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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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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단계(2) >

회사일이라는게 보고서로 판단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려 할 때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 정말 이 사업이 될 사업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적당히 보기 좋은 보고서를 만들어 왔는지는 기세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고승현 부장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열정적인 기운은 이 사업 내용의 진실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홍 실장도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자세히 설명해봐·”

“지방이라고 못 사는 사람들만 있는거 아닙니다· 저들도 돈 많지만 서울처럼 최고급 주거 단지가 안 들어서니까 그들만의 고급 단지로 몰리는 것 뿐입니다· 여기에 전라도 최고 부자들만 입주할 수 있을 것 같은 환경을 만들 생각입니다· 고급 휘트니스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같은 시설과

호텔급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호텔급 조식 서비스라··· 그거 먹히겠냐?”

“현진관광이 있지 않습니까? 종로 리츠 칼튼 뷔페는 대한민국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뷔페입니다· 그런 호텔 몇 개를 가진 현진관광이 같은 계열사라는 점을 어필하면 충분히 먹힌다고 봅니다· 적어도 현진이라는 두 글자는 이번 사업을 관심있게 보는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겁

니다·”

성 부사장은 고 부장을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몰랐다면서 준비 많이 했네?”

“제가 팀장으로 발령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다만 홍 실장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언급할 때 이러면 괜찮겠다고 생각해둔게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걸 듣고 저를 팀장으로 추천한 것 같습니다·”

“일리 있네· 잘 만들어봐·”

부사장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료수라도 드시고 가시지 그러십니까?”

홍 실장이 물으니 성 부사장은 못마땅한 얼굴로 손을 휘저었다·

“나 매실 음료 안 좋아해· 그리고··· 홍 실장 다시 봤다?”

그는 홍 실장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고 부장은 부사장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것까지 확인하고는 참았던 숨을 토해내듯 숨을 내쉬었다·

“후우··· 뒤지는줄 알았네·”

“뒤질거 없다· 새끼 쫄기는··· 그나저나 임기응변이야?”

“어제부터 생각해봤습니다· 대충 눈가림해서는 금방 들통날 것 같아서 이왕 손대는거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하루만에 생각해낸 것 치고는 꽤나 괜찮은게 나왔네?”

“그렇죠? 요즘 한남동 재개발도 그렇고 기존의 최고급 아파트를 나누는 기준이 호텔 조식서비스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 잖습니까· 지방에는 아직 그런 서비스가 없으니 이거 잘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하필 딱 호텔 아닙니까·”

홍 실장은 바로 말 뜻을 알아들었다·

“그래· 하필 딱 호텔이지·”

“현진관광이 기존에 유지하고 있던 조식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같이 엮어 들어가면···”

“이것도 명분이 되는 건가?”

“원래 역사라는게 승자가 주장하기 나름 아닙니까·”

아무리 적대적 인수합병이라고 해도 외부에 내세울 명분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이유가 합당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좋네· 해외자원사업부 에이스 답다·”

홍 실장이 만족하며 일어서려고 하자 고 부장이 말을 걸었다·

“가지 말고 저 궁금한거 하나만 풀어주세요·”

“뭐? 최영훈?”

“흐흐··· 아시네· 뭡니까? 정체가?”

“나도 잘 몰라·”

“에헤이~ 이러시면 섭섭합니다· 한 배 탄 거 아닙니까?”

홍승대 실장은 피식 웃더니 다시 자리에 앉아 진지하게 말했다·

“못 믿겠지만 나도 아직 정확히 몰라· 어떻게 신영은행에서 5천억 대출에 혜성기업까지 플러스 알파로 얻어 왔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어·”

“그게 정말입니까?”

“그것 뿐일까· 그 전에 신영투자증권에서 주식 받아온 거 다 최영훈이가 한 작품이지· 더 놀라운거 알려줄까? 양철기 전무님 날린 거··· 그거 최영훈이가 작전 짜서 한 방에 보내버린거야· 이유도 기가 막혀·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

고승현 부장은 입을 떡 벌렸다·

“못 믿겠지? 나도 죽었다 살아났다·”

“실장님도 혹시 양 전무님과 함께 엮였던 겁니까?”

“그럴 뻔했지· 더 자세한 건 알려주기 그렇고 하여튼 지금 이 그림을 다 만든건 최영훈이야· 당연히 사장님은 최영훈이를 회사에서 가장 신뢰하고 있고·”

“저 같아도 5천억 물어오면 가장 최측근에 두긴 할 것 같습니다·”

“현재 비서실내에서는 과장급으로 대우하고 있어· 만약 현진물산이 망하지 않고 앞으로 5년만 더 지나지? 부사장에 누가 앉아 있을 것 같아?”

