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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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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 부업? 투잡?(2) >

“사장님이 당신도 같이 불렀습니까?”

“그런 말은 없었지만 그냥 같이 가요· 나중에 나한테 무슨 말 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을 거잖아요?”

“···”

영훈은 꼭 같이 갈 필요가 있겠나 생각했지만 그녀의 결연한 얼굴을 보고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일을 끝내고 저녁 시간이 되자 연희가 영훈을 이끌고 시청 광장 맞은편의 호텔로 이끌었다·

연희를 따라 올라간 곳은 호텔 내의 고급 중식당이었다·

룸으로 된 그곳에는 커다란 원형으로 된 식탁과 면접때 봤었던 송은채 사장이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면접때와 같이 긴장 하나 없이 원래 아는 사람과 식사를 하러 나온 것처럼 편안한 영훈의 모습에 송 사장도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래요· 오랜만이에요· 앉아요·”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아니에요· 금방 왔거든요· 식사는 미리 시켰어요· 이런 식당이 익숙치 않을 것 같아서 미리 주문했는데·”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호호 다행이에요· 그런데 넌 왜 왔니?”

송 사장의 물음에 연희가 엄마와 영훈의 딱 중간 자리에 앉으며 새침하게 말했다·

“내가 오면 안 되는 자리였어? 피해줘?”

“됐다· 나중에 물어볼거면 입 아프게 뭐하러 두 번 얘기하겠니· 그리고 Nodri Clare 잘 가져 왔다며? 서가은인가? 걔 확실히 잡은거니?”

“진행중이야· 샘플로 가방 하나 줘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대· 그래서 기대중이고·”

“나쁘지 않다··· 그거 위험한 표현인거 알고 있지?”

“충분히 알아보고 하고 있어· 서가은 잡고 이번에 뉴월드 백화점에 입점시킬 계획이야·”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거 명심해· 백화점에서도 들어온 가게 빼는거 쉽지 않다· 입점 브랜드 개편한다는 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네 생각대로 잘 넣을 수 있겠어?”

“해봐야지·”

연희는 자신이 있었다·

노 대리만 믿고 가면 된다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Nodri Clare라는 브랜드가 그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보면 볼수록 독특하고 계속 눈길이 가는 디자인은 적어도 젊은층에게는 확실히 어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있었다·

“너 잘해· 너 못하면 윤성우 부장도 체면 깎이고 내 체면도 깎이는거야·”

“알고 있어· 배고프니까 일단 잔소리를 하더라도 먹으면서 해·”

“후··· 그러자· 입맛에 안 맞더라도 맛있게 들어요·”

“전 다 잘 먹습니다· 사장님 덕분에 이런 곳에도 다 와보고 참 좋네요·”

조금 지나서 들어오는 중국요리들·

하나같이 영훈이 생전 먹어보지도 못한 고급 요리였다·

짜장면에 탕수육이 중국음식인줄 알았는데 요리 하나하나가 입을 즐겁게 만들어 허겁지겁 입에 집어 넣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할 때 쯤 송 사장이 입을 열었다·

“천천히 먹으면서 들어요· 연희에게 듣기로 일을 잘 따라간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업무적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언어적인 문제만 제외하면 생각보다 잘하신다고 해서 다행이에요·”

“과찬이십니다·”

“오늘 영훈 씨를 보자고 했던건 조금 민망하긴 한데 부탁할게 있어서에요·”

“네? 저한테요?”

영훈은 순간 연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 그녀가 송 사장에게 사주에 대한 이야기를 한게 아닐까 했는데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연희의 적극 부인하는 걸 눈빛을 보고 사주에 관한 것 때문에 부탁하는게 아님을 알게 되자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래요· 동생하고 일할 때 채권 회수 실력이 굉장했다고 들었어요· 혹시 그럴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었나요?”

“글쎄요· 그냥 채무자가 돈을 잘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었습니다· 물론 갚을 능력이 절대 안 될 것 같은 사람은 저도 포기했지만요·”

송은채 사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어갔다·

“동생은 당신에 대해 말하기를 단순히 채권회수 능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요·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받아내려 할 때 수많은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는데 당신은 단 한번도 채무자와 트러블을 일이킨 적이 없다구요· 맞나요?”

“맞긴 합니다·”

이때 연희가 끼어들었다·

“엄마 영훈 씨한테 빌려준 돈 회수하라고 시킬려고?”

“아니야· 나 말하는 중이니까 끼어들지 말래?”

“알았어요·”

연희가 입술을 쏙 집어넣자 다시 송 사장이 말을 이어갔다·

“차라리 빌린 돈을 찾아달라고 하면 마음이 편하겠는데 내가 원하는건 그게 아니에요·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거든요·”

“정확히 어떤 상황입니까?”

