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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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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준 상무의 싸움(1) >

“그게 무슨 말이지?”

송은채 사장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영훈은 순간적으로 아차 싶었다·

연희와 계속 함께하다보니 순간적으로 속에 있는 말이 그대로 튀어나와버린 거였다·

어쩔 수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쓰러지셨고 그룹의 남은 임원들은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메디슨 펀드가 회사를 쥐고 흔들려고 할 테지만 의외로 쉽지 않을 겁니다· 만약 우리가 그 판에 껴서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오히려 크게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나중을 생각하시죠·”

“그건 그렇지···”

송은채 사장은 영훈이 아까 한 말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그는 헤지펀드와 우명그룹이 큰 실수를 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인데 영훈은 그 이유를 말하기 꺼려했다·

왜 말하지 않는 것일까?

이 자리에서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문제는 그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하다는데 있었다·

그래도 송 사장은 그 궁금증을 억지로 내리 눌렀다·

왠지 최 과장에게 그걸 물어보는 순간 최 과장과의 신뢰관계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열어서는 안 되는 문을 열려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최대한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만 얻어내면서 협조해주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우리 주식만 받아가자는 말이지?”

“네·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회장님은 언제 깨어나실지 모르고 아예 깨어나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현진중공업이나 그 계열사가 탐나시는 게 아니라면 깔끔하게 정리하고 현진물산이 가야할 길을 가는 게 낫습니다·”

“전혀··· 난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럼 정리하시죠·”

임창호 회장은 이대로 그대로 숨만 붙어있다가 음력으로 올해가 지나고 바로 사망할 가능성도 있지만 설사 깨어난다고 해도 이제와서 계열사 분리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을 거다·

그런데 이 와중에 운 좋게도 메디슨 펀드가 김태민 상무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었다·

여기에 우명그룹도 끼어들어 한 입만을 외치는 와중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김태민 상무는 그룹에서 가지고 있는 현진물산과 현진관광의 지분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제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될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하자· 홍 실장은 강 실장이랑 협의해서 현진중공업과 실무 진행하도록 하세요· 가격은 최대한 잘 받아줬으면 좋겠네요·”

“지금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렇게 비싸게 부르지는 않을 겁니다·”

“자금이 얼마나 소모될까요?”

“우리가 가진 현진중공업 주식보다 저들이 가진 우리 주식이 더 많아서 못해도 2천억 정도는 필요할 겁니다·”

“후··· 돈 들어 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만약 해주조선해양과 군산조선소를 우리가 인수하게 되면 많이 힘들지 않을까?”

홍 실장은 대답 대신 영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부분에 대한 대답은 영훈이 해야 할 것 같다는 뜻이었는데 영훈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신영은행측과 미팅을 잡아놨습니다· 아마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아직 약속을 잡은 건 아니지만 이형준 상무야 언제든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었다·

“그래 어차피 연초에 현진관광에서 들어올 수익 거의 대부분을 배당하기로 했으니까···”

송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서울로 돌아오니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오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동행한 운전기사 때문에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던 연희는 영훈의 팔을 붙잡고 을지로의 유명한 낙지볶음 집으로 향했다·

매콤한 낙지볶음과 맥주로 저녁을 해결한 둘은 2차를 고급 가라오케집으로 정했다·

이형준 상무를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희를 굳이 보내지 않은 건 연희가 있어도 되냐는 물음에 쿨하게 승낙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잘 됐다는 투로 대답했다·

“맥주 마실 거죠? 폭탄주?”

“맥주로 합시다·”

“헤헤··· 내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알죠?”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을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일단 목이라도 축이고 이야기해요·”

“그래요·”

간단한 과일 안주와 맥주가 세팅되자 영훈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곤 입을 열었다·

“가장 먼저 김태민 상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사람은 좀 뭐라고 해야 할까··· 그다지 엮이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정확히 어떻게요?”

