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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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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호스(3) >

회사로 돌아온 영훈을 연희가 반기곤 실장실로 휘리릭 같이 들어왔다·

그녀는 소파에 반쯤 허리를 기대며 말했다·

“오성에서 오빠 만나러 누가 나왔어?”

“강재식 부회장·”

“어머 진짜? 그 사람이 왜?”

“내 꿍꿍이가 뭔지 알아보려는 거지·”

“그런데 이상하다· 왜 오빠를 자꾸 상대해 줘? 그냥 상대 안 해 주고 신경 끄면 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대통령이 도와주든 아니든 오성 정도 되면 큰 상관 없잖아?”

“맞아· 아마 내가 그 자리에 있으면 그랬겠지· 그런데 그걸 버릴 수 없는 사람이야·”

“어떤 사람인데?”

“혹시 아귀라고 들어 봤어? 먹는 생선 아귀 말고·”

연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본 적 있어· 배고픈 귀신 아니었나?”

“그래· 불교에 보면 아귀(餓鬼)라는 괴물이 나와· 배는 산처럼 크고 목구멍은 바늘처럼 작아서 항상 배고픔의 고통을 당하는데 강재식 부회장이 그래· 하나를 주면 하나를 더 가져야 하고 만족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거든·”

“도대체 어떤 사주길래?”

“재벌 총수니까 당연할 테지만 기본적으로 재복을 타고난 사주야· 다른 재복을 타고난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두 가지의 흉살을 타고났다는 건데 그게 겁살과 망신살이거든· 그중에 운 좋게 겁살을 타고났음에도 격국이 바르고 용신에 해당돼서 귀한 사주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망신살이야· 망신살은 반대로 기신에 해당해서 마음이 좁고 방탕하며 의심이 많고 시비를 좋아해· 아마 부모를 잘 만나지 못했다면 젊어서 주색으로 크게 곤란을 당했거나 관재로 징역을 살았을 수도 있어·”

“헐··· 강재식 부회장 감옥 갔다 온 적 있는데····”

“아 그래?”

“어·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십 년 전인가? 그때 잠깐 들어갔다 왔을걸· 무슨 죄였더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

“그렇구나· 하여튼 그 양반 사주가 그래· 조금도 손해 보기 싫어하고 이익을 볼 수 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들 사람이거든· 그래서 포기하지 못하는 거야· 대통령과 가까운 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은 거지· 그리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어·”

“뭔데?”

“욕심과 의심이 많은 사람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 봐· 누가 자기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초조하고 걱정하지 않겠어?”

“그렇겠지·”

“그럼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누굴까?”

“그거야····”

연희의 미간이 확 일그러졌다·

“뭐야? 설마 아들을 의심하는 거야?”

“역사적으로도 왕이 왕세자를 의심하는 건 흔한 일이잖아· 두 아들 중에 아빠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들이 누군지 의심되는 거지·”

“허··· 말도 안 된다· 그걸 왜 의심해?”

“재복은 많은데 자식들과 가까운 사주가 아니야· 시지가 공망인 사주라 자식 덕이 없거든· 부모와 자식 간에 가깝지 못했으니 자식을 믿을 수 없는 거지·”

“그래서 일부러 일을 키우는 거야?”

“내가 보기에는 그래· 자칫하면 그룹이 둘로 쪼개질 수 있다는 걸 알아· 그걸 모를 사람이 아니야· 그런데도 그 리스크를 안고 자식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려는 거야·”

연희는 팔짱을 끼고 미간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게 영 말이 안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오성그룹에서 강재식 부회장의 파워는 절대적이니까· 그룹이 쪼개질지 모른다고 해도 결국 지켜 낼 자신이 있을 거야· 순환출자 구조를 완벽하게 구성해 놨으니 본인의 결단이 없으면 절대 무너질 리 없다고 확신할 거야·”

“그렇겠지·”

덤덤한 영훈의 대답에 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자신 있는 거야?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알고 있다는데 부회장이 오빠 뜻대로 움직일까?”

영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피식 웃었다·

“왜 내 뜻과 그의 뜻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당연히 달라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닐 수도 있지· 난 내가 원하는 것 그리고 그는 그가 원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맞아떨어지면 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서로 윈윈하는 거지· 뭐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겠지만 말이야·”

영훈은 의미심장한 대답을 하고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

처음 강다은과 천승모의 열애설이 떴을 때는 하나같이 천보윤 의원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그 비난이 여당의 지지율을 근 10% 가까이 떨어뜨릴 정도여서 이번 대선의 방향 추가 야당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차츰 후속 기사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천승모와 강다은 인연의 시작은 우연?]

