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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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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건설의 도약(4) >

“이것아· 내가 그걸 뒤집었으면 신영은행에서 어떤 요구를 해왔을 것 같으냐? 그리고 넌 현진물산이 가진 주식을 어떻게 사오려고? 회사에 돈 있냐? 현진고속에 돈 있어? 또 은행에 빚 지려고?”

“빚이라도 져야 했습니다·”

“허허··· 이것아· 현진물산이 얼마나 요구할 것 같으냐? 내 눈치도 보지 않고 벌인 싸움이다· 주식 값으로 1조를 요구하면 네가 들어줄 거냐?”

“그건··· 말도 안 되는 금액입니다·”

“그럼 말이 될 때까지 공개매수하고 주식을 끌어모을 거다·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겠지· 그 과정에서 신영그룹은 무언가를 계속 요구할 거다· 요구대로 되지 못하면 언제든지 내용을 뒤집겠지· 이미 주도권을 잃은 싸움이다· 진 싸움에 왜 미련을 두려고 해?”

“···”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수긍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크게 봐야 한다· 아직 그룹에는 많은 기업이 있어· 현진관광이 아깝기는 하지만 다른 좋은 기업들이 많아· 그리고 너도 이번 상황처럼 다른 기업을 사냥할 수도 있는 거겠지·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이번 같은 경우는 만에 하나도 나오기 힘든 운이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일생에 다시 오기 힘든 기회였어요· 숙모는 그 기회를 잡은 것 뿐이구요·”

“그게 단순히 운이었을 것 같으냐? 신영그룹 전체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다· 신영은행에서 2천억 대출 연장이 안 돼서 주식으로 교환한 일· 지금도 그게 운이었을 것 같아?”

태민은 순간적으로 흠칫 놀랐다·

임 회장은 속으로 혀를 찼다·

이 정도는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는 놈이었다·

그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그게 자신에게 너무 큰 악재라 깊게 생각하지 못했기에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리라·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럼 더더욱 이대로 물러날 수 없습니다· 그 때부터 우리 회사를 노리고 그런 악독한 행태를 저지를 자들을 어떻게 그냥 둡니까?”

“그럼 계획을 짜와라· 가서 우는 소리만 할게 아니라 현진물산이 한 것처럼 꼼짝 못 하고 당할 수밖에 없는 계획을 짜 와· 그럼 내가 허락해주마·”

“그건···”

“어렵다고? 왜 해보지도 않고 어렵다고만 해!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냐!”

급기야 임창호 회장이 탁상을 쾅 때렸다·

그 벼락같은 호통에 기가 죽은 태민은 움찔 어깨를 움츠리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그만 나가서 찬찬히 다시 생각을 해봐라· 그리고 패배를 인정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건지 아니면 싸울 건지· 결정해서 보고해라· 그리고 싸울 생각이면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 전쟁을 하려면 네 자리를 걸고 해야 해· 알겠어?”

“알겠습니다·”

“나가·”

임 회장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나가는 태민을 보고 혀를 찼다·

답답한 마음에 혼을 내느라 군산조선소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어쩌면 그리 생각이 얕은 건지···

아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태민이 부족하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서울로 갔다 와서 그 손녀사위 될 놈을 본 다음부터 눈에 차질 않는다·

아마 그 손녀사위 될 놈이었다면 호통을 치면서 탁자를 때릴 때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고 웃으며 조건을 걸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 평정심과 배짱 그리고 머리를 보고 왔으니 눈에 차지 않는 게다·

게다가 그 성품까지 죽은 손자 놈을 빼닮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탐이 났다·

하지만 어쩌랴?

피는 물보다 진하니 태민이를 밀어줄 수밖에 없다·

임 회장은 처음으로 지난 옛일에 대해 진하게 후회가 밀려왔다·

*

현진물산이 현진관광을 인수한 이후 가장 먼저 들린 좋은 소식은 바로 영업팀에서 진행한 Nodri Clare의 폭발적인 매출 기록 뉴스였다·

작년 12월에 오픈한 Nodri Clare 매장은 단 하루만에 15억의 매출을 기록하며 1층 명품잡화점 매장들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며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새로 자리에 앉은 박윤재 영업본부장은 연초부터 회식을 추진하며 영업팀의 기운을 북돋았다·

올해 Nodri Clare에서만 500억 매출을 새로 목표로 잡으며 기존 영업팀의 매출 기록을 뛰어넘겠다는 패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최 과장 들어오라고 할래?”