“그 정도란 말이죠?”

“너나 나나 이제 후진은 없다· 나가서 치킨집 차리느냐 여기서 성공하느냐 갈림길에 섰어·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무조건 지는 싸움인데 이상하게 난 질 것 같지가 않네·”

고승현 부장은 빙그레 미소지으며 일어서는 홍 실장을 보며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회사 근처 파스타집에서 점심을 먹은 김민희와 박세영은 후식으로 나온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요즘 많이 바빴지?”

“응 정신 없어· 홍보팀도 정신 없지 않아?”

“어 그렇지·”

“이번 일 끝나면 조금 줄어들 거야· 혹시 다른 일이 생길 수도 있긴 하지만 조금만 참아· 그리고 이번 네가 홍보하게 된 프로젝트 잘 되면 보너스 기대해봐도 좋을걸?”

민희는 오랜만에 만난 세영을 보며 모처럼 긴장을 놓았다·

입사 동기인 둘은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친해져서 부서가 나뉘어진 뒤에도 만나곤 했다·

세영은 항상 무기력하고 어두운 표정을 하다가 밖에서 따로 만날 때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민희 때문에 종종 일부러 시간을 내며 같이 식사를 같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민희의 얼굴은 조금 달랐다·

그렇게 지루하고 지겨워 보이기만 했던 얼굴은 재미있는 게임을 발견한 것처럼 생기발랄해 보였던 거다·

“보너스? 진짜?”

“아직 확정된건 아니지만 요즘 회사 분위기 좋잖아· 나올지도 모른다 그거지·”

“너 요새 기분 좋은 일 있구나? 되게 기분 좋아 보여·”

“내가? 으흥~ 요즘 좀 생각을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그런가봐· 계속 안 좋은 생각을 해봤자 바뀌는게 없으니 나를 바꾼다고나 할까?”

“대단한데?”

“그런데 오늘 무슨 할 말 있어? 오늘 정신 없어서 점심시간이라도 시간 내기 힘든거 아니야?”

세영은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너 혹시 최영훈 씨라고 아니?”

민희의 눈빛이 변했다·

“최영훈··· 씨?”

“어·”

“얼마 전에 우리 비서실로 온 사람이야· 왜?”

“아니 사실 그 사람 우리 고시원에 살았었거든·”

“그랬었구나··· 그런데?”

“내가 알기로 인턴이었던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작 몇 달만에 정규직이 됐다는 거야· 그러더니 바로 고시원을 나간거 있지? 이게 말이 되는 거니?”

민희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물었다·

“오늘 최··· 영훈 씨랑 만났던 거니?”

주임님이라는 말이 나올뻔한 걸 겨우 참았다·

“응 아까 봉선동 아파트 시공사 선정 프로젝트 가이드라인 잡아주러 왔었잖아· 되게 황당하던거 있지?”

“그래?”

“일은 좀 하는 사람이니?”

“일은 좀 하냐구? 으흥··· 잘하는 정도가 아닌데? 일적으로는 완벽하다고 할까? 그런데 어쨌거나 그럼 우리 회사에서 네가 최영훈 씨를 가장 먼저 만난셈이구나?”

“아마 그렇지 않을까? 그런데 그 정도로 일을 잘해?”

“그렇지·”

민희는 속으로 세영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어쩌면 현진물산을 이끌어갈 최고 엘리트를 눈앞에서 보고 그대로 놓치다니···

그런데 여기서 세영의 말이 예상 밖이었다·

“음··· 아직 늦지 않았는데 확 꼬셔볼까?”

“어? 최영훈 씨를? 가능할까?”

“내가 원래 한번 찍은 남자는 놓치는 법이 없거든·”

세영은 생선을 발견한 고양이처럼 눈을 빛냈지만 민희는 황당함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녀의 라이벌이 누군지 알게 되면 아마 많이 실망할거라 생각하면서···

그때 가게 밖에서 낯익은 인물이 누군가와 함께 웃으며 걸어가고 있는게 목격됐다·

바로 양철기 전무의 아들인 양준기였다·

“나 잠깐 일어나볼게·”

“어? 어디가?”

