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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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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하지 못한 화살(5) >

연희는 그깟게 뭐가 문제냐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원래 회사마다 장학생 제도는 하나씩은 있는데요 뭐··· 그 정도 만드는 건 문제 없어요· 그런데 어느 학교를 보내려고요?”

“사실 학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네?”

“일단 기다려봅시다·”

영훈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잠자코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당연히 강 실장 역시 주췬이 행사일정을 마무리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대략 30분 정도를 돌아다니며 가족을 소개시키고 인사하던 주췬이 영훈을 향해 눈짓을 하며 먼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를 따라 일행이 이동해 음식점 안 조용한 방으로 들어갔다·

영훈은 그가 자리를 권하자 일단 손부터 내밀었다·

“현진물산 비서실에서 나온 최영훈이라고 합니다·”

“주췬일세· 앉게·”

그는 미심쩍어 하면서도 일단 악수를 하곤 자리에 앉았다·

종업원이 차를 가져다주자 영훈이 말했다·

“일단 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희가 영훈이 말이 끝나자마자 재깍 통역을 했다·

“크흠···”

“평소 가족분들과 오붓하게 나오시는 편이신가 봅니다· 가족분들 얼굴이 좋던데···”

“뭐 그렇소·”

“그런데 아드님 얼굴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주췬은 일 이야기를 하지 않고 딴소리를 하는 영훈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것도 다른 화제도 아니고 가족을 거론하는 건 뭔가 뜬금없고 앞뒤가 맞지 않았던 거다·

오히려 그렇기에 주췬은 이자가 겉으로 말하는 것 외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들놈이야 항상 딴 생각이지· 공부도 안하고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앉아 있으니 속이 타네·”

“아직 한창 어릴 때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속 태우지 마시고 한국으로 유학 보내시는 건 어떻습니까?”

“한국 유학?”

“네· 현진물산이 모든 경비를 지원해 최고의 대학으로 유학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자랑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한국 유학이 다른 건 몰라도 질나쁜 친구들을 만나 안 좋은 물이 드는 경우는 별로 없는 장점이 있지요·”

“그건 그렇지·”

“지금 이 자리에서 결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모님과 천천히 상의 후에 결정하시면 됩니다·”

“고맙군·”

“그럼 이제 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저희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

“일이 어떻게 된건지 알아야 저희도 대책을 세우든 보상을 하든 할 텐데 참 난감하기 그지 없습니다·”

주췬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당신네들이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달 양쯔엉에게 20만 위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네· 그런데 당장 이번달에 지급돼야 할 금액이 들어오지 않았어·”

영훈은 양쯔엉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딱 봐도 그 양쯔엉이라는 사람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언가 큰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에 나까지 크게 곤혹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네· 내가 양쯔엉을 소개시켜주었는데 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어·”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입금되어야 할 20만 위안은 바로 입금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쉽게 넘어가리라 생각했던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달할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전달하려고?”

이번 만큼은 영훈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주췬을 바라보자 그가 이번 만큼은 인정을 베푸는 것처럼 가르쳐주듯이 말했다·

“양쯔엉은 결코 자기가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돈을 받지 않네· 그런데 이번에 전달해야 할 사람이 오질 않았어· 그럼 둘 중 하나지· 전달할 사람에게 사고가 생겼든지 아니면 당신들이 다른 마음을 먹었든지·”

“저희는 결코 아닙니다·”

“그럼 중간에서 문제가 생겼겠군·”

이때 강노식 실장이 끼어들었다·

“거래가 잘못되면 중간책을 바꾸는 거야 언제든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사후처리를 확실히 할 수 있느냐일 겁니다· 우린 이 사태를 일으킨 사람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와 당신과의 관계를 다시금 원래대로 돌려놓길 원합니다·”

주췬은 강 실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영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돌아가서 고민을 좀 해보겠네·”

“네· 기다리겠습니다·”

그는 영훈이 더 붙잡지 않고 그대로 물러서자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다 말했다·

“내 아들 얼굴 어디가 안 좋아 보이던가?”

