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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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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건설의 도약(5) >

인천에 위치한 현진건설은 예전 혜성기업이었을 적 찾아왔을 때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간판을 새로 달아서일 수도 있고 입고 있는 옷이 달라져서일 수도 있지만 왠지 직원들의 얼굴 표정부터가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 같았다·

혜성기업이라는 중소기업에서 비록 다른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는 해도 엄연히 대기업 계열사가 됐으니 여러모로 사기가 올라간 것이 틀림없었다·

“안녕하십니까? 비서실 최영훈 과장입니다·”

비서의 안내를 따라 사장실에 들어서니 구도일 사장이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서와요 오랜만이에요·”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허허··· 그러지· 앉게·”

구도일 사장 역시 한창 신영은행 아래에서 워크아웃 중이었을 때보다 얼굴이 많이 좋아 보였다·

영훈이 자리에 앉으며 지나가듯 물었다·

“그런데 혹시 생신이 어떻게 되십니까?”

“생일? 내 생일은 왜 물어보나?”

“제 친한 친구가 꽃집을 하는데 제 주변에 사람 생일이 있으면 꼭 배달을 시켜주거든요· 요즘 꽃가게 힘들어서 그런지 제 연락이 오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아 그래? 난 6월 2일이네·”

연희가 알려준 생일이 맞았다·

이렇게 되면 사주가 틀렸거나 아니면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아··· 6월 2일이 맞으십니까? 혹시 양력···?”

“맞아· 난 음력 생일 몰라·”

“아··· 그러시군요·”

그는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 영훈이 앉자마자 이야기를 쏟아냈다·

“뉴스 봤네· 현진물산이 우리 회사를 인수할 때는 그저 얼떨떨하긴 했었는데 다들 이제 기대를 많이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네· 현진그룹의 복지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시키고 급여도 올리겠다고 하니까 다들 얼떨떨해 해· 사실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어· 아직 혜성기업에서 현진건설이 된 것 말고는 얻은 게 없으니

까·”

걱정이 많은 것 같았다·

현진물산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어려운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직원들 급여까지 올려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장부상으로만 보면 아직 현진건설은 어려운 상황이고 매달 상환해야 하는 부채도 상당했다·

그러니 직원들 급여까지 올려준다는 이야기에 구도일 사장이 화들짝 놀란 것일 테다·

“당장 올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올해 연말부터 현진물산 급여에 맞도록 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래야 하구요·”

“당장 일감부터 부족해·”

“조금 있으면 봉선동 아파트 시공사 선정 발표됩니다· 아직 결과 안 나왔으니까 지켜보시죠·”

“그거 진심으로 따내려고 하는 건가? 이번 현진관광을 인수하기 위한 용도로 만든 부서 아니었어?”

“그렇지 않습니다· 본사에서도 최대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니까 지켜보시죠· 그리고 이번에 현진관광 인수하면서 호텔 조식 시스템을 전 세대에 공급한다는 계획도 훨씬 설득력을 얻게 될 겁니다· 본사에서는 이거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말인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일단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죠· 그리고 조만간 광주광역시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 공고를 발표할 겁니다· 최대한 많이 지원하세요·”

“인공지능 집적단지? 잠깐··· 그게 규모가 어느 정도였지?”

“약 1조 2천억 정도가 투입된다고 합니다·”

구도일 사장은 미심쩍은 눈으로 영훈을 바라보았다·

“원래 우리가 정부발주 공사에 자주 참여했기 때문에 여기 입찰에 들어가는 거야 문제가 아니야· 그런데 단순히 공고에 현진건설의 이름만 넣는다고 다가 아니거든? 혹시 위에 끈이 있는 거야? 있다면 확실히 말해줘야 해· 입찰가격부터 내장재 디자인 등등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흐음··· 만약 끈이 있다면 입찰 가격을 올리고 내장재를 안 좋은 걸로 넣는다는 말씀이신가요?”

영훈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구 사장은 얼른 설명을 덧붙였다·

“보통 이런 공사가 들어갈 때는 정부 관계자들이 좋아하는 기준 같은 게 있다고· 내장재를 안 좋은 걸 쓴다기보단 전문가가 봤을 땐 비슷한 수준인데 가격이 월등하게 차이나서 공사대금이 확 올라가 버리는 것도 있고·”

“그래서요?”

