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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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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호스(4) >

오성전자 부회장실·

강재식 부회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만성이 대성이 둘 다 뭐 하고 있어?”

조남혁 오성전자 사장은 강재식 부회장의 오른팔과도 같은 사람으로 사실상 그룹 내 2인자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뛰어난 머리로 오성전자의 성장을 주도해 온 건 물론이고 강재식 부회장이 형을 제치고 그룹을 물려받을 수 있게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기도 했다·

자식은 못 믿어도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그였다·

조남혁 사장은 침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강만성 사장이 다섯 명의 계열사 사장을 오성디지털로 불렀다고 합니다·”

“누가 갔어?”

“바이오 중공업 상사 생명 에너지입니다·”

“어떻게 생각해?”

조남혁 사장은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 않았다·

“전부 강 사장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짧은 사람들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있고 다은 양의 상대가 대선 후보입니다· 여기서 첫째 도련님을 편들고 나서는 건 끈이 짧은 사람들이나 할 선택입니다·”

“능구렁이들이라서 느긋하게 지켜보다가 줄을 탈 거라는 말이지?”

“꼭 그런 말은 아니었지만··· 비슷합니다·”

“이봐 조 사장 우리 아버지 오성병원에 입원하시기 전에 했던 말 아직도 기억하지?”

“물론이죠· 쟁취하지 못하는 놈은 밥 먹을 자격이 없다고 하셨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 그랬지· 그런데 난 그게 싫어· 그 말이 영 마음이 들지 않아· 가족 아닌가? 가족한테 쟁취니 뭐니···· 형님은 요즘 뭐 하시나?”

강재식 부회장의 형은 오성그룹에 속해 있던 삼원시멘트를 가지고 떨어져 나갔다·

시멘트 회사가 요즘 시기에 잘 나갈 리 없겠지만 그래도 전국에 아파트가 꾸준히 지어지고 있으니 죽지 않을 만큼 매출은 이어가고 있을 터였다·

“모든 일에서 손 떼고 집에서 여유를 즐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한 달 전에 손주를 보셨다고 들었는데 아마 요새 손주 보는 재미에 푹 빠지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그럴 리가··· 겉으로야 그렇겠지만 그 한이 어디 가겠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나도 알아· 내가 물려받아야 하는 게 맞았지· 형은 영 물러서···· 그래도 고작 시멘트가 뭐야?”

“지금이라도 주지 그러십니까?”

조남혁 시장이 은근한 미소와 함께 물어보자 강재식 부회장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와서? 됐어· 무슨 욕을 더 먹으려고···”

조 사장은 갑자기 그가 왜 옛날이야기를 꺼내는지 알고 있었다·

자식을 의심하는 이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리라·

그렇기에 그 스트레스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룹을 물려받을 당시엔 혼신을 다해 물어뜯었던 형을 마치 자기 탓이 아닌 양 말하고 근 10년째 병원에서 숨만 붙어 계시는 회장님을 원망하고 있었다·

하나 더 있다·

자식들이 자신을 닮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탐욕에 눈이 뒤집혀 형을 내쫓았던 당시의 자신을 닮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위선을 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남혁 사장은 그런 강재식 부회장을 비웃지 않았다·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의 동물적인 경영 감각을 생각한다면 저 정도 위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계속 지켜보고만 있겠습니다·”

“그래 그래 주면 고맙고· 대성이는?”

“강대성 실장은 이상할 정도로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다은 양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는 것 말고는 크게 다른 일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MC사업부 지원에 집중하고 있어 모르고 있었다면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생각도 못 했을 것 같습니다·”

“그놈이 다은이 부추겨서 천보윤이 며느리로 들인 거 말이야···· 좋은 생각일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린 거 아닐까요?”

“예를 들면?”

“당장 대선에서 천보윤 의원이 이긴다면 곧바로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발족할 겁니다· 그때 우리 쪽 전문가 몇 끼워 넣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은데요?”

“비슷하지만 아닐 수 있어·”

“네?”

“우리 쪽이 아니라 대성이 쪽이 될 수 있다는 거지·”

“설마 강대성 실장이 부회장님께 딜을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봐야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그걸 모르겠어· 무슨 꿍꿍이가 있긴 한데 그놈 가진 게 전부 내 것 아닌가? 그렇다고 순수하게 오성을 위해서 그랬다고?”

