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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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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초전(1) (여기까지 무료) >

쇼핑을 마치고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영훈과 연희는 일단 주차장에 들러 짐을 차에 실어놓은 뒤 다시 명품잡화가 있는 1층으로 올라갔다·

사실 둘 다 ‘여기를 꼭 들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연희의 체면이 있는지라 안 들러볼 수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살피다 하얀 가벽으로 둘러쳐져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간 매장을 찾을 수 있었다·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문을 통해 매장안으로 들어서니 몇몇 인부들이 진열대를 꾸미고 있는 모습과 한 가운데에서 누군가와 논의를 하고 있는 노형석 대리를 볼 수 있었다·

“노 대리님!”

연희가 손을 흔들며 다가가자 노 대리가 놀라며 반가워했다·

“어? 이게 누구야? 일부러 찾아온거야?”

“그럼요~ 공사는 얼마나 걸린대요?”

“공사라고 할 것도 없어· 백화점내라서 대규모 공사를 할 수도 없고 그냥 갖다 붙일수 있는 소재로 간단하게 하는 거거든·”

“그럼 시간여유는 많은 편이네요·”

“그렇지· 아 그리고 은성이한테 이야기 못 들었지?”

“어떤거요?”

“이번에 서가은 씨가 드라마 들어가잖아· 여주인공인데 재벌 3세로 나온대· 그래서 일단 우리 물건 PPL 신청해놨어·”

“오오~”

연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좋아한다·

“근데 그쪽이 원하는 금액이 꽤 쎄서 모르겠어·”

“얼마나 달라고 합니까?”

영훈의 질문에 노 대리가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회당 1억·”

“와··· 보통 미니시리즈가 16회 정도 하니까 그럼 16억이나 달라는 거죠?”

“아니야· 요즘 1회 방송을 중간광고 넣겠다는 꼼수로 2회로 나눴거든· 그러니까 회수로 보면 32회야·”

“어머 진짜요?”

“대작 드라마인 것 같아· 제작비가 300억이 넘는대· 요즘 드라마 시장이 미쳤다면서 꼴랑 10억 PPL로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더라고·”

“그렇구나···”

노 대리가 인상을 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연희도 이건 너무 한거 아니냐며 중얼거렸지만 영훈은 그래도 이런 기회가 생긴게 어디냐고 생각했다·

확실히 노 대리가 주도권을 쥐고 움직이는 사업이다보니 가만히 있는대도 자꾸 뭔가 기회가 생기고 있었다·

“아직 식사 안 하셨죠? 같이 점심이나 드시죠·”

영훈의 제안에 노 대리가 반색한다·

아마 여기서 혼자 먹을거라 생각했다가 같이 식사할 사람이 생기니 좋은가보다·

“그럴까? 여기 식당가에 태국음식 잘하는 데가 있다는데?”

“좋죠·”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렇게 영훈과 연희가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을 때 민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영훈에게 다가왔다·

“주임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네 그래요·”

그녀가 쓸데 없는 일로 따로 불러내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녀를 따라 조용한 곳으로 이동했다·

그녀는 살짝 미소짓더니 입을 열었다·

“점심때 강노식 실장님을 커피숍에서 마주쳤습니다·”

“그래요?”

“네· 요즘 비서실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보시기에 그냥 얼버무렸는데 저한테 뭘 알아내려고 하셨는지 억지로 자리에 앉히시고는 홍 실장님에 대해서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요?”

“음··· 아무래도 양 전무님 퇴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것 같아서 홍 실장님이 계속 사장님과 같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

민희는 신나게 말을 하다가 조금씩 인상이 굳이지는 영훈을 보면서 점점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왜 그랬어요?”

“네? 그 그건··· 죄송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곤 얼른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영훈은 그녀를 책망할 생각이 없었다·

과장급 대우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막 혼낼 자격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죄송하라고 한 말이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거니까·”

“그게··· 혹시나 주임님께 이목이 쏠려서 일하시는데 불편할까봐 그랬습니다·”

“흠··· 일단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였어요·”

“그런가요?”