“만약 위에 정확한 끈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합리적인 대금으로 입찰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저가 입찰할 수밖에 없어· 그럼 공사를 따내도 남는 것도 없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대부분의 건설사가 일단 공사만 따내고 내장재를 싸구려 써서 공사대금

을 낮추는 거지·”

이해가 되긴 했다·

“특별히 저가 입찰할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공사 따내서 손해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이번 인공지능 집적단지 말고도 계속 수주를 따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건 그렇지지만···”

“가능하다면 전문인력 많이 충원하세요·”

“건설회사에서 전문인력이야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채용할 수 있지· 원래 우리나라 건설회사들이 그렇거든· 시장이 조금만 활성화되면 인력을 많이 뽑아다가 실력 쌓게 해놓고 불황이 되면 그 아까운 인력들을 퇴직하게 만들어·”

“그럼 나중에 또 경기가 좋아지면요?”

“그래서 또 실수하다가 공기(공사하는 기간) 날리고 손해 보고 뭐 그런 거지· 어쨌든 그게 사장님의 뜻이라는 거지?”

“맞습니다·”

“허허··· 그래도 최 과장이 와서 마음이 놓이네·”

“사장님께서 언제 한번 자리 마련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정신이 없으셔서···”

“알지· 그런 큰일을 하셨는데 정신 없으실 거야·”

그때 누가 문을 두드렸다·

“사장님 구호준 실장 왔습니다·”

“어 그래· 들어오라고 해·”

갑자기 누가 들어오나 했더니 영훈 또래의 남자가 쑥쓰러운 얼굴로 들어온다·

키는 170 정도에 평소 잘 먹고 다니는지 풍채가 상당한 친구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상이 굉장히 좋았다·

눈빛이 깨끗하고 눈동자가 검으며 하관이 튼실하고 광대도 잘 발달되어 있었다·

얼굴만 봐도 사람 좋아보인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순하고 호감이 가게 생겼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상에서 우유부단한 면이 보인달까?

정이 많고 우유부단하니 여자를 잘못 만나면 꽤나 고생할 수도 있는 성격이었다·

사실 아무리 좋은 사주와 좋은 상을 타고 난다고 해도 남편이나 아내를 잘못 만나면 주어진 복을 다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분은···?”

“아 여기는 우리 막내야· 설계팀에서 일하고 있는 구호준이라고 해· 여기 이분이 현진물산 최영훈 과장이라고 비서실에서 근무하시는 분이야· 인사드려·”

영훈이 현진물산에서 사장님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실세라는 걸 강조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구호준입니다· 하하···”

역시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영훈이 슬쩍 악수를 하고는 물었다·

“반갑습니다· 원래 이 회사에 계속 다니셨나요?”

“입사한 지는 3년쯤 됐습니다·”

“건설쪽으로 공부를 많이 하셨나봐요?”

“어렸을때부터 아버지가 이쪽에 계셔서 건축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유학도 다녀왔구요·”

여기서 구도일 사장이 끼어들었다·

“우리 집이 아들만 넷인데  얘가 우리 막내야· 나랑 무려 열 일곱살 차이가 나· 거의 아들 뻘이지·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실력이 대단해· 학교다닐때부터 온갖 공모전에 다 이름을 올려서 얘 데리고 가려고 벡텔에서 학교에다가 지원 안 하느냐고 막 묻기도 하고 그랬다니까·”

벡텔이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지만 영훈은 눈치껏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 정말요?”

구호준 실장은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저 뿐만 아니고 그때 연락받은 친구들이 몇 있었습니다·”

“대단한 분이네요·”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실력이 대단해· 봉선동 아파트 설계를 여기 호준이가 담당했거든· 지네들이 이름 값으로 우리를 누르려나 본데 솔직히 말하자면 설계 능력은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서 절대 안 꿀린다고·”

“아···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무슨 이야긴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능력이 좋다는 말이었고 그걸 떠나서 영훈은 그의 상 만으로도 충분히 인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괜히 이야기를 더 이어갔다간 무식한 것만 탄로날 것 같아 얼른 나왔다·

영훈은 회사를 나오면서 연희에게 구호준에 관한 인사자료를 요청했다·

연희가 바로 해당 내용을 찾아서 영훈에게 보내주자 비로소 영훈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왜 구도일 사장이 그토록 어마어마한 재복을 타고 났음에도 회사가 어려웠는지도 알수 있었다·

구도일이 큰 재복을 타고 났다고는 하지만 구호준은 구도일을 뛰어넘는 그릇을 가지고 태어났다·

속된 말로 기가 세다고 할까?

