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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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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회사 지원(1) >

송병창 사장은 기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이 바닥에서 잘난 놈 못난 놈 이상한 놈 다 겪어 오면서 무수한 경험을 해보았지만 이번처럼 기이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최영훈이라고 했던가?

그놈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양 과장이 회수 불가능하니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선언한 채권을 원금 880만 원과 배의 배가 넘어가는 이자 중 상당부분까지 회수해냈다·

그 많은 이자 중 절반을 깎아준다고 하니 그 금수저 백수놈은 감사하다는 말보다 그렇게 해도 회사생활에 문제가 없냐고 물을 정도로 푼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면 돈을 회수한 회사가 제일 좋아해야 할텐데 가장 좋아한 사람은 회사도 아니고 그 금수저 백수 놈도 아닌 금수저의 아버지였다·

평생 사람 구실 못하고 사고만 치고 다니던 놈이 토끼 같은 손녀딸을 데리고 나타났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말도 못한다고 양태평이 전했다·

양태평은 그 덜떨어져 보이는 신입이 이렇게 일을 처리하자 돈을 상환받는 내내 말도 제대로 못 붙였다고 한다·

한 달 뒤에 그만둔다고 선언해놓고 그 한 달 동안 회수한 돈이 2억 7천만 원이 넘는다·

상환절차를 마무리 짓는데 양 과장이 도움을 준 것만 빼고는 누가 도움을 주지도 않았다·

일을 너무 잘하기에 백개가 넘는 채권 목록을 넘겨줬는데 그 중에서 알맹이를 쏙쏙 고르듯 골라 회수해왔다·

지금껏 그 어떤 신입직원도 해내지 못한 압도적인 실적이다·

그런 신입이 이제 그만두겠다고 한다·

마치 ‘여기 일해봤는데 별거 없네요· 수고하세요’ 하면서 졸라 시크하게 비웃음을 남기고 떠나는 것만 같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이 바닥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프고 어려운 일이며 그로 인해 얻게 될 성취감과 보상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신입사원은 손오공을 가지고 노는 부처님처럼 자애로운 미소만을 짓고 있었을 뿐이었다·

“경력도 학력도 부족한데 나가서 할 일은 정해놓은건가?”

그렇게 물으니 그 놈은 대단한 직업이라도 찾은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보험영업이 저에게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미래에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니 정말 뜻깊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왠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보험업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대단한 걸 하려는 것처럼 퇴사한다고 해놓고 기껏 한다는 게 보험영업이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대답이었다·

하지만 막상 반박하려니 할 말이 궁했다·

따지고 보면 채권추심이 사람들에게 더 험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뭐라고 하겠는가?

어쩔 수 없이 그냥 보낼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을 나가는 그놈의 발걸음이 어찌나 경쾌한지 10년 묵은 숙변이라도 해결한 놈 같았다·

“그렇게 희한해?”

송병창 앞에서 궁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는 그의 누나인 송은채·

나이는 쉰이 넘었지만 연예인 귀싸대기를 올려 붙일 만큼 피부관리를 해대서 그런지 그 나이대에서 볼 수 없는 피부탄력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이 송은채라는 여인네가 보통 재력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세 손가락···은 오버고 열 손가락으로 범위를 좀 넓혔을 때 꼭 들어가는 현진그룹 장손의 며느리가 바로 그녀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고 송사장을 명동 사채시장에서 큰 손으로 만들어준 배후이자 조력자이기도 했다·

영훈에게는 일반 개인들에게 대출해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 명일금융은 급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고금리로 대출을 해주었는데 이는 송 사장이 직접 처리했기에 직원들은 아예 손을 대지 못했다·

“그렇다니까· 난 지금까지 세상 저렇게 쿨한 놈을 본적이 없어· 중이라서 그런가? 무슨 욕심이 그렇게 없지? 내가 이번에 회수한 돈에서 10%를 준다고 하는데도 극구 거부하더라고· 많이 배웠으니까 자신이 받을 보너스는 앞으로 돈을 갚지 못할 사람들에게서 받았다고 생각하래나? 이건 좀 미친놈 같지?”

“희한하긴 하다· 그래서 무슨 일 할거래?”

“이것도 걸작이야· 나도 그게 궁금해서 물어보니까 어디 이력서를 내볼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내가 또 물었지· 절에서 공부하다가 서른 넘어서 나오셨는데 뽑아줄데가 있을 것 같냐고· 그랬더니 글쎄···”

“뭐라는데?”

“보험 영업을 해보겠다는 거야·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 어디 보험 영업이 쉬워? 그런데 짜증나는 게 그놈은 되게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야·”

송 사장의 누나인 송은채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네가 아주 걔한테 푹 빠졌구나?”

“아니 웃긴다니까· 누나도 보면 그렇게 생각할걸? 지식이 엄청난 것도 아니고 뭘 배운것도 없는데 분위기가 희한해· 돈 한푼 나올 것 없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돈을 구할 구멍을 막 찾아준다니까? 내 평생 살면서 그렇게 추심하는 놈은 처음 봤어·”

“그래? 음··· 그럼 우리 회사에 이력서 한번 넣어보라고 할래? 마침 우리 회사 지금 공채 뽑는데·”

“누나네? 현진물산?”