“미안··· 급하게 가볼 데가 생겼거든·”

민희는 급하게 일어나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왠지 전에 했던 실수를 만회할 수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

이날 영훈은 연희가 아닌 다른 사람과 식사 자리를 하고 있었다·

“요즘 자주 보니까 정들것 같다·”

형준은 며칠 지났다고 살이 더 빠진 듯해 보였다·

“요즘 다이어트 하십니까?”

“비슷해· 조금 덜 먹고 운동하고··· 씨발 노인네들은 꼭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좋아한다니까? 아니 적당히 살 좀 찌고 적당히 즐기면서 살면 나태하네 정신이 해이하네 별 지랄들을 해요· 어쨌든 요즘 새사람 된 것처럼 보이느라 노력 좀 한다·”

“보기 좋네요·”

“다른 건 몰라도 여자들은 좋아하더라· 내가 그 맛으로 버틴다니까· 크크·”

그러면서 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은 형준은 인상을 팍 썼다·

“에이씨··· 이제는 회도 질리네·”

“조용하게 대화할 곳이 참 마땅치 않더라구요·”

“됐다· 회 먹으러 온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떻게 하기로 했어? 송 사장이 진짜 한 판 붙을 생각이래?”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형준은 말없이 진하게 미소지었다·

“좋으시겠습니다?”

“좋지· 그런데 계산은 확실하게 하자· 난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마음인거야· 여기서 얻는 부가수익은 터치하지 않기· 오케이?”

“네· 알겠습니다· 많이 드십쇼·”

“크크큭···”

적대적 M&A에 들어가는게 공개되는 순간 현진관광의 주식은 미친 듯이 상승할게 분명했다·

영훈을 도와주기 위해 흑기사로 참전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수익을 거둘건 분명했다·

특히 신영금융그룹이 보유한 현진관광의 주식은 이후 모두 현진물산에서 매입한다는 약속까지 해놓은 상태다·

만약의 경우 M&A가 실패한다고 해도 신영금융그룹은 타격이 없을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한 가지·

“그런데 외부 압력이 있을 텐데 잘 버티실 수 있겠습니까?”

“이미 사외이사 포섭 들어가는 중이다·”

“대단하시네요? 며칠이나 지났다고?”

“우리 강 전무가 내 생각보다 비밀을 많이 알고 있더라고·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우리 아버지가 방해하는건데··· 어차피 지금 당장 하는건 아니잖아?”

“그럼요·”

“코발트 광산 업체 입찰이 내년 초였던가?”

“맞습니다·”

“그럼 그 때쯤이겠네?”

“그렇게 잡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 최대한 영향력 넓혀볼게· 그런데··· 아무리 내가 아버지 자식이고 날고 기어도 한계가 있거든· 그래서 말인데···”

영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러십니까? 불안하게?”

“내가 은행에 들어가야겠다· 사람들 움직여서 일을 하려니까 너무 힘들어·”

“저한테 바라는게 있습니까?”

“고향에 돌아가는데 그냥 빈손으로 가기는 그렇잖아· 못해도 부모님 내복이라도 한 벌 사 가야 손이 안 민망하지·”

기가 차서 풋 웃었다·

“하하 언제 사드려보기는 했습니까?”

“말이 그렇다는거야 인마·”

“그래서 원하는 내복이 뭔데요?”

“현진물산 주거래 은행 좀 바꿔주라·”

“예?”

“그냥 거래 은행 바꾸는거야· 어려울 거 없어·”

회사일을 배우는중인 영훈도 거래계좌를 바꾼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일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을까?

“내복 사드려서 금의환향 하시면 인간적으로다가 고맙다고 말 한번 해주시면 어떨까요?”

“흐흐··· 그렇지· 넌 그렇게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 누구한테 전화드리면 될까?”

“현진관광이 얼마 전에 페이먼트 호텔 인수하면서 좀 많이 버거워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했는데 형준이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야 넌 인마 나한테 절해야 돼· 아 물론 나도 너한테 절해야 하긴 하는데 어쨌든 절해야 돼 인마·”

“왜 그러십니까?”

“현진관광이 올 연말에 막아야 할 2천억 채권을 신영은행이 가지고 있거든· 그런데 이번에 페이먼트 호텔을 인수할 때 우리한테 좀 봐달라고 했고 내부적으로 연장해주기로 합의한 상태야· 현진관광도 그거 믿고 호텔 인수한거지·”

“그럼···?”

“내가 그거 파토내 줄게· 어때? 이 정도면 감사 인사는 충분히 한 거 같은데?”

< 준비단계(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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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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