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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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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서실의 고스트 사원(3) >

일주일 뒤 연예면에 뜬 기사 하나·

[Nodri Clare와 함께하는 서가은의 가을]

잡지에 실릴 기사가 포털 메인에 올라왔다·

내용은 서가은이 지금까지 찍은 작품과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 현재 관심사 따위를 인터뷰 기사로 작성한 거였다·

하지만 이런 기사가 그냥 올라가겠는가?

인터뷰 중간중간 서가은이 Nodri Clare의 가방이나 악세서리 등을 착용한 화보를 삽입해 기사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기사를 낸 주체는 현진물산 영업 2팀이고 목적은 딱 하나였다·

바로 뉴월드 백화점 해외명품팀에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뉴월드 백화점 본사 회의실·

영업 2팀의 팀원들 모두가 브랜드 입점을 확정짓기 위한 마지막 미팅에 임하고 있었다·

“서가은 씨가 협찬에 까다로운데··· 확실히 좋은 브랜드를 가지고 오신 것 같아요·”

해외명품팀 이윤재 팀장은 지금까지 어정쩡했던 포지션에서 확실히 긍정적인 포지션으로 바뀌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한민국 톱스타 중 하나인 서가은이 샤넬 계약을 끝내고 바로 다음 계약한 브랜드라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니까·

“감사합니다· 서가은 씨가 우리 브랜드의 느낌을 굉장히 잘 살려주셨고 브랜드 가치도 충분히 이해하고 계셨어요·”

노 대리는 긴장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 미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진다면 앞으로 현진물산에서의 자신의 입지는 쭉 뻗은 고속도로처럼 탄탄하게 펼쳐질게 눈에 훤했다·

당연히 그의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고 손에는 촉촉하게 땀이 배어 나왔다·

“아시다시피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려면 늦어도 12월 중순에 들어가야 하는데 12월 초에 계약이 종료되는 건이 하나 있어요· 그런데 참··· 저도 이럴줄은 몰랐는데 그쪽에서 임대료와 수수료를 더 올리는 조건으로 계약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네?”

“입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시기에 있어서는 조금 여유있게 생각하시는 게 어떤지 하는데요·”

본래도 백화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줄어드는 소매 매출 때문에 해외명품팀에 대한 매출의 압박 역시 강해지는 상황·

그런 면에서 이윤재 팀장은 뉴월드 백화점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라고 할 수 있었다·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면 백화점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외명품팀의 팀장을 맡지 못했을 테니까·

그런 그의 눈으로 보건데 Nodri Clare의 브랜드 자체 퀄리티나 매력도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어 이리저리 시간을 끌다가 이번 서가은과의 전속모델계약 체결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입점계약 허가를 올렸고 윗선에서 오케이가 내려왔다·

모든게 순조롭게 진행되던 상황에서 예상치도 못하게 계약 종료를 앞둔 브랜드의 계약연장 요청이 들어온 거다·

백화점 입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 임대료와 수수료까지 올리며 계약 연장을 요청하니 거부하기가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 말은 없었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해당 매장에서 계약 연장을 요청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시아 매출 감소로 한국 내 매장을 줄일 거라는 소문이 돌았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 뉴월드 백화점 에비뉴엘관은 특별하다보니까 본사에서 계속 유지시키고 싶은 것 같습니다·”

이러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노형석 대리는 받아들일 수 없는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무조건 12월 중순 이전에 오픈해야 합니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세명 백화점이나 미래 백화점으로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흐음··· 죄송하지만···”

이윤재 팀장은 임연희를 돌아보고는 말을 이었다·

“혹시 상무님과 대화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제 선에서 결정하기 힘든 사안이거든요·”

사실 연희는 이윤재 팀장과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그렇기에 이윤재 팀장이 사적으로 만나라는 말에 놀라지도 않았다·

“상무님이시라면 누굴 말씀하시는거죠?”

“손혜수 상무님입니다· 잡화팀과 해외명품팀을 맡고 계십니다·”

연희는 얼굴을 찌푸렸다·

“정확하게 말씀해주실래요? 저한테 손혜수 상무님께 요청을 해달라는 말씀인가요? 아니면 저와 만나고 싶다고 하시던가요?”