“신영투자증권의 이형준 본부장이라고 있어요·”

“어? 얼마 전에 준기가···”

“연희야?”

“오케이 오케이·”

“그 친구가 우리한테 혜성기업이라는 회사를 인수하라고 제안했어요· 인수금액이나 기업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할 필요가 없겠죠? 그냥 우리는 그 회사를 인수할 마음이 없다는 것만 아시면 돼요·”

“그냥 인수 안 하면 되잖습니까·”

“신영투자증권이 현진물산의 주식을 5% 가지고 있어요· 이형준 그 친구는 우리가 혜성기업을 인수하지 않으면 가지고 있는 우리 주식을 다른 곳에 넘길수도 있다는 말을 흘리고 있구요·”

“···”

그제야 돌아가는 사정을 이해했다·

“그러니까 사장님 말씀은 그 이형준 본부장에게 회사를 인수하라는 말을 포기하게 해달라는 말씀입니까? 아무 뒤탈 없이?”

“맞아요·”

“제가 그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안하시는 건가요?”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법무팀이나 기조실 모두 설득에 실패했어요· 법적으로나 합리적인 설득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 당연히 직접적으로 협박하는 행태를 띠진 않지만 우리가 거부한다면 분명 우리 주식을 다른 곳으로 넘길 거예요·”

“이형준이라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유는 연희에게 따로 물어보면 될 거예요·”

영훈이 고개를 돌리니 연희가 처음의 발랄했던 표정과 달리 잔뜩 굳어 있었다·

영훈이 다시 물었다·

“거절하면 인사고과에 문제가 생깁니까?”

“당신을 입사시키면서 한 달이라는 기간을 두었는데 생각해보니 한 달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어요· 연희에게 듣기로 일도 상당히 잘한다고 들었구요· 하지만 그래도 당신이 인턴이라는 건 변하지 않아요·”

“그렇죠·”

“거절한다고 해도 계약을 해지할 생각은 없어요· 어차피 당신의 일은 영업 2팀에서 맡은 일을 잘 해내는 일이니까· 다만 이번 일을 잘 해준다면 정규직으로 채용할게요· 급여는 대리급· 연봉으로 치면 5500 정도에요· 어때요?”

대기업 정규직 사원이라니···

급여가 높은 것도 마음에 들지만 이젠 목에 걸린 사원증이 언제 떨어질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었다·

“하던 일은 계속하고 이건 부가적인 일인 겁니까?”

“맞아요·”

“알겠습니다·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네요·”

“이형준 본부장하고 만날 때는 비서실 소속이라고 밝히면 돼요· 명함은 모레 줄테니까 그 이후에 만나보도록 해요· 그리고 명심해야 할 건 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그냥 순순히 물러나도록 하세요·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니까·”

“성질 건들지 말라는 말이죠?”

“그래요· 그럼 나머지는 연희에게 듣도록 해요·”

희미한 미소를 보인 송 사장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연희도 따랐다·

“벌써 가려구?”

“넌 이 친구 도와줘· 어차피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어· 네가 수습해야 해·”

어찌보면 냉정할 수 있는 말을 마지막으로 송은채 사장이 나가자 연희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영훈은 말없이 남은 음식을 먹었다·

대략 5분 정도가 지났을 때 연희가 입을 열었다·

“입맛에 맞으니 다행이네요·”

“솔직히 배부른데 가만히 있기 뭐해서 먹고 있는 겁니다·”

“작년 말쯤에 힐튼호텔에서 파티가 있었어요· 보통 연말이 되면 호텔에서 파티를 하는데 그렇다고 뭐 엄청 대단한 재벌 3세들이나 오는 그런 파티는 아니에요· 다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호텔이 정기적으로 파티를 여는걸 모르고 파티에 참석한다고 하면 10만원 내외의 비용이 부담 되는지 잘 참석하지 않아서 대개 있는집 자식들만 참석하죠·”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이형준 본부장을 거기서 만났어요· 나이는 나보다 다섯 살인가? 많더라구요· 얼굴도 제법 괜찮게 생겼고 매너도 있고··· 사귀자더라구요· 뭐 이런 일이 한 두번인가? 그런데 이번에는 솔직히 갈등했어요· 이형준 본부장이 신영금융그룹 회장의 손자거든요· 그것도 하필 장남·”

“오호~ 갈등할 만 한데요?”

“그러니까요· 흐음··· 몇 번 만났어요· 근데 나 너무 속물인가요?”

