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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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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프로젝트(5) >

“괜찮습니다· 진짜 괜찮습니다·”

노 대리도 눈 앞에서 사과하는 여자가 누군지 알아봤나보다·

얼굴이 빨개져서는 황송함에 어찌할 줄 모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다친거 아니시죠?”

노 대리를 쓰러뜨렸던 경호원이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었다·

“아 네· 괜찮습니다·”

이 상황에 괜찮으니 그냥 가시라는 듯 쿨하게 넘어가는 노 대리를 보고 영훈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이 사업의 가장 핵심이 한류스타라는걸 알텐데 아무래도 눈앞에서 스타를 직접 보고 있으니 머리가 하얗게 됐나보다·

보아하니 저러다 아무것도 없이 이대로 헤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 순간 서가은이 누군가의 명함을 받아 노 대리에게 건넸다·

“혹시 나중에 불편한 일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주세요· 보시다시피 보는 사람이 많아서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서가은이 연락처를 주고 갔다·

본인의 핸드폰 연락처는 아니지만 어쨌든 서가은과 연락이 가능하다는게 어딘가?

뒤따라온 기자들이 궁금해서 어떤 상황이냐고 물어봤지만 노 대리와 연희가 상황을 잘 마무리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소리없는 환호성이 그럴까?

다들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공항 한켠의 커피숍에서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다 Nodri Clare의 아시아 브랜드 전략 담당인 제임스 노튼을 픽업해 광화문의 한정식 식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영훈은 그 일행에 끼지 않고 따로 택시를 타고 회사로 돌아왔다·

세단은 4인승이었으니까·

왠지 따로 남겨지는 기분에 마음이 살짝 섭섭하기도 했지만 막내에다가 영어가 안되는 자신이 혼자 가는게 당연했기에 택시비를 영수증 처리할거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회사로 복귀했다·

그런데 입구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났다·

“어?”

자신을 향해 손가락을 들고 멍하게 서 있는 여자는 바로 고시원 주인 아주머니의 딸이었다·

고시원의 작은 부엌에서 편한 차림으로 있던 그녀와 지금의 모습은 천지차이였다·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모습에 화장까지 한 그녀는 고시원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예뻐 보였다·

물론 객관적으로 예쁘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호감이 간다거나 하는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언제 주인 아주머니께서 만나면 인사 하라고 하시던데 이제야 만나네요·”

“어··· 정말 우리 회사에 다니는 거였어요?”

“네· 영업 2팀입니다·”

영훈은 어딜가나 절대 빼놓지 않고 걸고 다니는 목걸이를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그러시구나· 전 홍보팀에 있어요· 그럼 정규직이신 거예요?”

그녀 옆에는 같은 홍보팀으로 보이는 직원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사회생활 경험이 적은 영훈도 그녀의 질문이 예의가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어차피 영훈은 그런 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기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직 인턴입니다· 정규직이 될지는 모르는거구요·”

“아~ 인턴··· 알겠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처음 보고 놀랄 때와는 다르게 조금 표정이 풀린 모습이다·

그게 너무 확연히 티가 나서 영훈은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네· 수고하세요·”

인사하고 뒤로 돌아서 들어가는데 뒤에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얼핏 자신의 어머니가 하는 고시원에 세들어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영훈은 그런 얘기들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팀에 올라와 윤성우 부장에게 바이어 도착과 여배우 서가은 연락처를 받아 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진짜 우연이었어? 임연희가 개인적으로 얻어온게 아니고?”

당연히 윤성우 부장은 믿기 힘든 얼굴이었다·

“네· 노형석 대리가 우연찮게 경호원과 부딪혀 날아가면서 죄송하다고 연락처를 줬습니다· 매니저 연락처긴 한데···”

“당연히 매니저여야지· 연애할거야? 개인 연락처 받아서 뭐해? 연예인들 어차피 지들 맘대로 하는거 아니야· 협찬도 다 회사에서 받아주는 거거든· 우린 서가은 비위만 잘 맞춰주면서 회사랑 잘 얘기하면 만사 오케이야· 이거 노 대리한테 운이 따르는 건가? 아니면 연희 씨한테 운이 따르는건가? 신기해 죽겠네?”