“일단 강운을 타고 났습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죠? 이 사람이 그렇습니다· 별거 한 게 없는데도 저절로 손에 뭐든지 들어오는 사주를 타고 났는데··· 사실 재벌 3세 정도 되면 운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긴 해요· 원래 부모 복을 타고 나는 건 최고의 운이니까요· 그건 나도 인정·”

“그런데 이 사람은 많이 다릅니다· 부모 복은 물론이고 초년 이후의 운도 계속 좋아요· 타고난 사주를 본인이 본능적으로 아는 건지 이 사람은 반대로 게으르고 크게 뭘 얻기 위해 노력한 적이 많지 않습니다·”

“하긴··· 내가 예전부터 태민 오빠가 공부 잘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 그런데 회사 입사해서 꽤나 인정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하긴 했었죠·”

“노력파가 아니라서 그런지 재능이나 수완이 대단한 편은 아닌데 욕심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손에 들어온 건 꼭 쥐고 놓지 않는 도사견 같은 타입이에요· 문제는 그의 대운이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운이 너무 좋아서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거네요? 그럼 그것 때문에 우명그룹이나 메디슨 펀드도 손해볼 거라고 한 거예요?”

영훈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심각한 얼굴로 깊은 숨을 내쉬었다·

“처음에는 그냥 욕심은 많으면서 능력은 없는 그런 사주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하니 그렇게 표현할 게 아니었어요· 본래 올해 유산을 받고 승진을 할 대운이 들어와 있었는데 하필 임창호 회장님이 쓰러지면서 그 운이 이어졌습니다· 그의 운은 주변을 잡아 먹습니다· 섣부르게 그의 손에서 먹이를 뺏어먹으

려다가 호되게 물릴 수 있어요·”

“어머··· 그런데 희한하네요? 현진관광을 인수할 때는 꼼짝 못했잖아요?”

“그의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의 어머니 것이었으니 인수 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다행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그 운이 언제까지 이어지나요?”

“조금 더요· 그의 나이가 곧 서른 일곱이니 최소 서른 여덟이 될 때 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후아··· 그럼 최소 2년은 아무 문제 없겠네· 그럼 그 이후는요?”

영훈은 고개를 흔들었다·

“관재수가 강하게 들어옵니다· 자칫 처신을 잘못하면 크게 문제가 생길 겁니다·”

“관재수는 뭐예요?”

“그냥 송사가 들어오거나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준비하지 않으면 강주원 의원이나 양철기 전 전무처럼 크게 곤란을 겪게 될 겁니다·”

“아···”

연희가 입을 벌리며 놀라는 사이 영훈은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사실 영훈은 마음이 무척 좋지 않았다·

임창호 회장이 쓰러진 것이 왠지 자신 때문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때 임 회장에게 군산조선소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임 회장이 쓰러졌을까?

이대로 쓰러진 임 회장이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된다면 임 회장과 자신은 악연이나 다름없었다·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게 된 상황에 마음이 심란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일 거다·

이때 연희가 또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

“백병원 원장님하고는 무슨 사이였어요?”

“예전에 절에 있었을 때 인연이 있었습니다· 내가 사주를 본다는 걸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구요· 내가 봐줬던 사주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줄 수 없어요· 이건 당신이 알아야 할 이야기는 아니니까·”

연희는 입을 툭 내밀었다·

“알았어요· 그냥 궁금했던 거예요· 그럼 그냥 반가워서 이야기하러 들어간 거예요?”

“그냥 부탁 하나 했습니다·”

“그것도 비밀?”

영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껌벅이는 그녀가 귀여워 싱긋 미소지었다·

“내가 태어난 병원이 부산 백병원이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혹시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 몇 가지 정보를 주고 부탁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미안해요·”

“미안할 거 없어요·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연희는 빙그레 웃으며 영훈에게 착 달라붙어 종알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김태민 상무의 여자를 보고 어떻게 한번에 알아보았냐느니 어떻게 아이가 있을지 알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문이 벌컥 열렸다·

“반갑네·”

연희는 이형준 본부장의 등장에 살짝 눈을 찌푸리다가 말했다·

“일찍 왔네요·”

“소울 메이트가 오래 떨어져 있다가 왔다는데 지체할 수가 있나·”

“당신 원래 그렇게 능글맞았어요?”

“원래 내가 조금 그래·”

신영은행 전략기획팀 이형준 상무는 빈 자리에 편하게 앉으며 탁자를 스윽 훑었다·

그리곤 바로 웨이터를 불러 영훈이 잘 모르는 양주를 시키곤 말했다·

“오늘은 네가 사라· 맨날 내가 사니까 내가 호구 같잖아·”

“알겠습니다·”

“흐흐··· 빌지 받으면 놀라지나 말고·”

“저도 법인카드 있습니다·”

“오오~ 하긴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회사에서 이깟 술값 아까워하면 말이 안 되지· 부산에서는 일 잘 처리하고 왔어?”

