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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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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3

“멍?”

아지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따로 대답하진 않았다. 막시밀리앵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참을성 있게 개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지로부터 우호적인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미소가 아니라 그의 마음속에서부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는 별개로 아지는 대답할 생각을 하지 않고는 멍하니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지금 그가 하는 행동은 아지에게 오늘 날씨를 묻는 회귀자의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아지에게 왕이 어쩌니 누구니 하는 말은 개 귀에 경 읽기인 것이다.

당연히 아지는 알아듣지 못했고 그 대답은 회귀자가 대신했다.

“멍청이. 인간의 왕은 없어. 역사 시간에 졸기라도 한 거야?”

“흠?”

‘어떤 싹퉁바가지 없는 새끼가 내 말을 끊지?’

순간적으로 그는 격렬하게 분노했다.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리며 고개를 돌린 그는 회귀자의 얼굴을 보고는 그의 기억과 맞추어보기 시작했다.

단발 소년 그리고 양손에 쥐어진 검. 

달칵. 그의 마음이 차곡차곡 정리되었다. 상대방을 판단한 순간 막시밀리앵은 빠르게 평온을 되찾았다.

‘아. 마신의 힘을 다루는 소년. 그래 그에게는 자격이 있지.’

뭐지? 생각 중간에 무언가를 건너 뛴 것처럼 격한 변화인데…? 생각 중간이 끊겨있다.

이상한 일이다. 회귀자야 기억을 이전 회차에 두고 와서 그렇다고 하지만 그는 겉모습은 그래도 분명 제대로 된 사람인데?

내가 의아해하는 사이 속으로 간단하게 평가를 끝마친 그는 과장된 태도로 말했다.

“소년 설마 자네 같은 존재가 승자의 입맛대로 짜 맞추어진 거짓된 역사를 믿는 건 아니겠지?”

“최소한 과대망상증 환자의 헛소리보다는 훨씬 신빙성이 있지.”

“하하! 하긴 내 생각은 범인이 따라오기에는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크지!”

과대망상이라는 촌평에도 막시밀리앵은 전혀 불쾌해하지 않고 크게 웃었다. 도리어 욕한 회귀자 쪽 기분이 더 나빠졌다.

‘저 자식 매번 헛다리만 짚어대는 주제에 매 회차 저렇게 자신감이 충만할 수가 있지? 4회차인가 그때는 나보고 왕이니 어쩌니 하더니만! 과병 녀석한테 이전 회차 기억을 줘야 하는데!’

아하. 뭔가 했더니 무차별 난사였구나. 하긴 인간의 왕이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성질이 아닐 텐데.

아니 그런데 회귀자. 사실 너 왕보다 대단한 존재 아니야? 인간의 왕도 회귀는 못 하니까.

껄껄 웃던 막시밀리앵이 다시 설명을 재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왕은 존재하네. 우리가 밤을 태양이 잠시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동안이라고 부르던가? 아득한 세상을 관통하는 준엄한 이치가 이쪽에서는 웃는 낯으로 손을 내밀고 저쪽에서는 우리를 배격하던가? 아니 그럴 리 없지. 세상 만물은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아떨어지지만 그 원리는 지극히 단순하다네. 모든 것에는 왕이 있으니 인간에게도 왕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리지!”

“그 왕 인간이 스스로 쫓아냈잖아!”

“쫓아냈지 없애지 않았다네. 없앨 수도 없고 말이지.”

그는 역사 선생님이라도 된 것처럼 우리를 마주 본 채 설명을 이어나갔다. 곧게 뻗은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아무런 장애도 안 되는 것 같았다.

“모두가 이 땅을 가리켜 평평하다 주장하고 그런 것처럼 행동하여도 땅은 둥그런 채로 코웃음만 치겠지. 우리의 작음을 부정하기 위해서 광대한 대지를 폄하해보았자 우리의 마음마저도 옹졸하게 할 뿐이라네.”

잠깐 경멸의 표정을 지은 그는 다시금 어린아이와도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회귀자 쪽을 보았다.

“마찬가지. 인간은 자신의 고귀함을 꾸며내기 위해 그를 몰아내고 그리고 그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믿지만 천지의 모습을 부정하는 헛된 믿음일 뿐이라네!”

“헛된 믿음은 네가 하는 거지! 이천 년 넘게 등장하지도 않은 존재가 왜 하필 지금 이 순간 네놈 눈앞에 등장하는데?”

“그야 그럴 때가 왔기 때문이지!”

막시밀리앵은 그게 진리라도 되는 것처럼 외쳤다.

“마지막 왕국이 떨어졌다. 이제 세상엔 왕이 없다. 만물을 이해하는 황금향의 주인은 괴물에게 잡아먹혔고. 만인에게 사랑받던 아가르타의 여왕은 추한 질투심 때문에 얼굴 가죽이 찢겼다. 세상을 찢는 패왕은 천운을 타고난 승왕에게 패배했다. 마지막 남은 왕가 충성 받는 그란디오모르 왕가는 능력과 자격을 혼동하다가 처형당했다!”