송은채 사장은 성주훈 부사장이 출근했다는 소리에 바로 영훈을 찾았다·

영훈이 들어오자 송 사장은 빙그레 웃었다·

이제는 최 과장을 보기만 해도 그냥 웃음이 나왔다·

“부르셨습니까·”

“어 앉아· 요즘 뭐 불편한 건 없고?”

“불편할 일이 없습니다·”

“면허는 땄어?”

“내일 도로주행 있습니다·”

“그래 한사코 임원이 싫다고 하니 수행기사를 붙여줄 수도 없고 본인이 직접 운전하고 다녀야 하잖아·”

“나중에 임원이 된다고 해도 아직 누가 운전해주는 건···”

“부담스러워?”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하고 건방져 보이는 것도 같아서 싫습니다·”

게다가 이 나이에 뒷자석에 타고 다니면 부모 잘 만난 운 좋은 놈인 걸로만 알게 뻔했다·

자기라도 뒤에서 능력도 없는 놈이 부모 잘 만났다고 수근댈 게 뻔하니 그런 대우는 사절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어쨌거나 시험 잘 보고 합격되면 차량 지원해줄게· 평소 타고 싶었던 차 있어?”

왜 없겠는가?

인터넷에서만 보던 그런 슈퍼카부터 벤츠 BMW 등등···

하지만 이제 면허 딴 초보운전자가 그런 차를 몰고 다닌다는 건 생각할 수 없었다·

“그냥 중고 중형차 하나 지원해주시면 운전이 손에 익을 때까지 타고 다니겠습니다·”

“그게 맞긴 해· 그건 그렇고 오늘 성주훈 부사장이 출근했어· 원래 생각했던 대로 계약 해지하는 게 나을까? 그런데 명분이 없어· 그냥 박 상무가 총대 메고 확 지르게 할까?”

“굳이 원수를 만들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냥 두면 알아서 물러날 겁니다·”

“정말 그럴 거라고 생각해?”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 현진물산에서는 자신의 가치가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할게 분명합니다· 그럼 여기서 무엇을 더 해보려고 하기 보단 아직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몸을 옮길 가능성이 더 큽니다·”

송 사장은 어떻게 그를 그렇게 잘 아느냐고 물어보려다가 그만 두었다·

애초부터 사람을 잘 본다고 들어온 사람이니까 잘 보는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럼 현진중공업으로 가겠지?”

“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성향은 알지만 그의 과거와 인맥을 아는건 아니니까요· 그가 현진물산의 치명적인 약점이나 비밀 같은 걸 알고 있습니까?”

“비밀유지각서가 있어서 큰 문제는 안 될거야· 그렇게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문제없겠네요· 그리고 아직 현진중공업으로부터 연락 없습니까?”

송 사장은 상체를 뒤로 기대며 고개를 흔들었다·

“없어· 아버님 성격상 결정이 느린 분은 아닌데 아무래도 임원회의에서 결정이 나지 않는 것 같아·”

“언제까지고 대답을 기다릴 순 없습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어쩌려고?”

“강주원 의원이 뇌물혐의로 검찰에 고발된게 뉴스에까지 나왔습니다· 조재민 의원은 몸이 달았습니다· 이제는 군산 시장에 당선되는 건 사실 크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버스터미널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공약이고 본래 군산 지역이 조재민 의원이 속한 당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단 공천만 받게 되면 당선은 문제가 아니긴 해·”

“선거 전부터 전국적인 이슈를 군산에 집중시키려고 할 겁니다· 고작 버스터미널과 군산조선소는 이슈의 크기부터 다릅니다·”

“선거 전부터 전국구 정치인으로 올라설 생각이라는 거지?”

“보좌관과 통화해보니 군산조선소 문제는 당의 협력이 절대적이라고 했습니다·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뒷받침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 전부터 몸값을 올릴 필요가 있을 겁니다·”

“최 과장은 우리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혼자만이라면 모르겠지만 해주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면 못할 거 없습니다·”

영훈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해주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임창호 회장의 포부와 이상을 믿고 있지만 그 아랫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몰를 일이다·

임 회장의 말처럼 한 번 굶주림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 공포가 뼈속 깊게 각인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보자· 이번주까지 연락 없으면 내가 직접 아버님께 연락해볼게·”

“알겠습니다· 전 그럼 오늘 현진건설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구도일 사장 만나러?”

