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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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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하지 못한 화살(2) >

그렇게 하자는게 아니라 그럴 수 있느냐고 물었다·

고 부장은 최선의 방책을 제시했지만 자신으로서는 그걸 실현시킬 방법이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요?”

“별거 있나? 우리는 먹어 봐야 기술도 없고 사람도 없으니 다 가진 현진중공업에 비싸게 넘기는 거지·”

그게 된다면 매력적인건 분명했다·

“이게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까?”

“그래· 원래 무진중공업은 이거 가동 중지시킬 때 올해부터 가동 재개한다고 약속했거든· 그런데 약속 안 지킨 지 1년이 다 돼가고 있는 셈이지· 원래 5천 명이 상주하고 있던 인력을 300명으로 줄여버리면서 그냥 유지만 하고 있는 중이야· 이거 중지시키면서 80개 넘는 협력업체들 중에

남은 게 열 몇 개인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거의 다 망했다고 보면 돼·”

“처참하네요·”

“정치권에서 이거 걸고 넘어질 수 있어· 국가 지원금까지 들어간 조선소인데다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이 무진중공업에 입주계약 해지까지 걸고 나온 상황이야·”

“그래요? 이미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이걸 우리가 먹겠다고 하면? 정치권에서 어떻게 반응할까?”

“대승적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문제네요·”

“그렇지· 군산조선소는 무진중공업이 가진 울산이나 목포조선소에 비해 가장 최신 시설을 갖춘 곳이야· 중국발 불황이 끝나고 한국으로 쏟아지는 LNG선을 수주받는데 주력하고 있는 현진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가지게 된다면 단번에 국내 최고 조선소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야· 당장 현진중공업의 거제조선소보다 규모가 더 커· 회장님이 절대 안 놓칠걸?”

“으흠···”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현진중공업이 커진다는건 결국 사장님의 적이 강해진다는 말과 같지· 너는 어때?”

고승현 부장이 영훈의 안색을 살폈다·

그런데 영훈은 그게 무슨 대수냐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공짜로 주는거 아니잖습니까·”

“물론 돈 꽤나 주긴 하겠는데 군산조선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어·”

“그럼 주식으로 받죠·”

고승현 부장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이거··· 현진관광처럼 미끼를 던지는 거냐? 현진관광이 당하는걸 보고 또 주식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뭘 주든 그 이상 받아내면 되겠죠· 굳이 꼭 뭘 가져야 한다고 단정지을 필요 있습니까? 안 그래도 가진게 많은 분한테·”

고 부장은 무릎을 칠 뻔했다·

“하하 맞다· 굳이 지금부터 그걸 걱정할 필요는 없지· 어차피 우리는 상사인이야· 시베리아에서 냉장고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이 우린데 죽은 조선소 살려서 갖다 파는게 뭐 이상할게 있나· 그런데 이건 내가 손을 쓸 수 있는 일이 아닌데 혼자 괜찮겠어?”

“모르겠습니다· 해본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일이 쉽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쉽게 처리될 일이었으면 이미 정치권에서 쉽게 해치웠겠죠·”

“그야 정치적으로만 처리하려고 해서 그렇지· 우리처럼 저 조선소를 탐낸 사람이 없었잖아· 그리고 전주(錢主)도 없었고·”

전주는 신영은행을 일컫는 것이리라·

맞는 말이었다·

신영은행이 아니었다면 감히 군산조선소를 얻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그 외 별개로 고 부장의 날카로운 감각에 내심 놀랐다·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신영은행과 영훈이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라고 예측하고 있으니 말이다·

뭐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건 없었다·

“전주가 어느 정도나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이건 다음 총선이 끝난 다음에나 진행할 수 있는 일이에요· 부장님은 봉선동 아파트 시공권을 따고 난 이후 일에 집중해주시면 됩니다·”

“허··· 이렇게 쉽게 마무리될 일인줄 알았으면 내려오지 않아도 될 뻔했네·”

수많은 자료를 챙긴 가방을 무거운데도 억지로 들고 왔는데 이게 다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회사 상황에 대해 잘 전달받았으니 우리는 좋았네요·”

“그럼 이제 이후 스케줄이 어떻게 되나?”

“전 여기서 사흘 정도 더 머물렀다가 조재민 의원하고 한 번 더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서울로 올라가겠습니다·”

“사흘이나?”

