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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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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5

막시밀리앵은 연금술의 달인이다.

그는 3레벨 이하의 연금물질을 자유자재로 연성할 수 있다. 가연금성 물질이 손가락 끝이 닿기라도 하면 침투한 마력이 순식간에 구조를 무너뜨리고는 그가 원하는 대로 다시 짜 맞춘다.

하지만 이 자체는 별로 대단한 것이 못 된다. 연금술의 규모나 속도는 순전히 마력을 다루는 문제. 최소한의 기반 지식만 갖추어졌다면 연금술은 마력을 불어넣는 만큼만 반응하는 정직하고 재미없는 기술이다. 하물며 타인의 기력이나 마력이 담긴 물건은 연금하지 못하니 얼마나 무력한가.

하지만 막시밀리앵의 연금술은 특별하다. 그건 그의 마력량이나 완력과는 다른 재능에 기인한다.

세상을 톱니바퀴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 그것을 밑바닥부터 쌓아 올릴 수 있는 지성. 만물을 심지어 이성마저도 톱니바퀴로 흉내 내려는 의지.

그것이 한 데 합쳐져서 만들어진 그는 맨바닥에서도 홀로 성을 짜 올릴 수 있는 위인이다.

“쳇. 작명 센스하고는…!”

회귀자는 지잔을 감아쥐고는 앞으로 뛰쳐나갔다. 날뛰는 톱니바퀴를 쳐내기 위함이었으나 단련된 직감이 위험을 감지했다.

무언가가 떨어지고 있다.

회귀자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강철의 팔?”

조그만 톱니바퀴들이 부지런한 개미처럼 막시밀리앵의 몸 위를 기어갔다. 개미만큼이나 작은 톱니바퀴부터 사람 머리만 한 것까지. 막시밀리앵의 전신에서 기어나온 톱니바퀴가 철컥철컥 맞물리며 거대하고 기괴한 팔의 형태를 이뤘다.

근육의 역할을 하는 톱니 관절의 역할을 하는 톱니 뼈대의 역할을 하는 톱니.

각양각색의 톱니가 절묘하게 조립되어 하나의 형태를 이룬다. 그 모습은 톱니바퀴로 인체를 흉내 낸 것 같은 기이한 조형미를 가진 모양새였다.

어깨톱니가 돌아갔다. 틱 틱 틱. 녹슨 어깨가 비명을 지르고 길이만 3m가 될 법한 거대한 기계 기둥이 사람의 것처럼 움직였다.

투박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기계 팔. 그곳에서는 쇠못으로 채워진 바다에 파도가 칠 때 생길 법한 쇳소리가 들린다. 금속의 포말에는 소란스러움조차 없다. 소리마저도 묵직하고 중후하다.

강철 팔을 쳐든 막시밀리앵은 즐거운 듯이 외쳤다.

“도룡참 이었나? 신선하군! 좋은 영감을 얻었어! 어디 시험해보마!”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강철의 팔이 회귀자를 내리찍었다. 회귀자의 머리 위로 거대한 톱날이 떨어졌다.

“도룡참은 그거랑 완전 다르거든!”

톱날이 달린 거대한 강철 팔을 상대로 회귀자가 지잔을 마주 쳐올렸다. 막대기로 파도를 막아내려는 무모한 시도처럼 보였으나 지잔은 그게 가능한 막대기였다.

충격이 서로를 덮친다. 부스러진 톱니바퀴가 회귀자의 몸 위로 쏟아지고 지잔에 튕겨 나간 강철 팔이 막시밀리앵의 전신을 뒤흔들었다. 굉음을 사이에 두고 양측이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났다.

막시밀리앵은 강철 팔의 형태를 변화시키며 외쳤다.

“마신의 힘! 좋구나. 아주 좋아!”

“나는 싫거든!”

“서로의 목숨을 걸고 맞물려보자꾸나!”

“목숨은 너 혼자 걸어! 나는 너한테 죽을 생각 없으니!”

회귀자가 마주 외치며 지잔을 움켜잡았다. 그녀의 시야 뒤쪽으로 막시밀리앵이 만든 강철의 신생아가 스쳐 지나갔다. 땅을 긁는 소리가 자못 위협적이었다. 이대로 갔다간 저 톱날이 달린 강철 바퀴는 자동마차를 공격할 것이다.

짧은 순간 회귀자는 고민했다.

