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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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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의 결과(4) >

다음 날 민구상 대표는 은밀히 최영훈 상무를 찾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 대표는 영훈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바로 본론을 꺼냈다·

“어젯밤에 강만성 사장이 날 찾아왔었어·”

“그래요?”

“자네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오성그룹 상황은 혼란 그 자체네· 강재식 부회장은 자네가 원하는 대로 둘째를 밀어주기 위해 지분을 옮기고 있고 첫째는 이 와중에 자신이 살아날 수 있는 방도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국이야·”

“대략 알고 있습니다·”

“하긴 나보다 더 잘 알지도 모르지· 어쩌면 이 모든 게 자네가 짜 놓은 시나리오일지도 모르고·”

“거기까지는 좀 많이 나가셨습니다·”

“그런가? 난 자네의 겸양이 더 믿기지 않지만 어쨌든 그거야 중요한 게 아니겠지· 중요한 건 말일세 강만성이 날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다는 거야·”

영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서요? 도와주고 싶다는 말입니까?”

“강만성 사장이 원하는 건 오성그룹의 후계자로 다시 돌려달라는 게 아니었네· 그도 알아 이미 동생에게 졌다는 걸· 오성디지털을 포함한 계열사 몇 개를 가지고 나가려고 하는데 나에게 그걸 도와달라고 했어·”

“계열사 분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는 거군요·”

“그렇다네· 만약 강재식 부회장을 어떻게 해서 오성을 전부 물려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면 난 두 번 생각도 하지 않고 거절했을 거야· 그럴 힘도 없고 자네와의 약속도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지· 오성의 절반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커다란 귀퉁이가 잘려 나가면 HS

에도 좋은 일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난 그렇게 생각했네· 그래서 자네를 만나 의견을 구하려고 하는 거야·”

“오로지 절 생각해서 이렇게 찾아와 답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단 말입니까?”

묘한 미소로 물어보는 영훈을 보며 그가 멋쩍게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오성그룹과의 악연이 좀 있네·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 오성 회장이랑 나랑 같은 동네 불알친구였다고··· 친구도 아닌 그 자식새끼가 날 얼마나 업신여기는지 말도 못 하네· 만성이가 날 찾아와 이래저래 요구하는 것부터가 욕지기가 치민단 말이야· 그런데 어쩌겠

나? 돈이 계급이고 돈이 깡패인 걸· 오성이 쪼개지면 내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네·”

긴소리를 하며 나름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지만 결국 종합해 보면 민 대표에게 어떤 이득도 없는 일·

다른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민구상 대표는 절대 그럴 수 없는 사람이다·

“돈을 줬습니까?”

“응?”

파도처럼 일렁이는 그의 눈동자를 보며 영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 생각이 맞군요 돈· 얼마를 조건으로 내밀었습니까?”

“그 그게 무슨 말인가?”

“대선에 영향력을 끼치기 힘든 재벌 4세가 여당의 당 대표를 움직였는데 고작 옛날 쌓였던 분을 풀기 위함이다? 그걸 저더러 믿으라는 건 저를 바보로 아시는 겁니다·”

“전에 뭘 들었던 건가? 오성그룹 회장과는 한동네에 같이 살면서····”

“네 옛날이야기는 그때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민 대표님 소싯적부터 쌓인 묵은 원한 때문이라기엔 손자뻘 되는 어린놈의 부탁에 이렇게 움직일 정도로 엉덩이가 가벼운 분은 아니시지 않습니까? 답을 구하러 왔다? 구한 다음에는요? 자칫하면 강재식 부회장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일입니다· 다음 대선을 노리는 민 대표님이 완치돼서 다시 재계에 복귀할지도 모르는 강재식 부회장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

“얼마 받았습니까? 아니 얼마 받기로 했습니까?”

민구상 대표는 처음 영훈을 만났을 때의 조금은 가벼운 분위기를 탈피하고 착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했다·

“어쩌면 알아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네·”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알아챌 겁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알면서도 아닐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할 정도로 컸으니까·”

다른 생각은 염두에 두지 못할 만큼 반드시 승낙해야 하는 액수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얼마였습니까?”