“아직 우리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지는 못할 겁니다· 에둘러서 선물을 준다는 식으로 봉선동을 가리켰지만 우리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선물상자의 내용물을 바꿀 수 있는 양반입니다·”

고 부장은 영훈이 광주에 사흘이나 있어야 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진물산에게 있어 영훈의 존재는 일종의 치트키나 다름없었다·

그런 치트키가 먼 지방에 오래 머물고 있는다는건 효율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 과장을 대신할 사람을 아무리 떠올려봐도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군· 그럼 난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겠군·”

“오신 김에 식사라도 든든히 하고 올라가시죠· 부장님하고 같이 갈 맛집 찾아놨습니다· 그래야 갈 때 기차에서 한숨 푹 주무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거 좋군·”

고 부장은 내려올 때는 유연탄 사건 때문에 걱정이 한가득이었지만 이상하게 올라갈 때는 그 유연탄 건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

윤희찬 부장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호텔 방에 널부러진 창훈의 등짝을 내리쳤다·

짝!

“아! 아퍼!”

“야 일어나봐· 아무래도 이상해·”

“뭐가?”

“조재민 의원 쪽에서 우리랑 약속을 안 잡아· 아예 피하고 있다고· 아무래도 현진물산으로 넘겨주려고 작정한 것 같아·”

“확실해?”

그제서야 창훈이 부스스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술 냄새가 진동해와 윤 부장은 한 걸음 떨어진 후 말했다·

“그게 아니면? 조재민 의원하고 동창인 회장님 아들인 널 이렇게 노골적으로 피하는게 말이 돼? 그것도 버스터미널 이야기에 횃까닥 해서 현진건설 그 애송이 홍어 먹이겠다고 데려간 그 양반이?”

“우리가 뭘 준비했는지 이야기는 꺼내 봤어?”

“그 보좌관이 하도 이야기가 안 통하는 것 같아서 슬쩍 이야기를 꺼내 봤어· 조재민 의원 지역구에 어린이집을 몇 개 지어주겠다고· 평소 같았으면 당장 만나자고 해도 모자랄 사람인데 그 보좌관이 잠시 후에 연락을 준다고 해놓고 나중에 전화와서 뭐라고 했는줄 알아?”

“뭐라는데?”

“마음은 너무 고마운데 정말 순수하게 시민들을 위해 기증하는게 맞는지 물어보더라고· 봉선동 사업에는 절대 도움을 줄 수 없다면서 말이야· 이거 선을 너무 긋고 있잖아·”

“이상하네·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조재민 의원이 이렇게 청렴결백한 사람이었나? 회장님이 뭐라고 하신 말씀이 있을 거 아니야?”

“그 정도로 청렴한 사람이었으면 우리 아빠가 날 보내면서 잘 해보라고 말했을 리가 없지·”

“그럼 이유가 뭐겠어?”

창훈은 침중한 얼굴로 생각에 빠지더니 침대에서 후다닥 일어나 샤워실로 들어갔다·

“희찬아! 짐 챙겨!”

“그러게 진즉 회장님한테 도움 요청하자니까· 그런데 전화로 하면 안 되나?”

“오전에 경제인 만찬에 오후엔 우명솔라 충북사업장 시찰 있어· 전화 통화할 상황이 아니야·”

“충북? 여기서 그렇게 안 머네?”

“다행이지·”

그렇게 후다닥 준비해서 출발한 그들이 충북 청주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비서실 직원들을 통해 우명솔라 사장실에서 여전히 대화중임을 파악한 둘은 서둘러 사장실로 올라갔다·

똑똑···

“들어와·”

창훈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자리에는 우명솔라 사장이자 창훈의 큰형인 김도훈과 우명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태현 회장이 앉아 있었다·

김태현 회장은 창훈을 보자마자 물었다·

“네가 여기 웬일이냐?”

“말씀 좀 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왔어요·”

“앉아·”

“형 오랜만이네·”

“인마 그러게 이제 한국 왔으면 집에 자주 들러· 어머니가 너 얼굴도 안 비춘다고 많이 섭섭해 하신다·”

“바쁘니까 그렇지·”

“클럽인지 뭔지에서 노느라 바쁜건 아니고?”

김태현 회장이 툭 질문을 던지자 창훈이 바로 손사래를 쳤다·

“아버지 저도 이제 마음 다잡았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그래 왜 왔어? 조재민 의원이 말 안 들어?”

“네···”

“그럴 것 같았어· 쉬운 친구 아니거든· 내가 직접 간 것도 아니고 아들래미 보내놓고 그 큰 걸 달라고 하니 쉽게 내줄리 없지·”

김태현 회장은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다·

“우명건설이 기초가 탄탄하니까 정면승부해도 꿀릴게 없을 겁니다·”

큰형인 김도훈이 굳이 정치인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지원사격까지 해준다·

여기까지만 하면 굉장히 흡족할 상황이지만 창훈은 해야 할 이야기가 더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걸 현진건설에 줄 것 같습니다·”

“현진건설? 현진그룹에 건설이 있었나?”