“어·”

“에이~ 말도 안 되지· 인사과 애들이 통과 시키겠어? 서류는 통과됐다고 쳐· 임원 면접은 어떻게 할 건데?”

송은채는 그게 뭐 대수냐는 듯 말했다·

“내가 찍었는데 뭘 그런걸 걱정하고 그래· 내가 면접에서 보고 결정하면 되지· 서류야 내 말 한마디면 그냥 통과니까·”

“진짜 그렇게 하게?”

“왜? 나 주기 아까워?”

“그런건 아닌데···”

뭔가 마음에 안 들어하는 송 사장을 보고 은채가 진짜 놀라는 표정으로 쓱 다가왔다·

“너 진짜 아까워 하는구나?”

“솔직히 아깝다기보다 걘 영업을 해야 하는 애야· 그 성격에 잘못하면 괜히 오해나 받고 아주 힘들어질걸?”

“기껏해야 한 달 봐놓고 그렇게 챙기는 거야?”

“챙기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딱 봤을 때 그렇다는거지· 누나는 몰라도 아래 직원들은 걔 컨트롤 못해· 우리 양 과장 알지? 걔도 이번 사건 다음에 괜히 어려워서 일부러 피해 다녔다니까? 걔가 은근히 사람을 쪽팔리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윗사람이 대범하지 못하면 갈구고 못살게 굴걸?”

“됐고 일단 이야기나 해봐· 우리도 보험회사 있으니까 일단 보험회사에 이력서 넣어 보라고 해· 내가 면접 봐서 괜찮다 싶으면 물산에서 써보고 아닌것 같으면 생명사로 보내버리게·”

“그러네· 현진생명이 있었지·”

송 사장은 여전히 불만스러웠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송은채는 그저 동생의 장난감을 엿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영훈이 절에서 지냈다는 것만 들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지 정규교육이나 남들이 기본으로 취득하는 자격증 하나 없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

“네? 현진생명이요?”

영훈은 자기가 그만둔 회사의 사장이 보험회사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니 얼떨떨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대부업체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 달동안 있으면서 그래도 나름 적응해서 인간관계를 잘 쌓은 게 돌아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마침 딱 현진그룹 공채 공고가 떠 있었다·

보험회사를 알아보려고 했지 막상 어떻게 입사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이렇게 알려주니 잘 됐다고 생각했다·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보면서 대충 어떻게 쓰는지 익힌 영훈은 현진그룹 공채 공고에 떠있는 이력서 양식을 다운받아서 열심히 작성하기 시작했다·

보통 보험회사 영업사원은 이렇게 공채로 입사하는 게 아니라 각 보험회사 지점에서 채용하는 방식이라라는 걸 몰랐기에 할 수 있는 용감한 일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보험회사 영업사원은 특별한 학력이나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본 적 있었기에 이력서에 공란이 훤했음에도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던가?

지금 영훈이 딱 그러했다·

*

현진물산 인사팀·

작년에 공채로 입사한 막내인 김학주 사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질문을 해야 하긴 할 것 같은데 저 신경질적인 오 대리는 같은 말을 두 번 하게 하냐고 타박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김학주 사원은 여자친구와 싸워서 기분이 팍 가라앉은 오 대리에게 어정쩡한 자세로 다가갔다·

“저기···”

“왜?”

“그··· 말씀하셨던 사람이 현진생명에 이력서를 내서 우리쪽으로 가지고 오기는 했는데요·”

“누구?”

“그 최영훈이라고 하는···”

역시나 오 대리의 인상이 확 일그러졌다·

“아~ 진짜! 위에서 통과시키라고 했잖아! 한 얘기 또 해야 해? 너 이제 신입사원 아니야· 정신차려 인마!”

“그게 아니라··· 이력서가 이상해서 그렇습니다·”

“뭐가 이상한데?”

“이름이랑 주소 말고는 아무것도 안 적혀 있습니다·”

“뭐? 뭔 소리야 그게?”

오 대리는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출신 고등학교나 대학도 없고 경력도 빈칸입니다· 하다 못해 워드 자격증이나 운전면허증도 안 적혀 있어서··· 자기소개서가 있기는 한데 그것도 좀 이상한 게 어려서부터 절에서 자랐고 어쩌고 하는데 이게 장난을 하는 건지 진심인지도 모르겠구요· 주소도 경남 고성입니다·”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파악한 오 대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학주 사원의 컴퓨터 앞으로 갔다·

그리고 문제의 이력서를 보고 난 뒤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미친놈인가 이거? 미친거 아니야? 아니 이 새끼가 지금 우리를 엿 먹이려고 일부러 이러는 건가? 과장님!”

영훈은 자신 때문에 현진물산 인사과가 뒤집어진 줄도 모르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웹툰을 감상하는 중이었다·

“하하· 하하하하! 이거 재밌네·”

걱정 하나 없이 말이다·

< 두 번째 회사 지원(1) > 끝

ⓒ 영완(映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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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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