[무려 2년의 열애 양가 모두를 속인 연애사]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과연 그 열애의 끝은?]

그 둘의 연애가 목적성을 띠는 정재계의 만남이 아니라 우연히 시작된 만남이었으며 양가 부모 몰래 만나고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대선 후보로 천보윤 의원이 확정된 이후 연예계 가십을 쏟아내는 잡지들부터 정치 패널들이 나와 토론을 하는 프로까지 전부 두 남녀의 일로 인해 벌어질 파급력을 이야기했다·

어떤 이는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만남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두 남녀를 정치 공학적 이유 때문에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졸지에 드라마 남녀 주인공처럼 대한민국 모든 이들이 주목하는 커플이 되어 버린 둘은 이 사태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대처했다·

천승모는 회사에 병가를 신청한 뒤 아예 집 안에 틀어박혀 그 어떤 전화도 받지 않고 다은과 만날 때만 은밀히 외출했다·

그가 모쏠이라고 알고 있던 친구들이 전화와 카톡으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그는 전혀 답장을 하지 않은 채 모두를 속인 나쁜 놈이 되었다·

반대로 다은은 우연인 척 일부러 모습을 더 드러내면서 이목을 자신에게 돌렸다·

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남자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재벌집 막내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

점차 변해 가는 여론을 보며 가장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오성그룹의 장자이자 다은의 큰오빠인 강만성이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무슨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강만성의 물음에 그 앞에 모인 다섯 명의 사장단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그가 무슨 이유로 모이라고 했는지 모르는 이는 없었다·

저들 중 지금 앉아 있는 자리까지 운으로 올라온 이는 없었다·

다은의 열애설이 터진 직후 그들 모두 후계자 싸움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와 있음을 직감했다·

“왜들 그렇게 입 꾹 다물고 계십니까? 언제는 평생 충성할 것처럼 그렇게 난리 블루스를 추더니 이제 와서 서로 눈치만 보시는 거예요?”

오성바이오케미컬의 김대승 사장이 황급히 손을 휘저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눈치를 볼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 뭡니까? 다들 합죽이라도 되신 거예요? 아니면 다은이한테 국수 얻어먹기로 하고 한 자리씩 보장받으신 겁니까?”

“억측입니다· 아직 당선되지도 않았지만 된다고 해도 고작 5년짜리 공무원 며느리일 뿐입니다·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5년짜리 공무원에게 진심으로 절절매는 기업인이 어디 있습니까· 다들 그런 척하는 것뿐이죠·”

“김 사장님 말씀 참 잘하시네· 그럼 의견 좀 내보세요· 이대로 대성이가 다은이 데리고 인형 놀이 하는 걸 그냥 두고 보실 생각이세요?”

김대승 사장은 시선을 피하는 다른 계열사 사장들을 흘깃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강대성 실장이 지금 세영일보 기자들을 중심으로 계속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고 있습니다만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전략실에서 세영일보를 통제하려고 들면 우리 쪽에서도 밝혀내기가 여간 곤란한 게 아닙니다· 게다가 같은 계열사에서 오성전자 전략실의 뒤를 파낸다

는 이야기가 만약 외부에 새 나가기라도 하면 부회장님 귀에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안 된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장황하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크흠··· 강대성 실장을 전략실에서 다른 부서로 보낸다면····”

“보내요? 어디로?”

“명분도 없고 설령 명분이 있다고 해도 절대 오성그룹을 나가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당연하지· 만약 해외로 나갔다간 다신 못 들어올 걸 알고 있을 테니까·”

“그냥 자리에서 쫓아내는 게 아니라 쫓아낸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게끔 지금 일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요?”

“어떻게?”

“음··· 강대성 실장 처가가 TS그룹이지 않습니까· 지금 TS그룹이 많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중국 한한령이 아직 해제되지 않았고 가지고 있는 극장 계열사는 수입이 줄어 계속 적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부터 계속 투자하고 있던 영화가 망하면서 더더욱 안 좋아지고 있

다고 들었는데 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최대 OTT(Over The Top: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인 ‘블루온’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만약?”

“여기서 오성이 그 블루온을 인수하려고 들면 어떻게 될까요?”

강만성은 고개를 모로 꼬며 고민했다·

그리고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에이··· 우리 아버지가 가만히 있겠어요? 남도 아니고 사돈지간에?”