“얼마 전에 혜성기업을 인수해서···”

“그래 기억났어· 그러니까 혜성기업을 봉선동 시공사로 선정하겠다고? 조재민 의원이?”

“네· 아무래도···”

김태현 회장은 손을 휘저으며 창훈의 말을 끊었다·

“됐어 네 친구 같이 왔지?”

“네·”

“들어오라고 해·”

창훈이 얼른 뛰어나가 윤희찬 부장을 불러왔다·

김태현 회장은 헐레벌떡 뛰어온 윤 부장에게 말했다·

“이 녀석한테 들으면 이 녀석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 불렀어· 조재민 의원이 현진건설한테 봉선동 사업을 넘긴다고?”

“돌아가는 상황이 그럴 것 같습니다·”

“의견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 진행사항 빠짐없이 보고해·”

윤 부장은 광주에 와서 조재민 의원 출판기념회 일부터 타임라인을 따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설명하던 윤 부장의 말을 김태현 회장이 끊은건 군산 고속터미널이 나온 시점이었다·

그런데 질문의 대상자는 윤 부장도 창훈도 아니었다·

“최영훈이라는 놈 알아?”

우명그룹의 장남인 김도훈은 고개를 흔들었다·

“처음 듣습니다·”

김태현 회장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입을 열었다·

“계속해봐·”

이후 10여 분 동안 설명이 이어지고 난 다음 윤 부장이 입을 다물었을 때 창훈이 말했다·

“조 의원이 이렇게 연락을 피한다는건 현진건설에···”

“아니야·”

김태현 회장이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딱 잘라 말했다·

“네? 분명 강주원 의원까지 만났을 텐데 강 의원이 지시했다면 충분히 일이 이루어질 만하지 않아요?”

“흥 그 여우가 고작 버스터미널 하나에 봉선동 사업권을 넘겨줬을거라고 생각해? 열을 줘도 하나를 받기 어려운게 강주원이야· 그 여우한테 줄 댔다가 손해 본 기업이 한둘인 줄 알아?”

“그럼 조재민 의원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청탁을 받기 싫어서 피한다고 생각하세요?”

“그거야 모를 일이지· 넌 어떻게 생각하냐?”

김태현 회장이 김도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도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버스터미널을 앉은 자리에서 제안할 정도면 둘만의 자리에서는 더 큰 걸 제안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더 큰 거 뭐?”

“그건 모르겠습니다·”

도훈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이 부분은 물어본 김태현 회장도 짐작이 안 가긴 마찬가지였다·

김 회장은 안절부절하는 창훈에게 말했다·

“할 말큼 했으니까 됐어· 고작 그거 따내려고 팬티까지 벗어줄 거야?”

“그럴 수는 없죠·”

“그럼 그냥 서울 올라가· 실력으로 붙으면 질 수가 없어· 좀 편히 가보려고 했는데 안 됐다고 생각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너 선 봐라·”

“선이요? 아버지 전 생각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창훈이 극구 거부하려는데 김 회장에게서 나온 말이 뜻밖이었다·

“현진물산 임연희· 너 걔랑 결혼하고 싶다며?”

“어? 아버지? 진짜요?”

그렇게 현진물산 임연희와 선보게 해달라고 조를 때는 안 해주더니···

어떤 이유로 마음을 돌렸든 창훈으로서는 아버지의 제안이 기쁘기 그지 없었다·

“약속 잡을 테니 잘 해봐·”

“감사합니다·”

창훈은 금방이라도 연희와 결혼을 앞둔 것처럼 기쁜 표정이었다·

그렇게 창훈과 윤 부장이 나가자 김 회장이 도훈에게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현진물산이요?”

“그래·”

“송은채 사장이 현진중공업에게서 지켜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질문은 내가 했다·”

도훈이 빙그레 웃었다·

“알아볼 만은 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번 봉선동 시공사로 현진건설이 선정된다면 현진그룹으로서는 또 다른 든든한 계열사 하나를 얻게 되는 셈입니다· 지금까지 주력이었던 조선을 중심으로 기계 호텔을 양 날개로 두던 현진중공업에 비한다면 초라했던 현진물산이 4천 가구 가까

운 대단지 아파트 건설을 수주한 현진건설을 곁에 두게 되면 싸움이 꽤나 흥미로울 겁니다·”

“적어도 쉽게 지지는 않겠지?”

“시간이 갈수록 현진중공업 측이 경영권을 뺏기 어려워질 겁니다· 잘하면 계열사 분리를 통해 갈라설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현진물산과 현진건설이라···”

탐스러운 먹잇감에 김태현 회장은 오랜만에 가벼운 흥분을 느꼈다·

머리는 좋은데 어딘지 모르게 덤벙대는 창훈이 이번 만큼은 잘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 피하지 못한 화살(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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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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