“그건 아닐 겁니다· 그럴 거라면 굳이 부회장님 대신에 최영훈 상무와 뒷거래를 할 리가 없었을 테니까요·”

이미 강재식 부회장은 최영훈 상무의 물건을 하이재킹한 사람이 둘째 아들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럼 천보윤이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그때부터 뭔가 가져 보겠다는 마인드라는 건데···· 그놈이 그렇게 시야가 넓고 인내심이 있었나?”

“다은 양을 강대성 실장이 부추긴 것처럼 강대성 실장을 최영훈 상무가 부추겼다면 어떻습니까?”

강재식 부회장은 눈을 껌뻑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렇게 된 게야· 이제 이해가 가·”

조남혁 사장은 본인의 의견에 너무 빨리 납득하는 그를 보며 의문이 생겼다·

“너무 쉽게 판단하시는 게 아닐까요?”

“자네는 최영훈 상무를 만난 적이 없지?”

“네·”

“언제 적당한 핑계 잡아서 식사라도 같이해 봐·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강대성 실장은 어떡할까요?”

“그냥 두고 보기만 해· 최영훈이 코치를 받고 있으면 당분간 조용히 지낼 거야·”

“그렇게 확신하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강재식 부회장은 영훈의 말을 떠올렸다·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

말 그대로 건강을 조심하라는 말일까?

강 부회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최영훈이한테 코치를 받고 있다면 그때 그놈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거든· 당분간 만성이 움직임만 계속 주목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강 부회장은 더부룩한 속을 내리누르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기 전까지 더부룩한 속은 가라앉지 않을 게 분명했다·

*

“고마워· 네 덕분이야·”

며칠 만에 다시 새롬을 만난 연희는 새삼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껏 그녀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나오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맙게 생각하니 내가 다 고맙네· 어차피 서로 주고받는 거잖아·”

“얘는··· 그렇게 말하면 정 없어 보여·”

“하핫! 그 말 진짜 의왼데?”

“왜? 오히려 내가 더 정 없어 보였니?”

“솔직히 말하면 조금··· 그랬지?”

새롬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랬다면 이제부터 바꿔 보지 뭐·”

“집안 분위기는 어때?”

새롬은 한숨을 푹 쉬고는 앞에 놓인 커피를 휘저으며 말했다·

“하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주버님은 나와 눈도 안 마주치고 말도 안 걸어· 형님은 거의 침묵으로 날 질식시키려고 작정한 것 같고···· 만약 어머님이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시지 않았다면 난 집에서 말라 죽었을 거야·”

“그래도 어머님이 구박하지는 않나 보네?”

“겉으로는 철저하게 중립이시거든· 게다가 요즘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막내딸이 그 큰 사고를 터뜨렸으니 하루 종일 온갖 뉴스 기사 꿰고 계셔· 옷이 그게 뭐냐 가방은 왜 그걸 들었냐 아주 연예인 매니저 같다니까·”

“그래도 살 만한가 보네·”

“훗! 그래도 나 장새롬이야· 제아무리 오성이라지만 우리 아버지가 정정하신데 날 무수리 취급하겠어?”

“남편은?”

“괜찮아·”

짧은 대답이었지만 새롬의 뿌듯한 표정만으로도 부수적인 설명이 다 된 것 같았다·

“좋네· 아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오빠가 신경 많이 썼어· 얼마 전에는 너희 시아버님이 직접 찾아오시기도 하셨구·”

“우리 시아버님이 너희 남편을 찾아갔다고? 진짜?”

“응·”

새롬은 쉽사리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 엉덩이 무거운 분이 재벌그룹 회장도 아니고 고작 회장의 사위 그것도 아무 배경도 없는 남자를 직접 만나러 갔다는 게 믿기지 않은 것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다는데?”

“그냥··· 너희 남편 이야기 잘 해 줬대·”

“정확히 말해 줘·”

“나도 몰라· 그리고 안다고 해도 내가 말하지 않을 땐 이유가 있는 거야·”

단호한 연희의 대답에 새롬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미안··· 그냥 궁금해서····”

변명을 하면서도 새롬은 연희의 분위기에 새삼 놀랐다·

예전에는 그저 연예인처럼 예쁜 외모와 도도한 태도가 하늘을 찌르는 여자였는데 지금은 거기에 보이지 않는 아우라까지 생겼다·

왠지 모르게 한 차원 위에서 내려다보며 상대방을 절로 위축되게 만드는 포스가 느껴졌다·

“아니야· 그럴 수 있지· 어쨌든 너희 시아버지가 직접 만나러 찾아왔을 정도로 신경 쓰는 사안이고 우리 오빠가 적절히 대처해서 너희 남편 이야기 잘 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

“고마워· 아 그리고 너 진행한다는 아울렛 말이야? 조감도는 나왔니?”

