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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Chapter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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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준 상무의 싸움(4) >

“전에 정치권이랑 엮어서 준비한다는 게 이거였어?”

“맞습니다·”

형준은 잠시 생각하다 아까 영훈의 단어가 조금 묘했다는 걸 알아챘다·

“잠깐 현진물산이 산다고? 현진중공업이 아니라?”

“네·”

“공짜로 얻어도 손해일 텐데 못해도 수천억 이상은 할 거 아니야? 뭐 하려는 수작이야?”

“해주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형준은 입을 벌리며 한참을 영훈과 시선을 맞추었다·

그러다 술을 따라 마시고는 잔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치열하게 계산하고 있으리라·

영훈은 그의 생각이 끝나길 조용히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구랑 쇼부 본 거야?”

“조재민 의원· 이번 군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의원입니다·”

“그 인간 지역구가 광주였던가? 그런데 강주원 딱까리 아니었어?”

“정치에도 관심이 있었습니까? 그걸 다 아시고?”

“그 정도는 기본이지· 그런데 강주원 앞마당에 들어간다고? 허락은 받고 하는 거래? 군산에서 말뚝 하나라도 박으려면 강주원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돈데?”

“강주원 의원 검찰 조사받는 거 모르십니까?”

“정치인이 검찰 조사받는 게 뭐 대수로울 게 있어· 원래 그네들 정기행사처럼 때 되면 받는 게 검찰 조사야· 그리고 시간 지나면 유야무야되고· 판검사들한테는 조사받는 정치인들이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친구고 선후배라 결국 감싸주게 돼있어· 판검사 새끼들이 언제 지내 식구 조지는 거 본 적 있어?”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확실해?”

“네·”

형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이번에는 확실히 걸렸다 이건데··· 그럼 조재민이가 군산을 차지하고 넌 그래서 얻은 게 뭐야?”

“봉선동 아파트 얻었잖습니까?”

“아~ 그거? 씨발 아주 제대로 해 먹었네?”

사실 그거 말고도 몇 개가 더 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그럼 군산조선소를 가지고 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전략이지?”

“맞습니다·”

“허··· 이거 수도권에서는 관심도 안 가질 군산시장 보궐선거가 총선 메인 이슈로 떠오르겠는데? 단번에 전국구 정치인으로 떠오르겠어·”

“그걸 노리는 거죠·”

“그러니까 조재민 의원이 군산조선소를 다시 가동시켜서 군산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계시다는 건데··· 그 사람이 원래 그렇게 통이 컸나? 네 머리에서 나온 계획 아니야?”

“넌지시 힌트만 던져주었을 뿐입니다·”

“그럼 그렇지· 하빠리 정치인이 기업인 없이 그런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없지· 좋아· 그건 오케이· 산업단지입주계약 만료되는 게 확실하면 무진중공업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지· 무조건 가동을 약속하고 계약 재갱신을 요청하든 매각에 동의하든·”

“그렇겠죠·”

“무조건 가동을 약속하면 해주조선해양 인수는 물건너 가겠지? 해주조선해양을 인수할 여력이 있으면서 군산조선소도 돌리면 이전까지 여력이 없었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 되니까· 실제로 인력 몇천 명 다시 고용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거야· 그러니 이건 무진중공업이 할 수 없는 결정이야· 근 3년을 지방경

제를 폭파시키면서 버텼으니까· 그럼 매각은 확정적이라고 보고 금액을 얼마나 받으려고 할까?”

“건설비용만 1조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거 다 받으려고 하면 도둑놈 심보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조선소를 파는 거잖아· 아까 말했듯이 7천억이면 괜찮지 않을까? 대신 매각주관사가 최대한 거래를 신속하게 결정해주니 매각공고 후 3개월 이내 매각시 추가 수수료 항목을 넣어야겠네· 우리가 천억 정도는 먹어도 되겠지?”

“가져가십쇼· 그 정도는 돼야 회장님이나 임직원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살아남으려면 너는 빠지고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해· 괜찮아?”

“전 연예인 체질 아닙니다·”

“흐흐··· 그럼 내가 전면에 나서서 일을 진두지휘한다 이거네?”

“맞습니다·”

“조재민 의원은?”

“제가 연결시켜드리죠·”

“굿 그럼 가이드라인은?”

영훈은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입을 열었다·

“첫째 매각을 진행하는 동안 시장선거에 불리한 사항을 언론에 퍼뜨리면 안 됩니다· 조재민 의원의 군산시장 당선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전제이기도 합니다·”

“조재민이랑 발을 맞춰가라? 명심하지· 또?”

