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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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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개 비용(1) >

지금 오성그룹의 상황이 어떠한지 재벌 그룹들치고 모르는 곳이 없었다·

집안 식구들끼리의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오성그룹 임직원들 중 모르는 이가 없는데 그 일이 밖에 알려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미 재계에선 이번 형제 간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결과에 따라 재계에 지각변동이 오게 되리라는 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들 그 형제 간의 다툼이 자신의 일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건 당연했다·

김태현 회장 역시 가장 염려하는 게 그것이었다·

어차피 두 형제 사이에 능력의 차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보았고 괜히 불필요한 다툼으로 그룹이 쪼개지는 건 결코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 우명솔라의 태국 진출을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은 김태현 회장만 느끼고 있는 게 아니었다·

“아버지 이거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거래한다고 해봤자 단가 후려쳐서 남는 것도 없게 될 거고 수천억 공사 연결시켜줬다고 온갖 언론 플레이 해대면서 거들먹거리기나 할 게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우명솔라 사장은 접니다· 제 손을 거치지도 않고 얼굴도 모르는 놈이 날림으로 헤쳐먹

는 걸 그냥 두다간 나중에 일이 터졌을 때 어떻게 처리할 방법도 없을 거예요·”

창훈이 나가고 얼마 지나자 않아 회장실로 들어온 큰아들 도훈은 속사포처럼 말을 토해냈다·

“나도 안다·”

그제야 도훈이 조금 안심하는 표정이다·

“그렇죠? 이 미친새끼가 사고를 쳐도 정도껏 쳐야지 회사가 지 놀이턴 줄 아나? 그리고 뭔가 이상해요·”

“뭐가 이상한데?”

“창훈이 이 새끼가 미치지 않고서야 우명솔라를 건드렸을까요? 이 새끼가 형 알기를 뭣같이 알지 않으면 저 짓을 했겠냐구요· 태양광 사업이라는 말을 들었으면 당연히 나한테 컨펌을 받는 게 맞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음흉하게 입 싹 다물고 있다가 이제 와 딱 나타나서는··· 그것도 이 정도 기사면 사장단 회의가 열릴 줄 알았던 거예요· 사장단에게 잘 보이려고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있었던 거라니까요·”

“···”

“그렇게 준비하고 나타나면 전 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자기를 우명그룹을 구원하러 온 백기사로 여길 거라고 생각한 게 틀림없어요· 태국 실무진이랑 협의? 허··· 개소리예요· 실무진 만나면 당장 손부터 내밀 겁니다· 돈 달라고··· 공사비 부풀리고 단가 후려쳐서 최소 수백억 단위 비자금

만들려고 할 테고 만약 일이 잘못되면 우리만 덤터기 쓰게 될 겁니다·”

“그럼 이대로 포기할까?”

담담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아버지를 보고 도훈은 잠깐 흔들렸다·

“저놈들이 말도 안 하고 저 짓을 한 거 보면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는 일이에요·”

“그래?”

도훈은 잠시 입술을 깨물다가 말했다·

“어떻게 진행된 사업인지만 알아보는 게···”

“네 생각은 잘 알았다· 나가 봐·”

“아버지···”

“그만 나가 봐·”

“후··· 알겠습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억지로 화를 참는 게 아버지의 눈에는 다 보였다·

그렇게 복잡한 생각으로 하루를 보낸 김태현 회장은 저녁 무렵 차를 타고 강북으로 향했다·

종로 뒷골목의 허름한 막걸리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태현 회장은 꾸벅 고개를 숙이는 영훈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자네가 이 사단을 낸 장본인이구만·”

영훈이 자리에 앉아 이미 거하게 차려진 술상에서 막걸리 주전자를 들어 조심스럽게 따랐다·

“늦었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미리 말씀드리고 일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기사가 나고 나서 아셨으니 많이 당황스러우셨을 겁니다·”

김태현 회장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말 한번 잘했구만· 전에도 광주 아파트 단지로 한방 먹이더니 말이야·”

“그때는 저희 먹고 살기도 바빠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사는 게 그렇다고 합니다· 어려울 때 받은 도움 잘 돼서 갚으려고 해도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잘 잊어버리고 산다고 하죠· 어디 나쁜 마음으로 그러겠습니까· 사는 게 바쁘니까 그렇겠죠· 우명건설과 광주 봉선동으로 붙으면서 그때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인도 신