“저도 참 신기합니다·”

“그래 고생했고 서가은 소속사랑 빨리 연결해서 이거 빨리 띄워봐· 그리고 바이어 지금 식사하고 있다고?”

“아마 지금쯤 식당에 도착했거나 식사중일겁니다·”

“이후 스케줄은 어떻게 돼?”

“세종백화점 본점이랑 명동을 노 대리와 같이 살펴보고 다시 뉴월드 백화점 에비뉴엘관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모든 스케줄이 마무리되면 대략 저녁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저녁 식당은 어디 잡았지?”

“뉴월드 백화점 8층 식품관에 있는 양식당을 잡았습니다·”

“음··· 그러지 말고 을지로 풍월관 알지? 모르나? 투플러스 고깃집 있어· 잘 모르면 검색해서 예약해놔·”

“알겠습니다·”

“수고했어 가 봐·”

영훈이 자리로 돌아와 예약한 식당을 조정하고 있을 때 누가 어깨를 톡톡 치며 지나갔다·

고개를 돌려보니 연희가 빙긋 웃고 있었다·

“가서 밥 안 먹었습니까?”

“영훈 씨 혼자 식사할까봐 전 그냥 왔죠·”

“허허··· 왜 그럽니까? 불안하게?”

“당신은 나 같은 미인이랑 밥 먹는게 기쁘지 않은가 봐요?”

“부럽네요 그 자신감·”

“당신이 그 능력에 대해 가지는 자신감만큼? 솔직히 이것도 힘들어요· 얼마나 피곤한데· 이게 진짜 겪어보기 전에는 몰라요· 조금만 잘해줘도 ‘사랑한다’ ‘보고싶다’ ‘나 죽는다’· 별의 별 얘기를 다해· 웃는것도 마음대로 못한다니까요?”

“그런 말하는 것치고 되게 잘 웃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누구 하나 잡아먹을 것처럼 무표정하더니·”

연희는 잠깐 멈칫하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게· 영훈 씨가 좀 편한가봐요· 아마 내 성격 안 좋은거 누구보다 잘 아니까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돼서 그런가?”

“···”

“아참 아까 나 혼자 회사로 돌아오면서 서가은 소속사랑 연락 했어요·”

“노 대리님이 안 하시구요?”

“아무래도 연예인 쪽은 여자인 내가 컨트롤하라고 하셔서요· 연락해서 노 대리님 건강에 문제 없다고 하면서 우리 회사 밝히고 서가은 씨한테 우리 브랜드 협찬해주고 싶다고 전했어요· 진짜 노 대리님 대운이 장난 아니었다는거 다시금 느꼈잖아요· 나 아까 공항에서 노 대리님이랑 서가은 씨가 대화할 때 박수 칠 뻔 했어요·”

사실 영훈도 똑같았다·

“저도 그랬습니다·”

“영훈 씨도요?”

“그 운이 부럽더라구요·”

“하여튼 이게 정말 다행인게 만약 정상적인 절차 밟아서 신청했으면 배우가 보고 마음에 안 들면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내에서 브랜드 따져가며 받는 경우도 있거든요·”

“잘 아시네요·”

“사실 노 대리님한테 들었어요· 아 그런데 오면서 궁금한거 생겼어요·”

“연희 씨 은근 말 많은 거 알아요? 얼음공주라는 거 거짓말 아닙니까? 무슨 얼음공주가 이렇게 말이 많아?”

“허··· 누군 나한테 말도 못 붙여서 난린데···”

연희가 쌍심지를 켜자 영훈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물어봐요·”

“영훈 씨는 자신의 대운이 언제 들어오는지 알잖아요? 그럼 그때 어떻게···”

영훈은 그녀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말했다·

“모릅니다·”

“네? 왜 몰라요?”

