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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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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격(3) >

“오성에서는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천보윤 의원의 가장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김우섭 보좌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야당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벌써부터 정경유착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면서 의원님을 성토하고 나서는데 아무리 언론이 오성의 눈치를 본다고 하지만 이 분위기가 조금만 더 이어지면 언론에서도 결국 야당의 논조를 그대로 받아쓰기 시작할 겁니다·”

“알고 있어·”

“최대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하루입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 크게 화두로 떠오른 기사거리를 언론에서 사흘 넘게 그냥 두고본 역사가 없습니다·”

천보윤 의원은 대답 대신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누가 그랬을까?”

“네?”

“어떤 간 큰 놈이 오성의 둘째를 건드렸을까? 야당에서 움직인 걸까?”

“아무래도 그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오성의 눈치를 그나마 덜 볼 수 있고 지금 상황에서 의원님 자제분의 결혼이 깨지는 걸 가장 좋아하는 쪽이라면 통일평화당이 바로 떠오르니까요·”

“그렇긴 한데 말이야··· 그런 것 치고는 반응이 너무 느렸잖아· 인터넷에 이딴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직후부터 언론과 짜고 움직였어야 했는데 너무 느려·”

김우섭 보좌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야당 쪽 대응이 조금 우왕좌왕하는 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몇몇 의원만 수상하다는 식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최고의원인 문수광 의원이 대놓고 면박을 줬으니까요· 그러다 문수광 의원이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서 의원님의 정경유착을 의심하는 논평을 냈으니

뭔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것 같습니다·”

“···”

“만약 야당이 아니라면 어디를 의심하시는지···?”

“아니야· 야당이 아니라면 우리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예? 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겁니까?”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면 오성이 알아서 처리할 게 아닌가? 일단 야당 쪽 움직임 계속 주시하고 정치부 기자들 몇 불러서 다독여·”

“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오성 쪽에서···”

이때 비서관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의원님 아드님께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한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이? 어디?”

“여기···”

비서관이 탭 화면을 조작해 아들의 SNS를 보여주었다·

“이건 뭐야?”

천보윤 의원이 눈을 찌푸리며 화면을 자세히 살폈다·

오성그룹 막내딸과 미술관에서 찍은 듯한 사진이 올라와 있고 그 아래 장문의 글이 쓰여 있었다·

대충 읽어보니 지금 올라오는 루머는 전부 거짓이고 그 당시 강다은은 자신과 연애중이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냥 글만 올렸다면 그 내용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그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신빙성을 뒷받침하게 했다·

승모의 글 아래에 달린 무수한 응원 댓글을 보며 천보윤 의원이 말했다·

“이거 둘이 찍은 거 맞아?”

김우섭 보좌관이 곁에서 살펴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한데요? 승모 군 옷 입은 거나 가방 멘 걸 보면 대학생 때 찍은 건데 그때는 다은 양의 존재도 몰랐을 때일 겁니다· 아무래도 포토샵으로 만진 것 같은데요?”

“허··· 이거 잘못 되면 어쩌려고··· 걸리면 후폭풍을 지가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일단 퍼지는 루머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듯 싶습니다· 너무 나쁘게만 볼 게 아닌 것이 어쩌면 좋은 한 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야당은 해당 루머가 진짜인지 살피느라 눈치를 보게 될 거고 그동안 오성그룹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요·”

“시간을 벌었다는 건데··· 새아가 될 애의 다른 사진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오성그룹 자제를 시궁창에 빠트리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대통령이라고 해도 쉽지 않을 겁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면 그렇겠지·”

천보윤 의원은 제발 해당 루머를 퍼뜨린 사람이 상식적이기를 바랐다·

*

오성병원 VVIP 병동 최상층·

하루 병실료만 800만 원이라 어지간한 호텔 최고급 객실료와 비슷한 이곳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오성그룹의 총수인 강재식 부회장이다·

“좋네요· 이게 돈의 힘인가 싶습니다·”