공항 건설 때도 조금의 양보를 받기도 했고···”

“말은 그럴 듯하구만·”

“후후··· 그래서 이번에 여차저차 시간도 나고 우명솔라가 어렵다는 말을 들어서 도움을 주자는 마음에 벌인 일이었습니다·”

“우명솔라가 어렵다? 흥! 대한민국 재계에 성자가 나셨군·”

김태현 회장은 단번에 막걸리를 들이키고는 거칠게 손으로 입을 닦았다·

“난 쓸데없이 말 돌리는 거 좋아하지 않아·”

“그러시군요·”

“그러니 내 앞에서 잔재주 부리지 말고 솔직하게 대답하게· 원하는 게 뭐야?”

영훈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그릇에 막걸리를 따랐다·

그리고 가득 따른 대접을 반이나 비우고 파전 한 조각을 입에 넣고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감히 우명그룹 총수를 앞에 두고 팔짱을 끼고 입을 다무는 행태는 저 멀리서 지켜보는 우명그룹 비서실 직원들을 기함하게 만들었지만 의외로 김 회장은 호통을 내지르지 않았다·

최영훈이라는 인간이 재계에 모습을 드러낸 후 일궈낸 성과는 그 역시 충분히 잘 알고 있었고 지금 현재 처한 상황을 보면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너무도 명확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생각에 잠겼던 영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HS그룹과 우명건설은 인도에서 제법 괜찮은 파트너입니다· 인도 신공항 사업을 통해 서로가 윈윈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죠· 태국에 가스전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명그룹을 떠올린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는 태국과 실력은 있지만 지금 어려운 일을 겪는 회사를 연

결시키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가져가고자 하는 것· 크게 보면 PM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개소리· 난 그딴 허무맹랑한 소리를 듣고자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김창훈 상무를 움직여 우명그룹을 흔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신다는 거죠?”

평온한 어조의 말에 그가 흠칫 놀랐다·

“아니라는 건가?”

“흔들려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김창훈 상무가 우명그룹 후계자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김태현 회장의 미간이 크게 찌푸려졌다·

사실대로 말하라고는 했지만 설마하니 이토록 가감없이 말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짓거리 하는 걸 그냥 두고 보리라고 생각하나? 송은채 회장도 자네가 지금 이러는 걸 알고 있어?”

영훈은 흥분하는 그를 보며 담담하게 대꾸했다·

“회장님 제가 김창훈 상무가 그룹 후계자가 되길 바란다고 해서 김도훈 사장에게 독약을 먹이길 했습니까 아니면 김도훈 사장에게 불리한 치부를 들추기라도 했습니까· 오히려 다 죽어가는 우명솔라에게 태국 태양광 발전 사업을 통째로 안겨주려고 마음먹은 저입니다·”

“그거야···”

“불온한 목적을 가지고 행한 일이라구요? 회장님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물릴까요?”

“뭐?”

“물리라고 하면 물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도장 찍은 것도 아니고 여기서 사업체를 변경한다고 중간에서 일을 진행한 사람이 곤란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 난처해지기야 하겠지만 돈 좀 쥐어주면 얼마든지 웃으면서 다른 사업체로 서류를 바꿔 넣을 겁니다·”

“···”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깟 수천억짜리 사업 하나에 그룹 후계자를 바꿀 순 없는 일 아닙니까·”

“자네 지금 나를 놀리는 건가?”

영훈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말했다·

“회장님 저 솔직히 헷갈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회장님이 원하시는 게 뭡니까? 저한테 김창훈 상무를 도와주지 말라고 명확하게 말씀하신다면 이쯤에서 깔끔하게 손 털고 나오겠습니다·”

깔끔하게 손 털고 나온다는 게 태국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 우명솔라라는 업체 이름을 지운다는 것임을 그가 못 알아들을 리 없었다·

“···”

“그건 아니시죠? 일단 이거 하나는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우명솔라를 선택한 건 김창훈 상무를 보고 결정한 겁니다·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전 김창훈 상무가 나름 나쁘지 않은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사업 파트너가 김도훈 사장이 되는 순간 우명그룹은 저

에게 있어 그렇게 매력적인 파트너가 아닙니다·”

“어째서?”