그냥 가도 괜찮을 텐데 질문까지 하는걸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문제가 더 심각한게 분명했다·

“다른 가족분들은 다 웃고 있는데 아드님만 혼자 웃고 있지를 않았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시선 한번 안 마주치더군요·”

주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영훈은 계속 말을 이었다·

“저 역시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반항 꽤나 했었죠· 그러다 우연찮게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 있게 되었습니다· 1년 정도는 꽤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년 3년 정도가 흘렀을 때 아버지를 미워했던 마음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더군요· 그저 나 잘 되라고 했던 충고

가 그때는 왜 그렇게 고깝게 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연희의 통역에 주췬은 의자 손잡이를 문지르며 생각에 빠졌다·

강 실장은 상황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왜 화제가 갑자기 아들로 넘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주췬이 이 이야기에 집중하는 걸 보면서 마치 어릴 때 마술을 보며 놀랐던 기분을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물론 연희는 영훈이 혼자 산속에서 20년 넘게 산 걸 알고 있기에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지만 말이다·

“아들놈이랑은 이야기가 안 통해·”

“언젠가 아드님이 아버지를 이해할 날이 올 겁니다·”

“떨어져서 시간을 가지자는 말이군·”

“한 가지 확실한 건 단순한 서운함에서 그쳐야지 부모에 대한 원망이 깊어지면 나중에는 남보다도 더한 원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돼서야 되겠습니까·”

“그런데 한국에서 제대로 공부하기는 할까?”

솔직히 주췬의 아들이 뭐에 빠져서 공부를 안 하는 건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주췬의 아들이 전형적인 학자형 사주라는 것·

아마 아버지와의 트러블이 없었다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무탈하게 살지 않을가 싶었다·

그러니 아버지와 떨어뜨려 놓으면 다시 공부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릴게 분명했다·

한 가지 염려되는 건 여자에 휘둘릴 성격이라 그게 걱정인데 그건 여기나 한국이나 영훈이 어찌 해줄 수 없는 거였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시각을 넓히게 될 겁니다·”

“하긴 한국으로 유학가서 사고 치는 놈이 많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 최영훈이라고? 눈이 날카롭군·”

“계산은 빠르지 못해도 사람은 잘 봅니다· 그래서 전권을 맡고 여기에 온 겁니다·”

“사람을 잘 본다? 크게 될 인재군· 어느 호텔에서 묵나?”

주췬은 영훈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텔을 묻고는 명함을 받아 자리를 떴다·

강 실장은 주췬이 떠나가고 나자 영훈에게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아들은 뭐야? 아들한테 문제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주췬이 아들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는 건 어떻게 알았나?”

“그냥 짐작했을 뿐입니다·”

“어떻게?”

“아까 들으셨잖아요? 표정이 달랐다고·”

“고작 표정 좀 안 좋았다고 이걸 그렇게 연결시킨다고?”

“어쨌거나 잘 된 건 맞지 않습니까?”

“···”

강 실장은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이유도 모른 채 화가 났었던 주췬의 화가 풀렸고 오히려 마지막에는 숙소의 위치를 물으며 가깝게 다가오는 모습에 ‘원래 일이 이렇게 쉬운 일이었던가?’ 싶었으니까·

“그런데 그 전달자라는 사람은 알고 계십니까?”

“그건 차 상무가 알지· 하지만 그 전달자가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았으니 차 상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어·”

“그런데 20만 위안이 얼마입니까?”

연희가 대답했다·

“대략 우리 돈으로 2천만 원이 넘어요·”

“그걸 매달 지급했다구요? 그래도 되는 겁니까? 뉴스 보니까 중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고 막 그러던데···”

강 실장이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걸로 안 될 일이 된다면야 비싼 것도 아니지· 어쨌거나 주췬이 다시 양쯔엉을 연결해준다면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어·”

“그렇게 하세요· 아 한중교류 유학 프로그램 하나 만들고 싶은데 될까요?”

“기조실에다가 얘기해놓지· 며칠 안에 그럴듯하게 프로그램 짜올 거야·”

영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텔로 향했다·

강 실장이 보고를 위해 노트북으로 작업할 때 영훈은 연희와 호텔 바에서 칵테일을 주문했다·

호텔 바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칵테일·

이것도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연희는 이름도 어려운 빨간색 칵테일을 입에 가져갔다가 물었다·

“어떻게 아들이 문제인지 알았어요?”