“그럼·”

“그럼 배치도는?”

“나왔어· 왜? 벌써 관심 있는 곳 있니?”

새롬은 빙긋 미소를 짓고는 당당히 어깨를 펴고 말했다·

“내가 누구니? 하이엔드급 브랜드 세 곳이 벌써 관심을 보였어· 이런 콘셉트의 쇼핑 플랫폼은 처음이니까 유럽 브랜드들도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가 봐· 임대료랑 수수료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한 계약 사항을 원해·”

“입점 가능한 시기는?”

“공사 끝나고 바로 입점 가능하지· 국내 백화점 눈치 보는 곳은 아예 제외했어· 하이엔드급 브랜드가 국내 백화점 눈치 보겠니?”

“그럼 좋고· 임대료는 위치마다 달라· 임대 평수가 동일하지도 않고· 정확한 건 우리 직원 하나 보내 줄 테니까 그거 보고 브리핑하면 될 거야· 그리고 아직 임대료랑 수수료는 확정되지 않았어·”

“그게 중요한 건데?”

연희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손님·”

“아····”

“일단 보여 줘야 할 거 아니니? 네가 얼마나 양질의 손님을 끌어올지 보고 정하도록 할게·”

“나 너무 어깨가 무거워진다·”

“조금 무거워도 돼· 너 그 정도 할 수 있잖아·”

“휴우··· 어쩔 수 없지· 알겠어· 그럼 일단····”

새롬이 웃으며 대답하려고 할 때 전화가 울렸다·

그런데 발신자가 예상치 못한 사람이었다·

“어?”

“왜? 누구 전환데?”

“아빠· 아빠가 왜 전화했지?”

“일단 받아 봐·”

결혼하고 나서 엄마가 전화했으면 했지 아빠는 엄마가 전화할 때 바꿔 받기만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아직 한창 일하실 평일 낮에 시집간 딸에게 전화한다는 게 그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여보세요?”

[새롬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잔뜩 열이 오른 아빠의 목소리에 새롬은 놀라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어? 어떤 일이냐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오성에서 우리가 인수하려는 기업을 노리고 있다던데 이거 사실이야?]

“무슨 소리야? 오성이 왜 아빠가 인수하려는 기업을 노려?”

[내 말이 그 말 아니냐? 시장에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던데 이거 진짜냐고· 네 남편한테 빨리 물어봐·]

“알겠어· 내가 바로 물어볼게·”

새롬은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신호가 울려도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불길한 생각이 그녀의 뇌리를 때려 대고 있었다·

*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대성은 와이프에게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무음으로 돌려 놓고 형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뭐 하는 짓이긴? 충분히 매력 있는 회사라고 봤는데?”

“이미 TS가 인수를 노리고 있는 회사잖아·”

“그래서? 내가 너네 처가까지 생각하면서 경영을 해야 하는 거야?”

“형 아직 오성전자 사장 아니야· 오성디지털 사장이지·”

“우리가 오성증권을 인수했을 때 그 인수를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던 사람이 우리 아버지였어· 당시에 아버지는 오성물산 사장이었고· 그룹 차원에서 미래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사업체라고 판단하는 거야· 그 사업체를 네 처가에서 노리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멍청하게 넘

겨줄 순 없잖아·”

“최소한 나하고 상의는 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바로 사장단 회의 안건에 올릴 필요가 있었냐고·”

“그래서 지금 상의하고 있잖아· 그리고 너랑 나랑만 은밀하게 상의하면 충분히 논의가 되겠어? 아버지도 보시고 다른 사람들 의견도 들어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

대성은 웃음을 잃지 않고 여유롭게 대답하는 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러는 이유가 뭐야?”

“응?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무서워?”

만성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내가 왜 널 무서워하지? 왜? 내가 무서워해야 할 짓이라도 했나?”

“아버지 멀쩡히 계셔· 그걸 명심해야지·”

“흥! 미친 새끼···· 네가 아주 돌았구나? 뭐 그래··· 요즘 네 마음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눈에 뵈는 게 없을 수도 있겠지· 계속 그렇게 해· 어디 그렇게 해 봐·”

대성은 형의 여유로움에서 문득 불안함을 느꼈다·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를 형이 가진 게 틀림없었다·

< 다크호스(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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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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