‘과병이 만든 장난감에 대응하기에는 여유가 없어! 그래 동료를 믿자! 이따위 장난감으로는 내 동료에게 상처 하나 입힐 수 없으니까!’

어? 믿는다고?

그건 고맙긴 한데.

회귀자의 믿음은 나와 자동마차를 향해 거칠게 굴러오는 거대한 강철 톱니바퀴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우와아. 저게 뭐야.”

도로와의 마찰로 붉게 달아오른 강철 바퀴가 세상을 짓이기려는 듯 굴러왔다.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압도적인 위용이 내 도주의욕을 고취시켰다.

회귀자의 믿음은 무겁다 못해 무섭구나. 이럴 거면 그냥 믿지 말아줘.

나는 자동마차의 상태를 돌아보았다. 아까 전진을 강요하며 회귀자가 작살을 낸 덕분에 자동마차 앞부분은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다행스럽게도 전투를 상정하고 개발된 자동마차는 앞쪽이 박살 나도 동력만 멀쩡하면 굴러갈 수 있게 설계되었고 그 동력은 지금 티르가 제공하고 있다. 즉 마르지 않는다는 소리.

“여기에 하나 더 끼워도 망가지지는 않겠지.”

나는 중얼거리며 조종간을 비틀었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강철 톱니를 향해 정면으로.

“휴이?! 위험해!”

자동마차에 올라탄 히스토리아가 새된 목소리로 다그쳤지만 나는 무시하고 밀고 나갔다. 강철 톱니바퀴가 자동마차 앞쪽을 연달아 긁는다. 따다다다당 하고 연금강끼리 잇달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자동마차는 조금 손상되었을 뿐 강철 톱니의 공격을 손쉽게 버텨냈다.

“괜찮아. 티르의 힘으로 강화된 연금강은 어림잡아 4레벨 수준. 급조한 3레벨 연금강 정도로는 흠집도 안 나. 아지미사일 정도는 되어야 무너뜨리지. 저기처럼.”

“멍!”

다른 강철 톱니바퀴는 아지가 아지미사일로 막아내는 도중이었다. 재빨리 달려간 아지가 옆쪽을 쾅 후려치자 세상을 삼킬 것만 같던 강철 톱니바퀴도 허무하게 좌우로 휘청거렸다. 아지는 자기가 우리를 완벽히 보호한 것마냥 자랑스럽게 으쓱거렸다.

“회전은 그 자체로 힘이야. 저렇게 강력하게 회전하는 바퀴는 그 무게 이상의 관성을 지녀. 옆으로 쳐내기보다는 정면에서 막는 게 훨씬 쉬워.”

“멍?!”

회전의 힘을 몰랐던 아지는 비틀거리면서도 여전히 균형을 유지하는 톱니바퀴를 보고는 당황했다.

당황한 나머지 앞발을 땅에 박고 몸을 돌려 뒷발로 걷어차는 회전 돌려차기를 써야 할 정도였다. 회전하는 톱니바퀴도 아지의 진심 ‘네 발’을 다 쓴 힘에는 어쩔 수 없어서 형편없이 찌그러져 허공으로 날아갔다.

역시 몸이 좋으면 머리가 편해도 된다니까.

“뭐 그건 여기도 마찬가지지. 티르 버틸 만해요?”

[문제없다. 다만 제 혼자 굴러가는 바퀴라니. 상당히 독특한 물건이로구나. 쓰임새가 영 짐작이 가지 않는데 어디에 쓰는 물건이냐?]

“우리를 짓이기는 데에요.”

[호오. 그렇구나.]

끼기기긱.

자동마차와 톱니바퀴의 싸움. 원래라면 도로 위에서의 충돌은 양쪽 모두에 심대한 타격을 입혀야 하나 차체를 권능으로 보강하고 동력으로 흡혈귀를 쓰는 1 티르력 자동마차는 충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갔다.

톱날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까지 쳐들어왔지만 더 부수는 데 실패하고는 침묵했다.

여력이 다한 톱니바퀴는 자동마차 앞에 박힌 장식물이 되었다. 다만 너무 깊숙이 들어와서 그런지 손잡이가 작동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경각에 달했던 앞바퀴쪽은 이제 완전히 으스러진 듯 싶었다. 

흠. 어차피 앞바퀴는 이미 박살이 났겠다 조금 고쳐볼까.

“좋아. 히스토리아! 잠깐 이리와서 핸들 좀 잡아 뽑아 봐.”