“네·”

“김태민이가 협조를 잘 안해줬을 텐데? 아··· 메디슨 펀드 때문에 몸이 달았을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이 기회에 계열사 분리하는 건가?”

“맞습니다·”

이때 들어온 새로운 술을 능숙하게 딴 형준은 제 잔에 스스로 따르고는 탄식하듯이 말했다·

“씨발 내 처지가 처량하네· 자작은 내 스타일 아닌데·”

“따라드려요?”

“커플인 놈이 따라주는 술은 받기 싫다· 우명그룹이 현진중공업에 손 댄다며?”

“소문이 벌써 거기까지 들어갔습니까?”

“우리 회사 얕보지 마·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형은행이라고· 속칭 찌라시들을 가장 먼저 접하는 데가 우리야· 소문을 퍼뜨리는 곳도 우리고· 좀 대단해 보이냐?”

“네·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항상 깍듯이 형님 대접해 드리지 않습니까?”

형준은 스트레이트 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

“크흐~ 좋다 좋아· 이게 바로 권력의 맛이거든· 돈 필요해?”

단번에 치고 들어온 형준의 물음에 영훈은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고민 있습니까?”

“씨발 뭐야· 너 관심법 쓰냐?”

“그게 아니라 얼굴이 전에 봤을 때보다 어두워져서요· 순 술만 마시고 다닌 것 같은데? 조명이 이래서 그런가?”

“크흠··· 그래서 돈 빌려줘?”

“그건 됐고 고민이나 먼저 털어놔 보시죠?”

형준은 술병을 잡고 잠시 고심하더니 다시 술을 따라 마셨다·

“눈치가 빨라도 정도가 있는 건데 넌 너무 심하지 않냐?”

“그래서 말하기 싫으면···”

“싫다는 건 아니고·”

“말해봐요·”

형준은 괜히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하다가 연희를 돌아보았다·

“크흠··· 네가 이야기했던··· 혹시 이 여자도 내 얘기 다 알고 있냐?”

“이 여자가 뭐예요?”

연희가 불만스럽게 말하자 형준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우리 사이에 간지럽게 ‘누구 씨’라고 부르지는 말자· 이름 부르기는 더 간지럽고· 어쨌든 알아?”

영훈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전혀 모릅니다·”

“오케이· 나가라고 하기도 좀 그러니 우리 걸러서 이야기 하자고· 그때 네가 해준 이야기 때문에 내가 준비를 좀 하다가 마음처럼 진행이 잘 안 됐어· 그래서 부행장이 날아갔지·”

영훈은 무슨 이야긴지 알아들었다·

아마 부행장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약점을 잡으려다가 실패하고 부행장이 퇴사한 상황인 듯했다·

“그래서요?”

“새로운 부행장 인사가 진행중인데 아버지가 생뚱맞은 인사를 들고 왔어·”

형준은 다시 술 한 잔을 따라 들이키고는 말을 이었다·

“이름은 마석대· 졸라 촌스러운 이름인데 경력은 촌스럽지 않아· 예일대 출신 경제학 박사인데다가 JP모건 골드만 삭스등 투자은행에서 오래 근무했고 싱가포르 투자은행인 UOB의 CFO를 역임했었어· 이유는 하나야· 신영은행에 국제적 투자 감각을 익힌 유능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건데 내가 봤을 때는 그렇

지 않아· 너도 그렇지?”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주의를 끌거라고 그랬죠?”

“그래도 반응이 너무 즉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세심한 겁니다· 벌써부터 준비를 하는 거겠죠·”

연희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궁금증을 참고 핸드폰을 보며 관심이 없는 척했다·

형준은 그녀가 그러든 말든 신경쓰지 않았다·

애초에 연희를 내보내지 않은 것도 어차피 영훈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

또한 방금 영훈이 말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백퍼센트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더 웃긴 건 이거지· 이 사람은 평소에 한국의 재벌구조가 한국경제를 성장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훗··· 할아버님께서 그걸 두고 보신답니까?”

“아직 어떤 반응을 보이셨는지는 몰라· 하지만 뻔한 거 아니겠어? 할아버지 앞에서야 국제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

“그래서 내가 뭘 해주면 됩니까?”

“섣불리 반대하고 나섰다간 찍히고 말거야· 그렇다고 두고 볼수도 없어· 외통수야·”

“묘수가 필요하다는 거군요·”

“맞아·”

< 이형준 상무의 싸움(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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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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