왕가에 대한 발언을 들은 공주가 몸을 크게 움찔했다. 나도 같이 타고 있던 히스토리아도 그 낌새를 알아차렸지만 정작 막시밀리앵은 그쪽에 관심 한 톨 주지 않았다. 그의 주의력은 어디까지나 렌즈 안쪽에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인간의 왕을 몰아냈던 다섯 군주는 그들의 실패를 증명했다네. 유일하게 남은 건 신의 위세를 빌려 간신히 살아남은 제국뿐. 하지만 신의 뜻은 인간 바깥의 것! 무책임하게 왕의 힘을 나눠가진 이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왕이 귀환할 차례! 따라서 나는 이렇게 말하겠네. 인간의 왕은 실존하며 이 시점에 그는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일장연설을 끝마친 막시밀리앵은 만족스런 얼굴로 짧게 덧붙였다.

“-그리고 개의 왕이 그를 찾아낼 몇 안 되는 방법이지.”

“멍? 나 불렀어?”

아지도 나랑 비슷한 감정이었다. 저 개는 일장연설이 어떻게 흘러가든 신경 쓰지 않다가 저를 부를 때만 귀와 꼬리를 쫑긋하며 반응했다.

사실 서로 신경 쓰지 않는 건 막시밀리앵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개의 왕을 필요로만 할뿐 딱히 무언가 대단한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니었기에.

“에본 그 친구가 아주 귀중한 일을 해주었어! 나는 그가 모자라서 실패한 줄 알았지. 하지만 아니었구나! 개의 왕이 있을 곳이 거기여서 벗어나지 않았던 거였어! 덕분에 나는 개의 왕으로 찾은 것을 또 찾는 노고를 겪지 않아도 되었지! 다 자네 덕분이네 마신의 힘을 다루는 소년! 자네가 에본을 죽여준 덕분에!”

비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꽤 공을 들인 부하가 죽었다는 이야기도 담담히 언급하는 그에게서는 증오나 적개심은 찾을 수 없었다. 톱니바퀴 하나 정도 고장났다는 소식과 비슷하게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 태도를 눈치챈 회귀자는 이를 악물었다.

“미친 놈 자기 부하를….”

“그도 기뻐하겠지! 자 이것으로 자네 앞길을 막은 것에 대한 대가는 치렀다 생각하네! 그러면 이제 나는 내 볼일을 봐도 될까!”

크게 외친 그는 다시금 아지와 시선을 맞추었다. 아지는 여전히 자기를 부른 낯선 인간을 향해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막시밀리앵이 다시 말했다.

“미안했다네 개의 왕이여! 질문이 조금 어긋났군! 다시 묻겠다. 지금 여기서 너의 믿음을 짊어지고 늑대와 싸울 자는 누구냐!”

“멍?”

“말하라 개의 왕이여!”

막시밀리앵이 희열에 찬 눈으로 재촉하니 아지는 태연히 하품하면서 대답했다.

“없어! 멍!”

막시밀리앵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잔뜩 기대하던 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지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멍! 인간 전부 평범해! 인간 모두 인간! 그래서 나 모두에게 친절해! 대신 대표! 선출! 왕! 왕왕!”

누구를 상대하든 여전히 강아지 식 화법이었으나 막시밀리앵은 철석같이 알아들었다.

“아하. 그런 뜻! 알았다. 민의를 짊어진 이가 왕이라! 그래 지금 네가 만족할 정도의 민의를 짊어진 이는 누구지?”

“멍멍멍! 행복한 고민 중!”

아지가 기쁘게 울부짖었다. 꼭 자랑이라도 할 모양새였다.

아무리 개라도 그렇지 저 입 싼 강아지에게는 비밀 엄수라는 개념이 없나. 그야 개니까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소리를 죽여 회귀자에게 물었다.

“저 셰이 씨. 아지가 다 떠벌리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

“둬 봐. 아지를 가지고 확인할 게 있는 모양이니까. 어쩌면 저거 대충 만족하고는 이대로 군국을 떠날 수도 있어.”

“네? 하지만 과병 막시밀리앵은 육장성에 엄청난 중요 인물이잖아요? 그런 그가 군국을 떠난다고요?”

회귀자는 여전히 막시밀리앵을 향한 경계를 놓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과병은 철저하게 흥미로 움직여. 그가 군국에 온 이유도 왕국을 무너뜨리고 태어난 나라라는 특수성에 더해 자기 취미를 마음껏 펼칠 장소라서 그런 거고. 군국에 애착이 있겠지만 그건 딱 오래 쓴 무기나 좋아하는 장난감에 갖고 있는 정도의 애착일걸.”

“만일 그가 여기서 인간의 왕을 찾아낸다면요?”

“내가 누누이 말하는데 그럴 일은 없어. 인간의 왕은 없으니까.”

“어떻게 확신해요? 있을 수도 있잖아요.”