“…잠깐! 기다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운전대를 잡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운전대를 놓는 것이다. 세상에는 운전해야 하는 사람이 하나 필요하니 내가 그 의무를 저버리면 누군가가 떠맡게 되어있다.

내가 손을 놓고는 나가자 다급해진 히스토리아가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미끄러지듯 운전석에 앉았다. 

“야! 핸들을 놓으면 어떻게 해!”

“괜찮아. 나 말고 누군가가 잡아줄 거니까. 너처럼 말이야.”

“멋대로 굴긴…!”

“아. 그리고 지금 핸들이 고장나서 급하게 고치려고 하는데 잠깐 그것 좀 뽑아줄래?”

“달려가는 와중에 핸들을 고치겠다고? 이만큼 부서진 것을?”

히스토리아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순순히 내가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양 다리를 교차해서 핸들 목을 감싼 뒤 무릎을 펴서 단숨에 뽑아냈다. 제어를 잃은 앞바퀴가 미친 듯이 달그락거렸다. 

그동안 나는 꼬챙이를 뽑아 들고 회전 톱날이 박힌 곳으로 향했다.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는 아니다. 막시밀리앵은 톱니바퀴 공예의 달인이고 간단한 구조일수록 내구성과 효용성이 뛰어나다는 진리를 깨닫고 있다. 그걸 좋아하냐 아니냐는 둘째치고.

“이 정도면 해볼만 한데.”

톱니 사이 난 이음매에 꼬챙이를 끼웠다. 폭풍의 중심은 고요하다고 하지만 그건 힘을 잔뜩 머금은 부동의 존재감이다. 꼬챙이가 폭풍에 표류하는 돛단배처럼 흔들렸다.

“그건 막시밀리앵 국장이 만들어낸 톱니바퀴야. 너라도 단시간에 구조를 파악하지는….”

못했겠지. 만일 아무도 없는 맨땅에서 이 장치와 마주쳤다면 말이야.

하지만 이 톱니바퀴는 막시밀리앵이 만들어낸 거다. 그는 톱니바퀴를 연금하며 이 구조를 단숨에 짜 올렸다.

덕분에 생각을 읽던 나도 조금은 구조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당장 다시 만들어내라면 마력량이 딸리니 그럴 수야 없겠지만 이미 있는 걸 가공하는 정도는 할 수 있다.

“리알케.”

마력을 불어넣으면 구조가 허물어진다. 그 사이로 정형하듯 꼬챙이를 비집어 넣는다. 톱니 몇 개를 떼어내고 동력부를 박살 난 차축 한가운데 끼웠다. 규격이 맞지 않아 어긋난다.

하지만 맞물리지 않는 사소한 차이를 우악스럽게 조정하는 것이 전투 연금술. 온존해둔 마력을 끌어모아서 단조했다. 맨땅에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있는 것을 가공할 뿐이지만 마력이 통째로 빠져나갔다.

마력량 많은 것들은 좋겠다. 나는 투덜거리며 부러진 축을 강하게 끼워넣었다. 덜컥 하고 맞물리는 소리가 들린다. 

임시변통에 불과하지만 이것으로 자동마차는 앞쪽에 바퀴 대신 커다란 날톱을 매단 로망이 가득 담긴 모습을 하게 되었다.

히스토리아가 인상을 찡그리며 손잡이를 다시 끼우고는 비틀었다. 그에 따라 톱날이 좌우로 방향을 바꾸었다. 히스토리아는 어이없다는 중얼거렸다.

“…전투 연금술. 하지만 구조를 모른다면 쓸 수 없을 텐데.”

“구조는 의외로 간단해. 복잡해 보이는 건 쓸데없는 톱니바퀴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 거야. 사실 동력만 충분하면 어떻게든 굴러가기 마련이고. 효율이 10%밖에 안 돼도 가하는 힘이 크면 되니까.”

그리고 지금 이 자동마차는 티르 엔진으로 돌아가고 있다.

날톱이 다시 회전한다. 이번에는 우리 쪽이 아니라 저쪽을 향해서. 톱니바퀴에는 눈이 없으니 자기를 만들어준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저 작동하기만 할 뿐.

“그래서. 이 톱날을 달아서 뭘 할 건데? 이걸로 누구를 들이박기라도 하게?”

“와 정말 좋은 계획이야 히스토리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뭐?”