“둘째 가격을 가지고 줄다리기 할 수는 있어도 결국 군산조선소는 현진물산이 안아야 합니다·”

“돈은 더 먹어도 되지만 뒤통수 치지는 마라? 걱정마· 나도 멍청이는 아니야·”

“셋째 일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일단 일이 시작되면 중간에 어떤 변수가 일어나든 결과는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내부에서 난관이 생기면 상무님이 알아서 처리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현진물산의 부족한 현금에 대해 신영은행측이 도와주는 것에 관해 반발이 일어나도 책임져주셔야 합니다·”

“그것도 당연한 이야기지·”

“마지막 네 번째 정보 공유 확실하게 해주셔야 합니다·”

“어디까지?”

“가격 외적인 문제는 다 해주십시오·”

“흠··· 좋아·”

영훈은 빙그레 웃으며 맥주를 홀짝였다·

“좋습니다·”

“난 언제 이거 풀어도 되는 거냐? 늦게 풀면 입도 못 열고 인사서류에 도장 찍힐 수 있거든·”

“조만간 조재민 의원이랑 약속 잡겠습니다· 협의 끝내시고 할아버님께 말씀드린 다음 조 의원이랑 발을 맞추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넌?”

“전 그동안 산업은행장을 만나봐야죠·”

“씨발··· 무진중공업 새끼들 불쌍해서 어쩌나···”

형준은 킬킬거리며 술을 들이켰다·

그렇게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영훈이 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강주현 전무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앉아요·”

“네·”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선 강주현 전무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인지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나를 베트남으로 보내겠다는데 알고 있었습니까?”

강 전무가 흠칫 놀란다·

“네? 전혀 들은 바 없습니다·”

강주현 전무는 이세준 부회장의 오른팔이나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다를바 없었다·

그런데 강 전무의 귀에 들어가기도 전에 다이렉트로 불러서 바로 베트남행을 언급했다?

결론은 두 가지다·

“당신 일 똑바로 하는거 맞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베트남 행에 대해서 들은건 전혀 없었습니다· 상무님에 대한 충성은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진심이에요?”

“물론입니다·”

그럼 남은 가정은 하나·

아버지가 결국 자신의 측근도 거리를 두기 사작했다는 것·

그제야 이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돈다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무슨 뜻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자신이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전부는 아니라고 해도 일부분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갔음이 틀림없으리라·

“아버지가 요즘 누구 만나고 있습니까?”

“근래 조웅진 행장과 자주 독대하는 편입니다·”

“조웅진 행장에 대해 더 알아보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 건물에 발을 들이려고 하는 마석대 부행장 후보···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영훈은 대쪽같은 선비 성향이라 실력으로 눌러주면 된다 했다· 그는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 자신은 아니었다·

“어떻게 할까요?”

“가족은 미국에 있다고 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요즘 어디서 지냅니까?”

“부행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호텔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임명되면 집을 구할 것 같습니다·”

잠시 곰곰이 생각에 잠긴 형준은 급히 마담을 불렀다·

“왜 오빠?”

“너 잠깐 앉아 봐·”

마담이 옆에 다가오자 형준이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돈 필요한 애 있지? 배포 있고 입 무거운 애로 하나 골라서 보내· 공사 좀 치자·”

“누굴?”

“넌 몰라도 돼·”

“위험한 거 아니야?”

“아니야· 일반인이고 학자야· 교수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그냥 망신만 주면 돼·”

“아~ 그럼 뭐··· 여기에 돈 급한 애들 천지야· 그리고 예쁘면서 돈 급한 애들은 널렸지·”

“하나 잡아서 여기 이 사람한테 연락해·”

“오케이~”

마담이 나가고 난 뒤 형준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선비라고 했으니 어디 개똥밭에 구르면서도 고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 보자고·”

*

임지은 사장은 머리를 짚으며 고심에 빠져 있었다·

“정말 이래야 하는 거니?”

“메디슨 펀드 쪽에서 벌써 매집을 시작했어요· 숙모가 가진 지분을 교환해 와야 그나마 마음이 놓이죠·”

태민은 임 사장을 달랬다·

“우명그룹이 도와준다고 하잖아·”

“엄마는 그걸 믿어요? 말만 백기사지 지들도 한 숟가락 먹겠다고 달려드는 게 확실해요· 게다가 우명그룹으로서는 선박과 플랜트를 가진 현진중공업이 탐날 수도 있고·”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어 했는데?”