그녀의 얼굴에 자책감이 묻어났다·

“민희 씨가 뭔가 잘못했다기보다 어차피 강 실장님은 홍 실장님을 의심하고 있었을 겁니다· 굳이 민희 씨가 나서서 그 생각을 굳히게 할 필요가 없었어요·”

민희는 순간 영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거죠?”

“나중에는 어차피 밝혀질 테니까· 그럼 당신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될 겁니다·”

송 사장은 당장이라도 영훈을 데리고 다닐 테세였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 비밀이 지켜질 수 있을까?

그녀는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마음에 도와준다고 한 일이지만 오히려 그녀가 송 사장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인재임을 드러낸 꼴이었다·

판단력이 빠르고 결단력도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에 일어난 실수라고 보았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대단하기는 했다·

현진물산 기획조정실은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갈 전략을 수립하는 중추적인 곳이며 회사의 최고 두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임원으로 진급하기 위한 최고의 부서로 인정받고 있었고 그렇기에 양 전무 아들도 그곳으로 발령 받았던 거다·

그런 곳의 장이 급한 마음에 다가왔다고 바로 속여 먹으려고 들었다는 게 참 신기했다·

어지간한 사람이면 감히 꿈도 못 꿀 상황 아닌가 말이다·

이 정도면 타고난 배짱이라고 봐도 좋았다·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사주가 궁금한 사람은 그녀가 처음일 정도라고 할까?

오히려 영훈은 그녀가 일은 실패했을지 몰라도 그녀가 생각했던 것 보다도 조금 더 능력 있는 인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 제가 너무 바보 같았어요·”

민희가 스스로를 자책할 때 영훈이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민희 씨가 일부러 한 일도 아니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 상황에서 한 일이니까요·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입니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음··· 그런데 혹시 이 이야기 사장님께 하셨어요?”

“아니요· 사장님 지금 외부 미팅 나가셔서 말씀 못 드렸습니다·”

“그럼 이 내용은 내가 보고할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했어요·”

영훈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민희도 상황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얼결에 악수를 받아주자 영훈은 격려하는 것처럼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했지만 민희는 영훈이 원래 그런 성격인가보다 하면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

경남 거제시·

차가운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조선소에는 육중하고 거대한 장비들이 옮겨지며 엄청난 크기의 선박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건물 안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고령의 남자가 있었다·

나이가 있음에도 키는 상당히 크고 힘이 부치는 듯 지팡이를 짚고 있음에도 눈빛이 호랑이처럼 강렬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진그룹을 이끌고 있는 임창호 회장이 바로 그였다·

“기억나나? 십년 전이었던가? 좀 잘 나간다고 주접떨다가 돈 날리고 수주도 안 돼서 발을 동동 구를 때 저거 어떻게든 팔아치우겠다고 맨손으로 중동을 돌고 그랬잖아· 그때 그거 소화해준 자네 덕분에 우리가 한시름 덜었었지·”

“그럼요 회장님· 그때 회장님 참 정정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아니었다고 해도 그 배는 어떡해서든 팔아서 현금 챙기셨을겁니다·”

대답하는 이는 놀랍게도 양철기 전무였다·

그는 임창호 회장 뒤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임지은 현진고속 사장의 아들이자 현진중공업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태민이 두 손을 모으고 서 있었다·

“아니야· 나야 성질이 급해서 소리만 지를줄 알지 그 모래바람 뚫고 모진 고생 해가며 팔 수 있었을 리 없어· 그러고 보면 참 자네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어· 배 만든다고 모자란 부품 사다주고 철강 값 급등할 때 싸게 가져와 주고··· 현진물산은 그래서 그냥 계열사가 아니라 현진중공업에게 동지이자 친구였지· 참 고생 많았어·”

“다 회장님께서 돌봐주신 덕분입니다·”

“우리 지훈이 보좌한다고도 애썼지· 걔가 성격이 나 닮아서 한 고집불통 하잖아? 허허허···”

