대 우리가 이 판에 끼어들었다는 걸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알겠습니다·”

만성은 남모르게 주먹을 꽈악 움켜 쥐었다·

이번 일만 제대로 해결하면 요즘 은근히 신경 거슬리는 대성을 젖히는 건 물론이고 차기 대통령에게 강력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될 것이 분명했다·

*

대성은 머리가 복잡했다·

일단 HS물산의 최영훈 상무와 거래를 하기로 했지만 이걸 수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선 이 거래가 무사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했다·

첫째 이번 대선 경선에서 오성의 지원을 받지 못한 천보윤 의원이 승리할 것·

자신과 천 의원의 거래를 아버지가 알게 되는 순간 모든 일은 물거품이 되며 오성그룹의 후계자 자리는 물론이고 앞으로 강씨 성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아버지와 형을 젖히고 감히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

둘째 천 의원이 대선 경선에서 이길 때까지 아버지와 형 모두 다은의 결혼 상대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할 것·

다은이 갑자기 천보윤 의원의 아들과 만난다고 하면 누가 중간에 있었는지 알게될 테고 그렇게 되면 결국 자신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난 네 생각을 존중하고 밀어줄 생각이다·”

최일곤 사장이 전적으로 밀어줄 뜻을 밝혔다·

혼자 모든 걸 안고 진행할 수는 없다·

자신의 손발이 되어 줄 사람이 필요했고 혹시나 실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조언을 해줄 사람도 필요했다·

대성은 최일곤 사장을 믿기로 결정했고 그에게 최영훈 상무와의 거래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최 사장은 두려워하기보단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이런 상황이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고 여기는 모습이었다·

“나중에 아버지한테 걸리면 어쩌시려구요?”

“부회장님이 날 왜 너한테 붙였다고 생각하냐?”

“그거야···”

“가만히 옆에서 일이나 가르치라고 날 붙였다고 생각하니? 그럴 거라면 벌써 10년 전부터 네 옆에 누군가가 있었겠지· 최대한 발버둥쳐보라는 뜻이다· 그래서 가져갈 게 있다면 가져가고 철저하게 형에게 당한다면 그것 또한 네 능력이라는 뜻이야· 뭐 그렇다고 이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셨겠지만·”

“···”

“그나저나 다은이는? 나중에 딴소리하지는 않겠어?”

“걔 나랑 달라요· 형 과예요· 여자인데다가 막내라서 일찌감치 포기했을 뿐이지 승부욕하면 어릴 때부터 남달랐거든요· 아마 저보다 더 흥분하고 있을 겁니다·”

“하긴 오성유통이 가진 면세점만으로도 매출이 조 단위를 넘어가니까· 게다가 대통령 며느리라··· 오히려 이제 너나 네 형이 다은이 눈치를 볼 수도 있겠구나·”

“결혼이 문제없이 진행되면 적어도 5년은 죽었다 생각하고 엎드려야 하겠죠·”

“흐흐흐··· 볼 만하겠어· 그럼 결혼은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냐? 선봐서 결혼한다고 하면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날 텐데?”

“그럴 수는 없죠· 일단 스토리를 좀 짜봤습니다· 박치웅 과장 들어와 봐· 아까 우리가 짜놓은 거 가지고·”

대성이 인터폰으로 직원을 부르자 박치웅 과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최일곤 사장에게 고개를 숙이곤 대성에게 시선을 돌렸다·

“보고해·”

“네· 일단 천보윤 의원의 아들 천승모는 현재 NC제약이라는 제약업체 영업사원으로 근무중입니다· 2년차고 알아보니 실적이나 근무평가는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국회의원 아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

“아시다시피 천승모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인서울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공부보다는 등산이나 여행 음악 등 동아리 활동에 주력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줄거리는?”

“천승모가 동아리 활동을 주력한 곳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천승모의 인스타그램을 뒤져보니 대학 4학년에 제주도에 있는 백제호텔에서 사진을 찍어 올린 걸 확인했습니다· 내용을 보니 혼자 여행을 간 것으로 되어 있어서 다은양을 거기서 만났다고 한다면 나중에 문제될 소지가 없다

고 판단했습니다·”

“여행에서 만난 인연이라··· 신분의 벽이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

“맞습니다· 이후 비밀연애를 지속하다가 대선 경선에 이르러서 숨기고 있던 연애를 꺼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방향으로 잡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 헤어져야 해서 오픈한다?”

“네· 어느 한 쪽이 헤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SNS에 슬픈 심경을 올리고 그 걸 보고 냄새를 맡은 어느 기자가 파고 들어서 둘의 연애사를 밝혀내는 스토리입니다·”

“다스패치인가 하는 걔들처럼?”