병실에 찾아온 영훈이 드넓고 호화스러운 병실을 둘러보며 한 말이다·

강재식 부회장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보이는 거야 황제처럼 지내는 것 같겠지만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나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나·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지· 멀뚱거리고 서 있지 말고 앉아·”

영훈이 피식 웃으며 고급스러운 소파에 엉덩이를 걸쳤다·

그리고 보드라운 소파의 감촉을 느끼며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그냥 1인실을 쓰시지 그러셨습니까·”

“나만 생각하면 쓰나· 사람들 많이 오가는 곳에 있으면 직원들도 불편할 거고 오가는 환자들도 불편하지 않겠나· 그리고 놀고 있는 병실 이렇게라도 쓰면서 매출 올려줘야 병원장이 좋아한다네·”

“병원장이 곧 짤릴 거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맞아· 내가 모가지를 날리기로 마음먹었어· 하지만 지금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고 난 환자니 병원장 눈치를 봐야 하는 게 맞지 않겠어?”

“원칙은 확고하시군요·”

“돈은 곧 원칙에서 나오는 거거든·”

영훈은 피식 웃었다·

“그러시군요·”

“비웃는 건가?”

“아닙니다·”

“됐네· 비웃는 거 알아· 속으로 원칙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불법으로 비자금이나 만들고 있을 거라고 욕하고 있었지?”

“부회장님이 관심법을 하는 재주를 가지고 계신지 미처 몰랐습니다·”

“허··· 아니라고는 안 하는군·”

“없는 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당사자 앞에 있는데?”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 보내는데도 영훈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서 입 밖으로는 안 냈습니다·”

“흥! 자넨 도대체 무서운 게 없는 것처럼 구는 군· 날고 긴다는 정치인들도 내 앞에서는 허리를 굽신거리는데 자네는 들어와서 고개만 까딱거린 거 아나?”

“다 허식입니다· 아마 부회장님 앞에서 허리를 90도로 굽혔던 사람들 중에 속으로 부회장님 욕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못마땅한 강재식 부회장은 밖을 향해 소리쳤다·

“들어와!”

“부르셨습니까·”

황급히 들어온 비서가 허리를 숙이자 그가 말했다·

“따뜻한 차 두 잔 내오고 입가심할 과자 몇 개 내 와·”

“알겠습니다·”

강재식 부회장이 영훈에게 고개를 돌렸다·

“자네 얼굴을 보니 괜히 아파지려는 기분이야·”

“제가 온 게 싫으십니까?”

강재식 부회장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영훈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자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꽤 괜찮았어·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자식들 괜찮게 키워 놓았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아직도 내 말 한 마디면 대한민국이 숨죽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네를 만나고 나서 틀어졌어·”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둘째 아드님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하셨다구요· 그럼 첫째 아드님에게 많이 실망하셨다는 거고 그건 평소 알지 못했던 첫째 아드님의 속마음을 조금 엿보시게 됐다는 것으로 연결되는데 맞습니까?”

강재식 부회장은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에 안 들어·”

“제 말이 맞나 보군요·”

“···”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모르지· 모르는 게 약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어디 그것 뿐인가? 이 나이에 암이라니··· 초기네 뭐네 하면서 당장 고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완치율이 백프로는 아니니 막말로 재수 없으면 죽는 거야·”

“설마 그것도 제 책임이라는 겁니까?”

“자네 책임은 아니지만 자네를 만나고 악재가 몰려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어·”

“좋게 생각하십시오· 제가 나타나서 혹시 모를 위험을 방비 했다구요· 그리고 지금까지 쉴 틈 없이 일하셨는데 오랜만에 아무 걱정없이 쉰다고 생각하시면 어떻습니까? 때로는 충전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자네의 그 말빨이랑 배짱은 누구한테 배운 건가? 아니면 스스로 익힌 건가?”

“수양의 결과입니다·”

“수양?”