“하하 맞습니다· 한 번 고집을 부리시면 아무도 못 말렸죠· 만약 지금 건강하셨으면 벌써 호주 코발트 광산을 인수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양 전무의 그 말이 떨어지자 임창호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래 코발트 광산인가 뭐시긴가 하는 그거··· 그거 어찌해본다고 애쓰다 지 몸 상하는 줄 몰랐지· 어리석은 놈 같으니라고···”

“죄송합니다· 제가 곁에서 건강을 계속 챙겼어야 했습니다·”

“자네가 우리 지훈이 마누란가? 그걸 왜 챙겨? 에이···”

임 회장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릎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양 전무를 보고는 혀를 차며 의자에 앉았다·

“그러게 조심을 해야지· 남자는 혀랑 거시기 간수 잘해야 한다고 내가 몇 번을 말해? 오죽 못나면 20년 넘게 쇼핑이나 하고 집에서 살림이나 했던 여자한테 약점을 잡혀서 쫓겨나? 자네가 이렇게 쫓겨나면 내 얼굴은 또 뭐가 돼?”

“죄송합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허 참···”

임 회장이 난감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곤 다시 창 밖 조선소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말 없이 시간을 보낸 임 회장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껏 고생했어· 휴가 다녀온다고 생각하고 몇 달 쉬다 와· 고문 자리 하나 만들어 놓을 테니까·”

양 전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됐어· 내가 자네 하루 이틀 보나? 자네 장남 결혼식까지 가서 잘 살라고 축의금까지 넣었어· 게다가 똑똑하다던 둘째까지 입사해서 창립기념일 때 보여준다고 톡톡히 벼르고 있었잖아· 자네 이대로 떠나면 그 똑똑하다던 둘째가 회사를 떠날 텐데 그럼 우리 회사한테 얼마나 손해야? 내가 그 둘째 때문에 이러는 거야·”

“감사합니다· 크흑···”

양 전무가 소매로 눈물을 훔칠 때 임 회장이 보기 싫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나가· 꼴보기 싫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남자가 눈물 흘리는 거야· 우리 자주 가던 요 앞 양평댁 가서 돼지국밥에 소주 한잔 하고 씻고 자· 꼴이 그게 뭔가?”

“크흑··· 알겠습니다· 정말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양 전무는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허리를 꾸벅 숙이고 큰 회의실을 떠났다·

그가 떠나고 잠시 후 임창호 회장의 손자인 김태민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할아버지 굳이 받으셨어야 했습니까? 앞으로 검찰에 몇 번이나 들락거릴지 알 수 없는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결과가 확정된 후 위촉하시겠지만 나중에 말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태민의 우려에 임 회장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사람이라는게 말이야 내 동냥 바가지를 걷어찬 대갓집 주인보다 집에서 내쫓은 부모를 더 원망하는 법이다· 지금이야 며늘아기에게 원망을 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 실수는 잊고 평생을 충성했다 생각한 나를 원망하게 될 거다· 그리고 나를 향한 원망은 바로 너를 향하겠지·”

“그깟 원망 뭐가 두렵습니까?”

임 회장은 태민의 손을 잡고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것아· 세상에 흠 하나 없는 놈이 어디있어? 그 자리까지 오르려면 구정물도 튀고 거머리도 들러붙고 하는게지· 저런 등신 하나가 무서워서 그러는게 아니다· 똥통에 빠진놈을 구해줬으니 이제 네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할 게다· 그놈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네 마음에 달린 것이야·”

김태민이 송구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런 인간을 보니 속이 끓어 올라서···”

“그릇이 넓어야 많은 걸 담을 수 있단다· 이 모든 게 다 네 것이야· 그러니 넌 그릇만 키우면 된다· 알겠지?”

“네 할아버지·”

태민은 할아버지를 향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임 회장은 그런 손자의 손을 잡고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런데 네 숙모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구나· 이 할애비 도움 없이 가져올 수 있겠니?”

“그럼요· 지켜보세요·”

태민은 자신만만하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 전초전(1) (여기까지 무료)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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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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