“4천억이네·”

영훈은 허탈하게 웃었다·

“하하··· 그럴 만했네요·”

뻔히 속이 보이는 개수작을 할 만한 액수였다·

재벌 가문의 일원이 된 지금의 자신이라고 해도 회사 자금이 아닌 개인이 가질 돈이라기엔 잘 상상이 안 되는 금액이니까·

“이해해 주니 고맙군·”

“안전한 겁니까?”

“강재식 부회장과 그 이전 회장이 관리하던 비자금이네· 누가 그 계좌를 찾는다고 해도 오성과의 연관성을 잡기 힘든 돈이야· 오성그룹은 그런 계좌를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네· 그 계좌를 관리하게 된다는 건 곧 오성에게 충성심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출세를 보장받는 것과 같지·”

“그중의 하나를 민 대표님에게 건넨 거군요? 그런데 강만성 사장이 그걸 가지고 있다면····”

“맞네· 내가 아니라고 해도 강재식 부회장은 아들을 처리하기가 무척 곤란할 거야· 비자금 계좌를 얼마나 더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강재식 부회장은 물론이고 지금 병원에 누워 있는 회장까지 줄줄이 엮여 들어갈 수 있지· 그것뿐인가? 비자금 형성에 참여한 정치

인과 공무원까지 생각하면 그 파장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나도 상상을 할 수 없어·”

“강재식 부회장이 골치깨나 아프겠네요·”

“그러니 내가 고민이 되는 게 아니겠나?”

4천억을 포기할 수 없는 민구상 대표·

하지만 자칫 HS에 잘못 보여서 당 대표로서 개망신을 당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그였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이런 제안이 왔다면 그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4천억을 덥석 물었을지도 모른다·

“하세요·”

“뭐라고?”

“강만성 사장의 제안대로 하시라고요·”

“역시··· 내가 짐작한 게 맞지?”

민 대표가 의뭉스럽게 웃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대표님은 그 자리 계속 유지하시면서 그 통장으로 사고나 치지 않으시면 됩니다·”

“사고라면···?”

“행여 잘못해서 그걸 외부에 걸린다거나 하는 짓이요·”

“그건 걱정하지 말게· 내가 어디 바본가? 그런데··· 내가 이걸 다 가져도 되는 건가?”

“저에게 나눠 줄 생각이라도 있으신가 봅니다?”

“·······”

의혹을 가진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에게 영훈은 말했다·

“됐습니다· 전 필요 없으니까 혼자 가지세요·”

“흔적이 남지 않는 돈일세·”

거짓말이다·

강만성 사장에게 받았으니 강만성 사장도 알고 영훈에게 말했으니 벌써 아는 사람이 둘이나 생겼다·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건 같이 공범이 되자는 말이다·

그래야 더 안전하니까·

4천억이 2천억이 되는 건 무척 아깝지만 해외에서 추적되지 않는 새로운 계좌를 만들고 옮기는 데 대기업의 손을 빌리면 더욱 완벽해질 거라는 건 당연했다·

“전 필요 없습니다·”

이상했다·

이번 거절은 이상하게 입에서 거절의 단어를 내뱉기 힘들었다·

그만큼 돈의 단위가 커서일지도 모른다·

“진심인가?”

“네·”

“욕심이 없는 건지··· 오히려 내가 속물이 된 것 같군·”

“4천억이라면 누구라도 대표님처럼 행동할 겁니다·”

“그 말이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는 걸 아나?”

“저에게까지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세요· 이미 제가 그 돈을 가져도 된다고 했을 때 큰 위로를 받은 거 아닙니까?”

“하긴 그건 그렇지· 강만성 사장이 좋아하겠군· 그 아버지는 곤란해하겠고· 그런데 그 강대성 실장이 이걸 알게 되면 무척 실망하게 될 텐데···· 자네가 이 결정에 참여하게 된 걸 나중에 그가 알아도 괜찮겠나?”

“언제고 일러바치기라도 하실 모양입니다?”

“그냥 궁금해서 그렇다네·”

“알아도 상관없습니다·”

“사람의 욕심을 우습게 보지 말게·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게 내 것같이 보이는 순간 그 자체로 나의 것이나 다름없게 되네· 아마 자기 재산을 뺏긴 기분일걸?”

“그건 제가 알아서 판단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대표님이 왜 대통령과 인연이 없는지 아십니까?”