“지금은 나아지고 있잖아요· 오히려 어려운 구간을 지나면서 경쟁력 없는 중국 쪽 조선소들이 상당수 엎어졌고 LNG 기술이 상당한 일본 조선업체도 밀려나는 추세예요· 그럼 이제 치열한 경쟁은 한 번 건너갔다고 볼 수 있잖아요· 아직 겨울이 다 간 건 아닌데 외부에서 볼 때는 장밋빛 전망만 보일 수 있어요·”

“여기나 저기나 우리 회사 뜯어먹으려는 늑대들 천지야· 친척도 다 믿을 수가 없어· 믿을 건 돈밖에 없다니까·”

“엄마 말이 맞아요· 누구 하나 믿을 수 없어요· 그래서 주식 교환으로 경영권 확보를 철저하게 해야 해요· 일단 이사진들이 저를 확실하게 밀고 있으니까 숙모 지분만 받아오면 제 아무리 거대한 헤지펀드고 우명그룹이라고 해도 절대 원하는 거 가져갈 수 없을 겁니다·”

태민은 자신 있었다·

오히려 전의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감히 대놓고 자신의 것을 빼앗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저들을 한 방 먹여줄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이때 전화가 울렸다·

태민은 핸드폰을 잡아 들고 겉옷을 챙기며 말했다·

“주연이 왔나봐요· 저 나갔다 올게요·”

“잘해·”

“아이 참 걱정은···”

내려가니 늘씬한 미녀가 로비 한켠에 다리를 꼬고 앉아 유리벽 너머를 응시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왔어? 어머님은?”

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손바닥 만한 작은 명품 백을 들고 일어났다·

“엄마는 여기에 안 왔어요· 호텔에 계시거든요· 할아버님은 어떠세요?”

“아직 못 깨어나고 계셔·”

“음··· 일단 나갈래요?”

170에 이르는 키에 글래머인 그녀는 모델이라고 해도 쉽게 믿을 만큼 아름다웠다·

애당초 태민이 그녀를 원했던 이유에는 그녀의 배경도 한 몫 했지만 그녀의 외모 역시 태민의 스타일이었던 건 무시할 수 없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자식의 등장으로 조금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주연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여자였다·

주연은 호텔 로비를 걸어나가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아마 다음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회장 임명을 진행하겠지· 난 그 자리에 오를거고·”

“아버지가 많이 걱정하고 계세요·”

“메디슨 펀드 때문에?”

“실수가 있었으니까요·”

그녀가 말하는 실수란 현진관광을 빼앗긴 걸 말하는 것이었다·

있어서는 안 되었던 주식교환의 실수로 현진관광이라는 황금알 낳는 거위를 눈 뜨고 빼앗긴 것에 대한 통렬한 채찍이었다·

“말 그대로 실수였어·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고·”

“맞아요· 당신은 두 번 실수하는 사람이 아니죠?”

“맞아·”

한주연은 찬 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하얀 볼이 발갛게 변해 있었다·

그 모습도 너무 예뻐서 태민이 멍하니 바라보는데 그녀가 멀리 시선을 두며 말했다·

“이런 말하기 미안하지만 아버지는 다른 혼처를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어요·”

“이해해· 그럴 만해·”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전 당신을 믿는다고 했고 아버지는 제 의견을 존중해주셨어요·”

태민은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오늘 이 자리는 이별의 자리였을 게 분명했다·

아직 이 여자를 포기할 생각이 없던 태민으로서는 당연하고도 다행스러운 결정이었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하지 말아요· 나는 내 남자가 그렇게 쉽게 머리를 숙이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하거든요·”

“그러지·”

“이번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도움을 줄 수 없어요· 아버지는 이번 위기를 당신을 평가하는 기회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잘 됐군· 본래 관객이 많을 때 자기 실력을 발휘해야 진짜 스타거든· 잘 보시라고 해· 내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한주연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소가 감돌았다·

본래도 예쁜 여자인데 미소를 머금으니 여느 연예인 못지않았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라고 평가받은 연희 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녀였다·

“기대하고 있을게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인식시켜줄게·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라는 거·”

태민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고 주연은 그 미소를 보며 안도했다·

적어도 자신이 선택한 남자는 이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형준 상무의 싸움(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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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Worker Who Sees Fate

Office Worker Who Sees Fate

Score 8.5
Status: Completed Released: 2022
A child born to become a shaman with the fate of putting the world in chaos. To let go of his greed and refuse god, he’s trying to become an ordinary office worker. Choi Yeonghoon, the one who can see destiny through physiognomy (face fortune reading) and fortune telling. Will he succeed in becoming an ordinary office 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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