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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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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생긴 일(4) >

군산시 경암동의 한 낡은 건물 외벽에는 조재민 군산 시장 선거 사무실이라는 대형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새 사무실을 개소하고 당직자들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파이팅을 하는 이때 느닷없이 들이닥친 사람이 있었다·

“너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함을 질러대는 강주원 의원은 금방이라도 뭐 하나라도 집어서 던질 듯했다·

“아니 의원님 도대체 왜 이러시는겁니까?”

조재민 의원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항변하자 그가 눈에서 불길이라도 토해낼 기세로 몰아붙였다·

“너 알고 있었냐? 알고 있었지?”

“뭐가 말입니까?”

“시치미 떼지 마· 감히 내 뒤통수를 쳐?”

조 의원은 그가 이미 다 알고 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여기서 쉽사리 인정할 수는 없었다·

지금 그가 가야하는 길은 대권을 향한 험난한 여정이다·

그 여정에 조금이라도 흠이 발생하면 언제 어느 순간에 터져나와 앞길을 막을지 모른다는 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뒤통수를 치긴 누가 뒤통수를 칩니까? 일단 앉으세요· 자 신경쓰지 말고 일단 다들 나가 있어요· 넌 사람들 데리고 저기 중국집에서 식사라도 시켜주고·”

“알겠습니다·”

걱정스러운 얼굴의 김시원 보좌관을 내보낸 조재민 의원은 아직도 씩씩거리는 강주원 의원을 소파로 이끌었다·

“아휴 일단 앉으세요·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일단 제 말 좀 들어보시고 흥분을 하시든 고함을 치시든 하세요·”

“그래 말해봐· 들어나 보자·”

“의원님 갑자기 그 사건 터지고 가장 먼저 생각했던게 바로 군산시였습니다· 의원님도 아시다시피 군산이 이렇게 어려워졌을 때 조선소 중단 사태 해결해보겠다고 형님 만큼이나 뛰어다닌 저 아닙니까? 당시 무진중공업 관계자도 만나고 노조도 만나고···”

“흥! 너 혼자 만났냐? 당 차원에서 전라도 의원 전부 나서서 만난거 아니야?”

“제가 놀러 갔습니까? 가기 전에 군산 상황 다 알아보고 안타까운 사연들 접하고 나서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녔습니까? 저 솔직히 그 지역구 그대로 물려받으면 문제될거 하나 없습니다· 현진물산에서 지금 부실공사로 문제 있는 초등학교 수리해준다는 확약까지 받았어요· 이번 총선 전에 애들 입학 때까지 수

리해주는 모습 보여주면 공천 다시 받는거 일도 아닙니다· 아니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그 지역구 제 거예요· 그런데 제가 왜 이런 험지에 일부러 옵니까?”

“무슨 꿍꿍이 속이 있겠지·”

“그런 거 없습니다· 의원님도 군산에서 물러나고 지역 주민들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제가 한 번 일으켜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의원님 뉴스 뜬 거 보고 계속 고심하다가 여의도에 제 진심을 알렸던 겁니다·”

“그럼 나한테 말했어야지!”

“의원님 지금 검찰 조사 받는다고 힘드실 거 아닙니까?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도 아니고 의원님 지역구에 대타로 이어가겠다고 말하면 얼마나 화가 나시겠어요? 지금 보세요· 제가 이럴까 봐 말씀 안 드린 겁니다·”

강주원 의원이 버럭 소리질렀다·

“내가 바보야! 군산 시내에서 내가 모르게 벌어지는 일이 있을 줄 알아!”

“그렇죠· 말 안 해도 언젠가는 아셨을 거 압니다· 하지만 빨리 아셔서 좋을 것도 없는 거 아닙니까? 당 차원에서는 다음 보궐 선거 준비해야 하는데 의원님께서 길길이 화내시면 선거 준비도 늦춰질 테고 어차피 공천은 해야 하는 거고··· 이대로 군산시를 혁신국민당에 넘길 겁니까?”

“누가 넘겨? 나 아직 안 죽었다·”

조재민 의원은 내심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미 뇌물 사건이 크게 터져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엮여 들어가고 있었다·

당연히 그 와중에 강주원 의원도 엮여 있었다·

도무지 빠져나가기 힘들어 보이는 그물에 엮여 있음에도 아직 군산의 왕 자리를 놓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막말로 제가 의원님 자리를 뺏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의원님이야 검찰 조사에서 별게 없다면 제가 시장이 돼서 의원님 도와드릴 수도 있는 일인데 뭘 그렇게 흥분하십니까?”