민구상 대표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유가 궁금하군·”

“대표님이 가진 권위에 비해 대표님의 입이 가볍기 때문입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는 입이 대표님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충고 잘 들었네· 무척이나 쓰군·”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죠· 그만 가 보겠습니다· 아 강만성 사장이 준 4천억···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겁니다·”

“응? 무슨 소린가?”

“적당히 일하는 척만 하고 돈만 챙기려고 하면 큰 탈이 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돈은 공짜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한 영훈은 굳은 민 대표를 방 안에 두고 나왔다·

잔뜩 경직된 영훈은 지나가는 호텔 직원들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빠른 걸음으로 호텔 주차장을 향했다·

마치 급히 화장실을 찾는 사람처럼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자신의 차에 올라탄 그는 놀랍게도 온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후··· 후····”

그때부터였다·

민구상 대표가 4천억이라는 돈을 나눠 갖자고 했을 때·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얼른 대화를 끝내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지만 그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무척 노력해야 했다·

“빌어먹을 운명 같으니라고····”

머리까지 아파져 온다·

하지만 천천히 숨을 고르고 호흡을 가다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가라앉았다·

어쩌면 다른 이유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영훈은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네 저예요· 오늘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 쉴게요·”

요즘 너무 무리한 탓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영훈은 하루 집에서 푹 쉬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나아지리라·

*

오성디지털 강만성 사장은 출근하자마자 임원 회의를 소집해서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 오성디지털은 이제 오성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될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오성개발 오성테크놀로지 오성바이오 오성증권 역시 오성그룹에서 분리돼 하나의 새로운 그룹으로 재탄생하게 될 겁니다·”

임원들을 향한 선언은 사실상 그룹을 향한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오성디지털 임원들이 오성디지털에서만 성장해 왔을까·

오성그룹이라는 거대한 그룹을 돌아다니며 성장해 온 그들이었기에 만성은 당연히 말이 퍼지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임원들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오성그룹에 대한 충성을 보여야 했고 그러자면 만성의 폭주를 막아야 하는데 그게 쉬울 리 없었다·

최일곤 사장이 사장단을 불러 모아 대책을 강구했는데 그 자리에는 오성개발 오성테크놀로지 오성바이오 오성증권의 사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부회장님께서 두고 보지 않으실 겁니다 암요·”

오성바이오 윤백중 사장이 탁자를 치며 큰소리를 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강만성 사장의 행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전혀 없어 보였던 것이다·

윤백중 사장 외에도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 중 강만성 사장을 성토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그의 멍청한 선택을 안쓰러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와중에 최일곤 사장은 회의 내내 얼굴이 어두운 대성을 보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우리가 모르는 게 혹시 있나?”

“어쩌면····”

“어쩌면?”

“형이 아버지 비자금 통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요· 5년 전인가 아니면 더 전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때 형이 저한테 아버지가 전적으로 신뢰를 보내 주셨다면서 술 마시고 엄청나게 자랑을 했던 적이 있거든요· 마치 새로운 세상을 본 것처럼 행동했었는데 혹시 그게 만약 비자

금과 관련된 거였다면 일이 생각처럼 쉽게 정리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일곤 사장의 표정이 어두워진 순간 비서실의 직원 하나가 들어와 최일곤 사장에게 보고했다·

“지금 뉴스를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뉴스?”

“여기····”

비서실 직원이 회의실에 비치된 패드를 조작하여 인터넷 기사 하나를 띄웠다·

[오성그룹 불법 승계 행태는 서민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해]

“이게 뭐야?”

“민구상 대표가 갑자기 기자들을 모아 놓고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문제는 청와대 관계자도 자신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는데····”

“관계자 누구?”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최일곤 사장은 일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지역구가 어디인지 모르는 초선 의원도 아니고 여당의 당 대표가 청와대 관계자까지 걸고넘어졌다·

그것도 강대성 실장을 그룹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지분 이동을 하는 이 와중에·

이 중요한 사건을 언론사나 공중파 뉴스 기자들이 모를까?

알면서도 침묵하는 이 와중에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언급한 건····

“대성아·”

“네?”

“부회장님을 만나야 할 것 같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형이 민 대표를 움직였을까요?”

“나도 모르지· 지금으로서는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

강대성 실장은 최일곤 사장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룹의 경영권이 자신에게 향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

그게 그의 마음을 안달 나게 만들고 있었다·

< 탐욕의 결과(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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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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