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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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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위협하려는 사람들(1) >

차지열 상무는 요즘 들어 하루에 살이 1kg씩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밥맛도 도통 없고 어디서 전화라도 걸려오면 괜히 긴장하며 잠시 숨을 고르고 전화를 받았다·

회사를 지탱하고 일으켜온 회사 내 실질적인 넘버 2인 양철기 전무가 비명 한 번 못 지르고 날아갔고 인사이동을 앞두고 양 전무 라인이 통째로 날아갈 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스스로가 과민반응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봤을 때 안테나를 극도로 세우지 않으면 언제 목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현진중공업 경영기획본부장인 김태민이 서울 모처로 차 상무를 불러냈다·

극도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부르셨습니까·”

“잘 지냈어요?”

태민은 차 상무가 자리에 앉자마자 술을 들었고 차 상무는 얼른 잔을 들어 올렸다·

“저야 그냥 회삿밥이나 축내고 있을 뿐입니다·”

“영업본부장이 회삿밥이나 축내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한겨울 삭풍이 몰아쳐대고 있으니 몸이 시려서 얼굴 한 번 내밀 수 있겠습니까·”

차 상무로서는 내심 가지고 있던 불만을 슬쩍 내비쳤다·

양철기 전무가 날아가고 송은채 사장은 대놓고 인사이동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 라인의 핵심인 김태민은 지금껏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거나 다름없었다·

불만이 쌓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좀 무심했죠?”

“아닙니다·”

김태민은 술을 들이키는 차 상무의 모습을 흘깃 보다가 말했다·

“아시다시피 계속 거제에 내려가 있어서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 어르신이 워낙 바닷가를 좋아하시니 손자된 입장에서 어르신 홀로 계시도록 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마땅한 말씀입니다·”

“양 전무가 그렇게 되고 우리도 당황했습니다· 설마 양 전무가 그런 짓을 하고 다닐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양 전무의 능력은 존중하지만 그런 짓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당연합니다·”

“그래서 조금 생각을 해봤습니다· 과연 현진물산을 안고 가도 되는 것인지··· 껴안았다가 되려 뒤통수를 맞는게 아닌지··· 저로서는 고민이 되더란 말입니다·”

실실 웃으며 말하는 태민을 보고 차지열 상무는 소름이 끼쳤다·

“서 설마 현진물산을 포기하신다는···?”

“지금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는 건 맞지 않나요? 외부에서 뭘 하고 싶어도 내부에서 손도 못쓰는 범죄 때문에 검찰에 고발되는 상황 아닙니까? 다른 분도 아니고 현진물산에서 영업본부장 직책을 맡고 계신분이 신영투자증권에서 주식을 가져오는 것도 모르고 대출금이 5천억이나 들어

오는데도 모르고 계셨는데 제가 그런분을 믿고 아등바등 현진물산을 가져와 보겠다고 설치면 바보 등신 아닙니까?”

“···”

차 상무는 할 말이 없었다·

억울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태민의 말 중 틀린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진물산은 현진그룹 계열사 중에 중공업 계열을 제외하고 가장 탄탄한 조직과 매출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현진물산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나 될 소린가?

역시 태민은 얼굴빛을 바꾸고 태연히 말을 바꿨다·

“농담입니다· 솔직히 우리가 가족도 아니고 주고 받는게 확실하지 않는 관계에서 신뢰라는 걸 기대하기 어렵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상무님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을 수도 있겠구요·”

“그런 말이 아니었습니다·”

차 상무가 안절부절 못할 때 태민이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상무님 저 좀 도와주십시오·”

“예?”

“좀 도와주세요·”

말이 도와 달라는거지 태민의 위압적인 표정은 금방이라도 차 상무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

“그 그럼요· 도와드려야죠·”

“그렇게 말고!”

버럭 소리 지르는 태민의 기세에 차 상무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적당히 몸 사리고 적당히 눈치 보면서 도와주시지 말고 상무님 한 몸 던져서··· 네? 상무님 몸이 상무님 것이 아니잖아요· 토끼 같은 자식들도 있을거고 집에 바가지 긁는 마눌님도 있을거고··· 그런 가족 위해서 좀 던져 보시라구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태민은 다시 술병을 들어 그에게 건넸다·

차 상무가 아까와는 달리 떨리는 손으로 잔을 들자 넘치게 술을 따라주며 태민이 말했다·

“지금 현진물산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젝트가 뭡니까?”

“그야 프록시아 입찰입니다만··· 제가 입찰가격을 확실하게 알아내서 세원에 보낼까요?”