비꼬려고 했던 말이었겠지만 히스토리아는 완벽하게 정답을 짚었다. 

나는 이걸로 막시밀리앵을 칠 생각이었다.

“발에 바퀴를 단 국장은 자동마차보다 빨라. 따라잡을 수 없어.”

“그렇다면 출력을 올리면 되지.”

다른 동력과는 달리 우리 동력은 보채면 보챌수록 강한 힘을 내니까. 

“티르! 이제 슬슬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입니다! 더 빠르게 돌려줘요!”

[…더 빠르게 말이냐? 하지만 휴 아무리 강하게 힘을 준들 이것은 내 손으로 붙잡고 돌리는 것이다. 나의 몸이 인간의 육신을 하고 있는 이상 이보다 빠를 수는 없다.]

하긴. 힘이 강하다고 꼭 빠른 건 아니지. 티르의 힘은 어디까지나 몸 안에서만 유효하고 그 탓인지 속도가 그닥 빠르지 않다.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운을 폭발시켜서 몸을 밀어내거나 땅을 붙잡아 당기는 식으로 힘을 가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딛고 뛸 수 없듯 티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가늘고 짧은 팔다리로는 엄청난 속도를 낼 수는 없다. 구조적으로 비효율적인 것이다.

애초에 우리가 자동마차를 타고 온 것도 티르의 느릿한 이동속도와 한낮의 태양이라는 종족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였지.

그래도. 아직 할 게 남았다. 이게 자동마차의 한계가 아니다. 막시밀리앵을 보라. 전신에 뻗어있는 톱니바퀴를 자기 뜻대로 돌리며 회귀자의 재빠른 움직임을 따라잡고 있다.

톱니바퀴가 돌며 힘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모든 톱니바퀴가 제 힘을 갖고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원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티르! 이 자동마차가 몸이라고 하면 그 톱니바퀴들은 하나하나가 근육이랑 다를 바 없어요! 피를 근육에 스며들게 하여 움직일 때처럼 그것들을 잡고 움직여보세요!”

[오호라. 감을 잡았다. 한 번 시도해보마.]

티르의 대답이 들린 직후 어둠이 차체로 스며들었다.

지금까지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티르는 차체를 강화하기만 할 뿐 권능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못했다. 뭐 나도 할 말은 없다. 그때까지만 해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막시밀리앵의 생각을 읽는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다 돌려요! 중앙 축부터 바퀴 끝까지! 전부 한꺼번에!”

[어둠의 권속 내가 이를 지배하노라.]

차체 안에서 어둑한 기운이 물씬 풍겨왔다. 자동마차가 급격하게 가속했다. 앞좌석의 내 이마로 맞바람이 한층 강하게 분다.

나는 실눈을 뜨며 앞쪽의 막시밀리앵을 겨냥했다. 그는 막 회귀자와 다섯 번째 충돌을 앞둔 도중이었다.

“히스토리아! 운전대를 잡은 건 너야! 누구를 박을지 이제 슬슬 결정해!”

“…휴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공격하면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어차피 이미 늦었어! 선택해야 해. 싫으면 이쪽은 멋대로 싸우다가 죽어버릴 테니까!”

회귀자와 막시밀리앵 서로 바쁘게 겨루는 둘의 모습이 점차 가까워진다. 흡혈귀의 지배 아래 놓인 자동마차는 아까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기세로 돌진했다. 심지어 앞쪽에는 흉악한 강철 회전톱날을 매단 채로.

히스토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너도 시아티도. 다들 끝까지 치닫기만 하고…. 어떻게서든지 끝장을 보려고 해! 왜 적당한 순간 멈추는 법을 모르는 거야…!”

“몰랐어? 원래 말리는 사람이 있을 때 사람은 더 몸을 들이미는 법이야!”

이제는 지척이었다. 더는 고민할 시간이 없다.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면 둘 다 치게 된다. 

고민하던 히스토리아는 이윽고 핸들을 확 꺾었다.

그 방향은… 막시밀리앵 쪽이었다.

‘국장은 휴이와 시아티를 무조건 죽여. 하지만 귀염둥이는 최소한 그러진 않을 거야…. 두 발로 서있어야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앞바퀴 대신 매달아둔 회전톱날은 무시무시한 기세로 나아갔다. 회귀자와 겨루는 도중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회전톱날을 발견한 막시밀리앵의 눈이 커졌다.