“맞습니다· 둘이 연예인들처럼 조용히 데이트하고 있는 걸 멀리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적절한 설명을 곁들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종합해보면 권력가 집안과 재력가 집안의 두 남녀가 외부 이목 때문에 서로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걸 어느 기자가 파헤쳐서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네· 저들의 배경이 무엇이든 일단 피해자가 되면 국민들은 동정심을 갖는 법입니다· 어쩌면 의외로 둘의 결합을 국민들이 좋아해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습니다·”

“좋아· 그림 좋네· 나가봐·”

“알겠습니다·”

박치웅 과장이 나가고 최일곤 사장이 물었다·

“다은이는 뭐라고 해?”

대성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직 얘기 안 했어요· 우리도 이제 스토리 짰는데 뭘 이야기하고 말고 할 게 없었어요·”

“이거 받아들이려면 연기 꽤나 해야 할 것 같은데··· 다은이가 자존심이 꽤 세지 않아?”

“오성유통이 걸렸는데 자존심이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

“하긴 뭐··· 만성이 쪽은 어때?”

“예상했던 대로 천보윤 의원 쪽 약점을 몇 개 잡았어요· 전처가 좀 생각 없이 행동했던데 그걸 가지고 조미료 쳐서 더럽게 엮을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천보윤 의원 쪽에 정보 넘겨줬습니다· 미리 알려줬으니 알아서 대처할 겁니다·”

“만성이가 꽤나 당황하겠네·”

“하하 얼굴이 아주 볼 만할 겁니다·”

대성은 형의 당황한 얼굴이 보고싶어 미칠 것 같았지만 차마 그 앞에서 놀려줄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

“그러니까··· 내가··· 당신이랑 결혼해야 한다구요?”

딱 봐도 170도 안 되어 보이는 키 간이라도 안 좋은지 거무스름한 피부와 작은 눈·

정말 그렇게 기도하고 기도했건만 안타깝게도 신은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은 것 같다고 다은은 한탄했다·

하지만 오빠와 이야기하고 오랫동안 고심한 그녀는 고작 생김새 하나로 이 작전을 포기할 수 없게 되었다·

대통령의 며느리·

그것도 하필 이혼해서 안사람이 없는 대통령의 하나뿐인 며느리라면 그 후광이 어떠하리라는 건 아직 대학생인 그녀라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은은 천승모의 생김새에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아버지도 아신다는 말씀이시죠?”

“맞아요·”

“아버지가 허락하셨습니까?”

“승모 씨의 선택에 맡기셨어요· 둘이 좋으면 허락하되 당신이 싫다면 굳이 권하지 않으실 거예요·”

영훈이 대성에게 이 결혼을 제안하면서 한 가지 경고한 게 있었다·

천 의원의 성격 상 이 결혼을 승낙하기야 하겠지만 결코 아들에게 강권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

아들에게 결혼을 강권하는 순간 그의 정치적 신념에 금이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당신은요?”

“난 좋아요·”

“아버지가 대통령이 될 것 같아서요?”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결혼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어떤 누구보다도 무겁게 생각하고 있어요·”

결혼이라는 게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일반인보다 재벌 가문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육시킨다·

그렇기에 가볍게 결혼하고 가볍게 이혼한다는 건 있을 수 없었다·

결혼과 이혼 과정에서 이동할 엄청난 재산과 그에 따른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저들이 결혼하고 이혼할 땐 다른 사람들 이상으로 더 고민한 결과다·

내 자신을 내려놓고 당신을 받아드리겠다는 다은의 눈빛·

다은은 평소 자신의 미모에 대한 자신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에 당연히 승모가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난 아직 결혼을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천승모의 거절에 다은은 당황했다·

“네? 왜요?”

“음··· 나는 이런 식의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이런 식의 인위적인 만남은 내가 원했던 결혼이 아니에요·”

“그럼 우연한 기회로 천생연분을 만나 자연스럽게 결혼하는 그런 걸 꿈꾸나요?”

승모는 살짝 붉어진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은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딱 보아하니 아직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기대감과 눈만 잔뜩 높은 모태솔로가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오성그룹 막내딸 정도면 이상형이고 나발이고 달려들어야 마땅하건만···

“그래서 오성그룹 사위를 포기하겠다구요?”

“자칫 나 때문에 아버지에게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내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당신들이 아버지에게 어떤 위협을 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뭐라구요? 우리가 무슨···”

승모는 다은의 이야기를 더 듣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해요· 어쨌든 난 이 결혼 거부하겠습니다·”

다은은 도망치듯 벗어나는 승모의 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고작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벌써 두 명의 남자에게 차인 그녀였다·

< 암투(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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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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