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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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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위협하려는 사람들(5) >

임원 회의를 끝내고 돌아온 송은채 사장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재서류를 탁자에 내리쳤다·

탕!

“나쁜 새끼··· 이거 차 상무가 한 짓 맞죠?”

뒤따라 들어온 홍승대 실장이 얼른 대답했다·

“차 상무가 이번 사업의 키맨이었습니다· 그가 성 대표 위원과의 꽌시로 결정지은 사업이니 사실상 이번 사업에 문제를 일으키려고 마음 먹으면 물컵을 엎는 것보다 쉬웠을 겁니다·”

“만약 차 상무가 아니라면요?”

“그렇다면 정말 운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만 몇 년 전 사드 보복 이후로 중국 정부가 대놓고 한국기업을 죽이기 위해 달려든 건 많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공교롭습니다·”

“의심이 갈 만한 상황은 확실하다는 거죠?”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그가 이번 사업의 키맨인 만큼 차 상무를 자른다거나 인사조치하면 이 사업은 되돌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송 사장은 자리에 앉으며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하··· 정말 이렇게까지 나와야 할까?”

홍 실장은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았다·

“현진물산을 인수하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영훈 과장이 방향을 틀어버린 건 정말 신의 한 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 프록시아 입찰을 반드시 따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했을 테고 계속 저들에게 휘둘려야 했을 겁니다·”

“맞아요·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제는 프록시아가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도 않아요·”

“그건 현진관광이 프록시아보다 훨씬 매력적이라서 그럴 겁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겠죠· 그럼 일단 지켜보자는 말인가요?”

“어쩔 수 없습니다· 차 상무가 정말 이 일에 관련이 없을 수도 있고 만약 그렇다면 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소방수일 테니까요·”

“광주에 내려간 애들한테서는 연락 왔나요?”

“아까 정신이 없어서 오래 통화는 못했는데 조재민 의원하고 오늘 밤 만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늘 밤?”

“네· 아마 밤 10시는 넘어서 만날 예정이라 미팅 결과 브리핑은 내일 오전이 돼야 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왜 군산까지 가서 조 의원을 만난다고 하던가요?”

“그게 최 과장이 조 의원에게 군산 버스터미널을 현진건설에서 현대화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네? 군산 버스터미널을요?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결정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지만 군산 버스터미널 현대화는 정말 상상을 벗어난 내용이었다·

“저도 그래서 왜 갑자기 그런 이야기가 나왔냐고 물으니까 정확한 건 저녁 미팅이 끝나야지 결정 날 것 같다고 합니다· 군산 버스터미널은 그냥 미끼였다고 하면서 다른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요?”

“결국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결론입니다· 일단 내일 오전에 브리핑을 받아봐야 알 것 같습니다· 사장님께서 저녁에 따로 연락해보시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간 것도 아니고 일하러 갔으면 정식 보고를 받아야죠· 내일까지 기다려볼게요·”

“알겠습니다·”

*

군산항의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자리에 위치한 벽란도라는 횟집에는 늦은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횟집 앞에 주차된 차량 두 대는 딱 봐도 높으신 분들이 타고 다닐 만한 고급 차였고 음식점 입구에는 종이로 대충 써갈긴 [영업 끝났습니다]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영훈과 연희는 그 글귀를 보고 나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었다·

드르륵 하는 큰 소리 때문에 주인장이 입구를 쳐다보았다가 이내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높으신 분들이 기다리는 손님이라는 걸 눈치챘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로 오시죠·”

더덕구이 맛집에서 봤었던 조재민 의원 보좌관이 서둘러 다가왔다·

이 사람 말고도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국회의원이 한 명 더 있는게 확실했다·

누가 왔는지는 알 것 같았다·

“늦었습니다·”

“아이고~ 오늘 두 번 만나는구만· 여기 이분들이 제가 말했던 분들입니다· 인사드리게 강주원 의원님일세·”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훈과 연희를 살피는 노인네가 바로 강주원 의원이었다·

이 늦은 밤에 등산이라도 다녀온 듯 얇은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있는 그는 영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친구가 바로 자네한테 그 제안을 했던 친구라고?”