영훈이 어릴 때 욕심이 많아서 주변의 재복을 쓸어오는 사주를 타고 났다면 구호준은 그 반대였다·

그는 서른 전까지 들어오는 복을 전부 걷어차는 사주를 타고난 인물이었다·

아마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서른 전까지 극히 어려운 삶을 살았을 인물인데 구도일 사장의 재복 덕분에 유학까지도 다녀올 수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지금 그에게 재운이 들어왔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다만 이제 그에게 들어온 악운이 물러가면서 구도일 사장의 재운이 다시금 들어올 길을 열어줬다는 게 다를 뿐이었다·

*

며칠 뒤 거제조선소·

현진중공업 임원회의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거제의 날씨 만큼이나 싸늘했다·

“입이 있으면 말들 해봐· 왜 말이 없어? 이거 받아? 말아?”

임창호 회장의 말에 임원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정말 그게 확실하다면 아무래도 우리가···”

그 임원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태민 상무가 소리쳤다·

“안 됩니다! 이제야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군산조선소를 인수하면 당장 채용해야 할 직원만 최소 천 명을 넘어갑니다· 군산의 그 큰 도크를 다 채울 만한 수주를 받는다는 확신도 없습니다· 만약 카타르 수주전에서 예상한 만큼 따오지 못한다면 엄청난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 임원은 반박했다·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 시장이 변하는 중입니다· 카타르가 대형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외에도 수주를 따낼 만한 프로젝트는 여전히 많습니다·”

“못 따면? 당신이 책임질 건가?”

태민의 거친 반박에 그 임원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책임지겠습니다· 임원 자리 내놓으면 되겠습니까?”

“흥! 회사가 쓰러질지도 모르는데 고작 목 하나 내놓고 끝내려고 합니까?”

“아예 반대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식입니까?”

“그럼 책임져보시든가요· 책임도 못 질 이야기 아닙니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임창호 회장이 말했다·

“그럼 우리 김 상무는 조선 경기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세를 지속하면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

“회 회장님··· 그거야···”

“그렇게 닦달하지 마시게· 아예 입을 막자는 게 아니면 그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 섭섭하지 않겠어?”

“죄송합니다·”

“그럼 우리 김 상무는 군산조선소를 포기하고 한 그룹에서 두 개의 조선업을 하는 걸로 하자 이 말이지?”

“회장님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가정입니다· 무진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쉽게 팔겠습니까? 그리고 설령 판다손 치더라도 무진중공업이 노리는 해주조선해양을 어떻게 인수하겠습니까? 군산조선소와 해주조선해양을 사려면 현진물산이 가진 자산을 다 팔아도 살 수 없습니다·”

“은행이 있잖아· 현진관광을 인수하는데 썼던 신영은행· 적대적 인수합병에 몰래 흑기사로 들어올 정도면 둘이 아주 죽고 못 사는 사이 아니야? 그런 사이에 고작 인수자금 정도 못 빌려주겠어?”

“정말 천에 만에 하나의 경우일 뿐입니다· 설령 그런 희박한 확률 때문에 그룹의 미래를 흔들리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조선 경기가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해양플랜트는 아직도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살아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이릅니다·”

임 회장은 극구 반대하는 태민이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왜 저렇게 반대하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현진관광을 잃어버리면서 계열사가 축소된 상황에서 군산조선소를 껴안았다가 만약 다시 한번 불황이 닥치면 그때는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걸 아는 까닭이다·

군산조선소는 분명 양날의 검과 같았다·

잘 되면 현진중공업을 국내 최대의 조선회사로 우뚝 세울 테지만 반대가 되는 순간 그룹 전체를 쓰러뜨릴 폭탄과도 같았다·

“일단 알겠어· 조금 더 생각해보지· 다들 나가 봐·”

임 회장은 지친 표정으로 손을 내저으며 임원들을 쫓아냈다·

그런데 태민만 홀로 남아 버티고 서 있었다·

“왜 안 나가?”

“할아버지 정말 군산조선소를 인수하셔야겠습니까?”

“아직 생각해보자니까·”

태민은 화가 나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항상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회장님 뜻대로 안 되면 항상 안건을 미루고 의견이 일치될 때까지 밀어붙이셨잖습니까!”

“아니 이게 지금 무슨···”

“정말 너무하십니다· 현진관광이 그렇게 될 때까지 그냥 두고 보셨으면서 이제는 현진중공업까지 쓰러뜨릴 작정이십니까? 아니 이제 할아버지의 생각을 알겠습니다· 현진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안고 허덕일 때 현진물산으로 하여금 도움을 받게 할 작정이시지요? 그래서 이 회사를 연희 그년에게 갖다 받칠 생

각이시지요?”

“뭐 인마!”

화가 머리 끝까지 뻗친 임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버럭 소리지르는 순간 뒷골이 뻣뻣해지면서 시야가 흐릿해졌다·

< 현진건설의 도약(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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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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