“네· 바둑에 반전무인(盤前無人)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바둑판 앞에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죠· 상대방의 명성에 눌리지 말고 바둑 내용에만 집중하라· 제가 부회장님 앞에서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할말을 다 할 수 있는 건 상황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듣고 보니 더 불길하군· 오늘 날 찾아온 건 또 뭔가 나에게 뜯어먹을 게 있어서 왔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오늘은 아닙니다·”

“그래? 그건 좀 안심이 되는군·”

강재식 부회장은 비서가 내놓은 따뜻한 차를 입으로 가져가고는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왜 날 찾아왔나?”

“혹시 그거 아십니까? 누가 부회장님 막내 따님을 상대로 고약한 짓을 벌였다는 거요·”

“아··· 보고는 받았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생각하느냐··· 누가 했는지 짐작하고 있구만·”

“부회장님은요?”

“나는 잘 모르겠네·”

영훈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시죠· 둘째 아드님이 힘들어합니다·”

그가 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성이가 힘들어해?”

“아버지의 뜻을 알 것 같기는 한데 확실한 표현을 안 하시니까 움직임을 망설이고 있는 거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자꾸 초콜렛하고 우유만 갖다 주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소싯적에 우유 좀 줘봤나 보군·”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더라구요·”

강재식 부회장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과자 하나를 집어 먹고는 말했다·

“그래서 그걸 만성이가 했다고?”

“야당 쪽이 했을 것 같습니까?”

“지까짓 놈들이 감히 내 딸을 건드려?”

“그러니까요· 감히 오성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성의 금지옥엽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오성의 일원이 아니라면요·”

“감히 이놈이···”

“둘째 아드님에게 힘을 실어 주시죠· 어쩌면 부회장님이 지금 자리를 비우셨을 때 좋은 명분이 주어진 셈입니다· 지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시죠·”

그는 영훈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래서 자네가 얻는 게 뭔가?”

“오늘은 뭘 가져가려고 온 게 아닙니다·”

“아니지 아니지··· 한낱 중매쟁이도 얻어먹을 게 있으니까 두 가문을 연결시켜주는데 자네가 날 찾아와서 대성이를 우리 오성의 후계자로 만들어주는데 얻을 게 없다? 그럼 내가 자네의 말을 신뢰할 수 있겠나?”

“하하 그렇네요·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음··· 강대성 실장에게 지분이 모아진다면 천천히 봐서 AMA 시스템이라는 반도체 설계 업체를 밀어볼 생각입니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다가 오성의 지원이 합쳐지면 꽤 그럴듯한 내용물이 나올 것 같아서요·”

“그럴듯한 정도가 아니겠지· 그게 끝인가?”

“그 정도면 만족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강재식 부회장은 그 계획이 성공할 시 영훈에게 얼마나 큰 이익이 날지 가늠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당치 않은 자잘한 이익을 나열했으면 계속 의심했을 게 분명했다·

“잘 알겠네· 내 생각해보지·”

생각해보겠다는 말·

어떠한 상황에서는 거절을 돌려 말하는 것이겠지만 영훈은 미소 지으며 일어났다·

지금 그가 말한 생각해보겠다는 뜻은 한참 어린놈의 충고를 바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자존심 때문에 돌려 말한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럼 편히 쉬시고 완쾌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말고 얼른 가 봐· 자네 얼굴을 계속 보고 있으면 속 쓰리니까·”

“저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얼른 가·”

강재식 부회장은 손을 휘휘 내저었고 영훈은 올 때처럼 고개만 까딱 움직이곤 병실을 나갔다·

영훈이 나가고 나서 강재식 부회장이 다시 밖을 향해 외쳤다·

“들어와!”

“부르셨습니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불만스럽게 퉁퉁거리던 얼굴의 그는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전 계열사 사장들더러 6시 정각에 여기로 모이라고 해· 직통으로 연락하고 일급기밀로 처리해· 이 사실이 만성이 귀에 들어가는 순간 그놈은 팬티까지 벗겨서 내쫓을 테니까 각오하라고 하고·”

“알겠습니다·”

무섭도록 굳은 표정의 그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 반격(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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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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