“네· 봉선동 사업부가 현진관광 인수전을 지휘한 곳이라는 소문 때문에 많이 낙담했을 텐데 가서 안심시키고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공고 참여하라는 것도 전달해주고요·”

“그래· 수고하고·”

“알겠습니다·”

영훈이 나가자 송 사장은 민희를 불렀다·

“최 과장 내일 도로주행 있다고 하니까 잘 봐주고 면허 나오면 차량 지원해줘· 우리가 어디랑 계약하고 있지?”

“SI렌트카입니다·”

“연락해서 BMW 5시리즈급으로 하나 준비해· 초보운전이라도 차는 단단한 거 타고 다녀야 안심이지·”

“알겠습니다·”

“요즘 회사 분위기는 어때?”

“다들 긴장하면서도 회사가 계속 커지고 있으니까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연말 보너스도 작년보다 많았는데 회사도 외연 확장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으니까 올해 보너스를 더 기대하는 그런 분위기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경영기획총괄쪽은?”

“뒤숭숭합니다· 며칠간 부사장님께서 출근하지 않으시면서 그대로 부서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잘 살펴봐· 그리고···”

이때 송 사장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송 사장은 민희에게 그만 나가라고 손짓했다·

발신자가 우명그룹 김태현 회장의 사모였기 때문이다·

“어머 사모님·”

[송 사장~ 오랜만이야· 어떻게 연락 한 통이 없어?]

“요즘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 나도 뉴스 봤잖아· 너무 대단하더라·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한 거야?]

“호호호· 그냥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그럼 이제 연초도 됐고 애들 얼굴도 좀 보게 해야지·]

미루고 미뤄 왔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결론을 내려줘야만 할 것 같았다·

“사모님 죄송해요· 우리 애가 남자에 관심이 없네 어쩌네 하면서 계속 미루기에 혹시 남자가 있나 캐보니까 글쎄 사귀는 사람이 있었지 뭐예요· 에휴 뭐가 그렇게 바쁜지· 좀 기다리라니까·”

[정말? 어느 집 자식인데?]

“그냥 회사 직원이래요· 입사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남자부터 사귀나 몰라요·”

[이번에 입사했잖아? 너무 급하다· 그리고 회사 직원? 설마 결혼시키려는 건 아니지?]

“애가 워낙 자기 주장이 강하다 보니까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지가 않아요· 기어코 하겠다고 하면 뭐···”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그럼 알겠어·]

“네 사모님 들어가세요~”

전화를 끊은 송은채 사장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어려운 통화를 끝낸 후련함이 더 컸다·

*

“송 사장 그렇게 안 봤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김태현 회장이 물었다·

“뭐야? 딸래미가 누구랑 사귄데?”

“네 회사 직원이랑 사귀고 있대요·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벌써 눈이 맞지? 애가 경솔하네· 쯧··· 하여튼 얼굴 반반한 것들은 남자가 끊이지를 않아· 결혼시켜도 우리 애가 마음 고생 많이 하겠어요· 사진만 딱 봐도 여우 같더라니···”

우명그룹 사모인 우혜선의 불평어린 말에도 김 회장의 굳어진 표정은 풀어질 줄 몰랐다·

“현진관광을 먹은 현진물산이야· 그걸 포기할 수야 있나·”

“그럼요? 우리 애를 기어코 연희한테 붙이려구요?”

“재벌가 자식이 언제 연애만으로 결혼하나? 그리고 송 사장이 그렇게 물러터진 사람이면 이번 인수전을 그렇게 박력있게 처리하지도 못했어· 계산이 달라진 거야·”

“무슨 계산이요?”

“말했잖아· 현진물산에 현진관광을 얹었어· 그럼 우명건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지·”

“허··· 송 사장 그렇게 안 봤는데 분수가 너무 과한거 아니에요?”

“과하지· 과하긴 해·”

“감히 우리 창훈이를 어떻게 보고···”

곰곰이 생각하던 김태현 회장이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직접 만나봐야겠어· 몸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들어는 봐야지·”

“꼭 현진물산을 가져야만 해요?”

“임창호 회장은 늙었어· 자고로 왕이 후계자를 든든히 세워놓지 않고 죽은 이후 흔들리지 않는 나라는 없었지· 이때를 놓치면 쓰나·”

김 회장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 현진건설의 도약(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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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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