‘왜냐면 내가 이전 회차에서 죄악의 왕을 목도했으니까.’

도대체 죄악의 왕이 뭐길래 그래? 죄악의 왕을 본 게 인간의 왕이랑 또 무슨 관계고?

회귀자는 명확하게 생각을 떠올리지는 않았다. 애써 상념을 털어낸 그녀는 차가운 시선으로 도로 저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블록부터는 톱니바퀴가 없어. 만일 다음 블록까지 계속 따라온다면… 그때 과병은 오만에 대한 대가를 치를 거야.”

개의 왕에게 온 관심을 쏟고 있던 막시밀리앵은 회귀자가 서늘하게 내뱉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아지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었다. 아지는 으쓱대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리고 아지가 가리킨 쪽을 바라본 그는.

“아 이런.”

대단히 실망했다는 투로… 백마와 공주 쪽을 쳐다보았다.

렌즈가 삐걱인다. 그 렌즈 안쪽에 들어간 공주는 불길한 느낌에 흠칫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자기를 지목한 아지를 향해 혼란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아? 아지…양? 저 저요?”

어? 뭐야 내가 아니네? 아지 설마 드디어 너에게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생긴 거니?

“멍! 저쪽 가장 가까워! 자연산!”

뭐? 그러면 나는 양식이냐? 이 멍멍이가 못하는 말이 없어서 이제 사람에다가 자연산 양식을 갖다붙이네?

뭐 공주가 진짜 고귀한 피를 이었고 꽤 괜찮은 지도자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굴러온 돌을 보고 더 높게 치는 건….

아니 내가 왜 서운해해야 해?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 버리는 건 내쪽이다 아지! 분양이다! 너는 돈 많고 고귀한 공주에게로 가!

“아아. 망국의 공주. 그래 분명 그녀에게도 자격이 있지 자격이….”

마치 자격이 있다는 게 못내 아쉽다는 듯 막시밀리앵은 크게 실망한 표정으로 한탄했다. 그에 맞서 말을 타고 달리고 있던 공주가 어설프게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신가. 반갑다네. 그란디오모르 빌어먹을 핏줄. 성세를 이루지는 못해도 연명만은 성공하는 쥐새끼 왕조의 말예….”

모욕인지 뭔지 모를 폭언에 공주가 잔뜩 겁을 집어먹었다. 막시밀리앵은 그녀를 앞두고 마치 자기가 피해자인 것마냥 침울하게 고개를 떨궜다.

그때 대화가 끝났음을 직감한 히스토리아가 막시밀리앵을 불렀다.

“막시밀리앵 국장.”

막시밀리앵은 그제야 히스토리아를 발견했다.

아니 발견이라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다. 분명 막시밀리앵은 히스토리아가 거기 있다는 걸 알았다. 눈으로 확인했고 기억에 담아두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상당히 독특한 관점이었다. 그녀가 부르기 전까지 혹은 렌즈에 그녀를 담기 전까지 히스토리아를 의식하지도 않았다는 뜻이니까.

‘어떤 대가리를 뜯을… 아아. 육장성이군.’

“히스토리아 소장.”

상당히 독특한 관점이었다. 그에 대해 의식하기 전에는 생각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기이할 정도로 실존주의적인 생각. 인지 과정과 생각 자체가 분리된 듯 독특하고 이질적인 느낌.

무엇보다 아까부터 자꾸만 들려오는 이 톱니바퀴 소리. 머릿속에서 규칙적으로 사각거리는 이건….

아.

미쳤네. 너무 생각 깊숙이 파고들어 있던 바람에 독심술을 쓰는 나조차도 인지가 늦었다. 인간이 자기 존재를 언제나 되새기지는 않듯 그도 자기 머릿속에서 굴러가는… 톱니바퀴를 되새기지 않았기에.

와. 정말.

자기 머릿속에 자기 의지대로 굴러가는 톱니바퀴를 박아넣다니?

히스토리아는 고개만 내민 채 막시밀리앵과 대화를 나누었다. 두 육장성 사이에 끼게 된 공주는 입을 꾹 다물고는 백마를 모는 일에 집중했다.

“국장. 요청할 것이 있어요.”

“잘 됐군. 마침 나도 너에게 요청할 것이 떠오른 참이라네. 그리고 내가 상급자니 내가 먼저 말하겠네.”

“네?”

막시밀리앵은 처음에 왔을 때와는 상반된 얼굴로 중얼거렸다. 마치 고대하던 선물이 사실 이미 갖고 있던 물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듯 잔뜩 실망한 태도였다. 

‘그란디오모르 왕가라면… 하. 이미 있던 왕조. 개의 왕이 찾아낸 뼈다귀가 사실 이미 다 씹어서 단물도 나오지 않는 찌꺼기라니.’

그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씁쓸하게 생각에 잠긴 그는 히스토리아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구 왕국의 공주가 있다네. 그녀를 죽이고 복귀하게.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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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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