“그는 분수를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창훈에게 분수를 모른다는 말을 한 것을 여기서 돌려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김 회장이었다·

김태현 회장의 눈빛에 살기가 깃들었다·

“혀가 방정맞군·”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씀하라고 하셔서 굳이 돌려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명그룹이 현진이 낳은 사생아 보다 못할 거라고 보나?”

“우명이 HS보다 더 크고 좋은 회사라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두 개의 회사가 협업을 할 때에는 서로 간에 양보와 신뢰가 중요한 법이죠· 그런데 김도훈 사장에겐 그걸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

“분수를 모르니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게 되고 타인을 업신여기게 됩니다· 아마 이번 사업을 보고서도 고마움을 느끼지도 않을 겁니다· 태국 실무자와 협상도 해보기 전부터 단가가 안 맞을 거라면서 투덜리고 있겠죠· 아닙니까?”

소름 끼치도록 정확한 평가에 김태현 회장은 뭐라 항변해야 할지 몰랐다·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섣부르지 않을 겁니다· 제가 제법 사람을 잘 보거든요·”

“그게 사실은 아니지만 사실이라고 치자고·”

“사실이 맞을 텐데···”

“어쨌든! 그렇다고 치고 창훈이가 후계를 보장 받지 못하면 이번 사업에서 우명솔라의 이름을 빼겠다는 건가?”

영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김창훈 상무를 좋은 파트너로 여겨서 태국 사업에 같이 손을 잡자고 한 거지 회장님의 판단을 종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까와는 말이 다르군?”

“아니죠· 아까는 회장님께서 스스로 빠지겠다고 하신 겁니다· 전 그렇게 하라고 말씀드린거구요· 김창훈 상무가 좋은 파트너이긴 하지만 이미 서류가 오간 일이니 우명에서 후계자를 다른 사람으로 정한다고 해서 무작정 이름을 빼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내가 이번 사업에서 알맹이만 쏙 빼먹고 도훈이를 밀어주면 어쩌려고 그러나?”

영훈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게 회장님의 선택인 걸 어쩌겠습니까? 단지 앞으로 우명그룹과의 파트너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겠지만 그거야 우명의 문제지 제 문제는 아니죠·”

“···”

“복잡하게 꼬아서 생각하지 마세요· 전 김창훈 상무를 보고 우명솔라를 이 사업에 끌어들인 거고 그 자체가 마음에 안 들면 빠지라는 겁니다· 안 빠지겠다면 굳이 우명솔라의 이름을 빼지는 않을 거구요·”

“그렇게 해서 태국 에너지 사업에 관한 이익을 독점하겠다?”

“독점이라고 정의하면 많이 앞서 나갔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에 발을 걸칠 생각이니 그렇게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김태현 회장은 혼란스러웠다·

대놓고 둘째를 밀어주겠다고 하면서도 수천억짜리 계약 중개에 조건을 걸지도 않았으니까·

원하는 게 뭔지 분명히 밝혔는데도 당장 뭘 내놓으라고 하지 않으니 도대체 저놈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할 수밖에·

“좋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계약 조건은 어떻게 되나?”

“그 부분은 우명솔라에서 태국 현지 정부와 협의하셔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태국 정부에서는 태양광 모듈이 어느 정도로 효율을 보여주는지 상당히 관심이 많다는 것 정도입니다·”

“태국 정부랑 계약하는데 추가적인 비용이 안 들 수 없겠지?”

“물론입니다만 그건 저희 쪽에서 전부 지불했습니다·”

김태현 회장은 이번에도 이해가 안 가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우리는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려진 거 보고 가서 앉아라?”

“의심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사업가고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뭘 가지고 갈 생각인가?”

영훈은 막걸리로 입을 축이고 나서 나직하게 말했다·

“인도에서 발을 빼주셨으면 합니다·”

“뭐?”

“앞으로 진행되는 추가 신공항 수주는 HS건설에서 맡겠습니다· 우명그룹은 다른 곳에 집중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런 썩을···”

김태현 회장은 욕설을 내뱉으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 중개 비용(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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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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