“군산시장은 이미 낙점된 사람이 있어·”

이거다·

군산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나가리 된 순간부터 당연히 이번 차기 군산시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 이야기가 돌았다·

당연히 차기 군산시장을 노리는 이들은 가장 먼저 강주원 의원의 허락을 얻어야 했을 거다·

허락· 동의도 협조도 아닌 허락이 필요했을 게다·

그 허락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과정이 오고 갔을까?

안 봐도 훤히 그려진다·

그런 과정을 거쳤을 텐데 갑자기 생뚱맞게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를 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군산시장 선거에 도전한다고 하니 강주원 의원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거다·

“그렇습니까?”

몰랐던 척 시치미를 뚝 떼니 강 의원이 탁자에 놓인 재떨이를 움켜쥔다·

“몰랐다고 개소리 지껄이지 마· 너 이 새끼··· 내가 호구로 보여? 너 당장 이 사무실 접고 광주로 가· 군산시장은 이미 낙점 돼있어·”

“안 됩니다· 이건 당 차원에서 결정한 일입니다·”

“당 차원에서 결정했어도 당사자가 물러난다고 하면 결정 되돌리는 건 일도 아니야· 내가 그걸 몰라?”

“좋습니다· 말씀해보세요 군산시장이 될 사람· 누굽니까? 만약 그 사람이 저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제가 깨끗하게 물러나겠습니다·”

“뭐?”

“말씀드렸죠? 저 정치인생 쉽게 가고자 했으면 광주에서 편하게 다음 선거하고 국회의원 뱃지 4년 갱신했을 겁니다· 제가 이곳으로 온 건 오로지 군산시민을 위해서입니다· 저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라면 굳이 의원님한테 이런 험한 소리 들으면서 엉덩이 붙이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뭘 얻어 먹을 게 있어서 온 것 같으면 말이 통할 텐데 이렇게 정공법으로 나오니 강주원 의원으로서도 할말이 궁색해졌다·

정치인이 군산 시민을 위해서 일부러 험지로 왔다고 하는데 무작정 비난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거다·

하지만 강주원 의원은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이효창· 알지? 군산에서만 20년 넘게 살았고 시의원 경력만 10년이다· 누구보다 군산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사람이야· 그 보다 나은 사람 없다·”

조 의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압니다· 의원님을 형님처럼 모시면서 굳은 일 험한 일 도맡아서 하는 사람이죠· 성실하고 똑똑하고··· 그런데 안 되겠습니다· 그 사람으로는 군산시가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강주원 의원은 단호하면서도 당당한 조재민 의원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놀랐다·

평소 자신을 그렇게 살갑게 모시던 까마득한 후배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바꾸어 놨을까?

“네가 효창이보다 나은 게 뭔데? 효창이보다 군산시를 더 잘 알아?”

“그보다 잘 알지 못할 겁니다·”

“그럼? 국회의원 뱃지 달았다는 거? 그게 시민들에게 크게 도움 되는 게 있을 것 같아?”

당연히 도움 된다·

하다못해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오는데도 국회의원이었던 경력과 인맥이 당연히 더 도움이 될 걸 강 의원이라고 모르겠는가?

그저 억지를 부리는 거다·

“그게 아니라도 제가 군산 시장에 더 적합합니다· 저는··· 군산 경제를 쓰러뜨린 근본 원인부터 해결할 생각입니다·”

“근본 원인이 뭔데?”

“모르십니까?”

“허··· 그거야···”

강주원 의원은 말을 멈췄다·

그리고 조재민 의원은 담담히 입을 열었다·

“군산조선소 제가 다시 가동시킬 겁니다· 군산시장이 돼서 다시 군산 경제를 일으킬 겁니다· 이게 제가 군산시장이 돼야 할 이유입니다·”

“이 새끼···”

강주원 의원은 재떨이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부르르 떨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소리 지껄이지 마· 그걸 네가 어떻게 돌릴 건데? 무진중공업이 해주조선해양 인수한다고 쳐다도 안 보는 걸 어떻게 돌릴건데?”

“이미 구상해 놓은게 있습니다·”

“뭔데?”

“죄송한데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조 의원이 담담히 고개를 젓자 강 의원은 들고 있던 재떨이를 툭 던지듯 내려놓더니 그대로 조 의원의 면상을 후려쳤다·

퍽!

“이 개새끼가 날 가지고 놀아?”

이때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까봐 밖에서 몰래 들고 있었던 김시원 보좌관이 문을 벌컥 열고 달려 들어왔다·

“의원님! 괜찮으십니까? 아니 의원님 피가 납니다! 어서 병원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119! 119 불러야 합니다!”

솔직히 한 대 맞은 것 가지고 119를 불러야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조 의원은 김시원 보좌관이 일부러 고함을 치는 이유를 알았다·

괜히 강주원 의원이 흥분하다가 사태가 더 악화되면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없기에 강 의원을 말리려고 저러는 거였다·

역시나 강주원 의원은 멈칫하고 밖을 슬쩍 내다본 후 말했다·

“네 개소리를 믿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냐?”