“맞습니다·”

“잘 생겼구만·”

누가 봐도 사실 영훈의 얼굴은 미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그렇다고 그저 남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빈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가 한 잘 생겼다는 말은 조금 다른 의미일게 분명했다·

영훈은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태어나서 잘 생겼다는 말은 처음 들어봅니다·”

“내가 관상을 좀 보거든· 자네 눈을 딱 보니까 얕은 수로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야· 잘 생겼어·”

연희는 내심 웃음을 참으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내세워도 하필 영훈 앞에서 관상을 내세우니 가당치도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영훈은 당사자임에도 전혀 티를 내지 않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실 어디 가서 잔머리 굴리면서 남에게 피해준다는 말은 안 들었습니다·”

강주원 의원은 조재민 의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자네 말대로 바르게 자란 청년이야· 요즘 이런 청년들이 흔치 않은데 말이야·”

“그러게나 말입니다·”

영훈이 굳이 정식으로 인사하면서 악수를 청하지 않은건 이미 연희가 강주원 의원에 대한 사주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인 또는 연예인들은 생년월일시가 정확히 나온 사주가 떠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광주에서 군산까지 오는 동안 강주원 의원에 대해 여러 가지를 확인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주였다·

사주를 본 영훈은 오면서 연희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고 연희는 영문을 몰랐지만 이유를 묻지 않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유는 나중에 알게될 테고 택시기사까지 있는데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홍어를 먹을 줄 안다고? 젊은 사람이 홍어 먹기 쉽지 않은데?”

“처음엔 고생 좀 했습니다·”

“그렇지? 나도 어릴 때 요거 딱 한 점 먹고 나서 코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었지· 하하하!”

“하하하! 저도 그랬습니다·”

조재민 의원이 호탕하게 같이 웃으며 맞장구를 쳐주자 강주원 의원이 홍어를 한 점 입에 넣으며 말했다·

“이제는 요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 자네도 한 점 해보게·”

“여기 홍어가 진짜로군요·”

“크하하하! 먹을 줄 아네! 이게 소주랑 궁합이 기가 막히거든·”

“확실히 대단하긴 합니다·”

강 의원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그래 서민을 위하는 마음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매출을 내서 직원을 먹여 살려야 하는 회사가 서민을 위하는 마음이 뭐 얼마나 크겠습니까? 다만 혜성기업이 이제 현진그룹으로 들어와 같은 식구가 됐으니 그 기념으로 서민들을 위해 한 가지 작은 일을 해보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조재민 의원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린다·

분명 아까 광주 음식점에서 만났을 때와 내용은 같지만 어감이 미세하게 달라졌다는 걸 느꼈음이리라·

어감이야 어쨌든 강 의원으로서는 기쁘기 그지 없는 말이었다·

“그래 우리 군산이 이제 관광객들도 좀 오고 하는데 버스터미널이 너무 낙후됐어· 내가 예산을 많이 가져오고 싶은데 이게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보니까 몇 년 전부터 생각했던 일인데 잘 진행이 되지가 않아· 현진건설에서 도와주면야 그것보다 좋을 일이 없겠지·”

“네· 발주 공고 내시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연희도 속으로 조금 당황했지만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잠자코 있었다·

반대로 강 의원이나 조 의원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기업인이기에 일단 뭘 줬으면 받을 걸 말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그게 끝이라는 듯 홍어만 집어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군·”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영훈은 그렇게 말하고 바로 조재민 의원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강주원 의원에 대한 볼일이 끝났으니 이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보라는 의미로 보였다·

강 의원은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조 의원은 당황했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어차피 그도 들러리로 이 자리에 온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혹시 내가 부탁 하나 해도 되겠나?”

“말씀하시죠·”

“광주 월곡동에 초등학교를 하나 지었는데 건설업체에서 공사대금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학교 상태가 영 안 좋아·”

“부실건설이군요·”

“조사를 시작했는데 그런 곳이 몇 군데가 더 있더군· 큰 돈이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들어가야 할 돈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서 영 곤란하기가 이를 데 없지 뭔가· 요새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단지다 광주형 일자리다 군 공항 이전까지···

사실 이 모든게 다 중요하고 보통 예민한 사업들이 아니거든· 그래서 혹시 도와줄 수 있겠는가?”