이윤재 팀장은 당황했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말씀드렸듯이 전 이 자리에서 결정할 권한이 없을 뿐입니다· 상무님이라면 다를 수 있으니까···”

“그 이야기는 이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정 필요하면 제가 결정할 문제니까·”

노 대리는 괜히 상황이 안 좋아질까 서둘러 끼어들었다·

“일단 알았습니다· 저희도 생각 좀 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좋은 결과를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노 대리의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다·

오늘 입점을 확정짓고 계약서 초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영업 2팀 전체가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거절만 당하고 온 셈이니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연희는 다 됐다고 생각한 일에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자 씩씩대면서 화를 삭이고 있었다·

그러다 아무렇지도 않은 영훈을 보고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영훈 씨는 화도 안 나요? 일이 어그러지게 생겼는데?”

“일을 하다 보면 변수도 생기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보니까 그쪽에서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조급함을 못 버리고 무리하다보면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럼 크리스마스 특수를 놓치자구요? 크리스마스에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브랜드가 다음해 명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거라구요·”

“전 명품 시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사람 인생은 조금 압니다· 말했잖아요 노 대리님만 보고 가면 된다고· 노 대리님 어디 가는 거 아니고 올해만 사업 하고 끝낼 거 아닙니다· 괜히 이번 크리스마스 전에 입점하겠다고 이리저리 만나고 다니거나 할 필요 없어요·”

“내가 이리저리 만나고 다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럴 거 아닙니까?”

“후··· 귀신이네·”

“나도 가끔 내가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연희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가 뭐라 말하려는 찰나 둘 사이에 누군가가 쓱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의 이은성이다·

“둘이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 동기라서 친한건 이해하는데 영훈 씨는 아직 배워야 할게 많잖아? 우리 일에 집중하자·”

“네· 알겠습니다·”

“영훈 씨는 내가 데이터 최신화 시키라는건 다 했어?”

“하는 중입니다·”

“요즘 일이 바빠서 내가 직접 챙기지 못했는데 안 되겠네· 나 때는 출근해서 선임한테 물어볼 때 빼고는 업무시간에 잡담 한번 안 했어·”

영훈은 본래부터 모니터에 시선을 두고 대화하고 있었고 가까이 다가온 건 연희였음에도 그녀에게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연희가 말했다·

“선배님 제가 먼저 말 걸었는데요·”

“그래? 연희 씨도 영훈 씨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그러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연희 씨야 다 잘한다지만 영훈 씨는 아직 한참 부족하잖아·”

사실 은성은 불만이 많았다·

연희가 같은 팀으로 발령난 이후 그녀의 미모에 얼마나 기뻐했던가?

같은 팀에다 앞으로 사수가 될 생각을 하니 꿈같은 나날이 펼쳐질 일만 그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같은 과장님이 날아가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이 지속되었다·

자신은 이렇게 바쁜데 연희 동기라고 들어온 놈은 상사의 기본 언어인 영어도 중학교 수준이고 어디서 뭘 배운지도 모르는 이상한 놈이었다·

그런 놈이 연희와 바짝 붙어다니는 꼴을 보니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었던 거다·

연희가 사장님의 딸이라는 이야기에 처음에는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연희만 붙잡으면 바로 소위 남들이 말하는 재벌의 울타리에 들어가는 셈이니까·

그러니 더더욱 연희와 저 이상한 놈과의 사이는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마침 잘 걸렸다고 생각하며 끼어들었는데···

다만 영훈을 신경쓰느라 연희가 어떤 성격인지는 몰랐던 게 바로 은성의 실수였다·

“누가 누굴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어? 아 그건···”

“영훈 씨야 본인이 알아서 일을 할테고 전 업무와 관련해서 대화한 건데 대화 소재 하나하나 선배한테 허락 받아야 하나요?”

“연희 씨가 오해했나본데 나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 영훈 씨가 많이 부족하니까··· 우리가 도와주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잖아·”

“뭐가 자꾸 부족하다는 건지··· 그거 아세요? 이틀 전에 서가은 전속모델 계약 했을 때 서가은이 영훈 씨를 찍어서 자기네 회사 파티에 초대했어요· 서가은이 영훈 씨를 잘 봐서 계약도 굉장히 쉽게 진행된 거예요·”

엄밀히 말하면 계약하기로 마음 먹고 나서 영훈을 만난 것이지만 어쨌든 은성으로서는 처지가 궁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반박이야 할려면 할 수야 있지만 그렇게 하면 그녀와 싸우자는 것이고 그럼 연희에게 잘 보이겠다는 그의 계획은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그 그런가? 그래 영훈 씨는 어쨌든 내가 시킨거 최대한 빨리 해서 주고·”

“알겠습니다·”

“크흠···”

괜히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건지고 호되게 혼난 그는 머쓱하니 자리를 피해버렸다·

그러자 연희가 영훈의 눈치를 보며 투덜거렸다·

“저런 사람이 젊은 꼰대라고 하는 건데 본인은 그걸 모르나봐요·”

“꼰대라서 그렇다기 보다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아··· 영훈 씨를 질투한 거다?”