“아들의 사주를 보니 큰 문제 없이 살 학자형 사주입니다· 조용하고 연구하길 좋아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길 원하는 인생이 그와 딱 맞다고 할 수 있죠· 대개 이런 사주를 타고 나면 부모들과 크게 틀어질 일이 없습니다· 공부 좋아하는 자식을 싫어할 부모가 없거든요· 그런

데 상을 보니 미간에 주름이 진 것이 초년에 공부와 인연이 없어 보였습니다·”

“사주와 관상이 반대로 나타난 거네요?”

“맞습니다· 만약 집안이 어렵다면 부모가 자식을 뒷받침 해주지 못해 이런 경우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인민대표라는 권력을 가진 그가 돈이 없어서 뒷바라지를 못해준다는게 말이 안 되는 일일 겁니다·”

“그렇죠·”

“그럼 결론은 하납니다· 누군가 아들의 진로를 계속 가로막고 있는 겁니다·”

“아~ 이해했어요·”

영훈은 바다색을 닮은 푸른색 칵테일을 맛보며 그 청량한 맛에 감탄하고는 말을 이었다·

“주췬의 문제는 아들을 극하는 살을 가지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연희가 눈을 동그렇게 뜨며 놀랐다·

“네에? 아들을 극하다뇨?”

“아들을 죽인다는게 아니라 아들의 기를 죽인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사사건건 아들과 부딪히는 사주를 타고 났으니 집안이 화목할 리 없습니다· 눈은 높은데 아들이 하는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계속 아들의 자존감을 죽이고 억압하게 되죠·”

“그럼 아들이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만 한다는 말은 어쩌면 아버지가 그렇게 몰아갔을 수도 있다고 보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아들이 공부를 안 한다는 것도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었을 가능성이 크죠· 저렇게 학자형 사주를 타고난 사람들 중에 고집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집도 보통 아니고 자존심도 강하니 억눌린 감정에 대한 반항심 또한 크게 튀어나올게 당연한 거겠죠·”

“그렇구나···”

“이런 상황을 풀어보겠다고 아버지를 설득해서 좋은 관계로 돌린다는건 쉽지 않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거든요·”

“그래서 유학을 권유한 거군요?”

“맞습니다· 우습겠지만 떨어뜨려 놓으면 둘 사이가 더 악화되진 않을 겁니다· 왜 주말부부들이 더 애틋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꽁꽁 얼었던 부자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주췬이 아들을 유학 보낼까요?”

“보낼겁니다·”

“왜 그렇게 확신하세요?”

“저렇게 사이가 멀어진 부자관계는 서로에 대한 미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아들도 아버지가 밉겠지만 아버지도 아들이 미울 겁니다· 그러니 보내고 싶겠죠· 그리고 자기 집안의 화근을 없애준 우리에게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 모든게 좋은 방향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겠죠· 물론 그 생각

이 틀린 건 아니지만 말이에요·”

연희는 단번에 칵테일을 반쯤 마시고는 말했다·

“가끔 당신에게 소름이 끼칠 때가 있어요· 사람이 아니라 도사를 대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배운게 다르고 보는게 달라서 그렇습니다· 당신은 그저 사람을 보지만 난 그 사람의 인생을 봅니다·”

“만약 나도 당신처럼 된다면 지금보다 더 싸가지가 없어 지겠죠?”

“하하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시커먼 산중에서 귀신을 보며 자라온 고통을 그녀가 짐작할 수 있을까?

그때 정신적으로 처절한 싸움을 해오던 영훈은 그냥 무당으로 사는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식을 무당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을 두고 떠났던 어머니 때문이었다·

언젠가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어머니에게 평범한 사람들처럼 잘 살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이때 영훈의 핸드폰으로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직감적으로 주췬의 전화임을 알았다·

영훈은 중국어가 안 되니 바로 연희에게 핸드폰을 넘겨주었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아 통화를 마치곤 영훈에게 말했다·

“주췬이에요· 내일 저녁에 시간을 낼 수 있냐고 물었어요· 당연히 된다고 했구요· 그런데···”

“그런데요?”

“부탁할게 있다고 했어요· 뭔지는 말하지 않았구요· 당신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흠···”

“부탁을 하면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게 꽌시예요· 원하는 것만 있고 주는게 없다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없어요·”

“들어보기 전에 겁부터 먹을 필요 없습니다· 만나보면 알겠죠·”

영훈은 빙그레 미소 짓고는 칵테일을 마시며 야경을 감상했다·

하얼빈 시의 야경도 꽤 그럴듯해 중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피하지 못한 화살(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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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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