광주 월곡동이면 조재민 의원의 지역구가 맞다·

이제는 조재민 의원이 어느 지역구인지도 확인한 상태였다·

“좋은 일이군요·”

“맞아· 좋은 일이면서도 중요한 일이지·”

“알겠습니다· 현진건설에서 이 부분까지 도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고맙군 한 잔 받게·”

조 의원은 영훈의 말을 이해했다·

주는 건 여기까지가 끝이라고 선언한 거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영훈이 한잔 마시고 말했다·

“한 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혹시 봉선동 사업 현진건설이 될 수 있을까요?”

원래는 대놓고 물어볼 생각이 없었는데 강주원 의원이 참여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조 의원이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까 식당에서 말했듯이 난 이번 사업에 끼어들 수 없네· 보는 눈이 너무 많은데 하필 나와 가까운 사람이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네· 이건 안 되는 일이야· 자네가 만약 다른 사업을 원한다면 그건 내가 도와줄 수 있네· 말했듯이 광주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나쁘지는 않지만 봉선동 아파트처럼 많은 이익이 나는 대규모 사업은 아닐 거다·

정말 큰 규모의 발주를 맡길 생각이었으면 표정부터 미안해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적어도 준 것 이상은 해줄게 분명했다·

영훈은 그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이때 강 의원이 끼어들었다·

“자네 번지수를 잘못 잡은 거 아닌가?”

왜 자기는 빼놓고 이야기하느냐는 말이었다·

영훈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달라고 해도 주시지 않으실 생각이셨잖습니까?”

강 의원의 표정이 굳어졌다·

“내가 왜 안 줄거라고 생각했나?”

“죄송합니다· 강 의원님께서 고작 버스터미널 가지고 봉선동 사업에 손을 대주실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다시 여쭙겠습니다· 혹시 봉선동 시공사 선정에 힘을 써주실 수 있습니까?”

“···”

강 의원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해준다고 하면 정말 해주어야 한다·

어차피 해줄 생각도 없었는데 여기서 확답을 해줄 수는 없었을 거다·

그렇다고 애매하게 대답할 만한 상황도 아니게 됐다·

영훈은 다시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만약 내가 안 줄 걸 알았다면 버스터미널은 왜 해주는 건가?”

“조재민 의원님께서 강 의원님께 확언하고 말씀드렸을 텐데 체면을 구기게 해드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강 의원의 눈가가 떨려왔다·

조 의원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 수십억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말은 이 자리의 주인공이 바로 강주원 의원이 아닌 조재민 의원이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한 마디로 ‘넌 그냥 조 의원 체면 봐줘서 하나 해준 거다’라는 말·

어디서 이런 취급을 받아봤을까?

“자네 덕분에 밥 잘 먹었네·”

“아니 의원님!”

강주원 의원은 화가 났는지 찬바람을 날리며 조 의원의 손을 뿌리치고 나가버렸다·

조 의원은 당황하다가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로 돌아와 책망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자네 너무 심한거 아닌가?”

“의원님 말 그대로 의원님의 체면 때문에 버스터미널을 해드린다고 한 겁니다· 수십억의 손해를 보면서까지 도와드린다고 했는데 책망을 받아야 할 상황이 맞는 겁니까?”

“그 그건 그렇네만···”

“의원님은 화를 내실 게 아니라 제가 왜 강주원 의원님께서 안 해줄거라고 생각했는지를 물으셔야 합니다·”

조 의원은 영훈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흥분한 기색을 가라앉히고 진지하게 물었다·

“왜 강 의원님이 아무것도 안 할 거라고 생각했나?”

“생각해보십시오· 고작 버스터미널과 봉선동 아파트 단지 시공사 선정 건· 저울이 맞겠습니까? 그분이 그런 거래를 하실 분인가요?”

“···”

“게다가 저울이 맞으려면 다음 총선 이후에 우리가 계속 물건을 쌓아 올려야 하는데 글쎄요· 그때도 강 의원님이 의원님이실지···”

조 의원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금 눈앞의 청년이 다음 총선에서 강주원 의원이 당선 안 될 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 미래를 위협하려는 사람들(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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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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