“사실 요즘 이은성 씨 눈초리에서 살기가 느껴지긴 했습니다· 이해해요· 그럴 수 있죠· 그리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잖습니까·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 건 맞으니까· 그것 보다··· 서가은 씨가 초청했다는말 사실입니까?”

순간 연희가 멈칫한다·

“계약할 때 지나가는 말로 하기는 하더라구요·”

“그런데 왜 말 안했습니까?”

“바쁘다 보니까 깜빡한거죠· 요새 정신 없었잖아요·”

“언제랍니까?”

영훈이 달력을 들고 물어본다·

달력에는 꼼꼼하게 스케줄이 적혀 있었는데 전부 어학원 강의 시간이나 미식동호회 메뉴가 적혀 있었다·

“11월 25일이요·”

“한참 뒤긴 하네·”

영훈은 11월 25일에 ‘서가은 파티 초대’라고 적고는 별표 두 개를 그렸다·

연희는 그 모습을 불만스럽게 바라보다가 다시 주변을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얘기는 됐고 혹시 부탁하나 해도 돼요?”

“뭔데 그럽니까?”

“저기··· 자원 1팀 팀장 사주를 좀 봐주실 수 있을까요?”

“자원 1팀이요? 갑자기 뜬금없이 자원 1팀 팀장은 왜 나옵니까?”

“실은 자원팀이 호주의 코발트 광산을 운영하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회사 차원에서 지원받으면서 움직이고 있거든요· 인수자금만 7천억이 넘는데 코발트가 배터리 소재 핵심 재료라 회사에서는 미래를 위해 이걸 꼭 인수하려고 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이거 잘못되면 그냥 가는 거라구요·”

연희는 자신의 목을 그으며 회사가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런데 영훈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네? 왜요?”

“당신 사주가 아무리 잘나봤자 당신 아버지 사주가 길바닥에 나앉을 사주면 길바닥에 나앉을 가능성이 큽니다· 회사가 아무리 경쟁력이 좋아도 IMF 맞으면 휘청이죠·”

그녀는 단박에 이해했다·

“아~ 엄마 사주가 망할 사주가 아니라는 건가요?”

“사주는 보지 않았어요· 다만 사장님 상으로 보건데 말년까지 큰 고난이 없을 상입니다· 회사가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니 굳이 자원팀장님의 사주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요·”

“그렇구나··· 안심이에요· 솔직히 엄마한테 그 이야기 듣고 엄청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가 돈이 많은가보네요? 요즘 재무재표를 공부하고 있어서 우리 회사 재무재표를 계속 보고 있는데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던데? 매출이 7조가 넘는데도 당기순이익은 500억을 겨우 넘겼으면 좋은게 아닌거 맞죠?”

연희는 할말이 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7천억을 던진다구요? 아이고···”

“그러니까 걱정하는거잖아요· 회사 유보금이랑 가지고 있는 빌딩을 청산해야 할 거예요·”

“흐음··· 그러지 말고 돈을 빌리지 그래요? 한 10년 장기 저리로 빌리면 괜찮지 않나? 빌딩 안 팔아도 되고·”

“좋기는 한데 당장 내년에 5천억 채권 만기가 돌아와요· 지금 상황에 어느 은행에서 그 큰 돈을 빌려주겠어요?”

“한 번 말해볼까요?”

주변에 돈 백만 원을 빌려본다는 말보다 더 가벼운 말투지만 연희는 영훈의 손을 덥썩 잡았다·

“잘만 해결되면 아마 엄마가 과장급 이상으로 대우해줄 거예요· 차? 집? 원하는 거 다 해줄걸요?”

“이건 전적으로 내가 다닐 회사가 흔들리면 안 될 것 같아 하는 거지만 그래도 뭐··· 주는 성의를 마다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먼저 요구한 거 아닌거 알죠?”

그녀는 이제 영훈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요 그럼요· 싫다는 사람한테 굳이 억지로 안겨주는 거죠·”

“크흠··· 한번 말은 해볼게요· 그쪽에서 들어줄지는 모르는 거라 미리 좋아하진 말아요·”

연희는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 비서실의 고스트 사원(3)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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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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