나름 각오하고 한 말인데 태민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됐어요 그게 뭐라고···”

“네? 입찰에 성공한다면 회장님께···”

“아유 씨발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신영은행에서 우리 엄마 목을 조일게 뭐람·”

“그럼···?”

“우리 어머니가 급한 마음에 실수를 했어요· 돈 급하다고 현진관광 주식을 주면 안 되는 건데··· 현진물산에서 입찰에 실패하면 현진관광 주식을 손에 그대로 들고 있게 될 거 아닙니까? 골치 아파진 상황이긴 한데 이제 와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니 어쩌겠습니까· 좋게 생각해야지· 입

찰에 실패하면 회장님한테 밉보일거고 입찰에 성공하면 넘어간 주식을 다시 가져올 수 있게 되는 거니까·”

현진물산이 입찰에 성공하면 현진관광 주식과 현찰 8천억이 프록시아 매각 주관사로 넘어간다·

매각 주관사로 넘어간 주식은 언제고 다시 사올 수 있다는 말이었다·

차 상무는 전략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프록시아 인수하고 나면 현진물산이 가진 부채가 얼마죠?”

“신영은행 건만 1조 원에 다른 금융권 부채를 더하면 3조 원이 넘습니다· 매년 소모되는 이자만 700억이 넘습니다· 프록시아를 인수한다고 해도 거기서 뽑아내는 돈이 현진물산의 통장으로 들어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겁니다·”

“입찰에 실패하면 할아버지한테 찍힐거니 그것도 나쁘지 않고 만약 입찰에 성공하면 곳간이 텅텅 빈다는 말이죠?”

차 상무는 그가 현진물산이 프록시아를 최대한 한계가격까지 끌어올린 가격으로 가져가게 할 생각임을 알아챘다·

“맞습니다·”

“그럼 지금 진행 중인 사업 몇 개 날아가면 회사 휘청이는거 아닌가요? 어디 보자··· 아! 차 상무가 중국 흑룡강성에서 유연탄 가져오는 거 주도했죠?”

차 상무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맞습니다·”

“그거 채굴 허가 떨어져서 올해 말부터 생산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윗선에서 틀어버리면 큰일 아닙니까? 왜 중국에서는 사업하다가 정부 마음이 바뀌는 바람에 크게 손실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재수 없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차 상무는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많은 일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좋네· 그리고 그 뭐야 봉선동에 들어간다는 아파트 사업권 따내려고 준비중이라면서요?”

“그렇습니다·”

“아주 지랄들을 하고 앉아 있네· 아니 왜들 그럽니까? 대한민국에서 현진물산 직원들이 일 제일 잘하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아주 기대가 커요·”

“본부장님이 나중에 현진물산의 주인이 되시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거야 먼 훗날이고··· 어쨌거나 그것도 꽤나 떠들썩하던데 알아서 손 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상무님· 이게 다 나만 잘 살자고 이러는 거 아니잖습니까· 나도 잘 살고 상무님도 이제 사장 타이틀 하나 떡하니 달아 보자구요·”

차 상무는 차마 그 말이 진짜냐고 묻지 못했다·

의심하는 순간 하나 남은 끈마저 끊어질 것 같은 공포 때문이었다·

*

연희는 영훈과 함께 광주로 내려가고 있었다·

당연히 운전대를 잡고 있는 건 연희였고 영훈은 옆자리에서 운전면허시험 문제지를 풀며 공부하고 있었다·

연희는 고속도로라 정면에 시선을 집중하면서 말했다·

“강노식 실장님 아내분이 바람 피우는 장면을 딱 목격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만약 미국까지 갔는데 증거도 없고 허탕으로 돌아오면 어떡해요?”

“그럼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와··· 너무 무대뽀인거 아니에요?”

영훈은 피식 웃었다·

“똑똑한 사람입니다· 여기에 있으면서 어느 한 명 영특하지 않은 사람을 보지 못했지만 강 실장님 역시 그렇습니다· 특히 감성적인 면보다 이성적인 면이 발달했고 합리적인 면이 강합니다· 모든 일을 다 계획을 세우고 감정적인 자극은 최대한 절제하는 오로직 직진밖에 없는 남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거랑 당신이 무대뽀처럼 한 게 무슨 상관이에요?”

“이 사람은 명예를 중시하고 가정적인 사람입니다· 아내가 바람을 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충격적인 일인 거죠· 그런 사람이 미국까지 갔는데 별다른 증거가 없이 그냥 돌아온다? 어지간한 사립탐정보다 철저하게 파고들 겁니다· 그런 사람이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건 아내가 바람을

피지 않았다는 결론에 가까울 겁니다·”

“만약 진짜 바람을 피우지 않았으면 어떡해요?”