“내 사주는 좀 특이한 편입니다· 그게 내 인생의 족쇄가 되기도 했고··· 하여튼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 사주를 보지 않았습니다· 근래에 보지 않았다고 아예 기억이 안나는 건 아니지만 몇 살에 대운이 들어오고 몇 살에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따위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더 정확히는 기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이제는 잊었다고 하는게 맞을 겁니다·”

“왜 안 봤어요? 언제 들어오는지 잘 알면 좋은거 아닌가요?”

“그 얘긴 넘어갑시다· 별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니까·”

또 영훈이 입을 딱 다물어버리자 연희도 잠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일어섰다·

“뭐해요? 점심 먹으러 가야지·”

“그럽시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식사시간은 영훈에게 있어서 힐링하는 시간이다·

산에서 매일 나물과 씨름하며 살았던 영훈은 매 끼 색다른 음식으로 오랜 세월 흘러간 시간에 대한 보상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 김치찌개는 일주일에 한 번만 순대국은 2주일에 한 번 정도만 먹겠다는 기준을 정했다·

까다롭기가 거의 재벌 3세 저리 가라할 정도였다·

“크흠· 블로그 보니까 이 근처에 간장게장 정식 잘하는 데가 있던데···”

“와··· 메뉴가 너무 센거 아니에요?”

“먹기 싫으면 빠지시든지·”

“가요 가요·”

1인당 3만 원인 간장게장 정식을 폭풍흡입한 영훈이 연희를 데리고 항상 가는 프렌차이즈 커피숍에 갔을 때 마침 오늘 마주쳤던 사람이 커피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게 보였다·

아는척을 할까 하다가 괜히 친한척 한다 생각할까 그냥 뒤에 줄을 서니 회사 로비에서 마주쳤을 때 같이 있었던 그녀 동료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고시원에서 살면서 회사 합격된거면 대단하다· 생긴건 조금 촌스럽게 생겼는데 원래 뭐 했던 사람이래?”

“몰라·”

“근데 이거 완전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인연 아니야? 잘해봐~”

“아우! 미쳤어!”

“왜? 잘 어울리던데?”

영훈은 차마 듣고 있을 수 없어 고개를 돌리는데 딱 연희와 시선이 마주쳤다·

연희는 고시원이라는 단어가 나올때부터 영훈을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의 대화 주인공이 영훈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갑자기 연희가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영훈 씨 뭐 드실거예요?”

“네? 네 뭐··· 카라멜마끼아토 먹겠습니다· 연희 씨는요?”

영훈의 목소리가 들리자 앞에 서 있던 주인 아주머니의 딸이 몸을 홱 돌렸다·

빨갛게 달아오르는 그녀의 얼굴·

그녀는 민망해하며 말했다·

“어머 오늘 또 보네요? 신기하다·”

“아 그래요· 신기하네요·”

아직 이름도 모르는 주인집 딸래미는 신기한 듯 영훈의 옆에 그림같이 서 있는 미녀를 힐끔거렸다·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니 관심이 갈 수밖에·

영훈은 연희를 소개했다·

“아 여기는 내가 살고 있는 고시원 집 아주머니의 딸이세요· 마침 같은 회사 다니더라구요·”

영훈의 설명에 당황한건 오히려 주인집 딸과 그녀의 동료들·

이렇게 직접적으로 설명할 줄 몰랐던 것 같다·

“여기는 임연희 씨라고 영업 2팀 동료예요·”

사실 주인집 딸의 이름도 몰랐기에 대충 형식적인 인사만 하고 얼른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를 벗어날 생각이었는데···

연희가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애교스러운 톤으로 뜬금없는 말을 던졌다·

“영훈 씨 살고 있는 고시원 집 주인이시라구요· 영훈 씨 잘 부탁드려요·”

< 첫 프로젝트(5)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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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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