“남자는 여자 외모 보고 여자는 남자 경제력을 보는게 자연스러운겁니다·”

“고마워요· 그런데 내가 왜 변명해야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변명 하나만 하자면 상대방이 경제력이 너무 없으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자쪽에서 기가 죽어요· 괜히 미안해하고 자격지심 때문에 별것도 아닌 걸로 화내면서 무시하냐고 하고· 하나같이 끝이 좋지 못했어요·”

“굳이 뭐 나한테··· 그런말 안해도 됩니다·”

연희는 슬쩍 영훈의 눈치를 살피고는 말했다·

“그냥 그렇다구요· 어쨌든 그렇게 몇 번 만나다가 연초에 친구들하고 같이 파티를 하는데···”

“파티 참 자주 하네요?”

“말이 파티지 그냥 모임이에요· 앞에 간식거리 있고 와인 있고 그러면 파티인거지·”

“알겠습니다· 계속해요·”

“제 친구들도 있고 형준 오빠··· 뭐 하여튼 그 사람 친구들도 같이 있는데 정말 우연히 그 사람이 서빙하는 여직원의 다리를 힐끔거리는 장면을 목격했던거죠· 그냥 한번 슬쩍 보고 만 것도 아니고 계속 힐끔거리는거··· 솔직히 한눈에 반하고 내 사랑이고 이런 감정으로 만나는건 아니지만 그걸 보고 아무렇지도 않으면 이상한거 아닌가요?”

“그렇죠·”

“그래서 꺼지라고 했어요·”

“네? 중간과정이 있을거 아닙니까?”

“없어요· 재수 없으니까 나가서 그 여직원이나 꼬시라고 했죠· 뭐 오해다 잘못 본거다 헛소리를 해대길래 조금 강하게 말했죠·”

“강하게 어떻게요? 욕이라도 했습니까?”

“따귀를 때렸죠·”

“아···”

역시 요즘 좀 성질을 죽이고 있는 것 뿐이지 타고난 성격이 어디 가는게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연희는 부끄러운지 시선을 돌렸다·

“그것 때문에 화가 났나봐요· 쪼잔하게···”

“알겠습니다· 할 얘기 다 하신거죠?”

“왜요? 가게요?”

“그럼 더 있습니까?”

“아니··· 뭐 궁금한거 더 없어요?”

“시간 늦었습니다· 나도 가서 쉬어야죠· 내일 자료 가지고 회사 나오시면 됩니다·”

“무슨 자료요? 아! 이형준 본부장의 생년월일 말하는 거죠? 그것 뿐이면 되나요?”

“그거 가지고 되겠습니까? 혜성기업이라는데가 뭐하는 회산지 왜 신영투자증권이 가지고 있는 건지·”

“그리고요?”

“가장 중요한 거· 혜성기업 오너의 사주를 가지고 오세요·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오세요· 그거 없으면 안 됩니다·”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는 별다른 인사도 없이 먼저 호텔을 나섰다·

연희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언제나처럼 거실에서 치즈 몇 조각과 와인을 들고 있는 송은채 사장에게 잔뜩 성이 난 목소리로 물었다·

“뭐야 왜 그런 일을 저 사람한테 시키고 그래? 법무팀이나 로펌에 맡겨야지·”

“말했잖아· 해결 안 됐다고·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다 너 때문이야· 너 속좁은 남자가 한 번 여자한테 삐지면 그것만큼 치사하고 짜증나게 하는 일이 없는 거 모르니?”

“그건 그런데··· 그럼 영훈 씨는 그걸 해결할 수 있다는거야?”

“그럼 네가 그 놈이랑 결혼이라도 할래? 쪼잔한 성격 보니까 너 결혼해서 맞지나 않으면 다행일걸? 아니다· 그때 여직원 훔쳐보고 있었다며? 맞지 않으면 일년에 여자가 서너명씩 바뀌는걸 현장관람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 얘기가 아니라··· 그런데 말이 안 되잖아·”

“너 저 친구가 네 삼촌이랑 일할 때 얼마나 희한하게 일을 해결했는지 모르지? 나도 그때는 그냥 과장한다고 생각해서 걸러 들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어·”

“이형준 그 인간이 진짜 진심으로 그러는 걸까?”

“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을 꺼내 본거야· 그 친구가 어려울 것 같다고 거절하면 그냥 보낼 생각이었는데 아까 봤지? 이야기를 듣는 내내 단 한 순간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지 않았어· 단 한 순간도· 그냥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거 있지? 신기하지 않니?”

송은채 사장은 와인잔을 들고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만약 진짜 해내면 어떡할거야?”

“어쩌긴 보너스라도 왕창 안겨주고 회사에 꼭 붙잡아 둬야지·”

< 알바? 부업? 투잡?(2)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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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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