“단순히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OTT 플랫폼의 사업성은 아직도 그 크기를 측정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미국의 네플럭스가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한국 콘텐츠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의 양이 비교 불

가할 정도입니다· 정확한 건 보고서로 올리겠습니다·”

“아니 뭐··· 대충은 알지·”

“그런 사업에 우리 오성이 뛰어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긴 해· 돈 있고 미래가 창창한 사업에 진출하는 거야 당연하지· 게다가 진짜 그걸 꼭 가져야 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 대성이가 알아서 하겠지·”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못 가져온다고 해도 강대성 실장이 블루온 인수 TFT를 이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고 만약 정말 인수에 성공한다면 강대성 실장을 블루온의 대표로 앉힐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우리 사돈 어르신이 화가 좀 나시겠네·”

“생각했던 가격보다 더 비싸게 줘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아마도 강대성 실장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당연하겠지· 멀쩡히 오성그룹 둘째 아들 사위 얻어 놓고 침 발라놓은 회사 경쟁하게 생기면 당연히 빡치지· 나 같아도 불러 앉혀놓고 한 소리 하겠어·”

강만성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사장들을 한번 주욱 훑었다·

“잘 좀 합시다·”

“네·”

그나마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를 낸 김대승 사장만 고개를 들고 있고 염치가 없는 나머지 사장들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가 천년만년 사시는 것도 아니고···· 작년에 오성병원에서 들었죠? 아버지가 그렇게 고기를 좋아하셔서 혈관이 안 좋으시대·”

“예? 그게 정말입니까?”

사장단이 일제히 화들짝 놀란다·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계열사에서 받은 검진이고 나발이고 그룹 총수의 건강 상태는 일급 보안인데 그걸 알고 있을 리 만무하니까·

“그렇다고 금방 돌아가신다는 건 아니고요· 우리 아버지도 철인은 아니라 이거지·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 아버지 신경 쓰다가 괜히 건강 나빠지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 각별히 신경 쓰셔야 해·”

겉으로 보기에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것 같았지만 그 이면에는 아버지가 언제든 쓰러질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 뜻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요· 각별히 조심하고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가봐요·”

만성이 손을 휘휘 저으며 내쫓듯이 계열사 사장들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사람이 들어왔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그는 놀랍게도 천승모였다·

“아이고~ 우리 매제 되실 분 아니신가?”

“·······”

“앉아요 거기····”

천승모는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는 마치 적지에 온 병사처럼 불안한 눈동자로 주변과 강만성을 살폈다·

강만성은 살짝 비웃고는 느긋하게 그의 맞은편에 다리를 꼬며 앉았다·

맹수와 초식동물·

겉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딱 그랬다·

“반가워요· 나 다은이 큰오빠예요·”

“천승모입니다·”

“요즘 연기 아주 잘하시던데··· 승모 씨가 아니라 다은이가 하는 건가?”

“···왜 절 보자고 하셨습니까·”

“궁금해서 불렀습니다· 진짜 우리 다은이랑 결혼할 건지 해서요· 아··· 이렇게 물어보면 너무 재미없나?”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신성제약 알죠?”

국내 최고 제약사인 신성제약을 모르는 제약회사 직원은 없다·

“알고 있습니다·”

“신성제약 전무 어때요? 신성제약 오규태 사장 정년이 이제 2년 남았거든요· 2년 지나면 사장 다시고· 물론 신성제약 주식도 받게 될 겁니다· 오늘 시총 기준 570억인데··· 어때요?”

천승모는 가슴이 떨렸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있었기에 만성의 제안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나 다름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만성이 은근한 투로 입을 열었다·

“다은이랑 결혼하면 뭐가 남을까요? 5년 뒤에 다은이가 이혼하자고 하면? 그때가 되면 다은이가 건물 하나 남겨 줄까요? 다은이는 당신과 결혼해서 뭐 하나라도 손에 쥐겠지만 그 이후에는? 그때도 당신과 함께할까요? 그러지 말고 당장 현찰을 손에 쥐는 게 어때요? 그렇게 되면 온 국

민이 당신의 선택을 지지할 겁니다· 천보윤 의원의 지지율도 훨씬 올라가겠죠· 어떻습니까?”

승모는 입술을 깨물었다·

침이 바짝 마르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금방이라도 승낙할 것처럼 입을 열려던 그는 전혀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

“난 그녀를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다은을 배신할 수 없었다·

그녀와 어제 나눴던 황홀했던 첫 키스·

5년 후 그녀가 자신을 떠날 리 없다고 믿었다·

< 다크호스(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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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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