“믿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말 개소리 아닙니다·”

“지랄··· 너··· 이번 검찰 조사 끝나면 정치인생 오질라게 꼬였다는 거 절절히 느끼게 될 거다·”

“그럼 안 나갑니다· 들어가십시오·”

조재민 의원이 한쪽 입가가 터진 채로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강 의원이 욕설을 내뱉으며 사무실을 나가자 김시원 보좌관이 조 의원의 입가를 보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의원님 아무래도 병원에 가셔야···”

“너 어릴 적에 친구들이랑 싸움 안 해봤어? 이 정도는 대충 약 바르면 된다· 그나저나 단단히 뿔이 났네· 보통 받아먹은 게 아닌가 본데?”

“군산의 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걷어들인 게 많으니 마지막에 뿌려줄 수 있는 만큼 뿌려줘야 뒤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렇네· 받은 게 있는데 그만큼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면 또 다른 줄기가 엮여 나올 수 있겠지·”

“이제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떡해? 계속 하던거 진행하자고· 그리고 1월 전에 현진물산 최 과장 이리로 불러 내려· 결론을 지어야지·”

“알겠습니다· 약속 잡겠습니다·”

“인공지능 집적단지는?”

“공고 나가자마자 현진건설에서 입찰 들어왔습니다· 그중에서 메인 단지 4천억 공사를 가장 핵심으로 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거 주라고 해· 그거랑 봉선동이면 선금으로 충분하지· 아 봉선동은?”

“내일 발표입니다·”

“잡음 없도록 끝까지 확실히 챙기고·”

“알겠습니다· 그런데 강주원 의원이 도와주지 않으면 선거가 의외로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강 의원이 미는 이효창이라는 자가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올 거야· 우리당 조직들 상당수가 그쪽으로 붙을 거고· 그럼 네 생각엔 질 것 같아?”

김시원 보좌관은 씨익 웃었다·

“탈당한 조직원들 다 후회하게 될 겁니다·”

*

연희와 영훈은 커피숍에서 대화하다 말고 급하게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로 달려갔다·

지금 그곳에서 임지은 사장 일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송 사장이 영훈을 급히 호출했기 때문이다·

송 사장 옆에 홍 실장이 같이 있어 당연히 알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끝낼 줄 알았는데 급히 찾자 불안해진 마음으로 움직였다·

해운대 앞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 곳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호텔 식당에 도착하니 임 사장 일행은 없었고 송은채 사장과 홍승대 실장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송 사장이 영훈에게 옆 자리를 가리켰다·

“앉아·”

“네·”

“현진중공업 측에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지금 당장 결론을 내달라고 해서 도움을 받으려고 불렀어·”

“다음 정기주총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 그런데 상황이 좀 복잡해졌어· 10% 정도를 들고 있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다음 정기주총 때까지 주식을 추가 매입한 다음에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고 압박할 것 같다는 거야·”

“그렇군요· 그럼 김태민 상무를 현진중공업 부회장에 임명되도록 지지해달라는 겁니까?”

“그렇지·”

영훈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연히 적당히 편을 들어주고 계열사 분리를 조건으로 해서 깔끔히 헤어지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훈의 눈빛을 읽었는지 송 사장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방금 우명그룹측에서 연락이 왔어·”

“뭐라고 하던가요?”

“백기사로 현진중공업을 도와주고 싶다는 거야·”

“네?”

“우리는 정말로 현진관광을 인수하겠다고 달려들었다면 헤지펀드쪽은 달라· 그냥 회사를 흔들어서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에 투자한 금액의 두 세배 정도를 먹고 나가겠다는 전략이야· 이 전에도 이런 식으로 크게 수익을 올린 펀드들이 있어· 그래서 별스럽지는 않은데 우명그룹이 도와주겠다는 건 특별한 일이

야· 그것도 우리한테 특별히 미리 이야기를 했다는 게 말이지·”

영훈은 송은채 사장이 왜 불렀는지 이해했다·

“우명그룹이 헤지펀드가 놀 판에 껴보겠다는 거군요?”

‘야! 나도 한 입만!’을 외친 우명그룹이었다·

“그렇지· 그리고 우리한테 권하는 거야· 같이 껴볼 생각 없냐고·”

“만약 원한다면···”

“생각보다 일이 잘 되면 우리를 밀어줄 생각도 있다는 거지·”

영훈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는 발을 빼야 합니다· 그 헤지펀드 지금 큰 실수하는 겁니다· 우명그룹도요·”

< 부산에서 생긴 일(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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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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