“내 내 강철의 신생아가… 나에게?!”

“헹! 자랑하던 톱니바퀴를 빼앗긴 기분이 어때?”

막시밀리앵이 궤적에서 몸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대치하고 있던 회귀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어딜 도망가 이 쇳덩어리가!”

회귀자가 지잔을 땅에 찍었다.

지곤류 자철검.

땅은 세상에서 가장 큰 자석이며 빛에 가까운 것들마저도 쥐고 흔든다. 땅의 검 지잔 역시 그러한 성질을 가진다.

땅에 떨어진 톱니바퀴 충돌로 생긴 쇳가루 연금강 부스러기들이 지잔 근처로 떠올랐다. 지잔의 손잡이와 검끝을 느슨한 실로 연결한 듯한 금속의 잔해가 지잔 근처에서 부유했다. 

회귀자는 자력을 뻗어 막시밀리앵을 얽매었다. 그의 전신에 가득 달려있던 톱니바퀴가 자력에 반응하여 끌려간다.

“거기 멈춰!”

한순간 전신을 묶어버리는 힘. 톱니바퀴 때문에 붙잡힌 막시밀리앵은 제때 벗어나지 못했다. 우뚝 굳은 그의 몸을 강철의 톱니를 매단 자동마차가 덮쳤다.

회전 톱날의 그의 어깨와 가슴을 들이받았다. 쿵 하고 차 앞쪽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고 찢어진 옷자락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내가 주먹을 꽉 움켜쥐고는 외쳤다.

“해치웠나?”

어림도 없었다. 아직까지도 톱날이 돌아가는데 막시밀리앵은 톱날에 갈리는 와중에도 멀쩡하게 움직였다. 

아무래도 막시밀리앵의 몸에 덧붙여진 톱니바퀴 역시… 4레벨 아니 5레벨에 가까운 연금강이었던 모양이다.

“으으으으윽…! 리알케…!”

놀랍게도 막시밀리앵은 자동마차에 들이받히고도 쓰러지지 않았다. 강도야 어쨌든 질량은 한참 가벼울 텐데 육장성에게는 자동마차의 돌격조차도 버텨낼 능력이 있던 것이다.

그는 자동마차에 치여 질질 끌려가면서도 충돌 순간 전신으로 마력을 내뿜었다. 톱날이 잇달아 그의 몸에 부딪히는 순간 침투한 마력이 톱니바퀴를 잘게 분해하여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히스토리아는 예상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막시밀리앵 국장은 톱니바퀴의 신이라 불리는 존재야… 이런 톱니바퀴 공격이 통할 리 없지.”

막시밀리앵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가 호흡할 때마다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보이는 황금색 톱니바퀴가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틱 틱 틱.

톱니바퀴가 잠깐 잦아들고 성황을 대강 파악한 그는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고개를 들었다. 막시밀리앵은 잔뜩 흥분해서는 자기를 공격한 물건과 그것을 조종한 면면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감히…! 내 톱니바퀴를 제멋대로 개조하여 나를 공격하다니…!”

어떻게 알았는지 그의 렌즈는 정확히 나를 향했다. 불길함을 느낀 히스토리아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휴이 내 뒤로 물러나.”

‘국장은 아무런 힘도 권위도 없는 하급자가 명령을 전하는 게 아닌 ‘자기 의지로’ 방해하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해. 아니 하급자가 ‘자기 의지’를 갖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아마 휴이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내가 막아야겠지.’

안 그래도 회귀자와의 싸움은 막시밀리앵에게 있어선 벅찬 대결이었다. 지잔은 그의 모든 톱니바퀴를 합친 것보다 훨씬 무거웠고 그가 자랑하는 힘도 지잔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기지가 없었다면 막시밀리앵은 진작 쓰러졌을 것이다.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팽팽한 싸움 도중 방해받았으니. 분명 분노했으리라… 라고 생각하는 히스토리아였다.

하지만 너는 뭘 잘못 알고 있다. 

이 미친놈은 이성마저 톱니바퀴로 흉내내려는 존재다. 나조차도 완벽히 읽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공식에만 끼워맞추면.

“내 톱니바퀴를…! 하나하나 분해해서 이런 싸구려 자동마차에 이어붙여…!!”

으르렁거리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새긴 막시밀리앵은 나를 향해 힘차게 웃어보였다.

“대단하군! 아주 대단해!”

인정받는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강철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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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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