이번에는 영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흠··· 일리가 있는 질문인데··· 그건 그것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내 개인적으로 조금 곤란을 당하겠지만 그거야 내 실수니 누굴 탓할게 아닙니다· 다만 내가 말한 것과 다르게 바람을 피지 않았다면 아내가 언제고 급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운전대를 잡은 연희가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어떤 식이든 아내를 잃게 되는 건 벗어날 수 없다는 거네요? 사주라는 건 정말 이렇게 피할 수 없는 건가요?”

“아닙니다· 죽고 사는 건 피할 수 없지만 이건 조금 다르죠·”

절대적으로 피할 수 없었다면 자신은 이미 무당이 되어 있을거다·

“그럼요?”

“사람이 살면서 계획대로 되는게 많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살다 보면 여러 사정이 생기고 또 계획한 스스로가 마음이 변할수도 있죠· 물론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추어 노력하는 사람들이야 많겠지만 이 사람은 여자를 대할 때도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놓고 행동하는 사람일 정도로

감성보다 이성이 앞선 사람입니다· 그 말이 곧 무슨 뜻일까요?”

“아! 저렇게 이성적이고 냉정한 사람이면 아내와 따뜻한 감정 교류를 못했을 거라는 말이란 거죠?”

확실히 똑똑한 여자다·

“맞습니다· 고진살을 피하고 싶었다면 자신의 차가운 성격을 바꿔보려 노력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살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사주는 어떻게 보면 아무 이유 없이 주어진 숙명 같아도 그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면 무척이나 촘촘한 인과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

연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자신의 사주를 다시금 떠올리는 듯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는지 물었다·

“그런데 영훈 씨가 사주를 계속 공부했기 때문에 잘 아는 건 이해가 되는데 어떻게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 잘 아는 거예요? 산에서 여자를 많이 사귀었던 것도 아닐 테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연예 팁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아마 저일 겁니다· 연애를 유튜브로 배웠다고나 할까요?”

“아~”

연희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게 훈풍이 부는 자동차를 타고 세 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곳이 광주광역시에 있는 라마다 호텔이었다·

주차하고 로비에 들어서니 입구에 [조재민 의원의 ‘철인의 길’ 출판기념회]라는 팻말이 보였다·

영훈과 연희는 팻말을 따라 3층 컨벤션 홀로 올라갔다·

이미 그곳에는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무수한 인파가 북적이고 있었다·

“와~ 대단하네요·”

“국회의원 출판기념일이니까요·”

연희의 대답에 영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서 걸어갔다·

오늘 이곳 광주까지 온 이유는 바로 봉선동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사전작업 때문이었다·

본래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서포트 할 계획은 없었지만 고 부장이 이 사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되기만 하면 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사업이라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연희가 미리 준비한 봉투를 손에 쥐고 기나긴 줄을 섰을 때 누군가 연희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연희와 영훈이 손을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모델처럼 훤칠하게 잘생긴 청년이 빙그레 미소 짓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임연희 맞지?”

“어? 창훈아! 반가워!”

연희가 손을 내밀었고 창훈이라는 남자와 악수를 했다·

그러다가 창훈이 영훈을 돌아보았고 연희가 소개를 해주었다·

“나 취직한거 알지? 우리 회사 비서실 최영훈 과장님이셔· 여기는 나랑 같이 학교 다녔던 대학 동기예요· 이름은 김창훈·”

“반갑습니다· 최영훈입니다·”

“김창훈입니다·”

악수를 나누고 나니 창훈이라는 남자가 연희에게 말했다·

“현진물산에 입사했다는 말 들었다·”

“넌 언제 한국에 들어왔어?”

“난 한 달 전에·”

“그럼 연락이라도 하지·”

“바빴어· 아버지가 하도 난리를 치는 통에 말이야· 그리고 내 나름대로 준비할 것도 있었고·”

“그럼 회사 들어간 거야?”

창훈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기묘한 역함에 영훈이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고 상체를 뒤로 빼는데 창훈이 말을 이었다·

“나 우명건설 주택영업본부장 됐어·”

“우명건설? 아니 그 많은 계열사 중에 하필 우명건설?”

연희의 눈동자가 떨린다·

왜 여기서 창훈을 만나게 됐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어지는 창훈의 말이 더 걸작이다·

“나 이번에 봉선동 사업권 따낼거야· 그리고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요구할거다· 너랑 결혼하겠다고·”

< 미래를 위협하려는 사람들(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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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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